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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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햇빛 아래서 빨갛게, 노랗게 익은 곡식을 거두어 들이는 계절 가을..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라 그런걸까?

마치 친한 친구를 만난 것 마냥 해마다 다가오는 가을이 너무나 반갑다.

이번 샘터 10월 표지를 바라보고 있자니 곧 있어 다가올 추석이 생각난다.

물론 처음에는 음식을 해대느라 한동안 정신이 없겠지만 온가족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그간 지내온 이야기를 털어놓다보면 어느새 해가 저문다.

이번호에서도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이 농작물을 수확한 것 마냥 한가득 푸짐하게 담겨있다.

 

 

 

 

 

 

이달에 만난 사람은 배우 나문희선생님 ^^

​개인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늘 텔레비전이나 브라운관에서 보았던터라 환하게 웃고 계시는 모습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아침 일찍 잡힌 인터뷰에 혹시나 방문객들이 공복으로 달려왔을지 몰라 낡은 천가방 안에서 챙겨온 음료를 주섬주섬 꺼내드는 모습에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가 돋보인다. 행동 하나하나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담겨있다. 일부러 꾸미지 않은,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수더분한 이웃 아줌마 같아서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녀는 1961년 MBC 라디오 공채 1기 성우로 합격해 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젊어서는 좋은 배역이 들어오지 않아 연기를 계속 하고 싶어서 죽어라 연습을 했다고 ...

지금도 손에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틈이 날때 직접 녹음한 대사를 들어보며 발성과 감성을 다듬어 간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그녀는 언제나 표정과 소리를 갈고 닦는다. 그런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녀의 연기에 빠져들어 웃고 울 수 있는 것 같다.  이제 연기 경력이 60년 가까워 온다는 그녀,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된다.



이번호 특집 내인생의 가을걷이〔외할머니의 졸업장 따기 대작전〕

졸업장을 따는게 평생 꿈인 외할머니가 가족들의 설득에 용기를 내어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교복도 맞추고 책가방도 사고 입학준비에 나선 할머니의 모습이 소풍을 앞둔 아이 마냥 설레여 보인다.

젊은 동무들이 할머니의 도시락 반찬에 손을 대지 않아 그들과 어울리려 일부러 도시락도 두개씩 싸다닐만큼 열정적으로 학교에 다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식교육을 따라가지 못해 한 학기만에 중도 포기하게 되었다. 결국 일흔이 넘으셔서 실버대학 수료증을 받으셨다는 할머니.

이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이모가 생각났다.

옛날엔 어느 집이나 그렇듯 그 시절은 모두가 힘들고 가난한 시절이었다. 우리 엄마의 가족들도 형제들이 많아서 이모는 어렸을때 일찍이 학업을 포기하고 생계를 짊어지느라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고 한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조금 불편함은 있었지만 크게 느끼지 않고 살고 계셨는데, 오빠들이 결혼을 하고 손주들이 태어나면서 책도 읽어주고 가르쳐 주고 싶은데 글자를 쓰고 읽을 줄 몰라 이제라도 배워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는지 직접 적당한 곳에 등록도 하시고 열심히 배우셨다.

어느날 내려간 친정에 있는데 이모가 한글 숙제를 들고 찾아 오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에 대해 써오기였는데 아직 한글을 쓰는게 서툴다며 자신이 말하는대로 한자한자 크게 또박또박 써달라며 수첩을 내미셨다. 나는 투덜거리면서도 70세의 나이에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이모의 모습이 너무 빛나고 멋져보여 한자한자 정성들여 땀까지 흘러가며 써드렸다. 내색은 안해도 분명 학교도 다니고 싶었을텐데 다른 형제들을 위해 꿋꿋이 참으셨겠지...



 

 

 

행복 일기

〔대물림되는 쌈짓돈 사랑〕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주 사랑. 깊숙히 숨겨두었던 쌈짓돈이 손주들 앞에서 아낌없이 주어진다.  차곡차곡 모아온 자식들이 준 용돈이, 그들의 자식에게로 전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본인 맛있는거 사드시라고 그렇게 안받으시는거 꾸역꾸역 주머니에 넣어드렸더니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님의 사랑은 정말 아낌이 없다.


〔또 손목시계야? 

