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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인문학 읽기

 

인문학을 왜 읽는가? 그리고 읽어야 할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이 진부할지 모르겠지만 이는 어떤 책이 진정한 인문학이냐 란 얘기와 상통한다는 의미에서 너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김수영을 위하여』라는 책에서 강신주가 말했듯이 “사회와 인간 삶의 문제에 실천적 전망을 제공하고”, “사회가 가진 치명적 결함을 발견”하기위한 지적바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그건 읽어야 할 이유가 없는 책이 될 것이다.

 

쏟아지는 책들에서 이러한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책을 선별 한다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점차 선정이 신중해진다. 이번 달은 고심한 끝에 세 권의 책을 찾았다. 한 권의 직접적인 전망과 두 권의 간접적인 바탕이다. 한국인의 정신과 신체에 각인된 문화적 인식을 해부하여 오늘의 한국사회와 한국인들 자신의 결함을 직시하게 하는 것이 직접적 전망이고, 간접적인 지적 바탕을 제공하는 그 하나는 21세기 오늘의 인간과 시대적 배경의 원천이 된, 어떤 의미에서 인류의 사고에 대한 대 전환을 선언했던‘니체’의 사상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무심히 읽는 토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를 비롯한 문학의 정신에 대한 것이다.

 

일본의 젊은 철학자 사사키 아타루의 말처럼 넓은 의미로서의 문학(텍스트)은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천이고, 곧 혁명이다. 그래서 니체의 사상이, 나보코프의 문학비평이, 사회학자 정수복의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에 대한 고찰은 오늘, 지금의 우리와 우리사회를 보다 성숙한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도와줄 것이다.

 

1.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 정수복 著

 

오늘을 사는 한국인은 대개가 일제강점기 이후의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일 것이다. 일본이 이식한 서구의 근대문명을 시작으로 미국의 해양문화를 통해 근대화를 숙성시키는 과정 속에서 훈육되고 세상을 체험하며 살았다는 의미이다. 그것들은 현세적 물질주의, 가족주의, 연고주의, 민족주의, 국가중심주의 등등이란 모습을 하고 한국인들의 몸 속 깊이 각인되어 한국인만의 문화적 관점, 틀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것이 긍정적이기 만한 것이 아니어서 도처에서 심각한 결함의 신음소리를 들리게 한다. 그렇다. 이 책은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에 내재된 부정적 효과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당연하다고 보는 세계를 낯설게 봄으로써 이 사회가 지닌 치명적 문제들을 직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그러진 한국인과 그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그 극복 방법과 대책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2. 니체 극장 ; 고명섭 著

 

니체의 평전이다. 초인을 선언한,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알리고, 초인이 된 그 인간들이 이제 세상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있다. 이 니체라는 사람의 사상을 우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의 책을 읽어보았는가? 그의 난해한 사상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이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읽어야 하는가? 오늘의 우리들이 바로 그가 말함으로써 탄생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니체를 아는 것은 책을 읽고, 세상을 이해하는데 중대한 인문학적 배경이 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니체의 심층심리부터 그의 제반 저술들과 사상적 토대를 세심하게 해설한 이 책은 실로 고마운 저술이라 할 것이다.

 

 

 

3. 나보코프 러시아 문학 강의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著

 

책을 읽는 행위, 그것은 세상을 바꾸는 행위이다. 즉 실천적 전망을 제공하는 것이 책이요, 특히 문학이기 때문이다. 아마 톨스토이, 고골, 고리키, 토스토옙스키, 체홉 등 러시아 문학처럼 우리에게 많이 읽힌 문학도 없을 것이다. 한국인의 정서, 감성에 여하튼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는 이들 작가와 작품을 통해 문학의 정신을 알리려 하고 있다. 공리주의를 비판하고 때론 예술성을 강조하기도하며 문학답지 못한 것들에 신랄한 멸시의 비판을 하면서. 그리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세계의 모든 독자에게 자유로서의 문학을 해설하고 있다. 문학을 읽고 느끼고 탐닉하는 방법을 거장으로부터 제대로 배우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삶의 바탕을 이해하는 인문학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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