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깨우는 동물들 아티비티 (Art + Activity)
엑토르 덱세 지음, 최정수 옮김 / 보림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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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하는 나이대를 꼭 거치는 것 같아요. 자신과 다른 외모에 호기심이 생기는 걸까요?



<밤을 깨우는 동물들>은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들에 대해 그림으로 알려주는 그림책이에요.



이 그림책은 쭉 피면 2미터 길이까지 늘어나는 길다란 그림책이랍니다. 튼튼하고 구겨지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진 책이라 아이들이 거칠게 다뤄도 문제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야행성 동물에 대해 다루고 있는 만큼 밤에도 볼 수 있도록 야광이라고 해요! 그래서 어두운 방 안에 두면 흰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연한 초록빛으로 반짝반짝 빛이 난답니다.



이 그림책의 표지를 보시면 어떤 동물들을 찾을 수 있으신가요?



첫 장을 펼치면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 중 가장 작은 야행성 동물인 '생쥐'가 등장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달빛이 비친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는 '개구리'네요! 야행성 동물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동물들의 눈은 노란빛이 돌고 있어요.



다음 동물은 '뱀'입니다! 이쯤 되면 아마 눈치채셨겠죠? 이 그림책은 야행성 동물들간의 먹이 사슬에 대해서도 표현해내고 있답니다.



야행성 동물들은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해서 밤이 되면 가장 바빠지는 동물들이죠. 과연 다음은 어떤 동물이 등장할까요?



야행성 동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엉이'입니다. 활짝 핀 날개가 무서워보일 수도 있지만 구름처럼 둥글게 표현하고 있어서 마치 구름 같기도 하네요.



가장 마지막으로는 '박쥐'가 나타나면서 이제껏 등장했던 동물들이 총출동합니다!



이 그림책의 색감은 푸른색과 노란색입니다. 밤이 깊으면 검은색보다는 푸른색으로 번져가고 노란 달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선택한 컬러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새까만 밤은 너무 무서워할 수도 있으니까요!


옛날에는 야행성 동물들을 '밤손님'이라고 불렀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밤손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 그림책을 읽고나면 밤이 조금쯤은 덜 무서워지지 않을까요? 오늘은 과연 어떤 밤손님이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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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꺼 봐요! - 그림자놀이 그림책, 팝업북 아티비티 (Art + Activity)
리처드 파울러 지음, 서남희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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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림출판사의 아티비티 시리즈는 깜짝 놀래키는 그림책들이 많아서 참 좋아하는데요.



<불을 꺼봐요!>는 어떤 그림책일까요? 이 그림책의 묘미는 불을 끄고 어두운 공간에서 해야만 빛을 발하네요!!


우선 책을 펼치면 팝업북 형식으로 입체적인 그림들이 튀어나옵니다.


<불을 꺼봐요!>에는 딱히 선명한 스토리가 없어서 공간은 숲이었다가, 바다였다가, 하늘이 되기도 하죠.


새까만 어둠 속의 도로에서 토끼의 그림자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제 마음까지 다 조마조마해졌다구요!!


저는 이 마지막 장의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연푸른빛으로 펼쳐진 하늘 배경과 까만색의 마녀 실루엣이 정말 잘 어울렸거든요.

혹시 팝업북에 사용된 그림이 모두 검은색이라는 점 눈치채셨나요? 그 이유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이 그림책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요 꼬마 전등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꼬마 전등을 꺼내서 회색 버튼을 꾹 누르면 불빛이 반짝하고 켜지는데요.


이 꼬마 전등의 불을 비춰서 그림자 놀이로 변신할 수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하늘에 비치는 마녀의 그림자가 보이시죠?


등대와 배의 그림자가 노을진 하늘에 잔잔하게 드리워지기도 하고요. 뭔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배경이네요.


자동차에 불빛을 비추자 뭔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해요. 팝업북만으로 봤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긴박감이 그림자를 통해 생겨나네요!


