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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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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이러한 히틀러와의 화해는 영원한 회귀란 없다는 데 근거한 세계에 존재하는 고유하고 심각한 변태를 보여준다. 왜냐하면 이런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처음부터 용서되며,

따라서 모든 것이 냉소적으로 허용되기 때문이다.

 

p.12~13

영원한 회귀가 가장 무거운 짐이라면, 이를 배경으로 거느린 우리 삶은 찬란한 가벼움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그러나 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 가벼움은 아름다울까?

 

가장 무거운 짐이 우리를 짓누르고 허리를 휘게 만들어 땅바닥에 깔아 눕힌다.

그런데 유사 이래 모든 연애 시에서 여자는 남자 육체의 하중을 갈망했다.

따라서 무거운 짐은 동시에 가장 격렬한 생명의 완성에 대한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반면에 짐이 완전히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려,

지상의 존재로부터 멀어진 인간은 겨우 반쯤만 현실적이고 그 움직임은 자유롭다 못해

무의미해지고 만다.

 

그렇다면 무엇을 택할까? 묵직함, 아니면 가벼움?

 

p.17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수도 없기 때문이다.

 

p.17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p.19

전날까지만 해도 프라하의 아파트로 그녀를 초대하면 그녀가 인생 전체를 자기에게 헌납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던 그였다. 지금 트렁크가 수화물 보관소에 있다는 말을 듣고, 그는 그녀가 자신의 삶을 이 트렁크에 넣어 역에 잠깐 맡겨 두었다가 자기에게 주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p.21

그 당시 토마시는 은유란 위험한 어떤 것임을 몰랐다. 은유법으로 희롱을 하면 안 된다.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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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11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6-12-11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페이지 차이가지고 째째하게..이런댓글을 달았군요;;;;다시보니까 시적이고 좋네요. 이책은..여러번 읽어야하는 책 같기도하네요~저도 감사를^^
 
알바 패밀리
고은규 지음 / 작가정신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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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다큐에 가까운 책입니다.

작가가 유머를 사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지만,

전체적 틀로보면 그다지 특별할건 없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지금의 비루한 삶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너무나 흡사합니다.

우리 아버지, 엄마, 동생, 나 와 너무나 맞닿아 있습니다.

가면갈수록 더욱더 생존을 위해 분투해야하는 우리들..

 

이 책은 우리에게 단순히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를 느껴라!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본주의가 우리임을 알려줍니다.

 

자본주의는 월가의 0.1%부자만이 구성하고 있는 체제가 아닙니다.

자본주의는 지금 인터넷을 접속하는 이 사람들,

이 인터넷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베스트셀러 저자들 등

모든 사람이 구성하고 있는 체제입니다.

 

물론 자신의 신념이 자본주의자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월든을 쓴 헨리데이비드소로 같은 사람이 아닌 이상,

이 세상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이상,

자본주의에 발을 담글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에게서 문제를 찾고 우리에게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겁니다.

멀리서 볼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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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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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꼭 같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소설입니다.

저자의 생각이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있다 해도,

어떤 악평이 나오더라도, 같이 읽어보고 싶은 소설입니다.

 

밑줄그은 부분은 너무나 많아서 중후반부 위주로 적어봅니다.

 

p.126 평범한 야구 팀 삼미의 가장 큰 실수는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것이었다. 고교야구나 아마야구에 있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팀이 프로야구라는 -실로 냉엄하고, 강자만이 살아남고,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하고, 그래서 아름답다고 하며, 물론 정식명칭은 '프로페셔널'인 세계에 무턱대고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인간이 평범한 인생을 산다면, 그것이 비록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인생이라 해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삶이 될 것이라 나는 생각했다.

 

큰일이었다. 세상은 이미 프로였고, 프로의 꼴찌는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p.127 결국 문제는 '평범'의 기준에 관한 것이다.

 

p.129 한 가지 알 수 없는 것은, 만약 그렇다면 - 부유층에는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하거나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얼굴들이 묻혀 있어야 할 터인데, 16살의 내 머리로도 왠지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p.130 소속이 문제였다.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을 담은 소년이 왜 전철 안에서 조롱을 받는가?

