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플레이션'이 뭔지 알고 계신가요? 아마 고등학교 경제나 역사 시간에 얼핏 들은 기억이 전부이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저 또한 인플레이션이란 화폐의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경제학이나 숫자 같은 걸 싫어하다보니 관련 서적도 읽어볼 기회가 없었고요. 그래서 이번 <인플레이션>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을 때, 낯설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란 간단히 정의하자면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경제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어렸을 때와 지금의 식재료 값이나 식비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도 서서히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이 책에서는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석과 대처방법으로 알려주고 있어서 재테크나 금리, 이자 등 경제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시라면 꼭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책의 작가는 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으로 총 3분인데요. 그 중 대표 작가이신 하노 벡 작가님은 20년간 투자가, 은행가, 경제 전문 기자, 경제학 교수로 활동한 독일 최고의 경제학자시라고 해요. 굵직한 경제 이슈가 생길 때마다 독일 유명 언론과 방송국이 가장 먼저 주목하는 스타 경제학자이신 하노 벡 작가님은 소시민들이 금융위기 시대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함을 깨닫고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경제학에 대해 눈꼽만큼도 모르시는 분이라도 충분히 읽고 이해하실 수 있는 책입니다. :)



"인플레이션을 가방 속에 둥지를 튼 좀벌레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좀벌레가 가방 속 물건을 갉아먹으면 어느새 물건은 작아져 있다. 엄밀히 따지면 정확한 비유라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가방 속 작아진 물건의 명목가치는 변함이 없듯이, 지폐의 수량도 지폐에 명시된 내용도 그대로다. 사람들이 사려는 물건의 가격만 변한다. 물가가 점점 오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범위가 줄어든다. 가방 속에 담을 수 있는 물건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1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좌우해온 부의 흥망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화폐의 가치를 조작해온 검은 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1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고, 2부에서는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대처방법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끼칠 타격을 우습게 생각하곤 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고요. 하지만 인플레이션율이 단 몇 퍼센트만 상승해도 경제는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소시민에게는 더더욱 그렇겠죠.


"고작 담배 한 갑을 사기 위해 두툼한 돈다발을 든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면 배낭 한 가득 돈을 짊어지고 와야했다. 현금인출기 앞에도 달러를 인출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그래봤자 1인당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은 하루 4달러도 채 되지 못했지만 현금인출기는 하루에도 여러 번 현금이 채워져야 했기 때문에 화폐 운송 트럭들이 뜰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왔다 갔다 하느니 대기하는 편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었다. 강도의 습격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상인들은 물건 가격을 달러로 표시했다. 자국 통화로 1.5킬로그램 무게만큼 되는 지폐를 쌓아도 미화 100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역사 속에서 살펴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의 재정난입니다. 20세기에는 유독 초인플레이션 현상이 많이 일어났는데요. 일반적으로 혁명이나 전쟁을 겪은 후에 경제가 불안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세계대전 후에 초인플레이션 현상이여러 번 일어나기도 했죠. 국가에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종종 이용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이 방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진정으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하기 때문이죠. 즉, 인플레이션은 가장 불공정한 과세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 시나리오가 있다. 건전한 사고를 바탕으로 한 금융 자산 투자가 막을 내리기 전, 즉 투기 거품이 생기기 전까지 금융 자산에 투자를 한다. 그리고 거품이 터지기 전에 금융 자산을 처분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재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여 거품이 생기기 전까지 금융 자산 처분 수익을 소비재에 투자한다. 이 시나리오대로 하면 자산 인플레이션과 물가 인플레이션을 모두 피할 수 있다. 시세 수익도 챙기고 그 돈으로 물가가 오르기 전에 소비재를 사들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인플레이션으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소시민들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피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에서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방법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초반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를 돕고, 후반부에서는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독자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법까지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면 나의 물음에 대해 뚜렷한 대답을 얻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경제학 도서라고 하면 이해하기 어렵고 읽기 싫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기본적인 목표를 깔고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어요. 게다가 현 시대의 상황과도 관련이 있어서 자금 관리에 미숙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선물로 줘도 좋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