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클래식 수업 6 - 베르디․바그너, 역사를 바꾼 오페라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6
민은기 지음, 강한 그림 / 사회평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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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처한 클래식수업6

 : 민은기

 : 사회평론

 : 2021/12/01 - 2021/12/07


시리즈로 계속 읽고 있는 책..

강의형으로 쓰여있어 두께에 비해 빠르게 읽히고 쉽게 이해된다.

이번 주제는 오페라고, 주인공은 베르디와 바그너다.

학교다닐때 아리아를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술자리에서 노래 부르라고 하면 아리아를 불러 분위기를 쎄하고 만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때 들은 아리아들이 정말 유명했던 노래들이었다. 

아마 그 친구는 오페라계의 유행가를 불렀던 건데 무식한 나는 그걸 알아보지 못했던 것.

베르디 오페라와 아리아는 워낙 유명해서 광고로도 나오고, 라디오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바그너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의 가슴을 뛰게하는 음악이라서 그런지 영화음악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다.

너무나 멋진 음악을 만든 두 사람이지만, 베르디는 나에게 사랑을 받고, 바그너는 나에게 저주를 받는다.

아무래도 그 삶이 문제이기 때문.

저자는 상당히 미화해가면서 쓰긴 했지만 인종차별주의자인데다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도 떳떳했던 바그너를 보면, 수많은 민간인들을 총칼로 죽이고 대통령이 되고 이후에도 사과없이 호의호식하다 죽은 전두환을 생각나게 한다.

이정도로 저주받을 인간에게 신은 엄청난 재능을 듬뿍 부어주어 온 세상 사람들을 유혹할만한 음악들을 만들어내게 했다. 참 아이러니다.

반면 베르디는 정말 좋은 품성을 가졌다. 

음악만 아름다운게 아니라 이탈리아의 통일을 위해서도 큰 역할을 한 베르디. 

이런 두 사람이 한 시대를 살았다니... 19세기는 정말 다채로웠던 시대다. 



p20 저는 공간이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이 화려한 장식들은 파리 시민들이 얼마나 오페라를 귀하게 대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p37 이렇게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까지 세명의 벨칸토 작곡가는 각자 다른 개성으로 오페라의 아리아를 일반적인 가곡과는 전혀 다른 경지로 만들었습니다.

p53 베르디는 작품에 사람들이 원하는 열정과 위로를 담았고 이탈리아 전체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빵을 주듯이 먹여주었다. 그의 음악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달콤하고 풍부한 맛을 지닌 음식 같은 생명의 원천이었다"라는 평을 들을 정도였죠

p69 바그너의 어머니는 재혼 시점에 이미 바그너의 동생을 임신 중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가이어가 바그너의 친부가 아니냐고 추측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가이어가 어린 바그너를 유독 아꼈기 때문에 그 추측이 더 힘을 얻었죠

p82 바그너가 어려서부터 돈만 생기면 책을 샀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p120 스피넷을 고쳐주러 수리 기사가 왔다가 꼬마 베르디의 연주 솜씨에 놀라 수리비를 받지 않고 작성한 명세표 같은 쪽지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p140 우리나라에서도 합창을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독재 정권에서 합창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제가 어렸을 때는 동네마다 합창 대회가 열리곤 했죠. 사람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데에는 합창만 한 게 없습니다. 하나 된 구호에 음악의 힘을 더한 거니까요

p156 바그너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은 여성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해 구원받아요. 바로 그 점이 현대에 들어서 크게 비판받는 거고요

p186 바쿠닌은 유럽에서 일어난 혁명 대부분에 개입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강한 인사였어요. 마르크스의 라이벌이었다고 평가될 정도죠. 원래 러시아 귀족 출신인 바쿠닌은 베를린에서 독일 철학을 공부하다가 사회주의 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p203 바그너는 인간이 충족되지 않는 욕망에 의해서만 자극받는다는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음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무한 선율로 구현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음악이 바로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거예요

p212 피아베와 베르디는 정말 잘 맞는 콤비가 됐습니다.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피아베는 완벽주의자 베르디가 계속 대본을 고쳐달라고 하면 군말 없이 몇 번이라도 다시 써줬어요. 두사람은 이후 20년 동안 함께 작업했습니다

p236 1848년 1월 이탈리아반도의 시칠리아에서 시작된 투쟁은 전 유럽으로 퍼져 2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시민들이 루이 필리프를 몰아냈고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페르디난트 1세가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p264 바그너는 마틸데에게 바치는 작품이라면서 대본을 바로 마틸데에게 보여주었죠. 마틸데는 매우 감동해 흐느껴 울었다고 해요. 그러고는 답례로 시 몇 편을 지어 바그너에게 선물합니다. 바그너는 그 시에 노래를 붙여 앞서 들려드린 베젠동크 가곡을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베젠동크 가곡 중 온실에서와 꿈은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2막과 3막에도 등장해요

