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필독서가 아이에 초점이 맞춰 있다면, 이 책은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 아빠의 심리에 맞춰 있다. 기존에 오은영 박사의 아동 심리서를 몇 권 읽은 터라,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주는 오박사님의 솔루션이 참 좋았다. 이번에 나온 책 역시 그러한 솔루션을 집대성한, 가히 육아 부모심리 바이블이라고 할 만하다.
육아를 대하는 엄마와 아빠의 심리적 차이와 그에 대한 사례와 대응방법을 차근차근 말해주고 있다. 유아맘에게는 교구와 교재, 교육기관, 식습관, 초딩맘과 아빠에게는 어학연수, 사교육, 공부, 성적, 친구관계, 왕따, 이성친구, 체벌 등 육아를 하면서 겪을 수 있는 갈등의 소재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중간중간 "어머, 맞아. 정말 이랬는데...이런 경우엔 이래야 하는구나."라며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이 많았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로는 '불안'을 들 수 있다. 엄마 아빠의 심리와 행동의 차이가 나는 것은 모두 '불안'을 기저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것. 그 불안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아이도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 엄마가 교육에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것도 불안이 원인이며, 아빠가 무심하고 거리를 두는 것도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정말 맞는 말이다. 불안을 감추려고 더 과장하게 되고, 더 닦달하게 되고, 더 감추게 되는 심리가 있는 듯하다. 아이가 무슨 죄라고,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 아이를 들들 볶기도 하니 그 아이 역시 불안해지고, 그 불안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인지,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마냥 놀게 해주고 싶은 자유로운 엄마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또 마냥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긴장감도 주고,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도 함으로써, 아이에게 가장 친하고 편한 엄마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남편에게 중간중간 중요 포인트를 일러주기도 했다. 엄마 아빠가 함께 봄으로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책 판형도 일반 도서보다 크고, 두껍기도 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페이지마다 정말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박사님이 바로 맞은편에서 상담을 해주는 느낌이었다. 진심으로 남편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여 올바른 가정의 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