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비밀 - Secrets, Objects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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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고 있는 마흔 살 여교수는
겉과 달리 내면적으로는 사랑에 갈급해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그런 여성입니다.
이런 그에게 혼외정사를 주제로 한 논문 준비에 스물한 살 학생이 조수로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발상만을 놓고 보면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스승과 제자의 사랑 이야기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주인공과 같은 나이대인 여성 감독의 시선은 그런 전형적인 이야기를 살짝 비켜가지요.
바로 두 주인공을 가까이에서 보고 각각 짝사랑을 하고 있는, 감정이 이입된 사물,
즉 복사기와 디카의 시선으로 이 둘의 사랑을 객관적이면서도 때로는 지극히 주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위치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는 여 교수의 모습에서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며 답답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미묘한 감정을 감독은 잘 잡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영화가 전체적으로 진한 불륜이나 통속적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복사기 목소리로, 편의점 앞 노숙자로 열연을 펼친 이필모의 연기 또한 소소한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고...
특히 정석원의 연기는 이전보다 훨씬 감정표현이 좋아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네요.
어찌 보면 이 영화는 작은 영화일 수 있는데 그래도 나름의 영화적인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다만 남자 주인공의 이중 생활 설정은 다소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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