이 책의 매력 포인트를 콕 찝어보라면 밝은 공간에서는 팝업북으로 즐길 수 있고, 어두운 곳에서는 꼬마 전등으로 그림자 놀이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이들과는 이 그림책을 통해 놀이로까지 연결할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추억까지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네요. 그림책에 스토리가 뚜렷하게 없는 게 오히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하고요!

오늘 밤에는 아이와 함께 그림자 놀이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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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붕당실록 - 반전과 역설의 조선 권력 계보학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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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역사에 대해 혹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조선은 붕당시대에 왕권을 능가하는 권력을 가지기 위해 치열한 권력 다툼을 한 시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조선의 그 붕당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본 역사책인데요. 딱딱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리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직관적으로 바로 이해하기는 힘들어서 천천히, 차근차근 읽었지만요!



박영규 작가님은 역사 대중화를 대표하는 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22년간 총 아홉 권의 '한 권으로 읽는 역사' 시리즈에 이어 다채롭고 흥미 넘치는 주제사 연작을 선보일 예정이시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사상서나 동서양철학서, 대하소설까지 편찬하셨는데요.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출간하셨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그중에서도 이 책은 조선시대의 붕당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조선의 붕당이란 사림이 당파를 형성한 것을 말하며, 사림파라 함은 일반적으로 15세기 말부터 16세기에 걸쳐 재야 선비들을 배경으로 형성된 정치 세력을 일컫는다. 이들은 공훈을 세워 세력을 형성한 훈구파나 척신(외척) 세력과 대립하며 성장했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집단적인 피해를 입었다. 사림의 이 집단적인 피해를 곧 사화라고 했다."

어렴풋하게 고등학교 역사 수업 내용이 떠오르실 거예요. 그만큼 역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보낸 시간이 길었다는 거겠죠. 이 이야기는 사림의 사화에서 시작됩니다. 사림파는 조선의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사림이 정권의 중심이 된 선조 시대에 이르러서는 학맥과 인맥에 따라 붕당이라는 이름의 당파가 형성되게 되죠. 그리고 이후 조선의 정치는 붕당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붕당은 정치를 발전시키는 측면도 있었지만 지나친 권력투쟁으로 인해 폐해를 낳기도 했습니다.


"김효원과 심의겸의 두 당이 서로 원수처럼 서로 공격하였다. 당초 심의겸이 김효원을 비방하자 김효원도 심의겸을 비난하여 각기 붕당이 나뉘었고 서로 알력하게 되었다. 김효원과 심의겸이 모두 외직으로 나가 있었으나, 심의겸 쪽이 김효원 쪽보다 나아서 김효원 쪽의 당하 문신들 가운데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배격되었다. 이성중은 김효원과의 교분 때문에 논핵을 받아 철산 군수에 제수되었고, 정희적과 노준도 그렇게 되었다. 붕당이 나뉘어 서로 공격하는 것이 당나라 때의 우이(당나라 말기에 우승유와 이길보가 붕당을 나눠 싸운 것)의 당과 같아서, 사림의 조용하지 못함이 마침내 이 지경에 이르렀다."

사림파가 동인과 서인으로 나눠지고 붕당을 형성하게 될 무렵까지만 해도 모든 관료들이 붕당에 참여한 것도 아니었고, 참여했다가 빠지는 사람도 있고, 양쪽 붕당을 오가는 사람도 있었고, 양쪽 모두를 싸잡아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해요. 이이는 양쪽에 편지를 보내 서로 화해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당파의 권력 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심해지고, 거칠어졌습니다.


"이로써 영조는 완전히 조정을 장악한 셈이었다. 이때 영조의 나이는 61세로 환갑 때였다. 오랫동안 탕평책을 구사한 덕에 절대군주의 위치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소론의 전향은 곧 노론의 득세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영조는 비록 탕평을 구사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소론의 항복을 받아내고 자신을 왕위에 올린 노론의 과거 행적을 합리화시킨 격이었다."