p273 불협화음 자체가 불안함을 주는 게 아니라 그 불협화음이 안정적인 협화음으로 이어지며 해결되지 않아 불안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트리스탄 코드 다음 라 음으로 가서 협화음을 만들었다면 이 불안이 해소될 수 있었을텐데 바그너는 이 다음 곧바로 라#음으로 넘어가요

p275 우리로서는 서로가 어떤 감정이었는지 그 속 마음을 정확히 알 수는 없죠. 어쨋든 바그너에게 사람들을 현혹할 만한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건 분명합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긴 했지만, 오토 베젠동크는 누구보다 바그너의 재능을 잘 알았던 열렬한 후원자이기도 했고요

p334 리골레토에서부터 라 트라비아타에 이르기까지 베르디의 작품이 광대, 집시, 성매매 여성 등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거대한 신화를 만들려고 한 바그너와 비교가 되는 지점이니까요

p352 니스는 샤르데냐 왕가의 근거지였어요. 그런 니스를 내주고 군사 원조를 받았다는 점에서 통일을 향한 에마누엘레 2세의 의지가 엄청나게 강했다는 걸 알 수 있죠

p360 가리발디는 이후 모든 국가 요직을 사양하고 공화국이라는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어요. 만약 가리발디가 없었다면 지금가지도 이탈리아는 통일되지 않은 채 두 개의 국가로 남아 있었을지도 몰라요. 이게 아직까지도 가리발디가 이탈리아 사람에게 존경 받는 이유지요

p413 그동안 베르디가 만들었던 오페라들은 선율이 감미롭고 이야기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작품이었죠. 이번에도 관객들은 그런 걸 기대했는데 작품이 예상과 달랐던 겁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냥 베르디적이지 않다고만 한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바그너적이냐고 불평했다는 거예요

p417 이집트 문물에 대해 당대 프랑스인들이 가졌던 태도는 확실히 모순적이라 할 수 있죠. 오귀스트 마리에트가 이집트에서 발굴한 유물들이 오늘날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이집트 전시관을 꽉 채우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p427 거장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남의 생각을 기꺼이 수용한 베르디에게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남들에게 따라쟁이라고 조롱당할 걸 알면서도 유연하게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을 테니까요

p449 니벨룽의 반지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복수입니다. 그건 바그너의 인생관이기도 했죠. 절대로 잊지 않는 것

p454 바그너는 반지 동기를 뒤집어서 저주의 동기를 만든 겁니다. 앞으로 나올 모든 저주가 결국 반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거예요

p482 이로써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지 못하게 된 여신들은 이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무대에서 쓸쓸하게 퇴장합니다. 지금부터 세계의 운명은 인간의 손에 달린 것이죠

p506 1882년 2회를 맞은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파르지팔이 공개되자 지나치게 종교적인 분위기에 난색을 표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파르지팔이 아무리 경건한 척 성직자 복장을 하고 있어도 성적 충동에 대한 찬가일 뿐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죠

p530 팔스타프는 희극이지만 생각 없이 웃기기만 한 작품은 아니에요. 무대 표현과 음악의 구성도 아주 훌륭한 데다 인간이 남몰래 품고 있는 비밀과 욕망을 드러내는 대사들도 있습니다.

p553 뮤지컬의 발상지이자 20세기 뮤지컬의 발전을 주도했던 곳은 뉴욕이에요.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뉴욕에 수많은 뮤지컬 전용 극장들이 앞다퉈 생겨나며 하나의 거리를 이루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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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클래식 - 그 속의 작은 길들을 천천히 걸으면서 내가 겪은 순간들을 꽤 소중히 여겨왔다 아무튼 시리즈 40
김호경 지음 / 코난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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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클래식

 : 김호경

 : 코난북스

 : 2021/11/23 - 2021/11/28


'아무튼 ~~'이라는 말로 시리즈 책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의 한 권을 골라 읽었다.

에세이였다.

작곡과를 나온 저자는 클래식 잡지 기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대학원을 다닌다고 한다. 

모차르트나 장영주 같은 영재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나는 클래식 하면 천재들이 하는 분야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처럼 귀에 듣기 좋은 클래식 정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클래식이라는 분야는 엄청 높은 존재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어보면 꼭 그런것 같지도 않다.

클래식을 공부하는 사람이 클래식을 안듣는다는 말을 할 정도라면 왜 클래식을 전공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에세이답게 클래식에 대한 생각을 특별한 주제없이 펼쳐놓는다.

