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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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킹콩을 들다>로 나름의 첫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치룬 박건용 감독의 두 번째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개봉한지 일주일 만에 극장에서 내려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상영시간대가 많이 줄어서 시간 맞춰 이 영화를 관람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데에는 궁극적으로 관객과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일 것입니다.
이 영화는 묵직한 서사 영화도 아니고 코미디와 비극적인 드라마 요소가 지극히 전형적인 방식으로 섞여 있는데 이런 내용으로 135분이라는 긴 시간을 끌고가기에는 많이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영화는 전쟁영화라는 지극히 식상해져 버린 소재에 나름의 다양성을 주려고 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이는데 주인공 정웅과 설희의 첫사랑 이야기라든지 재춘과 아들의 이야기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작위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것이 아무래도 이 영화의 뚜렷한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오는 실재 그 마을 사람들의 증언은 이런 면에서 약간 겉도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좀 더 짧은 상영시간에 각 인물들의 특색을 좀 더 두드러지게 잘 살리면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흐리지 말고 분명하게 표현했다면 어떠했을지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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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오와 줄리엣 - Gnomeo and Julie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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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스피릿>과 <슈렉 2>의 공동 연출을 맡았던 켈리 애스버리의 단독 감독작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비극에서 소재와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아동용으로 아주 그럴싸하게 새로운 방향의 이야기를 펼쳐 놓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외출하거나 잘 때만 움직이는 정원 인형들은 주인들과 같이 서로 앙숙 관계에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블루가의 노미오와 레드가의 줄리엣은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고 서로 사랑에 빠집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의 결말이 아닌 해피엔딩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 됩니다.

이 영화는 대작이나 걸작은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들은 찾을수록 많이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3등신 인형들이라는 것,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제대로 비틀어 놓았다는 점...

쉴 새 없이 떠들지만 나름 낭만파 개구리와 사랑의 짝을 다시 찾게 되는 플라밍고 페더스톤,

티볼트와 버섯돌이 그리고 잔디 깍기 기계 테라터미네이터 등 조연급 캐릭터들이 제대로 살아 있습니다.

여기에 엘튼 존의 음악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로 참 흥겹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준, 지연, 정주리의 더빙 판보다는

제임스 맥어보이, 에밀리 블런트, 제이슨 스타뎀의 원판이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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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고객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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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처음 제목은 <인생은 아름다워>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미 이 제목으로 유명한 로베르토 베니니의 1997년 이탈리아 영화가 있어서 제목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김수현 작의 <인생은 아름다워>의 작년 텔레비전 드라마도 엄청 인기가 많았고,
2007년 우리나라 영화 <대한이, 민국씨>도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을 염두에 두었었다고 하네요.

이 영화는 제목과 포스터를 보고 단순한 코미디 영화로 속단하기 쉽지만 그렇게 기대하고 영화를 관람한 사람들은 아마도 뒷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물론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인공 류승범과 그의 조연 성동일 등의 연기에서 다소 과장된 유쾌함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각자의 사연을 지닌채 하루하루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의 이야기가 영화 이면에 아주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힘겨운 삶에서 어쩌면 이 사회의 부조리한 면과 지금 우리의 삶을 적나라하게 투영해서 보게 됩니다.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듯 어렵지 않게 충분히 예측가능하다는 것과
그에 비해 상영시간이 좀 길다고 여겨지는 점이 이 영화의 큰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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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커 펀치 - Sucker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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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영상미학을 논할 때 여전히 회자되는 영화와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광고 제작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2004년 <새벽의 저주>를 통해 당당히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여 <300>, <왓치맨> 그리고 작년 <가디언의 전설>까지...잭 스나이더 감독입니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원작이 따로 없는 자신이 만들어낸 또 다른 이야기로 관객들을 찾아왔습니다.

이 영화는 억울하게 의붓아버지에 의해 정신병원에 감금된 주인공이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탈출하기 위해 상상 속의 싸움을 한다는 기본 줄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역시나 영상은 감각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신없이 현란한 액션을 보여주고 있으며 여기에 음악까지 더해져 나름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적인 구조는 현실과 상상을 오가며 전개되는데 생각보다 개연성에 있어서 많이 허술한 점이 보이고, 각각의 캐릭터나 각 단계마다 필요한 아이템을 얻기 위해 멋진 활약을 펼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RPG(Role Playing Game) 세대에게 아주 익숙하게 다가 올 것이 분명하지만 싸움의 대상이나 구현되는 악당(?) 캐릭터들은 어디서 이미 본 듯한 것들의 종합판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각 단계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황홀하게 만드는 주인공의 춤을 단지 음악 시작과 함께 몸을 약간 좌우로 흔드는 정도일뿐 영화 끝날 때까지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마치 일본영화 <벡>에서 주인공 코유키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노래를 부를 때 황당하게도 영화에서 노래 부르는 소리를 지워버린 것과 같은 느낌 비슷했습니다.

아이맥스 관에서 시사로 먼저 본 처지에서 미리 속단하긴 어렵겠지만, 전체적으로 영상이 강조되어 상대적으로 내러티브가 약화된 듯한 이 영화를 통해 평범한 대부분의 관객들의 관심을 계속 받으며 소통하기에는 매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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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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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유료 시사회 10만을 훌쩍 넘긴 영화...그 전부터 각 극장별 시사회에서도 웃음과 호평이 이어진 영화...
그 중심에는 2010년 몇 편의 영화에서 조연으로, 그리고 그해 47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조연상으로
확실하게 관객들에게 각인된 송새벽이라는 어늘한 말투의 그러나 상당히 인상깊은 배우가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쟁쟁한 조연들의 열연이 한 몫 제대로 하고 있지요.

영화는 1980년대 경상도와 전라도 간의 지역감정이 좀 심하게 있었던 시절,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이 서로 원수인 집안의 사돈맺기 작전?!
즉 순정만화가 전라도 남자와 경상도 여자의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과정을,
정치색을 전혀 없이 코미디 영화의 본분에 아주 충실하게 사투리가 여기저기 난무하며 마구 웃겨줍니다.

이시영의 사투리 풍의 손발이 오글거리게 하는 '오빠야~'는 머릿속에 계속 맴돌 것 같네요.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군더더기를 싹 뺀 이 영화 총 관람객 수는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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