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 오은영 박사의 불안감 없는 육아 동지 솔루션
오은영 지음 / 김영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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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임신 출산 육아중인 집집마다 책장에 꽂혀 있는 필독서가 있다. '임신출산육아 대백과'와 '삐뽀삐뽀 119 소아과'가 바로 그것이다. 아이 있는 집엔 없어서는 안될 바이블이다. 여기에 이제 한 권 더 추가를 해야겠다. 바로 방금 읽기를 마친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이다.


기존 필독서가 아이에 초점이 맞춰 있다면, 이 책은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 아빠의 심리에 맞춰 있다. 기존에 오은영 박사의 아동 심리서를 몇 권 읽은 터라,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주는 오박사님의 솔루션이 참 좋았다. 이번에 나온 책 역시 그러한 솔루션을 집대성한, 가히 육아 부모심리 바이블이라고 할 만하다.

육아를 대하는 엄마와 아빠의 심리적 차이와 그에 대한 사례와 대응방법을 차근차근 말해주고 있다. 유아맘에게는 교구와 교재, 교육기관, 식습관, 초딩맘과 아빠에게는 어학연수, 사교육, 공부, 성적, 친구관계, 왕따, 이성친구, 체벌 등 육아를 하면서 겪을 수 있는 갈등의 소재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중간중간 "어머, 맞아. 정말 이랬는데...이런 경우엔 이래야 하는구나."라며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이 많았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로는 '불안'을 들 수 있다. 엄마 아빠의 심리와 행동의 차이가 나는 것은 모두 '불안'을 기저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것. 그 불안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아이도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 엄마가 교육에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것도 불안이 원인이며, 아빠가 무심하고 거리를 두는 것도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정말 맞는 말이다. 불안을 감추려고 더 과장하게 되고, 더 닦달하게 되고, 더 감추게 되는 심리가 있는 듯하다. 아이가 무슨 죄라고,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 아이를 들들 볶기도 하니 그 아이 역시 불안해지고, 그 불안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인지,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마냥 놀게 해주고 싶은 자유로운 엄마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또 마냥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긴장감도 주고,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도 함으로써, 아이에게 가장 친하고 편한 엄마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남편에게 중간중간 중요 포인트를 일러주기도 했다. 엄마 아빠가 함께 봄으로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책 판형도 일반 도서보다 크고, 두껍기도 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페이지마다 정말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박사님이 바로 맞은편에서 상담을 해주는 느낌이었다. 진심으로 남편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여 올바른 가정의 본이 되고 싶다.

엄마와 아빠는 최소 3년에 한 번씩은 가정경제 규모를 확인하여
적정한 교육비의 수준을 정하자. 가정경제가 무너지면, 우리 가족의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보통 경제전문가들은
가정의 소득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가 취학 전일 경우,
사교육비가 총수입의 5~10%는 넘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중고등학교라고 할지라도 10~20%는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가장 필요한 공부는 모국어에 대한 이해다.
영어나 수학이 아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 모든 과목을
두루 잘하려면 모국어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어렸을 적부터 영어에 죽도록 몰입하는 것은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영어나 수학에만 몰두하다가 다른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나는 상당히 많이 봤다.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간을 잘 배분하지 않으면 자칫 소탐대실할 수 있다