남편이 아내의 낡은 코트를 보고 그동안 변변한 옷 한 벌 사주지 못한 미안함에 겨울을 따뜻히 보내기를 바라며 아내에게 돈을 건냈다. 아내는 자신의 것만 사자니 한국에서 직장생활 하느라 고생하는 아들의 낡은 시계가 마음에 걸려 그 돈을 가지고 옷 대신 시계를 사오게 된다. 남편은 아내가 쇼핑하는 동안 아내나 엄마의 역할은 잠시 잊길 바랐는데 아내에게는 역시 가족이 우선이었나보다. 자신과 살면서 그만큼 자신을 가꾸는데 인색해진거 같아 괜히 미안해져 다시 돈을 쥐어주며 이번에는 꼭 당신 옷을 사 입으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그 돈으로 자신은 유행이 지난 촌스러운 점퍼를 사고 나머지 돈을 보태어 어제 샀던 아들의 시계를 더 좋은 것으로 바꿔온다. 자신은 아무 옷이나 입으면 된다며...

남자들이 보면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지만, 엄마이자 아내인 나는 너무나 공감이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보니 씀씀이가 달라졌다.

밖으로 나가보면 내 옷보다도 신랑 옷과 아이 옷이 눈에 들어오고 어느샌가 쇼핑백에는 그들의 옷가지가 가득하다. 신랑이 그러지 말라고 자꾸 눈치를 주지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걸 어째..

매번 언니 옷 좀 사입으라는 동생의 잔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렇게 날 구박하던 내 동생이 시집을 가더니 달라졌다. ‘언니 나도 결혼하니까 언니처럼 되더라’ 하는데 둘 다 웃어버렸다.



 

​길 위의 사람들 ​초방과 연대동문길

예전에는 동네마다 서점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이제는 잘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와 자주 책 데이트를 하는 나로써는 그 사실이 몹시 아쉽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은 아이 본인이 직접 보고 사는게 참 좋은데....

작년 아이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그림책 동화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그 강연에서 동화책이라고 하면 유아나 어린이들만 본다 생각했었던 내 고정관념이 완전 깨져버렸다.

동화책이라고 해서 꼭 아이만 보는 것은 아니며 어른들도 볼 수 있다는 내용의 강연이었다. 선생님께서 동화책의 이야기는 제외한 그림만을 편집하셔서 영상으로 띄워 보여주셨는데 그 글을 보며 동화책의 내용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예상했다. 잠시 후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에 그곳에 모인 학부모님들이 크게 놀랐었다. 글자를 알게 되면서 그림보다 글만 보며 책을 읽는게 습관화 되어버렸는데 이제 그림을 잊지 않고 꼭 눈여겨 보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리하이 대학에서 유학하는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2년간 머물렀던 신경숙 대표가 그곳의 선진화된 어린이 책과 서점을 둘러본 후 서울에도 어린이 전문 서적을 만들기로 결심해 연대동문길에 ‘초방’ 이라는 어린이 전문 서적이 생기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지방에 살다보니 그런 소식들이 너무나도 부럽다.



이야기 하나하나 따뜻함이, 항상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는 샘터. 

다음호에는 또 어떠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기다려진다.

38년간 정들었던 집에서 떠나 혜화동이라는 새로운 터전에서 새 출발을 시작하게 된 샘터.

구석구석 그리움이 손때가 되어 묻어 있는 그 곳을 떠나는 게 아쉽고 힘들겠지만 힘찬 새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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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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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쳐서 읽는데 맞춤법이 엉망인 글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분명히 반듯하게 쓰여져 있는 글들인데 마치 삐뚤삐뚤 글자들이 어지러진듯 어긋나 보이는 착각마저 들었다. 미간에 주름이 생겨나고 나도 모르게 소리는 내지 않고 입을 움직이며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뇌수술을 받고 지능을 높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인가? 『앨저넌에게 꽃을』은 이런 가정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도너 빵집에서 일하는 서른두 살의 청년 찰리 고든.

어렸을 때 앓은 병때문에 뇌가 손상되어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때문에 집에서 쫒겨나다시피 나오게 되어 웨렌 보호소에 맡겨졌다. 하지만 허먼 삼촌의 도움으로 아서 도너 사장님이 방을 마련해주고 도너 빵집에서 일도 시켜주는 등 그를 돌보아 주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하루 부지런히 살아가는 찰리.

그는 지능은 낮았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그런 그를 눈여겨 본 니머 교수는 찰리에게 지능을 높일 수 있는 뇌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매우 낮았던 찰리의 지능은 수술을 받은 뒤 조금씩 빠르게 높아졌다.

