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씨의 노트에는 모두 207편의 글이 빼곡하게 쓰여있었습니다. 노트에는 간단한 일정, 강연을 위한 자료, 직접 그린 그림들, 짤막한 일기 등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콩트를 위한 아이디어 메모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현재에 대한 기록보다 누군가를 웃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가훨씬 많았던 셈입니다. 트위터에 올린 글과 겹치는 내용을빼고, 모두 95편의 글을 옮겼습니다.
엄마는 왜 꼭 자기 할 말만 하고 통화를 끊는가? 엄마는 왜 꼭 내가 가고 있을 때에만 청소기를 돌리는가? 너는 왜 이 시간까지, 자고 있는가. 엄마는 왜 내가 아끼고 안 입는 옷들만 꺼내 입는가. 근데 왜 나보다 잘 어울리는가. 엄마 승! 축하합니다. 짝짝짝.
아버지 친구 분 전화 받으셨다. "어 잘 지냈나. 아이구, 그렇구만 축하하네. 언제 그렇게키웠나 마냥 애기 같았는데. 그래 그날 꼭 갈게. 어? 우리 딸, 우리 딸도 이제 가야지. 곧 갈 거야." 하는데아빠 나 어디 가? 유학 가? 군대 가? 뺑 좀 그만쳐^^
아버지 생신, 최고급 등산 모자를 사 드렀다. 엄마가 모자 안쪽에 네 싸인까지 해서 드리면 정말 의미 있고 딸의 사랑과 온기가 느껴져서 더 좋아하실거라고 해서 싸인해서 드렸더니. 모자는 이쁜데 왜 낙서해놨냐고 노발대발하신다.
그때부터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스폰지밥이 어느덧500여 개, 짜증나고 성질나는 일이 있으면 바로 문구점으로 달려가 새로운 스폰지밥을 삽니다. 행여나 아 진짜다 끝내고 싶다 지겹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8월 초 맥도날드 해피밀 스폰지밥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면아 저거 때문에 저 때까지는 살아야겠다라는 생각까지듭니다.
엄마가 갈치조림을 해 줬다. 갈치를 먹으려고 할 때마다 무가 맛있는 거야 무를 먹어 무가 맛있는 거라니까 하시는 데 부조림을 해 주지 그랬어!!!!!!!!!!!!!!!!!!! 내가 갈치한테도 이렇게 희망고문을 당해야 하나!!!!!!!!!!! 오 1019 2012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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