맨 마지막에는 엄마 아빠가 지키고 싶은 목표를 예시로 적어주고 있다. 이렇게 엄마 아빠 딱 나눠서 정리를 한방에 해주니 마음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그리고 나오는 '엄마 아빠 칭찬해 플래너'. 아이들에게 칭찬스티커를 붙여줄 줄만 알았지 우리 부부를 위해 스티커를 붙여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참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벽에 항상 붙여넣고 그에 대한 평가를 남편과 하다보면, 더 나은 부모가 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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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VIP에게는 특별함이 있다
오현석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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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보통사람이 호텔을 자주 드나들기란 쉽지 않다. 금수저, 다이아몬드수저야 어릴 적부터 에티켓을 배우기도 하고 자주 오가기도 했으니 호텔 문화가 익숙하겠으나 그건 극히 일부의 이야기이고, 일반적으로는호텔 문턱이 높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끔은 호텔에 갈 일이 있기도 하다. 레스토랑이나 투숙을 하기도 하고, 요즘엔 일부러 휴가를 호텔에서 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호텔 생활이 궁금했다. <호텔VIP에게는 특별함이 있다>를 보고 싶은 이유도 그거였다. 20여 년 호텔리어가 관찰한 그들의 품격과 매너를 담은 책이다. 오랫동안 호텔에서 근무하면서 바로 옆에서 지켜본 VIP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그들의 몸에 배어 있는 공통점을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호텔VIP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금수저도, 은수저도 아닌 흙수저였다고 한다. 의외였다. 분명 타고난 금수저겠지 생각했던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어냈다.
흙수저라는 핸디캡은 그들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결코 방해 요소가 되지 못한다.
다들 흙수저라도 환경을 탓하며 좌절하고 있을 때
그들은 흙수저로 영양밥을 떠먹는 데 집중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특별함이었다.
자존감을 잃지 않는 품격 있는 태도와 굳건한 신념,
타인에 대한 배려심, 그리고 그것이 습관으로 몸에 밴 생활 방식이
그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가 본 VIP는 단순히 호텔을 자주 이용해서 등급이 높거나 돈이 많은 사람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의 태도와 매너가 기품 있고 남다를 때 그를 VIP로 모시는 것이다.

진정한 VIP는-
겸손하다. 24시간을 48시간처럼 쪼개서 산다. 명함에 특징을 기록해  둔다. 명함지갑을 두껍게 하지 않고 그때그때 정리해둔다. 옷을 잘 입는다. 남을 배려한다. 칭찬을 구체적으로 한다. 철두철미하게 준비한다. 모르면 묻는다. 항상 책을 읽는다. 늘 기록한다. 남의 이목에 신경 쓰지 않는다. 생생한 성공을 꿈꾼다.

이게 책을 읽고 난 후 머릿속에 남은 호텔VIP의 모습이다. 이 시대에서 소위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중에 난 몇 가지나 해당될까 생각해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하나씩 하나씩 채워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백미는, 맨 마지막 5장인 <품위 있는 호텔 레스토랑 이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걸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호텔의 품격에 어울리는 매너와 마인드를 지니고 싶었다. 현업에 있는 호텔리어가 말해주는 것이니 만큼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내용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의자에 앉기 전 의자를 당겼다가 밀어주는 '착석 보조' 매너부터, 테이블 도구들(나이프, 포크, 냅킨)의 사용법, 앉아 있을 때의 자세, 실수하기 쉬운 식사 예절 등 반드시 알아둬야 할 내용들을 모아두어 유용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엔 절대 당황하지 말고, 옆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에게 바로 물어보라는 것이다. 나이프와 포크를 어떤 순서로 사용해야 할지 모를 땐 이 음식엔 어떤 걸로 먹는 게 좋을지 물으라는 것이다. 그럼 친절하게 답변을 해줄 것을, 체면을 생각한답시고 진땀 흐르는 시간을 보내다보면 그 자리 자체가 너무 불편하고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참, 명확한 답변이다. 모르면 물어보리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본 책이다. 책을 보고 난 후 마음에 세워졌던 호텔의 문턱이 조금은 낮아졌다. 호텔 이용 매뉴얼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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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홈트 - 카톡으로 시작하는 보통사람들의 습관 트레이닝
이범용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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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새해 결심이 3일을 못 가는데 하물며 평생 몸에 익힌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겠는가?

<습관 홈트>의 저자인 이범용은 작은 습관에서 시작하라고 권유한다. 매일매일 10분 안에 할 수 있는 3가지. 처음엔 5가지로 시작했으나 이것도 많다는 것이다. 작가의 작은 습관은 어찌 보면 무척 소박했다.