사림파 안에서 붕당이 나뉘어지고, 그 붕당 안에서도 또 다른 파로 나뉘어지면서 조선의 권력은 갈기갈기 쪼개지며 점차 여러 붕당이 생겨납니다. 영조 시대가 되어서야 탕평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왕위에 올려준 붕당의 편을 은근히 들어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가 않았네요. 이후 정조가 죽음으로서 붕당 시대는 완전히 종말을 맞게 되는데요. 이후 60여 년에 걸친 외척 독재가 시작되면서 결국 조선을 망국으로 이끌게 됩니다.


"정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끄러운 것이다. 그러나 시끄럽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치판이 시끄럽다는 것은 정치가 건강하다는 반증이다. 정치적 투쟁과 소란이 없는 정치야말로 나라를 망하게 하고 백성을 고통스럽게 한다. 조선의 붕당정치는 몹시 시끄러운 정치였다. 그에 비해 외척 독재의 조정은 조용했다. 한쪽이 독점했으니 소란스러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조용한 정치는 곧 나라를 망국으로 이끌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조선 후기에 이뤄진 230년간의 붕당 시대는 조선의 정치가 매우 건강했음을 증명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지금의 정치와 비교해보게 되더라고요. 붕당 시대는 여러 당으로 나뉘어 서로 음모론을 펼치고, 죽고 죽이면서 어떻게 보면 진흙탕 싸움 같다는 인상을 받게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판은 언제나 시끄러워야만 하는 게 아닐까요? 의견이 다른 여러 정당이 부딪히고, 깨지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최선의 정답이 나올 테니까요. 그래서 붕당 시대 이후에 찾아온 외척 독재 시대는 오히려 조용해서 무서운 시대였습니다. 역사를 통해서 오늘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역사책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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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시즌 모중석 스릴러 클럽 44
C. J. 박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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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시즌'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사냥이 보편화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들어본 적 없는 단어일 거예요. 오픈 시즌이란, 정부에서 법적으로 허가한 사냥 시즌입니다. 미국의 산림이 울창하게 우거진 곳에는 아직 야생동물이 사람보다 많은 지역이 있다고 해요. 그런 지역에는 '수렵감시관'이라는 직업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수렵을 합법적으로 하는지를 관리하는 사람인데요. <오픈 시즌>은 그 수렵감시관으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C.J.복스 작가님은 여행사를 설립해 운영하시다가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작가를 향한 열망을 이루기 위해 마흔 무렵에서야 <오픈 시즌>을 완성하셨다고 하비다. 이 작품이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상을 휩쓸었습니다. 이 작품의 성공을 발판으로 열일곱 권에 달하는 '조 피킷 시리즈'도 작업 중이시라고 해요.



"수렵감시관이 현장에서 무장하지 않은 사람과 맞닥뜨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사냥꾼은 라이플, 산탄총, 휴대 무기를 지니고 다녔다. 하이커, 낚시꾼, 야영객 중에도 무장한 이가 적지 않았다. 사냥에 쓰는 날카로운 브로드헤드 화살은 조의 트럭 유리창을 거뜬히 깨고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사냥철에만 조심하면 됐다. 지금은 사냥이 금지된 한여름이다. 사냥 금지기간에 총을 들고 설치는 건 밀렵꾼이나 소도둑들뿐이었다. 현장에서 마주치는 건 매우 위험했다."

이 책의 스토리를 간단히 알려드릴게요. 금렵과 수렵 관련 사항을 감시하는 와이오밍 주의 수렵감시관인 조 피킷은 한 주민의 밀렵 현장을 적발하게 됩니다. 주민은 눈감고 넘어가주기를 바랐지만 조 피킷은 곧이곧대로 범칙금을 부과합니다. 며칠 뒤 조 피킷의 집 뒤뜰에서 그 주민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마을은 혼란에 빠집니다. 하지만 사건이 대충 수사된다는 느낌을 받은 조 피킷은 뭔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하고 내막을 캐기 시작합니다.