​그 결과는 3월부터 찰리가 써오던 경과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엉망진장이었던 찰리의 언어들이 점점 정확해지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질문을 하는 등 학습능력과 사고능력이 눈부신 속도로 향상되었다.

처음에는 맞춤법도 엉망진창 거의 틀리고 생각과 감정의 표현 방식도 어린아이 같았지만 수술을 받은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달라지는 지적 수준과 정신 상태가 글에서 느껴졌다.

지능이 낮았을 때 찰리는 빵집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무시를 받는 등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지능이 점점 높아질수록 역차별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점점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똑똑해져가는 그를 보며 시기하고 두려워 하게 된다. 이제 현실을 바로 보게 된 찰리. 지능이 높아지면서 예전에 겪었던 일들을 뒤늦게 떠올리며 이해하고 깊은 상처를 받는다.

자기가 똑똑해지면 주변 사람들이 더 자기를 좋아해줄꺼라 생각했는데 ...

처음에는 똑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미로에서 헤매이며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는 등 기억력을 잃어가는 실험쥐 앨저넌의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가까운 미래를 보게 되는 찰리.

찰리는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그저 소통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능이 낮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높을 때에도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 자신보다 뒤떨어지면 비웃고, 자신보다 뛰어나면 선망하면서도 배척하는 사람들. 그들을 통해 더 소외감을 느끼며 혼자가 된다.

결국 찰리는 점점 지능이 퇴행해가자 그토록 가기 싫어했던, 자신과 비슷한 이들이 모여있는 웨렌으로 스스로 찾아가게된다.

지능의 차이를 떠나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찰리같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저 우리가 조금 잘났다는 이유로, 우리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폭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들이 찰리와 같이 자신보다 똑똑해진다면 예전처럼 그를 대할 수 있을까..

약자일뿐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의 일원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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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심장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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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도시〕에서는 계속 악몽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분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기에 더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야기는 끝났는데 뭔가 석연치 않아 찝찝하다.

〔버드〕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라서 더 그런 부모의 마음에 공감이 되고 안타까웠다. 털도 거의 없는 붉은 피부의 아주 어린 새의 죽음 앞에 그들의 자식이 겹쳐보였다. 혹시나 그 작은 새가 그들의 아이는 아니었을지....

조금이라도 더 곁에 있고 싶어서 떠나가지 못하고 집안을 맴돌았던 것 같았다.

너무 큰 반전에 어찌할바를 몰랐던 〔줄리의 심장〕

책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한동안 멍한 상태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어느 날 심장이 없어져 버린 채 발견되는 개 줄리.

중요한 장기를 잃어버린 개를 그냥 묻어버리는 비인간적인 짓을 할 수 없어 심장을 찾을 때 까지만 냉동실 한쪽에 숨겨두기로하는데...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내.. 충격 반전!!

요즘 읽은 책들 중에 역대급 반전이었다!!!

누가 이상한거지? 와 지금까지도 알 수 가 없다.

〔아메리칸 빌리지〕6살 딸과, 16살의 늙은 푸들을 아내의 부모님께 맡겨두고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나는 부부. 충동적으로 가게되는 여행같이 보이지만, 남편의 주도하에 아내 모르게 진행되는 여행.

그 여행에서 아내를 살해하려한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자꾸 어긋나 버리는데... 부부사이에 대화가 없으면 자연스레 멀어지는 것 같다.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을 쌓은 채 오해속에서 서로 멀어져 버린것은 아닐까. 결국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총 7가지의 에피소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이야기가 순식간에 전개되는데 글의 흡입력이 장난이 아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애매모호해서 이게 현실인지 환상인지 도저히 구분히 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행복과는 거리가 먼 악몽을 꾼 듯 두렵고 긴장되고 불안한 감정들이 담겨있다.

 

공포나 분노와 같은 감정이 비교적 분명한 대상을 갖는 것과 달리 불안은 그 대상을 포착할 수가 없다.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나를 참을 수 없이 불안하게 한다.

소설의 화자는 아내와 소원하거나 아이를 잃은 중년 남성으로 고정되어 있고, 아내 혹은 아이의 부재는 화자가 사로잡힌 불안의 원천이 된다. 그 속에서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불안해하며 외로워한다.