가볍게 음악을 들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이 시리즈의 책들을 좀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10 졸업을 앞둔 시점이 되면 허공에 붕 뜨듯 홀로 멈추게 된다. 그때쯤 되면 들어주는 이는 줄고 매일매일의 연습도 의미를 찾기 어렵다. 송아처럼 뜨겁게 좋아하는 마음이 없다면, 준영처럼 연주 요청을 꾸준히 받는 게 아니라면, 지속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p21 이제껏 배운 모든 이론은 몽땅 내다 버려라, 최대한 귀에 낯설고 어렵게 음 조직을 만들어 그걸로 곡을 쓰면 된다, 이 정도로 음렬주의를 이해하고는 말도 안되게 음악을 썼다

p24 드라마 밀회의 오혜원이 손열음을 두고 했던 유명한 대사를 바로 여기서 언급할 수 있겠다. "손열음이 대단한 건 뜨거운 걸 냉정하게 읽어내서야. 그래야 진짜 뜨거운 게 나오지"

p29 하나는 클래식을 공부한 집단, 다른 하나는 클래식을 자주 듣는 무리다. 클래식을 공부했고 클래식을 자주 듣는 사람은 없다. 클래식을 자주 듣는 사람은 반드시 클래식을 공부하지 않았다

p38 얼마전 어려운 책을 읽다 '룸펜 인텔리겐치아'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룸펜은 직업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독이러, 인텔리겐치아는 지식인이다. 그러니 놀고 먹는 지식인이라는 뜻. 사전에서 듯을 찾아 읽고는, 오 이제부터 내 꿈은 룸펜 인텔리겐치아다, 생각하다 스스로 한심해 기가 막혔다

p47 피아노 소나타 B단조는 기세등등하게 역동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구조적으로도 통일감을 잃지 않아 완성도가 뛰어나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이 곡을 연주한 녹음 기록을 듣자면 피아노라는 악기가 가진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다

p49 잊지 말아요. 오늘 밤 무슨 일이 벌어지든 우리는 연주를 마치고 나가서 멋진 저녁을 먹을거라는 걸. 우리는 실수하면 모두 죽게 되는 비행기 조종사는 아니잖아요

p53 영화 안에서 번스타인이 비유하듯 음악이라는 우주의 질서를 발견하고 이를 세상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그러니 음악가는 더 많이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고 웬만하면 고립되어야 한다

p54 그 안에서 수학적 논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제가 되는 첫 곡을 시작으로 30개의 변주가 이어진 후 다시 첫 곡을 반복하며 끝마치는데 16번 변주곡을 기점으로 음악적 대칭을 이루고 있고, 카논 형식을 취하는 세 번째 변주마다 두 개 성부(양손) 사이의 음정이 1도씩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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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김영대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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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 김영대

 : 문학동네

 : 2021/10/08 - 2021/10/11


재미있을 것 같아 읽기 시작한 책인데 내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아이돌들이 나오기 때문에 재미있어야 하는데 우선 재미가 없었다. 

아이돌들에 대한 평론가적인 분석이다 보니 이해도 안가고 공감도 잘 가지 않았다.

내가 보는 아티스트란 노래와 가수의 정체성이 된 존재다. 

자신이 부르는 노래 또는 그 리듬대로 살아가거나 삶의 지향하는 바가 일치하는 사람을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그외에는 그냥 상업가수다. 상업가수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노래 잘하고 춤이나 퍼포먼스가 좋아서 그걸로 돈을 버는건 정말 좋은 일인까...

그러나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건 내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10명의 아이돌들이 나오는데 사실 상당부분은 잘 모른다. 

그러나 아는 가수들을 가지고 유추해볼 때 충분히 분석대상이 될만큼 멋진 아이돌들일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의 소나타 형식도 음악으로 들을 수도 있지만, 수학적으로 분석해서 그 구조를 파악해나가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분석 툴을 알고 있으면 음악을 드는 귀도 더 넓어질 것 같다. 

덕질도 알아야 한다고, 자신의 가수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하고 찬양하는지 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안나와 아쉽다. 하긴.. 이젠 옛날가수네..


p14 이들은 단순히 히트를 위한 곡보다는 차별화된 세계관이나 예술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곡, 당대의 트렌드를 리드할 수 있는 곡,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어울리는 곡을 내세워 시장에서 승부를 건다

p56 이들은 장난스럽고 틀에 속박되지 않은 반항적인 악동 이미지가 아닌, 시작부터 모든 걸 다 갖춘 화려하고 자신감 넘치는 걸그룹의 이미지를 들고 나왔다

p68 그 소소한 디테일은 그 차이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그러니까 조금 더 높은 예술적 경지를 감상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만 더 매력적인 것으로 빛을 발한다

p84 풍선껌을 뜻하는 버블검이라는 단어에는 달콤한, 쉬운, 안전한, 가벼운, 어린... 이라는 식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쉽게 듣고 흘려버리는 유행가이자 십대 이하의 저연령층을 공략한 음악, 그 어떤 가수가 불러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프로듀서 중심의 음악, 밝고 유쾌한 사운드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p164 데이식스에게 밴드라는 형식은 음악을 연주하고 대중에게 자신들을 내보이는 하나의 방법론에 불과하다

p184 그의 보컬은 흑인을 떠올리게 할 뿐 아니라 때로는 그들을 능가할 기량을 보여주었지만, 기술적인 감탄의 대상이 될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음악적인 존중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p222 스물셋이야말로 아이유다. 나는 늘 아이유의 가장 매력적인 면모는 리드미컬한 곡의 그루브 사이에서 빛난다고 생각했다

p256 유럽계, 아프리카계, 그리고 라틴계가 그것인데,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거나(사실은 일방적으로 도둑질을 당하거나) 새로운 혼종을 만들기도 하면서 미국 대중음악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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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클래식 -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
안우성 지음 / 몽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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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의 클래식

 : 안우성

 : 몽스북

 : 2021/09/18 - 2021/09/23


바리톤인 저자가 쓴 음악 에세이..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음악가들의 이야기로 엮여 있어 음악가 에피소드 모음집으로 봐도 될 듯하다. 각 장마다 끝에는 음악가와 연관있는 앨범이 유투브와 함께 소개되어 있다.