1. 글쓰기 2줄 : 5분 - 연간 목표 달성에 기여
2. 책 읽기 2쪽 : 4분 - 글쓰기 소재 찾기
3. 팔굽혀펴기 5회 : 5초 - 내 삶의 변화

총 소요시간 : 9분 5초

처음엔 피식 웃음이 났다. 고작(?) 이걸 하려고 거창하게 '작은 습관 실천 프로그램'을 외친 건가?
하지만 책을 다 보고난 지금, 이 웃음기는 사라졌다. 이 하찮아보이는 작은 습관을 매일 한다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습관 목표를 세우는 건 쉽다. 문제는 실천이다. 저자는 작은 습관 실천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실제로 모임을 이끌어가면서 가설을 증명하며 새로운 법칙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1기인 12명 중 6명이 중도에 하차할 정도로 작은 습관도 결코 쉬운 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를 보완하여 2기 회원에게는 좀 더 발전된 프로그램 방향을 적용했고 실천율을 거의 10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자신의 작은 습관을 공표하고, 카톡에 하루의 실천사항을 공유하는 것이다. 놀라운 건 이 과정을 마치고 각자의 삶에서 스스로 실천을 할 때 실천율이 60%대로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이건 어느 정도의 강제성 내지 타인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우리의 습관 실천 여부를 매일 점검해 주고
우리의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응원해 주는 공동체를 찾는 것입니다.
습관은 자신과의 지루한 싸움입니다.
혼자 하면 외롭고, 지치고, 자기 합리화를 하다가 포기하기 쉽습니다.
같은 뜻을 가진 동료들과 매일 습관을 실천하고 기록하고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받아야 합니다.

예전에 건강과 다이어트 목적으로 '만보 단톡방'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매일매일 만보를 채워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러 먼저 내려서 걸어가기도 했고, 산책을 나가기도 했다. 서로 격려해주고 응원해주고,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부끄러웠고, 내일은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하지 못하고 나왔던 건, 만보를 채우지 못한다는 게 어느날부터 마음의 큰 부담이 되면서 동기부여 대신 스트레스로 작용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보니 그 당시 나의 생활패턴(집-회사-집)으로서는 만보가 버거운 목표였던 거다. 그래서 나도 매일 실천할 수 있는 100% 작은 습관을 세우기로 했다. 아래 내용을 토대로 하여.

<작은 습관 목록을 만드는 2가지 방법>
1. 개인적, 직업적 꿈과 습관을 연결하는 것
2. 다른 사람의 습관 목록에서 3개를 선택하여 실천하는 것

목표 설정 시 SMART 기법을 활용하라.
S(Specific) : 구체적으로
M(Measurable) : 측정 가능하도록
A(Action-oriented) : 행동 지향적으로
R(Realistic) : 현실성 있게
T(Time limited) : 시간의 제한을 두어

이번 주말은 나의 3가지 목표를 세우는 데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시작하되, 결코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평생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3가지 작은 습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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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글배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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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인스타를 즐겨하다 보니 짧지만 감동을 주는 문구를 자주 받아보고 있다. SNS에 짧게 올린 글을 모아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많으니, 가히 트렌드라고 할 만하다.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이 책을 쓴 '글배우'라는 작가도 그런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작가이다. 가끔 그의 인스타에 들어가보면, 메모지에 노트에 손으로 직접 쓴 위로의 문장들이 그때그때 나의 마음에 위로를 주곤 했다. 내가 그의 인스타를 찾는 날은, 뭔가 위로를 받고 싶은 순간이란 뜻이다.

이 책은 그런 문구들을 모은 글배우 작가의 3번째 책이다.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기다 보면 다 맞는 이야기, 공감되는 이야기라서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많았다. 물론 이렇게 위로와 공감의 시(또는 에세이)가 서점에 너무 많이 나와서 희소성이 없을지라도, 그냥 무심코 펼쳤을 때 내 마음에 찡~ 울림을 준다면 그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다들 힘내라고 하는데
그 말이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 정말 힘들어서...

