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경제학자라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1. 장하준 교수님의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와 팀 하포드의 <당신이 경제학자라면>을 같이 읽고 있다. 둘다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베스트셀러의 작가이기도 한데, 사회적 이슈와 트렌드의 중심에 서본 분들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책 내용 역시 비슷한 점이 많다. 먼저, 내용과 구성이 좋다. 친절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학의 전반적인 요소를 하나하나 잘 잡아주고 있다. GDP에 관한 설명과 거시경제사의 흐름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도 둘다 비슷한데, 심지어 소개되는 짤막한 이야기도 비슷하다. (2+2의 정답을 장하준 교수님의 책에서는 공산주의 체제와 GDP를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팀 하포드의 책에서는 수학과 통계학, 경제학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인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행동 경제학, 재무> 이슈들이 소개된 것도 그렇고...
하지만, 포커스가 다른 것 같다. 전자는 경제학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잘 정리해서 설명하고 있다면, 후자는 거시경제학(교과서)의 주요 이슈들을 평범한 소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또, 전자가 경제학을 통해 이를 세상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려 한다면, 후자는 거시경제학은 이런 것이다를 우리에게 이해시켜 주려 한다.(물론, 팀 하포드는 첫 장면에서 행동하는 - 더 정확히 말하면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 학자의 모습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긴 하다.) 마지막으로 전자는 기존 경제학의 흐름과 이론들의 문제점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 후자는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각종 경제학 의문들을 교과서적인 경제 이론으로 설명하려 한다.
요약하자면, 전자는 쉽게 이해될수 있도록 핵심을 간추림과 동시에 사회에 필요한 문제를 독자들에게 던져주고 있다면, 후자는 교과서의 거시경제 이론이 독자들에게 잘 이해될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애쓰고 있는 책인 것 같다.
2. 정말 재미있게 읽었을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학의 주요 이론을 설명할 때 필요한 유용한 팁을 많이 얻은 책이다. 특히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더록 설명한 부분이 그러한데, 돈을 태워버린 행위가 실제 가치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사실(물론, 무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다.)이나 URV라는 유령통화를 통한 회계단위와 거래단위의 구분등이 그 대표적인 예였다. 또 지출승수에 대한 설명도 좋았는데, 저자의 설명을 이해하고 경제학 수업시간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한다면 분명 교수님으로부터 "자네, 경제학 공부를 열심히 했구먼.."이라는 칭찬을 듣게 되리라 생각된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위기상황에서 효과적인 재정정책의 4단계도 좋았던 부분이었고.
하지만, 이렇게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의문점이 많이 남는 책이기도 하다. 먼저, 경기 부양을 위해 세금 환급보다는 정부지출을 늘리고, 소득세보다는 부가세를 감면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말이 옳은 것은 아닌 듯 하다. 세금 환급의 효과가 저축이나 수입품 구매에 쓰인다는 설명도 납득하기 어렵거니와, 정부지출이 반드시 제대로된 분야에 사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단기적인 효과가 필요한 시기라면 오히려 세금 환급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이를 통해 기본적인 소비에 충당할 것이므로 내수 진작과 소비심리 확대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줄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소득세 감면보다 부가세 감면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납득하기 힘든데, 부가세가 감면된다고 해서, 기업이 가격을 내리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혁신기업들은 이를 통해 기술향상이나 직원복지 향상 등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한계기업은 부채상환에 사용할 듯 하다.
이어서, 신고전학파, 통화학파에서 주장하는 준칙주의 부분에서 정부 정책의 신뢰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는데, 이 역시 해석에 따라 다양한 효과와 영향을 줄 것 같다. 통화정책의 룰을 정해서 기업과 국민들에게 신뢰감있는 통화정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수시로 변화는 상황에 있어서는 오히려 유동적인 정책이 옳은게 아닐까? 저자의 말처럼 타이밍을 놓친 정책이란 오히려 불황을 가속화시키니 말이다. 또 신뢰란 %를 지킨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정책을 이끌어가는 정부의 믿을수 있는 태도도 포함된다고 생각하는데, 선거전후가 다르고, 수시로 정책을 번복하는 정치인들이 입안한 룰이라면 과연 그것이 신뢰감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기존GDP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측정치를 만들어보자는 주장에 대해서 저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불만스러운 부분중의 하나다. 기존 GDP의 약점만을 물고 늘어지는 일부 세력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임은 잘 알겠지만, 경제학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고, 또 경제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다고 믿는 것 역시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환경회계, 지속가능한 경제, 행복GDP에 대한 연구와 성찰을 통해서 거시경제학은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저자 역시 은행과 연관된 경제 이슈, 행동경제학, 그리고 복잡성이론을 통해 기존의 경제학을 더 발전시키자고 말하고 있긴 하지만 이 외에도 추가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된다.
3. 끝으로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거시경제학의 본질과 경제학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인 듯 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