요즘은 유투브 없으면 책만들기도 쉽지 않을것 같다

저자가 성악가라서 그런지 작곡가 뿐만 아니라 성악가에 대한 내용도 많이 나온다.

사실 작곡가들은 조금 알아도 성악가까지 알만한 수준이 아니라 얼마나 유명한 분들인지 나는 잘 모른다. 

베토벤 소나타면 나에겐 그냥 베토벤 소나타지, 손열음이 했든, 임동혁이 앴든, 짐머만이 했든 다 잘하는 연주일 뿐이다. 하지만 연주가에 따라 같은 음악이라도 꽤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하루빨리 연주자까지도 골라서 듣는 수준이 됐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는 여러 성악가들이 나오는데 저자가 너무 칭찬을 많이 해서 꼭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려서 집에서 들은 음악이 결국 그의 인생을 바꾼것 같다. 역시 어릴 때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도 음악을 즐기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1% 음악은 소름이고 오글거림이다. 알고 보면 우리는 결국 소름끼치고 오글거리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 예술을 찾는다

4% 디스카우는 독일 가곡의 딕션, 정확하고 유창한 발음 하나하나에 예술의 숨을 불어넣어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독일어의 아름다움을 끌어냈다

4%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는 1828년 작곡되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 겨울나그네와 함께 슈베르트의 3대 가곡집으로 일컬어진다

7% 영감의 표현은 균형과 조화가 어우러진 형식 안에서 세련미와 우아미를 자아낼 때 비로소 의미 있는 것이며, 그럴 때 비로소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믿었다

8% 난 아직 매일, 조금씩 실력이 좋아지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당시 그의 나이는 95세였다

9% 1947년 스페인 내전이 결국 프랑코의 승리로 끝나자 카살스는 "프랑코가 스페인을 지배하는 한 공개 연주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프랑코 정권을 승인한 모든 나라에서도 연주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한다

10% 아침에 일어나면 피아노로 가 바흐의 프렐류드(전주곡), 짧은 소곡의 푸가(하나의 주제가 나타나면 다른 성부가 모방하며 대위법에 따라 쫓아가는 악곡형식) 중 두 곡을 골라 연주하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집에 내리는 감사와 축복의 표현이었으며 매일매일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문과도 같은 것이었다

20% 겨울엔 겨울 그대로의 쓸쓸함에 온전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 1시간 20분 동안 쓸쓸한 겨울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곡이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다

21% 이방인으로 와서 이방인으로 떠나가네로 시작하는 가사는 그 소녀는 내게 사랑을 얘기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결혼을 얘기했었지로 이어지며 사랑을 잃고 먼 길을 떠나는 남자의 애잔한 마음을 표현했는데, 아리게 아픈 겨울날의 풍경과 처절하게 혼자가 된 한 남자의 마음 상태가 저절로 그려진다

25% 사람의 음악적 취향은 33세 이전에 결정된다고 한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는 좀체 새로운 음악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쉽게 흘려버리고 만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였다

26% 음악은 관대하다. 시간문제일 뿐 끊임없이 두드리면 마음을 열어준다. 좀처럼 친해질 것 같지 않은 아주 낯선 음악이었지만 훈련을 반복하자 어느새 친숙해졌고 극과 음악의 흐름에 익숙해지자 보편적이지 않아 어렵게만 보였던 리듬과 화성이 어느새 아름답게 들리기 시작했다

33% 오페라 극장에서 신입 전속 가수는 그야말로 을 중의 을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맞는 역할이나 원하는 역할을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34% 이탈리아 스타일의 시원시원한 테너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카우프만에 대해 "목소리가 성대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다"라며 비아냥대고, 또 그의 잘못된 발성 때문에 성악가로서의 수명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우프만은 보통의 오페라 가수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 내며 1위 테너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36% 문화의 일은 장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다리로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라 말하는 그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47% 한 작곡가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현악 사중주를 이해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의 말이다

50% 수십 년간 노래해 온 성악가가 도레미파솔파미레도를 30분이나 반복하며 웜업을 하는 일은 흔치 않다.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지루한 발성 연습도 초심자의 마음으로 성실하게 반복했던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다

54% 이탈리아 전역의 주요 장소에는 독재자의 초상화가 걸렸지만 "저 더러운 자식의 사진으로 스칼라 극장을 더럽힐 수 없다"며 용감히 저항하기도 했다

58% 1897년 카루소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의 로돌포 역을 위한 오디션을 받으러 골도나 극장을 찾았다. 이때 피아노에는 오페라 나비부인, 투란도트로 유명한 위대한 작곡가 푸치니가 앉아 있었다. 직접 반주를 한 푸치니는 카루소의 노래를 듣고 난 후 피아노에서 벌떡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 "누가 당신을 나에게 보냈소? 신께서 보냈소?"

