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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파산하는 날 - 서구의 몰락과 신흥국의 반격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이렇게 시기적절할 수 있을까? 6월에 출판된 담비사 모요의 "미국이 파산하는 날"은 마치 몇달뒤를 예견이라도 하듯이 우리에게 강한 포스를

전달한다. 물론, 원제는 이 제목이 아니겠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이 책을 출판하고 마케팅한 회사측에서는 그러한 요소도 고려하여

출판했으리라 짐작된다. 2000년 부터 지속되어 온 미국 경제의 폭락설과 모기지 서브프라임과 같은 일련의 사태로 이미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되었지만, 이번 경우는 그러한 불안감이 표출된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의 경제가 하락세임은 분명하지만 중국과 같은 신흥개발국이 그 위치를 차지할 지, 아니면 유로, 아시아, 북미의 다극체제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인 것 같다. 중요한 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미국 경제의 위상 하락의 원인과 그 과정을 분석하고, 미국이 다시 일어설수 있을지를

알아 봄으로써, 이를 통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나라들에게 조언이 될수 있으리란 점이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중요한 경제학적 개념이 두개 등장한다. 레버리지 효과와 자산 = 자본 + 부채 로 표현되는 기업가치의 이해와 기술경제학에서

논의되는 총요소생산성과 GDP 공식에 관한 설명이다. 경제학과 출신이라면 이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것이고, 비 상대 출신이라면 처음 듣는

개념이 생소할지 모르겠다만, 저자가 충분히 자세하게 또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이야기해주고 있기에 이 책으로만으로도 두 개념의 기본적 가닥을

잡는데는 무리가 없을 듯 하다.

 

특히 기업가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왜 자본과 부채를 가진 이들의 위험성향과 자본시장에서 보여주는 행동 패턴이 다른지를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이 책을 읽는내내 서브프라임 사태 및 위험 선호 성향으로 인한 경제위기의 심화를 설명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기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꼭 이해하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기업가치 EV = 주식 기대가치 EQ + 부채 기대가치 ED

 

특히 주식과 채권의 가치를 콜옵셥과 풋옵션에 빗대어 설명하면, 더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이부분은 파생상품론 또는 재무관리를 직접 읽어보

는게 더 도움이 될듯하다.

 

**

저자가 말하는 미국 경제 문제의 단면은 먼저, 빚을 통해 이루어지는 소비사회라는 것이다. 생산된 재화, 소득을 기반으로 하여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래에 발생할 소득을 근간으로 하여 할부 금융을 비롯하 각종 대출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인의 평균 저축률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한데, 아시아 국가보다 저축률이 낮고, 심지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경제 성장의 간다한 모형을 이해한다면, 서민들의

저축을 바탕으로 축적된 자금력을 이용하여 기업의 신규투자 및 정부의 인프라 건설이 이루어져야 하건만, 이러한 매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에서는 한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하 소비의 질이다. 장래의 부를 미리 앞당겨 시기적절한 곳에 미리 사용하여,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동력과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데

일조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의 대부분이 미국 가정이 주택을 소유하는데 사용하고 있으며, 명품 소비, 오락, 엔터테인먼트

등에 소비되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소개한 사례처럼, 미국의 한 지역에서 몇십년간 노후된 교량 및 도시 인프라의 투자는 없었던 반면, 야구장 및 미식축구장의 신규 건설은 5건이나 있었다고 하니, 너무나도 비교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오락, 연예, 도박 산업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과연 한 나라의 성장을 위해서

또 한 국가의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고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것 같다.

 

특히 저자는 그러한 대안으로 미국 경제에서 R&D 분야에의 투자를 늘리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쉽게 따라잡히는 기술적 요소에서

벗어나 아이디어와 사회적 자본을 함축시킬수 있는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투자를 늘려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세계적 리더쉽을 회복하자는 논리였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

저자는 책의 중간중간에서 잘못된 노동배분의 문제와 총요소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독점적기술,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한다. 가령, 일부

연예이이나 운동선수에게는 천문학적이 보상금이 배분되는 반면 농부,어부 및 의료, 기술분야에는 턱없는 보상이 이루어지는 문제같은 것들 말이다.

한때 유럽이 세계의 선진국이 되었던 시기에는 역사적으로 기억될만한 산업혁명의 기술진보가 엄청나게 이루어졌음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굴,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기업을 통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지속적으로 추락한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프론티어 정신과 세계 최고의 교육, 연구기관의 존속, 그리고

막강한 군사력이 있기 때문에 아직 그 힘을 유지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원유 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도국의 석유회사(아람코, 페트로나스, 페트로브라스, 베네주엘라 국영 석유회사 등)와

중동, 아시아 화교 자본의 국부펀드 등의 등장은 미국에게 위협을 가하는 요소라는 생각을 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미국에게 닥칠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하에 나열하고 있는데, 어느 것이 정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세계 경제의 방향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들이라는 점에서 주의 깊게 읽어보면 좋을 거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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