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 동물의 왕국 아티비티 (Art + Activity)
로르 뒤 파이 지음, 박선주 옮김 / 보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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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동물의 왕국>에서는 동물원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 그림책이에요. 335x500mm의 거대한 그림책이라 한 손에 들고 사진 찍으려니 손목 뽀개지는 줄 알았어요...ㅋㅋㅋ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네요! 동물들의 눈도 동글동글하게 그려줘서 귀여운 인상도 있고요.



첫 장을 넘기면 '북극'이 등장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테마 별로 그곳에 사는 동물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테마는 북극, 농장, 정글, 숲, 바다, 초원 총 6가지랍니다. 공간이 다양한 만큼 동물들의 종류도 참 다양했어요.



특히 책 가장자리에는 그림 속에 나오는 동물들의 이름이 있어서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해도 좋을 것 같네요.



다음 장은 농장인데요. 여기서는 좀 더 친근한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네요! 작은 것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펴보게 만드는 책이에요. 귀여운 동물 캐릭터로 친밀감을 높이고, 쉬운 난이도로 높은 성취감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동물 이름과 생김새를 대조해보고,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조형적인 요소에 주력했습니다. 사는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동물의 모습을 보면서 생물 지식과 논리력을 함께 키울 수 있겠어요.



또한 이 그림책을 보면서 공존하는 자연에 대해서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순환하는 먹이사슬과 생명의 소중함을 동물을 통해 알 수 있으니까요!



이 그림책에는 150여 종의 동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슬프게도 대다수가 멸종 위기 동물 1급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해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은 빨리 깨닫는 것이 참 중요하죠.



어른이 보기에는 단순한 동물 일러스트 책자인데 아이들에게는 참 다양한 것들을 알려줄 수 있는 작품이네요.



내가 좋아하는 동물은 동물원 밖, 어디에 살고 있을까요? 야생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진짜 동물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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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 The Collection 13
레오 리오니 지음, 정회성 옮김 / 보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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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는 돌들이 가득>이라는 그림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제 마음에 쏙 든 책이었어요.



첫 장을 넘기면 여러 모양의 돌들이 쌓여있는 그림이 나옵니다. 마치 제주도의 돌담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그렇쓥니다. 이 그림책은 바로 돌들의 다양한 모양을 소재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흑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돌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흑백으로만 구성한 것 같아요.



이 그림책 속 공간은 바닷가인데요. 돌들이 많이 쌓여있기도 하지만 파도에 돌들이 깎여나가기 때문에 동글동글하면서도 여러 모양의 돌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바닷가로 선택한 것 같아요!



어린시절 여름날 한 번쯤 개울이나 바닷가에서 재밌는 모양이거나 예쁜 조약돌을 주워본 기억이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이 그림책을 보는 내내 그런 이런시절을 회상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심지어 이 그림책에서는 알파벳 모양의 조약돌도 나옵니다! 알파벳 돌들을 늘어세워서 그 안에서 단어를 찾는 놀이도 해볼 수 있겠네요.



바다표범 모양 돌 그림도 재미있었어요!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봐도 좋아할 것 같네요.



아무 의미가 없는 모양인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내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게 상상력의 힘이 아닐까요?



이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나서 돌이 많은 개울이나 계곡, 바닷가로 놀러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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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시선 - 합본개정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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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미스터리 소설이란 '신비 또는 공포의 요소가 큰 역할을 하는 소실'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기반을 두면서도 쉽사리 겪을 수 없는 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단 한 번의 시선>이라는 이 작품 또한 미스터리 장편소설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가 의문과 호기심을 품고 사건을 따라가게 만들고 있어요. 제법 두께가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해서 단숨에 읽어버렸던 소설이었어요.



할런 코벤 작가님은 미국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을 최초로 모두 수상한 작가입니다. 그정도로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정통하신 분이더라고요. 출간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언론, 독자의 극찬을 받으며 명실공히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내리막 없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작가님의 책을 한 번 읽고나면 다른 소설들까지 찾아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소설에 대한 서평이니만큼 우선 <단 한 번의 시선>의 스토리를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작품은 평범한 검사보였던 '스콧 덩컨'에게 생면부지의 킬러가 면담을 청해오는 부분에서 시작됩니다. 그날의 대화는 이후 스콧의 일생을 송두리째 뒤바꾸게 되고, 3개월 후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레이스'의 평온한 일상 속에 우연히 한 장의 사진이 끼어듭니다. 15년 전 일어난 '보스턴 대참사'의 생존자인 그레이스의 남편이 갑자기 사라지고, 사진의 비밀과 남편의 행방불명, 그리고 과거의 사진이 뒤얽히며 사건이 긴박하게 전개되는데요. 또 다른 킬러인 '우'가 사건에 개입되면서 독자는 손에 땀을 쥐고 읽어나가게 됩니다.