"조는 앞으로 석 달 이상 일요일마다 아이들에게 아침을 만들어 먹이고 한가하게 신문을 훑는 여유를 누리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다. 심지어 오늘도 그랬다. 목요일은 와이오밍 트웰브슬립 카운티에서 사냥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었다. 가장 먼저 영양 사냥이 허용될 것이고, 사슴과 엘크와 무스가 그 뒤를 이을 것이다. 사냥철이 시작되면 조는 온종일 산과 언덕에 나가 순찰을 해야 했다. 학교에서는 가족과 사냥하러 산에 가는 아이들을 위해 '엘크 데이'까지 만들어놓았다."

이 책의 장르는 서부극과 스릴러물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차로도 들어가지 못하는 울창한 산에서는 말을 타고 다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사냥'이라는 요소가 들어가면서 작품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생겨납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사냥철에는 온갖 총기류를 지니고 다니고, 사냥을 하지 않는 여자들도 기본적으로 총을 모두 다룰 줄 알기 때문이죠.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생활 환경과 배경이 호기심을 자아내고, 끝까지 읽게 만듭니다.


"셰리든은 이런 행복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머지않아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다. 언제나 그랬다. 하지만 셰리든은 애완동물이 살아 있고, 이곳 생활을 만족해한다는 사실만으로 좋았다. 비밀이 있다는 것, 장작더미 밖으로 나오는 작고 귀여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셰리든은 매일 스쿨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소녀는 이런 행복이 영원히 깨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여러분은 멸종위기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멸종위기종에 대해 막연하게 안타까움을 가지고, 막연하게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멸종위기종이 발견된 숲은 여러 학자와 기자, 자연보호단체에 점거당하고 그 지역의 모든 사냥은 금지당한다고 해요. 그렇다면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 마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 작품의 사건은 이러한 이해관계의 어긋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모두가 총기를 지니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독자들은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그에게, 그리고 그가 관리하는 대형 사냥감에게 봄은 자연의 잔인한 장난일 뿐이었다. 봄은 이곳의 모든 생물에게 아무리 많이 배우고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직관력이 남다르다 해도 자연을 통제할 수는 없음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봄은 함부로 안전하다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 고안된 계절이었다."


작품의 배경인 와이오밍 주는 로키산맥과 옐로스톤 공원을 아우르는 거칠고 드넓은 자연의 대명사입니다. 특정 기간에는 사냥이 공식적으로 허가되기에 수렵감시관이라는 관리인이 있는데, 빨간 섀미 셔츠와 배지와 카우보이 모자로 상징되는 그들은 이른바 '거친 남자'의 대명사로 여겨지죠. 시리즈이 히어로 '조 피킷'은 바로 그 수렵감시관이지만, C.J.복스 작가님은 틀에 박힌 이미지를 비틀어놓음으로써 전혀 색다른 매력의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조 피킷은 샷건을 마구 갈기지도 않고, 독주를 거침없이 마시지도 않으며, 위압적인 완력을 자랑하는 우람한 마초도 아니고, 오히려 선발 시험에 겨우 합격했을 만큼 신체적 능력도 부족하고, 사건을 뒤쫓는다지만 별다른 추리력도 없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오로지 '옳은 일을 한다'라는 정의감과 가족을 향한 사랑만 넘치는 캐릭터죠. 곧이곧대로 원칙을 고수하는, 장르소설 사상 가장 '가정적인' 주인공 조 피킷이 어떤 사건을 겪고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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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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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뭔지 알고 계신가요? 아마 고등학교 경제나 역사 시간에 얼핏 들은 기억이 전부이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저 또한 인플레이션이란 화폐의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경제학이나 숫자 같은 걸 싫어하다보니 관련 서적도 읽어볼 기회가 없었고요. 그래서 이번 <인플레이션>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을 때, 낯설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란 간단히 정의하자면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경제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어렸을 때와 지금의 식재료 값이나 식비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도 서서히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이 책에서는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석과 대처방법으로 알려주고 있어서 재테크나 금리, 이자 등 경제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시라면 꼭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책의 작가는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으로 총 3분인데요. 그 중 대표 작가이신 하노 벡 작가님은 20년간 투자가, 은행가, 경제 전문 기자, 경제학 교수로 활동한 독일 최고의 경제학자시라고 해요. 굵직한 경제 이슈가 생길 때마다 독일 유명 언론과 방송국이 가장 먼저 주목하는 스타 경제학자이신 하노 벡 작가님은 소시민들이 금융위기 시대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함을 깨닫고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경제학에 대해 눈꼽만큼도 모르시는 분이라도 충분히 읽고 이해하실 수 있는 책입니다. :)