60% 사랑하는 연인에게 부르는 듯한 애절한 뉘앙스의 이 곡은 실은 '총리님께서 부디 나폴리를 다시 찾아주시기를 바란다'는 아부의 마음을 담은 곡인 것이다

64% 생상스는 작곡가로서의 명성만큼이나 천재 오르가니스트로도 유명했는데, 기교파 피아니스트 리스트는 생상스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오르가니스트다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널리 알려진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에 나오는 결혼 행진곡을 오르간으로 편곡한 사람이 바로 생상스다

67%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격의없고 옆집 아저씨 같은 거장의 모습이 이들 문화권에선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런 사람들 덕분에 내가 공부하는 교정이 진정한 예술의 전당처럼 여겨졌다

71% 슈만은 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이고 그 최정점에 자리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 자신이 낭만주의 음악의 문을 연 주인고일 뿐만 아니라 대표 작곡가이며 그의 일생 또한 낭만주의적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

78%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힌다

85% 성악가처럼 진지한 기량을 뽐내고 싶다면 강 건너 봄이 오듯을 추천한다. 이 곡은 KBS라디오 FM 신작가곡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소프라노 조수미가 앨범으로 발표하면서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87% 대식가로도 알려져있는 바흐는 외향적이고 친화력도 좋아 늘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며 춤추기를 좋아했다

87% 날씨가 좋은 계절엔 야외 광장에서, 추운 겨울엔 커피 하우스에서 모두에게 개방된 열린 음악회를 약 600회나 열었다고 한다

90% 전 세계 공통으로 음대생이라면 누구나 화성법을 배워야 한다. 화성법이란 이상적인 음의 조합과 배열을 공부하는 것인데 드뷔시는 화성법의 규칙에서 벗어난 화음과 조합을 좋아했다

91% 드뷔시는 인상주의 회화의 작법이 음악에서 더 아름답고 깊이 있게 표현될 수 있다고 확신했고 신비스러운 무의식의 시계,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찰나의 순간들을 꿈을 꾸는 듯한 음악으로 그려낸다

93% 작은 무대라도 초라하지 않게, 무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더 세련된 접근법이 필요하고, 관객들은 연주자를 향한 격려와 함께 관람매너도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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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 천상의 음악
존 엘리엇 가디너 지음, 노승림 옮김 / 오픈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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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바흐, 천상의 음악

 : 존 앨리엇 가드너

 : 오픈하우스

 : 2021/06/20 - 2021/09/06


바흐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산 책..

집에 배달된 책을 보니 미주를 포함해서 1000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책이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차근차근 읽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깊어 고생했다.

바흐의 전기라기보다는 바흐의 음악의 완성도와 악보에 대한 설명위주로 되어 있어 더욱 어려웠다.

악보를 읽을 줄은 알지만 악보의 전개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왜 아름답고 이런 주제와 선율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었으면 그나마 이해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읽다보니 음악을 들을 수 없어 작가의 설명이 마음에 막 와닿지는 않았다.

주변환경이 그렇게 어려웠음에도 음악을 향한 바흐의 열정과 음악의 완성도는 바흐가 왜 바흐인지를 설명해주는 것 같다.

저자는 바흐도 인간이었고, 실수도 많았음을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내 눈에는 , 어떤 환경하에서도 굴하지 않는 바흐의 위대함만 눈에 띈다.

너무나 두꺼워 다시 읽을 엄두가 나지는 않지만 음악을 들으며 저자의 설명을 다시 들어보고 싶다. 

나의 일천한 음악지식이 한스럽다. 


p20 그가 남긴 글 중 상당수는 교회 오르간 연주에 관한 상세한 기록과 썩 훌륭한 제자들을 위한 추천서로, 재미없고 난해한 내용이다. 그다음으로 많은 내용은 시청 공무원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으로, 자신의 근무여건과 불만스러운 보수를 가지고 끝없이 물고 늘어지고 있다.

p27 이 책의 목적은 작품 속 인간과의 조우에 있다. 따라서 이 책이 지향하는 바는 전통적인 전기와는 매우 다르다. 똑같은 경험과 똑같은 느낌을 다루면서 이 책은 작곡행위가 바흐에게 실제로 무슨 의미였는지 독자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p43 내 속은 분노로 끓어올랐다. 어린 시절부터 알아왔던, 이 놀랄 만큼 기쁨에 찬 음악을 어떻게 이토록 점잔만 빼고 창백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을까?

p57 바흐 부고 기사에 수록된 그의 미출판 작품 리스트는 그의 아들과 제자들이 그의 칸타타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려준다. 그들은 바흐 작품 중 총 다섯 편의 주일 및 축일을 위한 교회음악 전곡집을 부고 기사 제일 상단에 올렸다

p95 이처럼 미신과 계몽은 대학도시 안에서도 계속 공존했으며, 지동설과 기계적 세계관이 작센의 일반 시민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살펴볼 학교 교육 침투하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p121 바흐 왕조의 근원과 발전 과정을 복원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런 남성 편향성과 선택적 접근을 완전히 피해갈 수 있다.

