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저넌에게 꽃을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책을 펼쳐서 읽는데 맞춤법이 엉망인 글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분명히 반듯하게 쓰여져 있는 글들인데 마치 삐뚤삐뚤 글자들이 어지러진듯 어긋나 보이는 착각마저 들었다. 미간에 주름이 생겨나고 나도 모르게 소리는 내지 않고 입을 움직이며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뇌수술을 받고 지능을 높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인가? 『앨저넌에게 꽃을』은 이런 가정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도너 빵집에서 일하는 서른두 살의 청년 찰리 고든.

어렸을 때 앓은 병때문에 뇌가 손상되어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때문에 집에서 쫒겨나다시피 나오게 되어 웨렌 보호소에 맡겨졌다. 하지만 허먼 삼촌의 도움으로 아서 도너 사장님이 방을 마련해주고 도너 빵집에서 일도 시켜주는 등 그를 돌보아 주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하루 부지런히 살아가는 찰리.

그는 지능은 낮았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그런 그를 눈여겨 본 니머 교수는 찰리에게 지능을 높일 수 있는 뇌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매우 낮았던 찰리의 지능은 수술을 받은 뒤 조금씩 빠르게 높아졌다.

​그 결과는 3월부터 찰리가 써오던 경과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엉망진장이었던 찰리의 언어들이 점점 정확해지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질문을 하는 등 학습능력과 사고능력이 눈부신 속도로 향상되었다.

처음에는 맞춤법도 엉망진창 거의 틀리고 생각과 감정의 표현 방식도 어린아이 같았지만 수술을 받은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달라지는 지적 수준과 정신 상태가 글에서 느껴졌다.

지능이 낮았을 때 찰리는 빵집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무시를 받는 등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지능이 점점 높아질수록 역차별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점점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똑똑해져가는 그를 보며 시기하고 두려워 하게 된다. 이제 현실을 바로 보게 된 찰리. 지능이 높아지면서 예전에 겪었던 일들을 뒤늦게 떠올리며 이해하고 깊은 상처를 받는다.

자기가 똑똑해지면 주변 사람들이 더 자기를 좋아해줄꺼라 생각했는데 ...

처음에는 똑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미로에서 헤매이며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는 등 기억력을 잃어가는 실험쥐 앨저넌의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가까운 미래를 보게 되는 찰리.

찰리는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그저 소통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능이 낮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높을 때에도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 자신보다 뒤떨어지면 비웃고, 자신보다 뛰어나면 선망하면서도 배척하는 사람들. 그들을 통해 더 소외감을 느끼며 혼자가 된다.

결국 찰리는 점점 지능이 퇴행해가자 그토록 가기 싫어했던, 자신과 비슷한 이들이 모여있는 웨렌으로 스스로 찾아가게된다.

지능의 차이를 떠나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찰리같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저 우리가 조금 잘났다는 이유로, 우리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폭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들이 찰리와 같이 자신보다 똑똑해진다면 예전처럼 그를 대할 수 있을까..

약자일뿐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의 일원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