삼미 슈퍼스타즈의 잠바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동창인 조부장에게 왜 굽실거려야 하는가?

삼류 대학을 나왔기 때문이다.

삼촌이 사는 남동구는 왜 개발이 되지 않는가?

소속구의 국회의원이 여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소속이 인간이 거주할 지층을 바꾸는 것이다.

 

p.134 가을이 되면서 내 이름은 학년 전체 석차의 1, 2위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나를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도, 나를 대하는 담임의, 선생들의, 학생주임의, 교무주임의, 교감의, 교장의, 매점 아저씨의, 소사의 태도도 완전히 다라져 있었다.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p.138~139 6월 항쟁의 '우리'와 대통령 선거일의 '우리'는 같은 '우리'인가? '우리'는 도대체 누구인가? '우리'란 무엇인가?

 

p.139 원서를 썼다. 생각보다 갈 만한 학과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지만 우수한 성적에게도, 평범한 성적에게도, 저조한 성적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인생의 진로는 불과 일주일 사이에 결정났고, 4지 선다형의 교육은 4지 선다형의 진로만을 펼쳐놓았다.

원서를 쓰면서, 나는 교육의 목표 역시 '소속'을 가리는 데 있었다는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되었다. 똥배짱이 아닌 이상은,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했다간 큰일이 나는 것이다. 눈치를 깠다면 당연히 타고난 저마다의 '소속'부터 개발해야 한다. 참, 계발(啓發)이었지!

 

p.144 이른바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듣는 집단에서도 이 '소속'의 콤플렉스 앞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사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평등할 수 없다.

 

p.152 이삿짐센터 : 5xx-2424

리어카이사전문. 리어카염가대여

아아, 곧 허물어질 것이 뻔한 그 벽의 가슴팍에 기대어, 나는 세상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p.181 사람들이 모두 돼지발정제를 마신 것 같아...... 아니, 어쩌면 우리도 이미 마신건지 몰라. 단지 아직 5분이 지나지 않았을 뿐이지. 신정(新正) 때 집에서 혈투가 벌어졌어. 유산이 문제였지. 할아버지가 물려준 임야가...... 졸지에 개발지역이 되었나봐. 그게 화근이었어. 못 준다. 내놔라. 온갖 욕이 오가고 주먹질이 오갔지. 어머니가....... 싸움을 말리다 쓰러지셨어..... 막내삼촌은 눈을 다치고...... 결국 재판을 할 모양이야. 이해할 수 없는 건 우리나 삼촌이나 다들 먹고 살 만한 집들이란 거야. 실은 남부럽지않은 집들이지..... 난 말리지도 않았어. 다들 미쳤다고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니까. 그 눈빛들은...... 직접 보지 않고선 설명할 길이 없어...... 없다고. 그런데 세상을 둘러보니 다들 그런거야. 다들! 다들 돼지발정제를 마신 것처럼 땀을 흘리고 숨소리가 거칠어져 있어.

아무래도 놈들이 원하는 건 돈과의 교미가 아닌가 싶어. 이미 마신 이상은...... 그 끝을 보지 않을 수 없는 거지. 어쩌면 우리가 대학을 간 것도 다 그걸 마셨기 때문이야. 지금은 느끼지 못해도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되겠지. 여하튼 땀이...... 나고 숨소리가 거칠어질테니까. 내가 왜 이러지? 난 결백해..... 하며 똑같은 짓을 하게 될 거라구. 분명해. 그래, 분명 누군가가 우리에게 그걸 먹였어. 우리가 마셔온 물에, 우리가 먹어온 밥에, 우리가 읽는 책에, 우리가 받는 교육에, 우리가 보는 방송에, 우리가 열광하는 야구 경기에, 우리의 부모에게, 우리의 이웃에게, 나, 너, 우리, 대한민국에게....... 놈은 차곡차곡 그 약을 타온거야. 너도 명심해. 그 5분이 지나고 나면, 우리도 어떤 인간이 되어 있을지 몰라......

 

p.195 평생을 살더라도, 결국 인생의 70%는 바다인 셈이다.