"인플레이션을 가방 속에 둥지를 튼 좀벌레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좀벌레가 가방 속 물건을 갉아먹으면 어느새 물건은 작아져 있다. 엄밀히 따지면 정확한 비유라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가방 속 작아진 물건의 명목가치는 변함이 없듯이, 지폐의 수량도 지폐에 명시된 내용도 그대로다. 사람들이 사려는 물건의 가격만 변한다. 물가가 점점 오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범위가 줄어든다. 가방 속에 담을 수 있는 물건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1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좌우해온 부의 흥망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화폐의 가치를 조작해온 검은 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1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고, 2부에서는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대처방법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끼칠 타격을 우습게 생각하곤 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고요. 하지만 인플레이션율이 단 몇 퍼센트만 상승해도 경제는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소시민에게는 더더욱 그렇겠죠.


"고작 담배 한 갑을 사기 위해 두툼한 돈다발을 든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면 배낭 한 가득 돈을 짊어지고 와야했다. 현금인출기 앞에도 달러를 인출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그래봤자 1인당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은 하루 4달러도 채 되지 못했지만 현금인출기는 하루에도 여러 번 현금이 채워져야 했기 때문에 화폐 운송 트럭들이 뜰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왔다 갔다 하느니 대기하는 편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었다. 강도의 습격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상인들은 물건 가격을 달러로 표시했다. 자국 통화로 1.5킬로그램 무게만큼 되는 지폐를 쌓아도 미화 100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역사 속에서 살펴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의 재정난입니다. 20세기에는 유독 초인플레이션 현상이 많이 일어났는데요. 일반적으로 혁명이나 전쟁을 겪은 후에 경제가 불안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세계대전 후에 초인플레이션 현상이여러 번 일어나기도 했죠. 국가에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종종 이용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이 방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진정으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하기 때문이죠. 즉, 인플레이션은 가장 불공정한 과세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 시나리오가 있다. 건전한 사고를 바탕으로 한 금융 자산 투자가 막을 내리기 전, 즉 투기 거품이 생기기 전까지 금융 자산에 투자를 한다. 그리고 거품이 터지기 전에 금융 자산을 처분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재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여 거품이 생기기 전까지 금융 자산 처분 수익을 소비재에 투자한다. 이 시나리오대로 하면 자산 인플레이션과 물가 인플레이션을 모두 피할 수 있다. 시세 수익도 챙기고 그 돈으로 물가가 오르기 전에 소비재를 사들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인플레이션으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소시민들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피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에서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방법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초반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를 돕고, 후반부에서는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독자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법까지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면 나의 물음에 대해 뚜렷한 대답을 얻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경제학 도서라고 하면 이해하기 어렵고 읽기 싫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기본적인 목표를 깔고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어요. 게다가 현 시대의 상황과도 관련이 있어서 자금 관리에 미숙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선물로 줘도 좋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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