과연 그 불안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까? 책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혼돈은 계속 이어진다.

어쩌면 그 속에서 지금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는지 모르겠다.

가족과의 소통부재에서 오는 답답함, 책임을 지지 않으려 그 상황을 피해버리는 무책임. 끊임없이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혼자 고립된 나 자신.....

불안해하고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인지 아니면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선택은 내 몫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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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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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즈코 할머니가 한 말의 의미를 생각했다.

파파상......

나의 아빠라는 뜻이다.

나, 의, 아빠.

그렇다면.....

“아......”

무심코 시즈코 할머니를 보았다.

“알겠니?”

“네. 아마.....”

그냥 ‘쇼타로 씨’라 불러도 된다. 그런데 굳이 ‘파파상’이라 부른다. ‘타마짱 아빠’라 부른다.

샤린은 아빠를 부를 때마다 나도 ‘가족’의 한 사람으로 포함시키는 것이다. ‘파파상’은 남편으로만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딸인 내가 있어야만 성립되는 호칭이다.

어느 쪽이든 샤린이 나를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리라.

샤린은열일곱 살 때 부모님과 여동생을 한꺼번에 잃고 외톨이가 되었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가난에 몸마저 상한 샤린은 지인의 소개로 일본에 건너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필리핀 클럽 같은 데서 일하다가 홀아비가 된 아빠를 만났다. 너무 밝고 씩씩한 샤린이라서 그 내면에 이런 사연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 큰 일을 겪고도 크게 내색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샤린.​

타마짱은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기 상처와 아픔이 더 크다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샤린도 타마짱 못지 않게 클텐데... 샤린은 타마짱을 진심 가족이라 생각하고 그녀의 기분을 살피고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등 배려하는데 아직 어린 타마짱의 눈에는 그게 보이지 않나보다. 가족끼리 서로 도우며 의지하고 싶은 것 뿐인데 말이다.

 

 

 

“샤린은 엄마 대신이 아니란다.”

“두 사람을 저울에 올리면 안 된단다.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야. 에미는 에미, 샤린은 샤린이지.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고 둘 다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란다. 타마짱이 샤린과 잘 지낸다고 해서 엄마를 잊는 거너 아니지 않겠니? 또 에미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타마짱도 내심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는 건 의미없는 일이라는 것을 하지만 인정하지 싫었던 거겠지. 그렇게 엄마의 자리가 잊혀지게 될까봐..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될까봐..

그게 두려워 나는 엄마를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하기 위해 더 애를 쓰고 그러면서 엄마의 자리를 파고드는 샤린과 자꾸 부딪혔는지도 모른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

떠나고 싶지 않은데, 영원히 잏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

인생은 제한되어 있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저렇게 온전히 평화롭게 떠나갈 수 있을까?

작가는 죽음의 과정을 간단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시즈코 할머니는 슬프거나 고통스럽지 않게 서서히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웃으며 세상과의 작별을 준비한다. 엄마 자궁 속 양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평안함. 다시 나는 돌아간다.

죽음을 맞이하는 시즈코 할머니를 지켜보며 이 세상이 너무나 멋진 곳이라는 사실을 나도 모르게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중심 소재인 심부름 서비스는 타마짱이 외할머니를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

어느 날 할머니와 함께 점심으로 국수를 먹는데 텔레비전에서 <시골의 미래를 고민한다>라는 제목의 특집이 방송 되었다. ‘쇼핑 약자를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라는 주제가 내용의 대부분의 차지했다.

(쇼핑 약자 : 물건을 직접 사러 갈 수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

교통이 불편한 산골 같은 지역에 혼자 사는 노인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게가 없는 데다 고령이라 운전도 힘들어 필요한 물건이 있어도 사러 갈 방법이 없는 것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겹쳐지는 할머니.....

지금이야 이웃의 치요코 할머니가 가끔 차를 갖고 놀러와 장보러 데리고 가주기도 하고 그러지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결국 운전이 힘들어질 것이다. 그러면 시즈코 할머니와 치요코 할머니도 쇼핑 약자가 된다. 그래서 어떻게 도우면 좋을지 생각하다 경트럭 캐리를 타고 물건을 구입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이동판매를 하는 후루타치 쇼조를 떠올리며 심부름 서비스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준비하고 챙기며 자신의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타미짱은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고만다. 남편과 아들들과 살았던 집을 떠나게 되는 하쓰네 할머니, 시즈코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등 힘겨운 시련들이 있긴 하지만 그 과정으로 하여금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고 그 만큼 또 성장한다.  이 책에서는 마을 사람들과의 유대관계속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가 유독 돋보인다.