그럴 때는
그냥 힘들어해야 한다

지금 힘들어한다고
인생이 잘못되는 건 아니니깐

힘들 땐 힘들어하고
힘 날 땐 또 힘내서 걸어가고

글배우의 글이 감동을 주는 것은 그의 프로필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사업에 실패한 뒤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조금씩 써서 SNS에 올린 글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 후 불안과 두려움, 수많은 걱정과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글을 적어 담벼락이나 전봇대에 붙인 사진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수십만 팔로워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천막을 치고 2,000명의 사람들과 고민을 나눈 ‘불빛 프로젝트’로 jtbc, KBS 등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작가로 활동한 지 1년 만에 롯데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 스타필드 코엑스 등에서 러브콜을 받아 100회 이상의 대규모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중고등학교, 대학, 도서관 등에서도 학생은 물론 직장인, 주부 등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몰려든다. 2017년부터는 배낭 하나 메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1,000명의 사람들과 만나 고민을 듣고 위로해주는 ‘새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힘들어 본 사람만이 위로할 줄 아는 법이다. 위로받아본 사람이 위로할 줄 아는 법이다. 그래서 글배우의 글에 힘이 있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글이라는 건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전공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구나 싶다. 자신의 지식을 드러내고 싶어서 안달인 작가들도 있다. 이젠 그런 행간이 보인다. 그런 면에서 글배우 작가는 인생의 바닥까지 갔다가 다시 회복 중인, 그러는 과정에서 성찰과 겸손을 스스로 익힌 게 아닌가 싶다. 고해성사 때 신부님이 위로해주시듯,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가장 먼저 생각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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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
김하나 지음 / 시공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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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부러웠다.

비슷한 연배로,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바라보는 김하나 카피라이터는 그동안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현대생활백서, 네이버 광고 등 무수한 히트 광고의 카피라이터로 유명했지만, 광고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가장 본받고 싶은 롤모델이었던 박웅현 쌤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와 내 친한 카피라이터들 사이에선 오래 전부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녀의 전작인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그리고 프로필엔 없지만 최근 박웅현 쌤과 함께한 <안녕 돈키호테>까지, 모두 읽었다. '카피라이터 김하나'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이다. 믿고 보는 책이랄까.

<힘 빼기의 기술> 역시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켰고, 더 발전한 느낌이었다. 카피라이터 출신의 수필가가 아니라, 온전히 '수필가(본인에 따르면 '실내수필가'로 불리길 원한다는데)'로서 손색이 없는 훌륭한 글이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인상깊은 구절을 적거나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이 책은 꼭지마다, 페이지마다, 줄마다, 심지어 행간마저도 아름다워서 뭘 올려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그만큼 요 며칠간 푹 빠져 있었다.

프롤로그에서 '만다꼬'라는 키워드로 물꼬를 텄는데, "풋~" 하고 웃음이 났다. 아, 정말 그렇지. 나는 경상도 사람은 아니지만 이 세 글자가 가진 폭 넓음을 이해했으니 말이다. '뭐하러', '뭐 한다고', '뭘 하려고' 등에 해당하는 사투리로서, 이제 독립을 하고 나니 '만다꼬'는 인생에 있어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다.

선택의 기로에서 또는 사는 게 힘에 부칠 때면
'만다꼬?'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었다.
왜 이것을 하는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가?
나는 이것을 진정 원하나?
아니면 다들 그렇게 하니까 떠밀려서 하는 건가?
내 안에 내재된 '만다꼬?'에 대한 대답을 찾으면서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보게 되는 거였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불필요한 부분에 쏟고 있던 힘을
거두어들일 수 있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구절이다. 그러면서 나도 그 방법을 따라해보기로 한다. 뭔가 생각할 때, 뭔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일이 꼬일 때, 힘조차 내기 힘들 때 '만다꼬?'를 붙여보면 뭔가 해결이 될 것만 같다. 마치 '하쿠나 마타타'처럼 말이다.

내게 이 책은 단순히 에세이 한 권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궁금증을 말끔히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내가 꿈꾸던 남미 여행을 실천한 그녀가 부러웠고, 생각의 폭이 남다른 그녀가 부러웠다. 또한 글을 잘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부러웠고, 책을 많이 읽은 만큼 깊은 사유를 하는 그녀가 부러웠다.


또한 그녀의 겸손함과 털털함, 무심해 보이지만 섬세한 그녀의 감각에 감탄했다. 아무래도 나는 예전보다 더 그녀의 팬이 된 듯하다. 마치 친한 언니처럼 그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만다꼬?"라며 해결책을 툭 던져줄 것만 같다. 무심하게, 하지만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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