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모아 로맨스 - Penny Pincher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예슬과 송중기가 만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찍었다!
이렇게 표면적 모습을 본다면 이야기의 흐름은 어쩌면 뻔한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고 치부해 버릴 수 있습니다.
두 배우의 이미지, 특히 김태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송중기의 철저하게 망가지는 연기가 더해졌다면?
충분히 웃길 것이라는 예상을 더할 수 있을 뿐 그래도 전체적인 영화의 장르적 색깔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여타 로맨틱 코미디와는 느낌이 다른 무엇인가가 그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바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배경으로 끌어들어 지극히 사실적인(?) 로맨스 감정이 서서히 커져간다는 것이지요.
영화 곳곳에서 보이는, 어떻게 보면 무지하게 궁상맞은 생활의 지혜는 왠지 낮설어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무조건 아껴야 산다라는 여자 주인공과 어떻게든 살게 되겠지 하는 남자 주인공의 만남은
이런 배경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각각의 캐릭터적인 특색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류의 영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우여곡절 끝에 훈훈한 해피 엔딩으로, 행복한 웃음으로 마무리되지만 그 과정이 지금을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계속 겹쳐져 마냥 가볍지 않은 것이 꽤 여운으로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물의 비밀 - Secrets, Objects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고 있는 마흔 살 여교수는
겉과 달리 내면적으로는 사랑에 갈급해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그런 여성입니다.
이런 그에게 혼외정사를 주제로 한 논문 준비에 스물한 살 학생이 조수로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발상만을 놓고 보면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스승과 제자의 사랑 이야기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주인공과 같은 나이대인 여성 감독의 시선은 그런 전형적인 이야기를 살짝 비켜가지요.
바로 두 주인공을 가까이에서 보고 각각 짝사랑을 하고 있는, 감정이 이입된 사물,
즉 복사기와 디카의 시선으로 이 둘의 사랑을 객관적이면서도 때로는 지극히 주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위치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는 여 교수의 모습에서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며 답답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미묘한 감정을 감독은 잘 잡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영화가 전체적으로 진한 불륜이나 통속적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복사기 목소리로, 편의점 앞 노숙자로 열연을 펼친 이필모의 연기 또한 소소한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고...
특히 정석원의 연기는 이전보다 훨씬 감정표현이 좋아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네요.
어찌 보면 이 영화는 작은 영화일 수 있는데 그래도 나름의 영화적인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다만 남자 주인공의 이중 생활 설정은 다소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펫 - You're My Pet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이 영화는 일본작가 오가와 야요이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미 일본에서 2003년 텔레비전 시리즈로 방영되어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9권짜리 만화 그리고 긴 텔레비전 시리즈의 내용을 불과 110분 정도로 압축하기는 처음부터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커리어 우먼 지은이는 애완동물을 한 번 키워볼까 생각하고 있었고
강인호는 호텔 같은 곳이 아닌 편하고 따뜻한 주거 공간이 필요했는데 이 둘의 필요가 서로 만나
주인과 펫이라는 독특한 구두계약 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이런 흥미로운 기본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적인 내용은 전체 줄기를 제대로 엮지 못해 군데군데 엉성해 보이고 철저히 에피소드 중심적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김하늘과 장근석이라는 두 배우의 이미지에 많이 기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주인공이 주인과 펫의 관계에서 서서히 연인의 감정을 갖게 되는 과정에 설득력이 부족하고 급작스런 그리고 거의 전형적인 마무리로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많이 아쉽고 허전한 느낌이 들었네요.
결국 원작의 아우라를 영화는 극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들의 전쟁 - Immortal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원래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그리스로마 신화의 그 다양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으로
이번에는 만들어진 테세우스는 특히나 많이 들어온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을 내세운 영화...여기에 <더 셀>과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에서
독특한 원색의 영상미학을 인상 깊게 보여준 타셈 싱 감독의 연출이라니 무척 기대를 했습니다.
여기에 <300> 제작진이 참여한 영화라니 일찍부터 새로운 문화적 충격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았지요.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것 저것 기대가 컸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배경의 어두운 황토색과 회색빛에 신들의 의상과 갑옷은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보이지만 그리고 마지막 장면의 천상에서의 전투 장면은 마치 하나의 움직이는 벽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지만 너무나도 단편화된 이야기로 인해 전체적으로 그리 조화롭지 못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옛날 천상 전투에서 패배한 타이탄들이 마치 신종 좀비처럼 보이는 점도 약간 맘에 안 들었습니다.

또 한글제목은 왜 갑자기 '신들의 전쟁'인지...
원 제목을 보니 나름 함축적이고 테세우스에 대한 시각도 분명히 들어 있는 것 같아 좋은데 말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테세우스의 신분이라든지
영화에서 바뀐 몇몇 기본적인 설정이 마냥 불편할 수도 있겠고
<300>을 정말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무척 매우 싱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외 분들은 그냥 편하고 좋게 이 영화를 즐기며 볼 수 있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리핑 뷰티 - Sleeping Beaut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시드니 대학에서 미술과 법률을 전공한 줄리아 리 감독은 이 영화가 첫 연출작이지만 이미 자신의 첫 장편소설 <헌터>(The Hunter)로 세상에 당당히 이름을 날렸습니다.
이 소설은 윌렘 데포, 샘 닐 주연의 동명 영화로 올해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이 영화에서는 자신의 미술적인 감각을 곳곳에서 십분 발휘하고 있는데 고즈넉한 저택은 물론이거니와 사건이 진행되는 각 건물 내부에서 독특한 분위기의 영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 처음에는 명확하게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감당하며 늘 고단한 삶에 쪼들리지만 언젠가는 부하게 살고픈 여 주인공의 공허와 욕망, 그리고 슬리핑 뷰티를 이용해서라도 자신의 공허한 부분을 밤마다 채우고 싶어하는 부유층 노인들의 허무와 욕망, 이 둘이 맞닿아 있는 지점에서 감독의 의도를 한껏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여 주인공에 훨씬 더 이야기의 초점을 맞추어 그가 지내는 삶의 다양한 방식을 마치 파편처럼 보여줍니다.
그런데 사실 여 주인공 루시가 보이는 심리적 변화는 때마다 그리 간단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어떤 부분에서는 감독은 획일화시키고자 하는 또 때로는 너무 방만하여 정리되지 못한 모습이 보이며, 이런 우왕좌왕하는 상황 가운데 오히려 이 영화의 의도가 계속 낯설게 느껴져 영화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에 나오는 한 마디 '이게 뭔가' 싶기도 하네요.

제목 '슬리핑 뷰티'(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단순히 생각하고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많이 의아해 할 수도 있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