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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모털리티 - 나이가 사라진 시대의 등장
캐서린 메이어 지음, 황덕창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움찔했다. 10대 후반부터 죽을 때까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이 소비하는 사람들을 어모털 족이라 일컫는다고 한 부분을 보면서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 있는 듯 했다. 가령 - 중간 중간에 쉰 적은 있었지만 - 계속해서 책읽기. 때때로 서점에 들렸다가 사무용품 구경하기. 마지막으로 따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항상 무언가를 할 것까지. 22페이지에 적힌 "빡빡한 일정을 짠다. 그는 절대로 쉬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마치 나를 보고 말하는 듯 했다.

 

 

 

이 책은 새로운 인구문화적 트렌드인 어모털리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어모털리티란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신조어인데, [나이의 혼란]을 시작으로 [과학의 도구]에 이르는 총 8장의 구성을 통해서 어모털리티 현상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메릴 스트립과 우디 앨런, 그리고 그의 할머니와 같은 어모털 족과 과학적 근거 및 생명공학 트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하는데, 생각보다 꽤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했다.

 

사회상을 분석하고, 새로운 경제적 현상을 소개하는 책들이 으레 그렇듯이 결코 정답은 아니며, 저자의 주관적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아직 정식으로 인정받았거나, 주류로 받아들여지는 이론도 아니므로 이를 정답처럼 인식해서는 곤란하다. 그러기에 이런 책을 읽을 때는 한번 쯤 체로 걸러주는 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내용중 공감과 비공감(틀렸다고는 생각치 않는다.)으로 나누어 소개해 볼까 한다.

 

공 감

 

ㅇ 앨런은 죽음이 자신의 삶에 침입하는 사태를 최고화하기 위해서 빡빡한 일정을 짠다. 그는 절대로 쉬지 않는다.

ㅇ 은퇴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다. 은퇴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이 중요한 것이다.

ㅇ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 앨렌 랭거는 젊음을 유지하는 것은 마음의 상태임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ㅇ 아시다시피 태어난 해로 계산하는 나이가 있고, 생물학적 나이가 있는가 하면, 심리적 나이가 있죠.

 

이들은 어느누구보다도 자기계발의 구호를 책속의 문구로 남겨두는 게 아니라, 삶의 일부로 만든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그들은 주류와는 동떨어져 있는 듯 하다. 가령, 사람들이 바라는 여유와 - 미디어와 대다수의 사람들이 술집에서 나누는 이야기 속의 -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은 일벌레처럼 보일 수도 있겠고, 무언가 특이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잘 보면 그렇진 않다. 나이와 편견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높이려는 노력속에서 삶이 주는 선물을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늙어서까지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한다. 젊은이들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항상 혁신을 가까이한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에서 벗어나있지만 사랑에 대한 마음만큼은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런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마인드로 항상 문제를 해결하려는 역동적인 시각을 갖춘 사람들이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점도 있다. 기존의 가치관과의 충돌로 인한 혼란과 여전히 사회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해자로 인한 부적응, 그리고 앞에 나열된 행동방식이 지나칠 경우 나타나는 문제점까지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 장마다 상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책을 참조해도 좋을 것이다.

 

비 공 감

 

ㅇ 라엘리언에 의해 설립된 클로네이드라는 회사는 나이가 들고 죽음을 맞이하는 불행한 운명에 대해 더욱 급진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ㅇ 이러한 경향의 근본 원인은 실업률이 늘어나고 적당한 거처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며, 어모털리티 역시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바로 생명공학적 수명 연장과 수술을 통한 젊음 찾기에 대한 설명이었다. 페이스리프트 시술에 관한 부분이라든지, 정자은행에 대한 설명은 아직까지 내가 생각하는 사고관으로는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저자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 찬성을 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것들을 어모털리티 현상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므로 거리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또 신흥종교의 융성과 기존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탈출러시에 대한 부분도 아직까진 국내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듯 했다. 이 책을 통해 아모털 족이라는 새로운 고객군을 정의내리려 한다면,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마 무 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설명하고 있는 상당수는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트렌드의 일부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나이를 잊은"이라는 문구는 모든 산업에서 통용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잊게하는 화장품, 미용 기술, 동안 열풍. 나이를 잊은 열정, 도전 정신, 아웃도어 활동. 나이를 잊게 하는 라이프스타일, 패션, IT기술. 나이를 잊은 채로 서로 공존하는 세대간의 융합까지...

 

책을 읽으면서 "어모털리티"란 장점과 단점이 묘하게 결합되어 있구나란 생각을 했다. 자칫 멈추지 않는 기관차처럼 돌진할수도 있고, 지나친 열망으로 인한 문제점도 있을 수 있다. 반면에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것처럼 착한 소비에 누구보다도 먼저 앞장설수 있고,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마주할 용기를 가진 사람들일 수도 있었다.

 

저자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이슈가 되리라는 점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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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5 1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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