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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네이쳐 : 자연의 세계 아트사이언스
카르노브스키 그림, 레이철 윌리엄스 글, 이현숙 옮김 / 보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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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네이쳐(illuminature)>입니다. 액자에 넣어 장식해도 될 만큼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표지죠??

이 그림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답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빨강색파랑색노랑색 등 여러 색깔의 그림들이 겹쳐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으실 거예요!



그림의 비밀은 바로 이 컬러 필름에 숨겨져 있답니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컬러 필름을 사용한 적 있으시죠?

이 그림책은 컬러 필름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완전히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있어요!


컬러 필름은 총 빨간색, 초록색, 파랑색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색깔마다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빨간색: 낮에 활동하는 동물
초록색: 서식지의 식물
파랑색: 밤과 어스름에 활동하는 동물


이 책은 아이들에게 자연과학을 재미있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과학 그림책이에요!



<일루미네이쳐>에서는 지구의 여러 지역에서 살고 있는 동식물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우림, 바닷 속, 사막 등 다 다른 환경들이라 그곳의 동식물들도 개성이 넘치더라고요.



동식물들을 보기 위해서는 컬러 필름을 들고 일어나시면 됩니다. :)


컬러 필름으로 보기 전에는 알록달록 그저 화려하기만 했던 그림이,


이렇게 변한답니다!

붉은 계열의 색으로 칠해져 있던 그림들은 사라지고, 보색의 그림들만 남아서 필름 속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아까 설명해드렸던 것처럼 빨간색 필름의 동물들은 '낮에 활동하는 동물'입니다!



초록색 필름은 '서식지의 식물'을 보여주고 있고,



파란색 필름에서는 '밤에 활동하는 동물'이 보여요!



그 다음 장에서는 각각의 필름들에서 나온 동식물들을 하나하나 상냥하게 설명해줍니다. 일반 그림책처럼 아이들에게 동식물의 그림을 그저 보여주기 보다는 내가 참여함으로써 호기심을 더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바다 거북이네요...♥



바닷 속 야행성 동물들은 아무래도 좀 무섭고, 낯설게 생긴 친구들이 많네요!



아이들은 재미있게 자연과학을 공부할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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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아티비티 (Art + Activity)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박선주 옮김 / 보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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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어린이는 예술가이다.

문제는, 어떻게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남아 있는가이다."


보림출판사에서는 어린이들의 예술성을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한 아티비티 시리즈의 그림책들을 출간하고 있는데요. 오늘 한 권,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



바로 아드리앵 파를랑주 작가의 <리본>입니다. 보라색과 노란색의 보색을 표지로 사용해서 멀리서도 눈에 확 띄더라고요.



보림출판사의 아티비티(ARTIVITY) 시리즈는 각 책마다 특별한 요소들이 숨어있는데요. <리본>의 주인공은 요 노란 '갈피끈'입니다.



보통 갈피끈은 읽은 부분을 표시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책의 위에 달려 있는데, <리본>에서는 책 밑에 달려 있어서 갸우뚱했어요.

하지만 책과 갈피끈을 함께 보는 순간, '아, 이것도 그림의 일부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리본을 들고 있는 무용수가 보이시죠?



<리본>은 이런 식으로 갈피끈과 함께 바라봐야만 보이는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에요. 이 책 안에서 갈피끈은 밧줄도 되고,



연의 줄도 되고,



뱀의 혀도 됩니다. :)

아무래도 책의 구성이 가장 궁금하실 테니, 그림 좀 더 보여드릴게요!


생쥐 그림이 제가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었어요! 아무래도 동물들의 통통한 뒷모습을 좋아하기도 하고, 갈피끈과 가장 잘 어울리는 느낌으로 느껴졌나 봐요 ㅎㅎ



책의 뒷 표지에 적혀있는 글귀예요. 이 책 안에서는 리본이 여러가지 물건으로 변해요. '<리본>이라는 책을 통해 아이들이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는 고전적인 형태로부터 출발해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바꿔보면서

책을 읽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너무 실험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럼에도 여전히 책이어야 한다는 제 원칙을 고수하면서요.

