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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올리는 친구의 혼례에 참석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의 이브 밤에,

밤새 눈보라 치던 위험하고 추웠던 그 날

100중 추돌이 있었던 고속도로를

8시간동안 차로 달려(내가 운전하진 않았지만^^)

목숨을 걸고

가서 신나게(?) 축가를 부르고 왔다.

날이 날인지라(?) 날씨도 악천후여서인지 하객이 거의 없었다.

양측(신랑신부측 모두) 다 하객석이 3~4줄씩 텅 빈 채로 예식을 올렸다.

이제까지 내 축가에 반응이 거의 없던 최초^^의 예식이었지.

그나마 중학교 동창 아해들이 소리를 질러줘서 다행이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혼자서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는

무려 서른 시간이 넘게 잠 안자고 뜬 눈으로 버틴

예쁜(오버하는) 내 얼골(몰골)

 

남들 모두 망년회다 일출이다 로 바쁠 12월 말일, 한 해의 마지막 날

우리는 이사를 했다.

또 날밤을 새가며 이삿짐을 싸고

가구가 별로 없어-사실은 돈이 없어- 포장이사 대신 일반이사를 했다.

모두 수작업이었지.

그리고 또 서른여시간을 뜬눈으로 버티고는

드디어 감기몸살에 붙들렸다.

 

아, 힘들고나.

한꺼번에 닥쳐서 해치우는 벼락치기 인생은 고달프다.

그들(?)처럼 우리도 따뜻한 봄날 이사를 해봤으면 좋겠구나.

2년계약 전세는 첫단추(4년전 12월 말)를 잘못 끼운 바람에

늘 시베리아 바람이 쌩쌩 불때 꽁꽁 언 손으로 짐들을 나른다.

 

이삿짐센터 아저씨들 엄청난 고수들이다.

어찌나 일을 빨리,잘, 해치우는지 그들의 일하는 모습을

눈을 반짝거리며 치어다보게 된다.

아저씨들 짱!! 멋째이!!

그래서 없는 형편에 5만원을 더 드렸다.

처음 이사비용 견적 나왔을 땐 왜이리 비싸. 별것도 없는데 그러면서 투덜댔는데...

고생하시는 그분들을 보니 그런 알량한 계산이 쏙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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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려서 길바닥이 얼어붙는 바람에 교통이 마비됐다.

버스가 조금도 움직이질 않는거다.

오래 갇혀(?) 있다가 중간에 그냥 내려서 걸어왔다.

오늘따라 버스가 일찍 와서 평소보다 많이 늦지는 않았지만

내가 일하는 곳은 교통을 통제하는 일도 하는 데라서

한바탕 전쟁일 것 같아 조금 걱정했는데

역시나 여기저기 화가 난무하다.

화내는 건 하품처럼 금방 전염이 돼서 니가 화내면 나도 화난다.

우리, 너무 쉬운 건 하지 말자.

의미가 없잖아.

화내고 나면 얼마나 허무한데

요 방정맞은 입에서 쏟아낸 화를 다시 주워담고 싶어지는

얼굴 화끈거리게 창피한 마음 잘 알잖아.

화 잘내는 나도

화내는 그들을 "바라보게" 되니 그제야 그냥, 무턱대고, 화부터 냈던 내 어리석음이 보인다.

 

그러니, 아무 수행없이 게으르게 사는 것을 새삼 인식하고

다시 수행모드 돌입하자고 다짐하고 또 다지는 것이렷다.

내 직속상관에게 틱낫한,『화』를 선물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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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역사 안에서 가끔 잉카(인지, 마야인지 아즈텍인지 모를) 후예 인 사람들이 음악 공연을 한다.

 

공짜이기도 하고 음악도 좋고 짠한 마음에 늘 맨 앞에 서서 듣곤 한다.

 

어젠 복장을 제대로 갖춘 잘생긴^^ 잉카 전사들 셋이 나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들었다.

 

 

셋다 키가 나만 한 것이 진짜배기들 같아서 더 마음이 쓰인다.

 

머리에 새깃털 장식(최근에 읽은 잉카책에 나온 것 같은, 새깃에 동물의 털을 연결시킨 )을 하고

 

이마에도 머리띠를 둘렀고 

 

얼굴도 전사처럼 무늬를 그렸고(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아무튼 무지 섹시했다^^)

 

그들의 전통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었다.

 

이제까지 비슷한 공연 때마다

 

한번도 씨디같은 것도 사 본 적 없이 박수만 크~게 쳐줬는데

 

한껏 차려입은 것이 무척 성의있게 보여 뭐라도 사줘야 할 것 같았다.

 

 

머리장식이며 옷도 무거울 텐데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 새파랗게 질린 손으로 우리나라 대금 비슷한 관악기를 부는

 

그 고생이 가여워-그거 해본 사람은 안다. 추운 겨울날 바깥에서 악기 치는 거 정말 고통이다.

 

손이 얼어서 악기를 잡을 수도 없는 걸-

 

그들이 파는 물건들을 살피고 악기를 사려다 어차피 연주할 수도 없고 해서

 

장신구를 사기로 했다.

 

가격은 꽤 비싸지만 비싼 공연 본 셈 치기로 한다.

 

 

"드림 캐쳐" 라는 장신구? 기원 상징물? 그거 사고 좋아서 헤벌쭉 했다.

 

차에 달아놓거나 침실에 걸어두는 거란다.

 

내 꿈을 잡아볼까.

 

오늘 본 멋진 그들(그 사람들 이어야해 꼭)의 공연을 언젠가 또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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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물 들어가지 않게 씻기가 몹시 걱정이었다.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다가

 

그래, 고무장갑 끼고 머리를 감자. 는 생각을 했다.

 

느낌은 좀 이상했지만 박박 머리를 문질러댈 수 있어 시원하다.

 

2년전 손가락이 부러져 수술했을 때도 그렇게 안해봤는데.

 

괜찮은 방법이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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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동안 무딘 칼 좀 갈아달라 닦달해서-내가 다칠까봐 안갈아줬다는데-잘 드는 칼로

 

음식을 한 어제,

 

냉동실에 얼려있던 단단한 홍고추를 썰다가 손가락까지 썰었다.

 

피는 멈출줄 모르고 혼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휴지로 피를 닦고

 

음식할 때 쓰던 청주를 들이붓고

 

밴드로 감았다가 붕대를 둘렀다가

 

아 어떡하지, 병원 가서 꿰매야 하나.

 

하여간 덜렁덜렁덜렁이 주인 만나 내 몸이 고생많다.

 

어디 한두번이어야지.

 

2주전 냄비뚜껑 모서리에 찍힌 왼쪽 셋째 발가락 피멍이 채 가시지도 않았구만.

 

 

 

잔뜩 마음이 약해져서 울먹울먹(울지는 않았지만) 전화걸었더니

 

"으이그 그러게 다칠 거라고 조심하랬잖아! 지혈은 잘했어?"

 

만날 내가 그에게 "에미 말 좀 들어라!" 하고 잔소리 해댔는데

 

이제는 그가 애비노릇 한다.

 

 

유독 엄살이 심한 막둥이 기질을 가지고 있어

 

당장 머리는 어떻게 감지

 

설거지는 어떡하지

 

자잘한 걱정들이 무색하게도

 

자판을 쓸 때 검지 대신 중지로 "ㄱ"을,"ㄹ"...을 쓰는 게 익숙지 않지만

 

별탈없이, 나답지 않게 조심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별 거 아닌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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