"살다 보면 갑작스러운 격랑을 겪게 마련이다. 여기저기 찢기고 깊게 베인 상처가 남기도 한다. 온전하던 당신의 삶 역시 인생도 언제든 갈가리 찢길 수도 있다. 배를 가르면 쏟아져나오는 내장처럼 언제든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다. 때로는 헝클어진 인생이 스르르 풀릴 때도 있다. 느슨해진 올이 풀리고 솔기가 툭 뜯겨나간다. 이 모든 변화는 아주 느리게 시작된다. 쉽게 알아챌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에는 미스터리 소설치고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이 특징은 할런 코벤 작가님의 작품에서 주로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여러 인물들의 각 시점을 번갈아가며 서술하고 있어서 작품 중반부까지는 이 많은 인물들이 어떻게 한 사건 안에서 어우러질지가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하지만 작품의 끝에서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이들의 얽혀진 관계가 드러납니다. 그때의 카타르시스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할런 코벤 작가님의 미스터리 소설을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꿈속에서 그레이스는 비극이 곧 닥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꿈속의 그녀는 경호를 하지도, 출구를 향해 내달리지도 않았다. 그녀도 그 이유가 궁금했다. 하지만 꿈이란 게 원래 자기 의지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뛰어난 예지 능력이 있다 해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꿈속에선 잠재의식에 연결된 노예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어쩌면 답은 그것보다 훨씬 간단할 수도 있었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꿈속에서 비극은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다. 목격자들이 전하는 현실 속 이야기는 많이 달랐다. 그들의 진술에 의하면, 그레이스와 그녀 일행은 무대 앞에 네 시간 이상 서있었다고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그레이스는 '보스턴 대참사'의 생존자인데요. 지미 엑스 밴드가 공연하는 락 콘서트에서 총성이 울리면서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고, 많은 사망자가 나오게 되는 사건이에요. 그레이스가 어렸을 때 벌어진 사건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사건과도 맞물리게 되면서 자연스레 대참사의 생존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상처는 메워지지 않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참사가 사람들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깨닫게 되면 소름이 돋으실 거예요.


"노래가 끝이 났다. 그녀는 처음으로 감아 다시 재생했다. 그녀는 어느새 몽롱하고, 유쾌한 광란에 빠져들어 있었다. 눈물이 양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눈물을 훔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지났을까, 그녀는 시계를 돌아보았다. 붓을 놓아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아이들 수업이 끝나는 시간. 그녀는 아이들을 데리러 나가봐야 했다. 에마의 피아노 레슨이 있는 날이었다. 그리고 맥스의 순회축구팀 훈련도 있었다. 그레이스는 손가방을 집어들고 나가 현관문을 걸어잠갔다."

이 작품은 반전의 묘미가 아주 강렬하게 드러나는 소설이에요. 특히 중반부를 넘어 후반부에 이르면 반전의 폭풍 속에 들어가있는 기분마저 들 정도예요. 아무래도 시점이 여러 번 바뀌다보니 각 인물들이 어떻게 이 사건을 이해하고 있는지 독자들일 알게 되는데, 어떤 게 사실인지는 책을 덮을 때까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특히 반전을 거듭한 반전이 책의 끝부분에 도사리고 있으니 <단 한 번의 시선>을 읽기 시작하신다면 꼭 끝까지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미스터리 소설 특유의, 독자를 강렬하게 몰입시키는 사건 전개가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문장도 짧아서 쉽게 읽히는 편이라 거의 600쪽에 달하는 책을 세 번에 걸쳐 다 읽어버렸답니다. 영상화되어도 재밌을 것 같네요. 긴박감 넘치는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싶으실 때, 추천해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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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 시간이 만드는 기적, 그곳의 당신이라는 이야기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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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최근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의 코드는 '위로'라고 생각해요. 예스24에서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봐도 10위권 안에 드는 책의 제목에 대부분 '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요. 한 국가의 베스트셀러를 보면 그 나라의 상황을 추측해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힘든 나를 위로하고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모자라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책의 제목은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냥 '아, 이것도 그냥 그저그런 위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겠구나'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책은 작가님이 읽은 책과 감상한 영화를 엮어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에세이였습니다.



