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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 정의를 훔치다 - 박홍규의 세계 의적 이야기
박홍규 지음 / 돌베개 / 2005년 5월
평점 :
늦은 밤 가로등 저 멀리 반짝이는 작은 간판 하나 " 청석 골 " 가끔 지인들과
함께가곤 하는 된장 찌개 맛이 구수하게 차려주는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의
간판이다 .
갑자기 그집 간판이 눈에 띄는 것은 , 그집 간판을 볼 때 마다 늘 의적이라고
생각해온 임꺽정을 연상 하곤 하기도 했었는데 . ......
여기 , 역사의 뒷 편에서 어둠 속 외로움에 지냈던 수 많은 도적 들 중에서
정의의 잣대를 갖고 세계의 역사 속에서 발로 뛰어 엮어낸 저자 박 홍규 씨
의 역작 " 의적 정의를 훔치다 "를 대하니 조선 시대 의적 대열에 홍길동에
이어 임꺽정도 찾을 수 있어 더욱 가깝게 느껴진 것은 아닐까 ?
예전에 디른 출판사 책이지만 에릭 홉스 봄의 밴디트 - 의적의 역사 의
딱딱 했던 문체를 마치 반전 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 진진한 이야기 처럼
소개 시켜주신 저자와 출판사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욕심 같아선 , 로빈 훗드의 이야기 도 흥미 있겠지만 끝부분에 소개된
조선 시대 의적 들이 조금은 서운한 생각이 들지않게 앞부분에 빛을
받게 해주었으면 어떨까 ?
그래도 , 스타는 쇼의 휘날레를 빛내 준다는 엉뚱한 비유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 하다.
아무튼 이책에는 수 많은 의적들이 등장한다 .
영국 셔우드 숲에서 아름다운 애인과 함께 민중의 아품을 대신해 정의의
화살을 쏘았던 의적 로빈 후 드 를 비롯해 서 , 잘 모르고 있었던 의적
들을 저자의 균형 잡힌 관점과 수맣은 자료 소개로 그 들의 삶을 생생
하게 증언해 주고 있다.
로빈 후드에 이어서 유명한 볼가강을 따라 흐르는 카자크 반란의 전설
스탠리 라진 을 조명 했고 , 우크 라이너의 아나 키스트로 에스트 마흐노 ,
광대한 바다를 무대로 평등 사회를 구현 했던 해적 들 ,
그리고 시칠리아의 대부 살바토레 줄리아노 도 의적의 반열에 소개 되었다.
맥시코 혁명의 순수성을 평가받은 판쵸 비야 와 인도에서 꽃의 여왕
또는 도둑 의 여왕으로 잘 알려진 폴란 데비는 여성 으로서 권력자들의
집단 성 폭행이 동기가 되어 억울 했던 눈물의 과거를 감옥 생활을 자처하여
자수 하기도 했지만 , 실패 하기도 하고 성공도 했던 의적들이 대부분
어려웠던 난세에 민중의 아품과 분노를 대신해 해결사 같은 역할을
이행했기에 사회 모순의 난제가 허다한 이시대에도 거론 되어 지는 듯 하다.
세계 4대 성인이었던 소크라테스나 예수 님도 법의 규율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하지만 결국 추앙 받는 위인이 되듯이 언젠가는 또 다른
정의의 인물들이 나타나 주길 바라며 ,
" 청석 골 " 에 가서 황석영씨가 살려낸 장길산을 이야기 해줬던 친구에게
홍명희 의 소설이나 고우영의 실감나는 필치에 비해 결코 뒤지지않는
저자 박홍규 씨의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진 , 이 흥미 진진한 의적들의
신출 귀몰했던 이야기를 전해 주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