인쇄할 수 있고 편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 말이에요.

... 고전적인 방식으로 읽는 책이든 조작하는 책이든 간에,

그건 언제나 작가가 독자를 위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과 같지요.

그 길에는 언제나 독자가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생각의 흐름, 진보와 발전, 질문과 대답들이 있습니다."


아드리앵 파를랑주 작가의 말을 옮겨왔습니다. 창의적이지만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 이 그림책의 포인트 같아요!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책은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의도를 알아내려고 오랜 시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책이니까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갈피끈은 읽은 부분을 표시하는 기능으로밖에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리본> 그림책을 통해 갈피끈도 예술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리본>을 아이들과 읽고 나서 리본으로 이어지는 그림들을 그려보는 놀이를 진행해봐도 참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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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휴식
구가야 아키라 지음, 홍성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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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는 좋아하지 않아서 읽지 않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알럽 4기에서 <최고의 휴식>을 읽게 되었을 때, '에이, 자기계발서야?'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내가 자기계발 도서에 대한 편견이 있었구나'하느 것을 느꼈습니다! 이래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 같아요. :)



"나는 마인드풀니스를 '휴식 방법'이라고 정의한다네. 마인드풀니스는 뇌와 마음을 쉬게 해주는 기술이야."
'마인드풀니스'를 아시나요? 아마 처음 들어본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저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뇌 휴식법이랍니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 시스코, 파타고니아, 애트나 등 유명 기업에서도 마인드풀니스 사내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해요. 그 정도로 미국에서는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항상 성공과 목표 달성이라는 압박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고 해요. 그런 분들께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마인드풀니스는 첨단 뇌과학과 정신 의학이 진지하게 학문적 탐구를 하고 있는 과학적 휴식법이다. 가장 완전한 휴식을 취하려면 마음 방랑을 멈춰야 한다. 뇌가 아무런 의식 없이 공회전하는 것부터 멈추도록 스스로를 이끄는 것이 그 시작이다."
마인드풀닛의 다른 이름은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명상이라고 하면 왠지 종교적인 느낌이 물씬 나기도 해서 왠지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게 되는데요. '굳이 명상을 하지 않아도 가만히 있으면 뇌가 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인간의 뇌는 체중의 2%정도의 크기지만 신체가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하는 '대식가'입니다.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회로에 대부분 사용되는데, 뇌가 의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 때도 작동하는 기초 활동입니다. 즉, 우리의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공회전하며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 마인드풀니스가 필요한지 아시겠죠? :)


"사실 나 역시 뇌가 쉼 없이 변화된다는 뇌 가소성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뇌 가소성과 마인드풀니스가 이렇게 연관된다는 것은 처음 안 일이었다. 요다이 이야기대로라면 마인드풀니스는 인간이 슷로 자기 뇌를 자유롭게 변화시키는 데 있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인드풀니스의 또 다른 포인트는 뇌를 휴식하게 함과 동시에 자신의 뇌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혼자 끙끙거리면서 고민하는 사람일수록 뇌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해요. (나인가...) '그때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 다들 많이 하시죠?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반추사고의 경향을 마인드풀니스를 통해 바꿀 수 있는 거죠!


<최고의 휴식에서는 일반인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뇌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요다와 나쓰호의 이야기를 통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뇌 과학에 스토리텔링을 부여함으로써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꾼 것이죠! 뇌 과학 연구자가 되는 것이 목표인 오가와 나쓰호는 치열하고 과열된 경쟁에서 패배하고, 돈을 벌기 위해 들어간 큰아버지의 가게, '모멘트'에서도 외면당합니다. 그런 나쓰호가 그로브 교수(요다)에게 마인드풀니스를 배우며 자기자신과 모멘트를 변화시키는 이야기인데요. 일상 속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사건들이라 정말 공감할 수 있었어요.