강세형 작가님은 라디오 작가로 활동하시다가 에세이를 집필하게 되셨는데요. 작가님의 책 제목들만 쭉 살펴보셔도 어떤 느낌의 글을 쓰시는 분인지 알 수 있으실 거예요. 작가님은 무엇이든 보고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좋아하는 책, 영화, 그림, 만화들을 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방송작가 일을 시작하셨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서 유난히 작가님의 취향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던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좋아했다. 소설, 영화, 드라마, 만화... 장르는 아무래도 좋았다. 재밌는 이야기, 흥미로운 이야기, 내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좋았다. 이야기에는 정말 그런 힘이 있었으니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움직일 수 없었던 '내 마음'을 움직이는 힘. 그래서 나는 정말, 내 인생의 많은 것들 혹은 대부분의 것들을 '이야기'를 통해 배웠다."

이 책에서 작가님은 자신이 감상했던 책과 영화의 스토리와 함께 이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고 있어요. 작가님의 취향이 폭넓기 때문에 여러 취향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영화와 책을 좋아하다보니 마치 취향이 비슷한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영화와 책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만 이 책을 집필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에게 선물해도 좋은 책이었어요.


"타고난 이야기꾼한테 한번 걸리면, 그렇게 된다. 우리는 헤어 나올 수가 없다. 그리고 솔직히 나는, 헤어 나오고 싶은 맘도 없다. 이야기꾼의 덫에 걸려, 그렇게 하얀 새벽을 맞아본 사람들은 다 알 거다. 그 기분이, 얼마나 짜릿한지. 그걸 잊지 못해 우리는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 헤매게 된다."

작가님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와 책을 보게 되었다고 해요. 저 또한 스토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와 책은 물론 애니메이션, 웹툰, 만화까지 섭렵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이야기가 가진 중독성은 강력합니다. 강렬한 이야기에 빨려들어 그저 재미있기 때문에 볼 수 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이 제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쳐온 것 같아요.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들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들을 추억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 :)


"'몇 년 후'는 만병통치약이다. 주인공이 군대에 가도 '몇 년 후'라는 자막만 뜨면 그는 제대해 있고, 주인공이 대단한 슬픔에 빠져 있어도 '몇 년 후'라는 자막이 뜨면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고, 오래전 헤어진 연인도 '몇 년 후'면 재회해 다시 사랑을 하고 있고, 아무튼 '몇 년 후'는 참 많은 걸 해결해 준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건, 정작 그 '몇 년'인 경우가 더 많다. 머리에 띠를 매고 공부를 시작한 주인공은 그 몇 년 동안 어쩌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왔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과 이제 그만 쉬고 싶다는 욕망과 이런저런 유혹들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대단한 슬픔에 빠져 있던 주인공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 전 그 몇 년동안 어떻게 그 시간들을 견뎐ㅆ는지, 그게 더 궁금할 때가 많다."

이 책의 신비한 매력은 작가님이 소개해주는 책, 영화와 나의 삶을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라는 책 제목이 새롭게 와닿는답니다. 시간과 이야기는 비례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이야기도 내 안에서 쌓이고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취향저격인 작품이었어요.


"읽기는 쉽고, 잊기는 어려운 소설. 이 책은 정말 그랬다. 읽기는 쉽고, 잊기는 어려웠다. 또한 쉽게 읽히지만, 빨리 읽히지는 않았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들었다. 내 삶의 굉장히 작은, 수많은 조각들이 또 떠올라서.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이런 얘길 했다. '이 작가가 내 주변에 있다면 좀 무서울 것 같다'고. 이토록 섬세하게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는 사람이, 내 주변에 있다면. 읽기는 쉬운 이 책이, 얼마나 어렵게 쓰였을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이어리에 책과 영화의 제목들을 메모했어요. 작가님의 설명만으로도 읽고 싶고, 보고 싶은 작품들이 많아졌거든요. 아직 읽지 못해 방 안에 쌓아놓은 책들이 많으면서도 작가님이 이야기해준 책들을 모두 읽고 싶었어요. 그만큼 작가님이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거겠죠? 이야기에 매혹된 작가와 그 이야기에 매혹된 우리. 이 관계 속에서 이 책은 점점 더 특별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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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2. 에티켓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2
윤태호 지음, 김현경 교양 글, 더미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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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님의 신작 <오리진> 2권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저스툰에서 연재 중인 웹툰인데요. 교양만화라는 특이한 장르입니다. '세상 모든 것의 기원'에 대해 파고드는 작품이라 한 권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1권에서는 '보온'에 대해 다루고, 2권에서는 '에티켓'에 대한 스토리가 나옵니다. 보온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고, 에티켓은 인간관계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죠. 1권을 너무 재밌게 읽었던 터라 2권 출시도 넘나 기다리고 있었어요!



