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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송경원 옮김, 채승병 감수 / 어크로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1. 얼마전에 영화 <버드맨>을 봤다. 레이먼드 카버의 책을 소재로 했다고 해서 찾아 봤는데, 생각보다 잘 만든 영화였다. 아니, 정말 맘에 든 영화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감춰진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그려냈다고 하는데, 독특한 카메라 촬영 기법 - 찾아보니 롱테이크 기법이라고 하는데, 하나의 쇼트를 길게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음... 버드맨을 보신 분은 무슨 의미인줄 아시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엑소의 으르렁 뮤비나 태양의 링가링가 뮤비를 떠올려도 될 것 같다. - 과 주인공의 독백과 환청을 통해 내적 갈등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었다.


일그러진 얼굴과 괴팍한 성질은 추락해버린 과거 히어로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을 성공시키기 위해 - 지나칠 정도로 - 집착하는 모습은 과거의 영광만을 되찾기 위해 발악하는 한 인기스타의 끝자락이었다. 넌 할수 있어라는 말인지, 넌 해야만 해라는 말인지, 아니면 난 예전처럼 될 수 있어라는 뜻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머릿속에 떠돈 질문들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주인공의 "자아"를 찾는 과정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정한 가족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 주변 환경 - 담배를 피우러 갔다가, 옷이 문틀에 끼어 반나체로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과 부족한 예산,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입지마저 위협하는 에드워드 노튼과 암울해 보이기까지 하는 전반적인 무대 배경까지... 이 모든 것을 톰슨은 해쳐 나가야만 한다. 하지만, 노튼의 돌출 행동으로 프리뷰는 - 이슈가 되었지만 - 엉망이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유명 평론가의 예고 혹평마저 듣게 된다. 결국 그는 무대에서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고 만다.


최근에 보고 있는 <프로듀사>에서 헤세의 <데미안>이 등장하고 있었다. 알을 깨고, 나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비단 청소년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참고로 영화 <버드맨>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했다고 한다. 내가 평가할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훌륭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2. 영화에 아카데미 상이 있다면, 경영학계에는 미국경영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논문상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매년 천편 이상이 투고되고, 그중에서 육십여편이 책에 실리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논문이 <Best Article Award>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번에 읽은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에서는 AOM에서 선정한 최우수논문 다섯편이 실려 있는데, 이를 통해 경영학도들에게는 논문 작성에 필요한 소스와 방법론을, 그리고 일반 독자(회사원)들에게는 직장 및 개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 방법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경영학의 연구 방법에는 통계학적 방법론과 케이스 스터디, 이렇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전자는 가설검증형 연구로 OO하면 OO일 것이다와 같은 가설을 수립한 후, 이를 통계 수치로 검증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광범위한 자료 수집에 적합하며, 저자는 이를 평균적인 화이트 스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후자는 소수의 사례에 주목하여 , 예측 불가능하고 발생가능성이 적은 사건의 분석과 시사점 도출에 적합하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블랙 스완의 모습에 가깝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다수의 우수 논문들은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도출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케이스 스터디를 두고 "다른 방법으로는 해명하지 못할 것들을 해명해주는 힘이 있다."고 소개하는데, 이는 통계학적 자료가 "상관관계"만을 보여주는데 그치는 반면, 케이스 스터디는 "인과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3.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쓰러져 가던 교회의 예상치 못한 부활극>이었다.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성공(?)한 교회의 사례는 "우선 작은 변화가 일어나면 그 변화를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이 작동하여 서서히 급진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결론을 보여주는데, 세부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이 사례는 복잡계 이론을 채택하고 있으며, 급진적인 조직변화는 창발적으로 진행됨을 보여주고 있다. 즉, 조직 구성원에 의해 자발적으로 창출된 아이디어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거쳐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며 서서히 진행된다는 것이다.

● 이는 작은 변화가 축적되고, 축적된 변화가 증폭되면서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 작은 변화가 증폭된 과정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작은 변화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그리고, 딱히 정해진 목표나 로드맵도 없었다. 끝으로 이 모든 변화는 환경과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더욱 증폭되었다.

● 당시 교회는 매우 절박하고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크게 흔들릴수록 오히려 문제는 또렷해진다고 한다. 저자는 마음과 같이 말한다. "불안정한 맥락에서는 작은 변화가 다른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 그 변화를 증폭시킨다."라고 말이다.

○ 이 사례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 무언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그렇다라고 생각하는 사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 관점을 갖고, 특별함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 언어는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자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리고 언어는 변혁에 의미를 부여한다.


4. 이 외에도 디지털화의 충격에 살아남은 신문사의 사례와 할리우드 스피치의 비밀도 시사점이 많은 논문이다. 전자는 계속되는 반복 실험과 사례의 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논리를 갖고 이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며, 후자는 현장의 중요성과 창의적인 협력자 관계 - 이 책을 읽는 대다수는 자신과 타인의 관계가 창의적인 협력자가 관계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은 숙련자와 초심자의 관계로 대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 를 유지하는 것이 창의성을 발현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네 번째로 소개된 의료 사례와 마지막 사례인 M&A 협상에 대한 부분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베스트 프랙티스의 전파 사례와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의 역할에 대해 조명한 논문인데, - 출판사와 저자를 위해 - 이 정도까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5. 마지막 장에는 <케이스 스터디>를 직장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속도와 시의 적절성이 중요하며, 특정적으로 제한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지,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조직이든 철저하게 확실성을 추구하다 보면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위험을 줄이고 거듭 실천해 나감으로써 가설의 정밀도를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이다. 끝으로 평균적 사고를 지양하고, 자신만의 지론을 향해가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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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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