사회약자라고 무시하기 일쑤일인 지금 사회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생소한 장면이다. 그리고 다른 책들과 달리 등장하는 주인공 하나하나. 여러 시점에서 이야기가 이어지니 그 사람의 속마음이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는 곳곳에서는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멋진 말들이 눈에 띈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딱히 이렇다고 정해진 답은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컸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인생, 누가 뭐라 해도 좋은 기분>이 좌우명이라는 아빠..

항상 좋은 일만 바라며 살아가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괴로운 일, 슬픈 일, 불쾌한 일도 분명 있을테지.

하지만 그 경험속엔 좋은 부분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지금은 힘들어하는 것들이 나중에는 앞으로 나아갈수 있는 밑걸음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좋은 기분, 내가 맘먹기에 따라 달라지는것이 아닐까?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가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인생 누가 뭐라 해도 좋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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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코믹 스트립 완전판 1 : 1954~1956
토베 얀손 지음, 김민소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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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마음에 들었던 무민 코빅스트립 표지디자인!!!

표지에 무민 가족을 포함하여 무민 책속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은 모두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어 가족사진을 방불케한다.

중에서도 메인은 당연 무민!!! 가운에 중심을 딱 잡고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서 있는 무미니~

너무 귀여운 무민의 매력에 빠지면 정말 끝이 없다!!! ㅎㅎㅎㅎ

 

 

 

 

표지를 넘기니 노란색 바탕의 페이지에 여기도 무민~ 저기도 무민~

귀여운 무민이들이 다양한 표정과 몸짓으로 한가득 자리잡고 있다.

아들 녀석은 보자마자 무민이를 그리겠다고 종이와 연필을 들고와 야단법석 ㅎㅎㅎ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무민을 탄생시켜 주신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

1945년 출간한 『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시작으로 ‘무민’ 시리즈를 발표했으며, 1966년에는 어린이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고 핀란드 최고 훈장을 받았다.

2001년 6월 27일, 86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림책과 동화, 코믹 스트립 등 무민 시리즈뿐만 아니라 소설과 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작품을 남겼다.

 

 

 

 

 

무민 코믹 스트립 1권의ㅡ 목차

각 년도별로 차례차례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는데  “1. 무민의 새집 구하기”를 시작으로 총 7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순백의 얼굴과, 동글동글한 얼굴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무민!

​생긴것 만큼 새 하얀 마음을 지닌 무민은 자기 집인듯 굴며 자신을 부려먹는 손님들에게 싫은 내색 한번 않고 친절히 다 응대해주며 미운 소리 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에 정말 답답할 정도로 착하다.

그에 반해 약삭빠른 스니프, 무민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무민을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짧은 인생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게 우선인 무민파파, 집안일에는 소질이 없지만 남을 배려하고 챙기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무민마마.

스노크메이든. 질투가 많고, 자기 꾸밈에 여념이 없다.

자기만 바라보는 무민이 있음에도 이따끔씩 대놓고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결국 무민 밖에 모르는 무민의 사랑스러운 여자친구.

옹기종기 무리를 지어 함께 다니는 작고 귀여운 해티 패티.

멋진 남자와의 사랑을 꿈꾸는 소녀 밈블.

그리고 그녀의 새동생들중 가장 쪼그만 장난꾸러기 사고뭉치 미이.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 개성이 다양해서 한시도 지루하지 않고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아들과 나, 우리들이 너무 좋아하는 무미니~ ​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을 한가득 품은 무민 코믹 스트립!!

너무나 귀엽고 귀여워서 주머니에 꼭꼭 숨기고 다니고픈 무민!

책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무민과 친구들~

너무 좋아서 잔뜩 올라간 입꼬리는 내려 올 줄 모르고 책 속 이야기에 빠져 정신이 없다!!
무민가족과 그 친구들은 정말 기상천외 하다. 도무지 앞을 예측할 수가 없으니 더 기대하고 보게 된다.

책이 도착한 후 아들에게 빼앗겨 뒤늦게야 내 품에 들어온 무민 스트립

역시 기대만큼이나 그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이번 1권을 시작으로 6권까지 출간예정이라고 하니 눈여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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