p135 암브로지우스의 음악적 다재다능함, 자신의 재능에 대한 대쪽 같은 믿음, 그리고 기교적으로 정진하고자 노력했던 전후 바흐 형제 및 사촌들의 세대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었다

p142 그가 제바스티안이 아주 어린 시절 접한 음악적 환경 안에서 가장 흥미롭고 혁신적인 음악가였으며, 제바스티안에게 오르간 음악에 대한 첫인상을 안긴 인물이었다는 점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

p158 그 자취는 오늘날 남아있지 않고, 셀 수 없이 많은 순레자들이 찾는 아이제나흐의 바흐 하우스는 2000년 가짜로 개조한 인상적인 박물관에 불과하다

p162 요한 마테존이 말했든, '창의력은 열정과 정신을 요구하며, 그 순서와 비율을 냉철히 계산해서 계획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바흐 자신도 만년에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근면과 연습을 통해 성취한 것들은, 웬만한 재능과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176 제바스티안 이전 세대 중 가장 위대한 바흐였던 크리스토프는 자신의 숙원이던 오르간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어린 사촌의 작곡가로서의 눈부신 발전 또한 목격하지 못했다

p191 헨델은 바흐처럼 독일 교회음악가가 될 기회가 이미 두 번이나 있었고, 두 번이나 외면했으며, 이는 -마테존의 충고도 분명 한몫했다- 오페라라는 마법의 세계에 강렬한 유혹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p196 짧은 호흡의 스트럭처, 일관성이 결여된 음조 배열, 음악적 논거를 유지하지 못한 점, 그리고 오페라에서 걸핏하면 보이는 임시 처방과 타협들은 진지한 목적을 가진 음악가 바흐로 하여금 환멸을 느기게 했던 것 같다

p231 바흐의 작품에서는 오페라에 등장하는 허구적 드라마 인물이 아니라 다양한 위기를 관통하는 다양한 인간의 대리인들에게 안배된 아리아들을 만난다

p245 그는 민요가 품고 있는 노골적인 속악과 음란함을 신앙 예배에 전용했는데 이는 '화성의 모든 목표는 신의 영광'이라는 그의 주장을 위해서였다

p258 직장생활 내내 계속된 반대와 비판에도 꺾이지 않던 바흐의 완고한 투지, 그리고 라이프치히 토마스 교회 칸토르에 임명된 뒤 첫4년동안 1년 주기의 칸타타 사이크과 수난곡을 완성시키면서 보여준 그의 집요함을 앞으로 다시 짚어볼 것이다

p271 바흐가 생애 내내 가족들 사이에서 죽음을 자주 마주하고 고통스러워했다는 것만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의 부모가 둘 다 50세를 넘기지 못했고, 20명의 바흐의 자식 중 12명이 세 살이 되기 전에 사망했다

p285 그의 개인적인 독실함, 그가 평생 루터에게 바친 숭배, 그리고 개인적,직업적 재능 양쪽 모두의 의미에서 루터의 저서에 중요성을 부여했다는 것을 넘어서, 여기서 드러나는 바는 '바흐가 분명히 적어도 2백 살은 된 사고방식에 깊이 -그리고 분명 무비판적으로-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p291 이 모든 일은 지난 7년간 갈수록 험악해지다 폭발 직전까지 이른 바흐와 의회 사이에 벌어진 분쟁의 일부였다. 이는 '천재이면서 동시에 순종적인 직원'이 되리라는 기대를 안고 예술가를 관공서에 불러들일 대 벌어지는 고전적인 갈등이기도 하다

p303 대공의 궁정에서 일했던 15년의 시간과는 달리 바흐는 자신이 함께 일하던 조직과 높은 수준의 교회음악을 전달할 자신의 능력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처리하는 데 미숙했다는 점이다

p305 그가 소란 및 폭력 행위에 연루되어 아이제나흐 교회 목사들의 골치를 석이고, 사람들 사이에 추문을 일으킨 증거는 무수히 많다

p317 왜 4주가 아닌 4개월 동안 종적을 감췄냐는 완벽하게 합리적인 의문에 대해, 바흐는 '(나의) 예술에 대해 이것저것 이해하기 위해서'였다는 압도적인 태도로 응수했다

p317 뤼백에서 인생 최고로 고무적인 만남을 경험한 뒤 돌아와 여전히 들떠 있는 바흐에게, 살면서 화성 수업이라곤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훌륭한 의원들이 작곡과 오르간 즉흥 연주를 이렇게 하라고 가르친 것이다.