또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쓰호의 아버지는 스님인데, 나쓰호는 그런 아버지에 대한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종교적이고, 비과학적으로 느껴지는 명상에 몹시 부정적입니다. 주인공의 캐릭터를 '마인드풀니스'에 많은 의구심을 품는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독자에게 생길 수 있는 의심 또한 명쾌하게 해소해주고 있어요.


마인드풀니스는 어디서든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뇌 휴식법이에요. 그리고 책에서도 그림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도 시도해볼 수 있었어요. 누워서 하는 호흡법, 식사하면서 할 수 있는 명상법도 있어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아무래도 뇌 과학이라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서 이 책에서는 독자를 이해시키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 예시나 비유를 들어서 마인드풀니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또한 마인드풀니스가 신체에 작용하는 효과라던가, 효과가 입증된 실험 사례들을 이야기 중간중간에 설명해주는데요. 아무래도 명상이라는 게 비과학적, 종교적인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보니 과학적으로 신체적인 효과를 입증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학적 수치들을 통해 기존의 명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죠. 이런 과학적인 사례들 덕분에 품고 있던 의구심이 많이 해소되었답니다!



"모든 피로와 스트레스는 과거와 미래에서 비롯된다. 지난 일에 연연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불안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평가나 판단을 더하지 않고 '지금, 여기'의 경험에 능동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저에게 가장 와닿았던 문장을 꼽아봤어요. 제가 요즘 들어 하는 고민들을 생각해봐도 현재의 문제보다는 나중에 벌어질 일이나, 이미 벌어졌던 일들에 대한 것이 많더라고요. <최고의 휴식>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인드풀니스의 호흡법이나 명상법들도 대부분 현재의 내 호흡에 집중하고, 잡념을 떨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요. 침대에 누워서 호흡을 정리하면서 지금의 나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노래가 있어요. 아이유의 Palette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이 지금(dlwlrma)'이라는 노래입니다. 아이유의 인스타 계정 아이디도 dlwlrma일 정도로, 최근 아이유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읽고나서 들어보면 좋은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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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 - 날_안아_주었던_바람의_기억들
안시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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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내 작가님이 쓰신 <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라는 여행 에세이는 개인적으로 저에겐 굉장히 오랜만에 접하게 된 에세이였어요. 언제부터인가 에세이를 멀리 하게 되고, 소설이나 시만 읽어왔거든요. 학교 수업에서 에세이는 다루지 않아서 그랬던 걸까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성 에세이는 굉장히 간만이었답니다. :)



"함께하는 여행이란 말이야.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너를 알아가는 시간이 늘어난다.
홀로 커가며 만들어진 투박하고 딱딱한 마음 대신에
사랑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에세이의 첫 여행은 '어쩌면 가족보다 더 사랑하는' 친구인 소희와 함께 떠난 러시아에서 시작됩니다. 안시내 작가님이 SNS에 올리는 짤막한 여행 일기에서 시작된 책이다 보니, '나' 혹은 독자에게 건네는 편지나 일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책을 읽고 있다기보다는 조곤조곤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 읽다 보면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에세이가 서재에 한 권쯤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행을 떠나면 현실의 고민이나 걱정거리들을 잊을 수 있는 것처럼, 이 에세이 자체가 여행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한 장 한 장 넘기는 동안 안시내 작가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있는 기분이 든답니다.