윤태호 작가님은 무한도전에 출연하셔서 릴레이 웹툰을 연재하신 적이 있어서 아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텐데요. 윤태호 작가님의 만화 중 유명한 작품으로는 <이끼>, <미생: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내부자들>등이 있습니다.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영화화되기도 할 정도로 현실을 가감없이 반영하고 있어 독자들을 사로잡은 작품들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오리진>이라는 이번 작품은 어느정도 SF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뜻밖이기도 했어요.



<오리진 2>의 주제는 바로 '에티켓'입니다. <오리진>의 스토리는 미래에서 온 로봇인 봉투가 현대 사람들 사이에서 인간의 모든 것을 학습해나가는 내용인데요.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는 <오리진 1>의 주젝 보온이라는 게 잘 이해가 안 됐는데, 읽고 나니 보온이라는 게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깨닫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오리진 2>의 주제인 에티켓은 보자마자 '아'하고 납득이 됐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나와 '보온'을 획득하고 나선, 자신을 제외한 외계를 만나야 한다. 그리고 낯선 세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살아가며 수없이 만날 외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각자의 몫이겠으나, 그럼으로써 보여지는 자기 자신 또한 감당해야 할 자신의 몫일 것이다.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가까워지기 위해. 더욱 사랑하기 위해."


작가의 말을 읽고나면 왜 이 책의 주제가 '에티켓'인지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는데요.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필수조건인 보온을 충족하고 난 후에 중요해지는 것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의 문제죠. 그래서인지 저는 마지막 구절이 참 인상 깊었어요.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가까워지기 위해." 에티켓의 정의를 완벽하게 품고 있는 문장입니다.


참고하시라고 등장인물도 잠깐 소개해 드릴게요! 1권에 비해 2권에서는 에티켓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같은 건물에서 살고 있는 캐릭터끼리의 관계가 중요해집니다.


작품의 초반부에서 로봇인 봉투는 지나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사람들 간의 거리와 '인사'라는 개념에 대해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관계라는 게 글자로 정리해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고, 케바케의 경우가 너무나 많죠. 그래서 봉투는 이 작품 내내 에티켓이라 여겨지는 거리를 파악하지 못해서 방황합니다. 에티켓은 사람들을 만나고 겪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니까요.


특히 봉투가 집에 사는 것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봉투가 저지르는 실수들 때문에 거리가 멀어진 봉원의 엄마 '나선녀'와의 관계가 2권에서는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어요. 봉투가 사람들을 관찰하며 얻은 에티켓에 대한 지식으로 보면 거리가 가까운 봉투와 나선녀와의 관계는 친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요. 사람 간의 거리란 얼마나 어려운 개념인지 ㅠㅠ


봉투가 에티켓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과 동시에 같은 건물에 사는 입주자들끼리의 관계와 집주인과 입주자 간의 관계가 동시에 다뤄집니다. 에티켓은 권력과 서열에 의해 정리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국에서는 나이나 돈으로 그 서열이 정해지게 되죠. 서열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라 씁쓸해지기도 했습니다.



2권의 끝까지 봉투는 에티켓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해요. 그래서인지 아직 이야기가 끝난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한 권이라는 분량 안에 봉투가 에티켓에 대해 통달한다는 게 비현실적이라 이렇게 처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에티켓은 나이가 들어서도 죽을 때까지 고민하고 다시 재정의하게 되는 개념이니까요. 모르기 때문에 실수하게 되는, 어린아이 같은 봉투가 너무 안쓰러웠어요.


이야기가 끝나고나서는 교양만화답게 에티켓에 대한 역사적, 인문학적 정보를 그림과 함께 서술해주고 있습니다. 웹툰 내용 중에서는 사건이 지체가 되지 않도록 간단하게 언급했던 정보들을 이 파트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오리진>의 가장 큰 매력은 한 권마다 내 삶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또한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주고 있기도 하고요! 나는 사람들과 어떤 거리감을 가지고 살았는지, 내 에티켓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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