p322 북스테후데처럼 풍부한 경험을 가진 거장이 자신의 지위에서 음악을 어떻게 성취했는지 직접 목격한 스물 두 살의 바흐는 필하우젠에서 비슷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똑같은 자율성을 보장받고자 했다

p331 이처럼 권위에 눌릴 때면, 그는 자신의 잠재력에 기대어 음악으로 가벼운 복수를 했다. 그 방식은 교묘해서 늘 본래 의도를 감췄기 대문에 우리는 물론 심지어 복수의 대상조차 고의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p348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1723년 라이프치히에서 마주한 순간, 그는 이를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지위, 임금, 가족, 그리고 안락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 3년동안 그는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그 꿈을 실현시키는 데 쏟아부었다. 이 분야에서 그의 창의성-이때 작곡 중이던 세 편의 칸타타 사이클과 두 편의 수난곡-은 거의 넘치는 수준에 이르렸고 구상과 실제, 가치 그 어던 면에서나 당대 다른 작곡가들을 능가했다

p359 음악가로서, 그리고 신에게 선택받은 신하로서 자신의 권위가 도전받는다고 느낄 때마다 그는 성마르고 과민해졌다

p372 그의 화성에 관한 지식은 대단히 심오해서 수학적이기가지 하다. 그의 모든 음표와 조성 하나하나가 서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화음 하나하나 , 지시 변화 하나하나가 무엇을 만들지 알고 있었다. 에마누엘이 말했듯 '그는 그것들을 완벽하게 계산해서 크고 아름다운 전체에 맞물려 다양성과 위대한 단순성을 결합시켰다'

p389 바흐는 그가 선택한 아홉 명의 희생양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들 중 바흐만이 유일하게 샤이베의 가시 돋친 비평에 공개적으로 대응했으며, 이 순간부터 샤이베의 표적이 되었다

p395 바흐가 악보에 포함시킨 엄청난 분량의 디테일한 장식음은 그의 실제 연주 경험과 관련된 것으로, 그가 즉흥적으로 작곡하고, 다듬고, 그리고 최초의 단순한 첫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사용했던 다양한 전략들이 가장 훌륭한 방식으로 압축되어 있다

p437 그 어떤 장르에서든 그는 관습적으로 정해진 정서에 얽매이는 것을 거부했으며, 이와 관련해서는 그의 첫째와 둘째 아들도 명성이 자자했다

p452 그의 발은 마치 날개가 달린 듯 움직이며... 페달을 넘나들었고 그러한 움직임으로 오르간 사운드는 충만하게 채워졌으며 그곳에 참석한 이들의 귀를 천둥 번개처럼 관통했다. 그 천둥 번개는 원석을 다듬어 반지를 만들더니, 소리가 사라지자마자 바흐에게 안겨줬다

p457 니콜라이 교회와 토마스 교회의 내부 디자인은 사회적 계층에 따라 좌석을 분리함으로써 루터교도들의 통합에 정면으로 위배되어 있었다. 다만 공동 예배라는 목적 하나를 위해 이들은 이렇게 분열된 채로 한 자리에 모여 있을 뿐이었다

p470 괴테와 여타 지식인들이 훌륭한 음악 매너와 침묵하는 자기 성철의 습관(피터 게이가 19세기 절묘한 아름다움을 위한 이상적인 자기 통제, 혹은 지연된 심리적 보상이라 불렀던 것)이 무엇인지 가르치기 전, 글루크, 모차르트, 로시니, 슈포어 등 여러 작곡가들은 연주 도중 청중이 배회하는 것은물로이거니와 강물처럼 흐르는 수다와 카드게임, 소르베를 홀짝거리는 소리를 인내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p523 이 크리스마스 음악들은 정신없는 빠르기로 연주되는 작품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p564 라이프치히에서 바흐가 처음 품었던 포부는 학자들의 일반적인 가정보다 훨씬 웅장했다는 것이다

p570 이 칸타타에서 만날 수 있는 바흐의 가장 매력적인 습관 중 하나는 악기의 개성을 한껏 살린다는 점이다. 표정 있는 결말을 위해 그는 각 악기를 독립적으로 사용하거나 다양한 조합을 시도한다

p576 바흐의 음악은 가사만큼이나 타협을 거부한다. 이중 푸가의 두 주제는 서로 교차하고, 한 대의 코르넷과 세 대의 트롬본으로 구성된 고풍스러운 금관 악기들이 친밀하게 합류하면서 성악파트는 2중으로 확대된다

p586 1829년 멘델스존이 요란스럽게 복원한 이래, 마태수난곡은 사실상 바흐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경외감에 가까운 보편적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보다 짧은 요한수난곡은 1883년 마찬가지로 멘델스존에 의해 복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듯했다

p637 마지막 합창-유사 코랄 주의 고난이 있었기에-은 프리드리히 슈멘트가 이 노래를 재판 장면의 핵심으로 인정한 이래 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아왔다

p648 성악가들의 선율은 예수의 마지막 말씀(끝났도다)에 부응한 뒤, 관례대로 연주를 완전히 멈췄다가 감바 선율이 죽어가는 종지부 위에서 다시 한번 반복된다. 그러고 난 뒤 다시 회귀하는 화려하면서도 구슬픈 감바 선율은 이 음악을 절대로 공허한 승리주의로 놔두지 않겠다는 분명한 신호다

