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실전경제학 입문서
모셰 애들러 지음, 이주만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2월
평점 :
한 농부가 순무를 먹고 싶은 마음에 밭에 있는 것을 뽑으려 힘을 주었는데 뽑히질 않았다. 그는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순무는 뽑히지 않았다. 그들은 아들에게 요청했고, 딸에게 부탁했으나 여전히 순무는 뽑히질 않았다. 농장의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았지만 순무는 그대로 땅에 박혀 있었다. 암소와 돼지, 개한테도 도움을 청했지만 뽑을 수 없었다. 결국 마지막에 생쥐한테도 부탁을 했다. 그리고, 생쥐가 힘을 주고 나서야 순무가 뽑혔다.
여기서 생쥐의 한계생산성은 무엇인가? 생쥐가 없었으면 순무를 손에 넣을 수 없었을테니 순무는 몽땅 생쥐의 한계생산물이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 역시 하나라도 없었으면 순무가 뽑히지 않았을 것이므로 순무가 몽땅 그들의 각자의 한계 생산물이다. 결국 나머지 구성원이 없었더라면 순무는 뽑히지 않았을 것이므로 각 구성원의 한계생산물은 "0"의 값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순무를 어떻게 나누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에 충실한 결말을 내자면 누군가는 스미스와 리타도의 임금이론에 따라 "가장 큰 몫"을 챙겼을 것이다. (173페이지, 커다란 순무 이야기 요약 발췌)
■ 회계 동영상 강의, 점심. 그리고 맑은 어느 오후의 하늘
휴.... 드디어 회계원리 동영상 강의를 다 들었다. 이틀간 25강 정도를 몰아서 들었는데, 머리가 띵하다. 결산 일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어서 다행이지, 지난주나 지지난주였다면 머리가 아파 다 듣지 못할 뻔 했다. 그래도 다 듣고 마지막 장을 덮으니 기분은 개운하다. 이제 틈틈이 필기한 것을 보면서 복습만 하면 될 것 같다. 빨리 훑어보고 본격적인 문제풀이로 들어가야 겠다.
하.... 오늘 따라 날씨가 너무 좋다. 점심에는 선배와 같이 나가 중국집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맛집이라는 소문을 듣고 간 것인데 나쁘진 않았다. 여기 내려온 뒤부터는 먹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 거기다가 오늘 같이 좋은 날씨라면 더 좋고. 이런 날은 공원에 나가 책을 읽거나, 연인과 같이 길을 걷기만 해도 좋겠다 싶다.
■ 임금의 결정과 빈부격차를 통해 알아본 경제 원리
이 책은 현재 주류 경제이론과는 반대편에 서 있는 책이다. 그래서 한쪽으로만 치우쳐있지 않은 책이다. 소득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누군가의 고소득과 또다른 누군가의 저소득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이때에, 그것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경제적 사고의 불균형을 해소할, 사고의 축을 바로잡아줄 것으로 보인다.
초기 경제학에서는 경제적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또다른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었다. 벤담의 공리주의와 애덤 스미스의 이론이 그랬듯이. 하지만 언젠가부터 파레토 효율이라는 이론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엔 수많은 경제학자들의 논리와 가정이 더해지면서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 되어 버렸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구제책과 부의 재분배에 대한 논의는 "이건 파레토 효율적이지 않아" 라는 한마디에 의해 묵살되고 만다. 도대체 무엇이 더 효율적이란 말인가? 그리고 부자의 한계효용이 가난한 이의 한계효용보다 낮지 않을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복지 정책과 소득 재분배 정책이 보류되어야 하는 걸까? 열심히 노력해서 더 벌고, 저축하는 사람들의 땀방울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단지, 노동자보다 몇백배의 임금을 더 받는 일부 경영자와 불로소득으로 연명하는 일부 부자들에 대한 소득 배분이 적정한지 논의해 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에인 랜드의 <아틀라스>와 같은 설명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지금 우리에겐 그리고 세계에는 저자의 주장이 더 필요해 보인다.
다음장에 등장하는 임금 이론 역시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먼저 노동의 한계생산성을 통해 각종 이론을 전개하는 주류 경제학에 대한 반론이 매섭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임금을 결정짓는게 과연 옳은 것인지를 되묻는다. 아홉번째 장과 열번째 장에서는 그렇게 적용된 한계생산물이 실제로는 주류 경제학 이론과는 상충하며, 고전파의 임금이론과 부합한다는 실증 분석을 소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저자는 신고전파 및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며 고전학파 및 초창기 경제학에 대한 이론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끝으로 소득분배에 대한 적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도 많은데, 일부를 소개해볼까 한다.
생산은 팀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노동자 한 명, 관리자 한 명, 기계 한 대라도 각 주체가 기여한 것만 분리해 생산성을 평가할 수 없다. 생산과정만 보아서는 각 생산 주체가 생산물의 가치를 얼마씩 나눠 가져야 하는지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산에 기여한 주체들이 생산물을 얼마씩 분배해야 하는지는 누가 결정하는가? 현재 그 몫을 결정하는 사람은 경영자이고 경영자가 가장 큰 몫을 가져간다. 노동자와 주주는 이들 앞에서 무력하다. 하지만 바꿀 수 없는 이치는 아니다....
■ 책을 덮으면서
1장의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그게 경제에 이로운가?". 경제란 모름지기 사람들과 그들로 구성된 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경제가 이들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면 당연히 경제에 이로운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그게 경제에 이로운지를 고민하기 보다는 지금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할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