 

p.199 인생은 결국, 결코 잘하리라는 보장도 없이- 거듭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몇 가지의 간단한 항목으로 요약되고 정리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도 버티고 있는, 그래서 아무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 실은 그래서 기적이다.

 

p.235 "처음 널 봤을때.... 내 느낌이 어땠는지 말해줄까?"

"어땠는데?"

"9회말 투 아웃에서 투 스트라이크 스리 볼 상황을 맞이한 타자같았어."

 

p.235 "바보야, 그건 볼이었어!"

 

p.235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봐. 공을 끝까지 보란 말이야. 물론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겠지. 어차피 세상은 한통속이니까 말이야. 제발 더 이상은 속지 마. 거기 놀아나지 말란 말이야. 내가 보기에 분명 그 공은- 이제 부디 삶을 즐기라고 던져준 '볼'이었어.

 

p.237 아무리 정정해도, 또 정정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은 족쇄를 찬 것처럼 힘든 것이다.

 

p.243 전부가 속았던 거야. '어린이에겐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이란 구호는 사실 '어린이에겐 경쟁을! 젊은이에겐 더 많은 일을!'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돼.

 

p.243 이제 세상을 박해하는 것은 총과 칼이 아니야. 바로 프로지!

 

p.302~303 관건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 뛰지 않는것, 속지 않는 것. 찬찬히 들여다보고, 행동하는 것. 피곤하게 살기는, 놈들도 마찬가지다. 속지 않고 즐겁게 사는 일만이, 우리의 관건이다. 어차피, 지구도 멸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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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무지개
최인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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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난후 뉴스에 나오는 철거 장면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습니다.

 

이 책은 뒤에 추천사를 쓰신분에게는 올해의 책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저에게는 그정도라고 느껴지진 않지만,

그래도 아... 이럴수도 있겠네...

안타까운 정도가 아니라, 처참할수 있겠네 라고 생각이 들게

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구성은 시간을 왔다 갔다

이 인물 저인물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많은 것을 보여주시려고 하신건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저에겐 집중력이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속에서 보이는 미래 사회의 모습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들, 사람들의 생각들은

전혀 허구적이지 않고 사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놀랐습니다.

 

더욱더 개별화되고, 이용가치로만 판단되는 사람

새로운 계급사회와, 예속된 인간

인간의 도구가 아닌 기계의 도구가 된 인간.

 

그 속에서 나오는 저항의 모습들.

 

과연 이것이 그저 소설이기만 할까 싶었습니다.

 

제발 소설속에만 일어나는 디스토피아이길 빌어봤습니다.

 

1984에서 조지오웰은 소름끼치게 미래사회를 예측합니다.

미래학자들보다도 더 소름끼치게 말이죠.

 

이 책도 그러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틀리길 틀리길 바래봅니다.

작가가 그저 소설이었다고 내가 예측한건 틀렸다고

경각심을 주기 위해그런것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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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A - 상 - 소설 신용평가사 기업소설 시리즈 3
구로키 료 지음, 김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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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대해서 알기란 어렵습니다.

뉴스나 신문을 통해서 가끔씩 어떤 소식을 들을수는 있지만,

그것도 우리나라 큰 대기업이나 그런 곳들에 대한 소식만

들을수 있을뿐이고, 

다른 외국기업이나 신용평가사에 대한 정보는 얻기 힘듭니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주로 회장님, 신데렐라 이런요소가 많으니까요.

 

과연 신용평가사는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 것일까

뉴스에서 나오는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하나하나는 공정한 것일까

 

이런 생각이 뉴스를 보면서 든다면, 오히려 그사람이 이상한 것이겠죠.

그렇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도 해볼수 있을겁니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로써 생각되어져야 합니다.

작가는 열심히 취재하고 자료를 모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설이 팩트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도 정확한 팩트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흐름은

파악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럴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경제라는 것.

총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냉정한 세계.

 

예전에 이건범씨의 [파산]이라는 책을 보면서도 생각했고,

이 책을 보면서도 느끼는 겁니다.

 

'공정'이라는 덕목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은 것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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