p658 바흐의 요한수난곡이 초연 직후 정확히 1년 만에 과감하게 수정된 것을 보면 이 첫 번째 버전에 대한 목사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수정을 통해 장엄한 오프닝 코러스와 문제적인 마지막 코랄이 삭제되었다

p664 나는 바흐의 수난곡을 떠받치고 있는 다층적 구조를 청중이, 만약 직접 보거나 들을 수 없다면, 적어도 느낄 수는 있다고 말하고 싶다

p673 1724년과 1725년 공개된 두 가지 상이한 버전의 요한 수난곡은 양쪽 모두 빠른 드라마 전개를 보여줬으며, 이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후 바흐는 복음 장면들 사이에 청중에게 묵상할 시간을 더 제공할 장치를 고려하게 되었다

p676 요한 수난곡에서 즐길 수 있었던 생생한 장면 묘사와 거침없는 극적 추진력이 감소되는 대신 이 마태 수난곡에서는 정교하게 의인화된 다양한 음성들-드라마 자체(바흐가 주로 대화를 통해서만 진행시키는)에 개입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아리아도 부르는 우화적인 요소들-과, 생산적인 긴장 상태에서 연속적이면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이 모든 시간 변화를 유지하는 방식을 즐길 수 있다

p719 바흐는 일찍부터 (1부에서 최후의 만찬 중 성찬식 주도와 정원에서의 고뇌) 내레이션 위로 그의 존재를 끊임없이 떠올리고, 예수의 개입을- 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현악 사운드와 더불어 (십자가에서 마지막 통곡을 제외하고)- 강렬하게 각인시킨다

p731 에마누엘 바흐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포르켈에게 말하길 '부지런히 일했고, 가사의 내용을 중시하며 단어를 이상한 자리에 잘못 배치하지 않도록 노력했고, 그렇다고 큰 그림을 훼손시켜가면서까지 단어 하나하나에 일일이 매달리지는 않았다. 그 결과물을 가지고 자칭 전문가라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감탄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곤 했지만 말이다

p738 바흐는 경계를 허무는 사람이었다. 용인되던 취향의 범위, 더 많은 형식적, 표현적 어휘를 수용할 수 있는 음악의 범위,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고 신에게 기도하고 이웃을 교화시킬 수 있는 음악의 범위를 더 확장시키고자 했고, 이전에 자신이 무엇을 성취했든 늘 그 이상을 원했다

p762 다음에 이어지는 곡은 우리는 미약하지만 열망의 걸음으로 나아갑니다다.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더라도 고결한 오프닝 코러스 다음에 이처럼 뜬금없이 화려하고 경박하기까지 한 이중창을 예상하기는 힘들 것이다.

p798 바흐 모테트가 보여주는 빛나는 자유, 자신의 창조주를 찬양하며 보여주는 우아한 기쁨, 그리고 죽음을 명상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그의 완벽한 확신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우리의 운명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응답니다.

p809 새로 취임한 시장 야콥 보른은 교직임무에 더욱 충실하라고 바흐에게 직접적으로 강요했고, 의회에는 그가 일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하면서 그로부터 보직을 박탈하고자 시도한바 있었다

p819 바흐의 미사곡은 이러한 경쟁자들을 훨씬 넘어서 있었으며, 객관적 기준으로 보더라도 독창성과 복잡함에 있어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p844 18세기 문학 및 음악 관습상 표절은 널리 허용되긴 했지만, 헨델과 달리 바흐는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의 거친 조약돌을 가져다 쓸 필요가 없었다

p854 바흐가 이 중요한 순간과 어떤 사투를 벌였는지는 그의 자필 악보에 고통스러울 만큼 명료하게 드러난다. 이 페이지를 보면 중간 성부에 줄을 찍찍 긋고 새로 수정한 자국들로 지저분하게 어지럽혀져 있다

p881 바흐는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을 되돌아보며 1723-1733년-토마스 칸토르에 취임한 때부터 작센 선제후에게 미사곡을 헌정할 때까지-을 가장 도전적이고 생산적인 10년으로 보았을 것이다

p894 카를 필립 에마누엘 바흐가 포르켈에게 한 말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편지를 길게 쓸 시간은 없었지만 대신 그의 집은 비둘기장처럼 늘 사람들로 북적거려서 좋은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기회를 더 많이 가졌다. 그와 어울리는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했고, 유익할 때가 많았다

p901 그의 제자 요한 필립 키른베르거에 따르면, 바흐는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다

p911 바흐의 인간성을 순순히 인정하면 그가 우리와 얼마나 비슷한 사람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천재성을 설명하지 않으려고만 든다면(신의 선물이라든가, 혹은 유전자나 양육의 결과라든가 하는 식으로)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p926 바흐는 7월 28일 오후 8시 15분이 조금 지난 직후 사망했다

p994 순례여행의 경유지로 통상적인 연주회장이 아닌 교회를 고집했습니다. 바흐의 칸타타는 연주회를 위해 작곡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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