"우리는 생각했다. 귀찮다고 미루기에 이 도시는 아까울만큼이나 빛나고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을, 급하게 비운 가슴일지라도 오늘 또한 아름다운 이 모습이 오롯하게 담긴다는 것을. 낯선 언어의 지저귐은 우리의 마음을 늘 들뜨게 한다는 것을. 오늘 바람에 섞여 들어오는 달과 별의 냄새는 딱 오늘뿐이라는 것을. 반짝이는 것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망울이 우리의 여행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안시내 작가님이 책속에서 표현한 여행은 '여행'이라기보다는 '그곳에서의 일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해외여행의 이국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지 않아요. '오래된 여행, 여행의 태도에 관하여'라는 장에서는 초보 여행자와 오래된 여행자의 태도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나'는 하루에 한 곳만 다녀와도 피곤한 지금과는 다르게 아침 일찍 일어나 밤 늦도록 이곳저곳을 쏘다녔던 첫 배낭여행을 떠올립니다. '어떤 여행은 좋고, 어떤 여행은 나쁘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지던 때가 그리워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네요. :)

저는 오사카와 싱가포르에서 각각 4박 5일간 여행을 다녀온 경험밖에 없는 초짜 여행자라, 오히려 작가님처럼 오래된 여행자의 태도로 한 번쯤 다녀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명소나 맛집을 꼭 방문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곳의 일상을 그대로 느껴보는 여행도 색다른 느낌을 줄 것 같아요.



"고작 두세 살이나 되었을 법한 아이는 나와 말 한마디 나눠보지 않았지만, 여윈 고사리 손으로 내 손을 붙잡고 함께 길을 거닐던 나의 소중한 친구였으며 나의 아이였다.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건네고, 품 안 가득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는 게 우리의 대화였으며 이런 살갗의 대화들은 우리의 시간을 더욱 깊어지게 했다.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가끔씩 그 아이를 떠올렸다. 얼굴 가득 돌가루를 묻힌 길 위의 아이, 물 비린내가 가득 묻어나던 살냄새, 그 아이가 좋아하던 콘 아이스크림, 내 무릎에 앉아서 함께 바라보았던 반짝이던 호수, 작별과 함께 터져버린 아이의 먹먹한 울음, 뒤돌아가던 나의 모습까지."

이 에세이는 전체적으로 시간, 장소, 사람, 이 3가지의 요소를 중점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히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여행에서 만난 친구와는 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만남이 품는 소중함이나 애틋함이 있더라고요. 몇 년간 사귀어온 친구에게도 선뜻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여행 중에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툭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추억도 하나의 기념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어요.

특히 '싸마디를 위하여'라는 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싸마디는 인도의 길에서 사는 아이인데, 말은 통하지 않지만 교감을 통해 '나'와 친구가 된 아이예요. 하지만 여행 중에 만난 친구였기에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3년 후에 안시내 작가님이 다시 인도로 여행을 와서 재회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짧은 시간을 공유했지만 깊은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기도 하네요. 시내 작가님은 또 다시 인도를 떠나며 싸마디와 가슴 아픈 이별을 하지만, '똘망똘망한 소년이 되었다가, 건장한 청년이 되었다가, 인자한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는 싸마디의 모습을 그리며 인도와 작별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짤막한 감성 에세이와 여행지에서 촬영한 사진드롤 구성되어 있어요. 그 장소에서 보낸 시간을 중요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여행 사진들은 그 나라의 특색보다는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안시내 작가님이 사진을 촬영할 때, 이 시간을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찍은 사진들이 실려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에세이가 지닌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사진에도 듬뿍 묻어났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사진 이미지를 한 장에 걸쳐 삽입한 경우도 많았는데, 책이 접히면서 사진의 중앙부가 잘려나가 마음이 아팠어요. ㅠㅠ


"낯선 거리와 낯선 공기, 귓가를 맴도는 낯선 언어의 지저귐이 만들어내는 행보을 만끽하며, 나와 그리고 우리는 온전한 설렘을 느끼며, 하루 종일 행복해볼 거라고 다짐하며 걸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떠나는 거라고."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또한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죠. 그곳, 그 순간, 그 사람을 기록하는 것이 나만의 여행을 완성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여행 에세이, 한번 써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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