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아이들입니다. 모든 아이가100%의 잠재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가 비혼모라고 칩시다. 그 아이가 복지제도가 발달한 북유럽 국가에서 성장하느냐, 아니면 여전히 복지제도가 허술한 한국에서 성장하느냐에 따라 잠재성 발휘는 크게 차이가 날 겁니다. 
한국에서는 비혼모가 편견과 비난에 시달리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 수도 없으며, 아이를 맡길 만한 곳도 마땅치 않으니까요. 아이 또한 사회적 편견과 또래들의 따돌림에 시달리겠지요. 그러면 아이는 잠재성을 한껏 발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50~60%의 잠재성만 발휘하게 된다면 나머지 40~50%의 공백은 바로 폭력적인 사회구조에서 비롯된다는 말입니다. 
물론 북유럽 국가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잠재성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겁니다. 그렇지만 폭력적인 사회구조 때문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완전한 평화는 아니지만 어느 수준의 평화냐, 얼마나 폭력이 존재하느냐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폭력이 없는 사회, 평화로운 사회는 비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최종 목표가 아니라 그것을 향해 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주 현실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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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중앙 주차장 쪽 오래된 벤치와 그 옆의 대형 전나무 네 그루를 제거하고자 
입주민 투표를 실시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주민들은 동의하시면 
경비실 앞에 있는 연명부에 서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태풍시 지반이 약하여 쓰러질 수 있어 위험함
2.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음
3. 벤치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민원이 많음

과반수 동의시 집행 예정이며 작업 일정은 
별도 안내하겠습니다.

경진은 공고문을 한참 바라보았다. 
내용의 순서가 묘했다. 
2번의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1번과 3번을 가져와 만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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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이라는 평범한 여고생과 절친 서지아

아이돌 정도의 리더십과 인기를 가진
정후, 은고요
그리고 나름의 아픔을 가진 예고 낙방생 이우연

같은 교실에 있어도
편안하게 자기를 드러내어 사귈 수 없는 요즘의 풍경과
SNS에 업로드되는 내용으로
풍경을 병풍처럼 훑어보고 추측하거나
속 얘기를 털어놓는 대나무숲을 찾게 되거나
하는 어떤 열일곱의 나날을 보게 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고
어려운 것이고
변화무쌍한 풍파 속에
불변의 말씀을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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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 아이들의 인기를 얻고 싶은 거야."
"단지 그거뿐이라고?"
"응, 심플하지?"
"다른 방법을 써도 되잖아! 인기를 끌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왜 하필 그런 방법을 선택하는 건데?"
"그것밖에 모르는 거야."
"뭐?"
"유미는 다른 방법을 모르는 거라고. 오직 남을 음해해서 인기를 얻는 방법밖에 몰라서, 그게 제일 쉽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어쩌면 그게 재밌다고 느낄지도 모르지."

"어떻게 그런 걸 알게 됐어?"
채준이 물었다.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은데."
"한동안 나도 미칠 것 같았거든. 대체 유미가 나한테 왜 이러는 건지,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지 알고 싶어서 돌아버릴 것 같았거든. 그래서 따돌림에 관한 자료를 끊임없이 찾았어.
유튜브랑 여러 콘텐츠랑 책이랑 닥치는 대로 다 봤어. 그러다 보니 나랑 비슷한 사례가 나오더라."
희선과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들은 많았다. 
다들 누군가에

게 따돌림을 당한다고, 이유 없이 자신을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상하게 거역할 수 없다고, 끊임없이 싫은 상황에 빠지고 강요당하는데 벗어날 수 없어 괴로워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 같은 일을 당했더라고
다들 자신이 잘못해서 그런다고 생각했더라. 하지만 그러지 말라고,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어느 순간에도 따돌림은 합리화될 수 없다고 말하더라. 
그러자 조금 마음이 편해졌어.

어느 순간 인정하게 된 거야. 
유미는 원래 그런 애라는 사실을.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그 아이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괜찮아졌어."

"말도 안 돼......."
유경은 놀라 말했다.
"어떻게 그걸 쉽다고 느끼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게 재밌다고 느껴."

"너는 뭐가 재밌다고 느끼는데? 뭐가 쉬운데?"
"글쓰기나 만화 보는 거?"
"내가 볼 때엔 그건 엄청난 일이야. 난 만화 같은 거 못 봐.
글쓰기는 더욱 못하고. 하지만 나는 공부는 잘하는 편이야.
남자친구도 잘 사귀는 편이지. 그게 내 특기이자 취미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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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에서 제대로 해야만 실제 경기에서 실수를 줄일수 있었다.
"하나!"
다이빙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지닐 수 있도록 다 함께 목청껏 소리치는 시간.
"우리는 다이빙 기능을 기르면서 다이빙에 대한 사고능력을 키우고 열정을 살찌우도록 한다!"
"둘!"
"우리는 다이빙의 전통을 이어나가며 다이빙을 통해 각자의 삶을 드높이는 지식과 기능을 기른다!"
입이 저절로 벌어지고 목소리는 점점 높아진다.
"잘한다, 셋!"
"우리는 다이빙 훈련을 통해 통상적 사고에 머무르지 않

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며, 타자와 세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기른다!"
누가 만든 것인지는 몰라도 입에 착착 붙는 내용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듣다 보면 그냥 얘들이 악을 쓰는구나, 하겠지만 가슴으로 헤아려보면 다이빙이란 스포츠가 인류를 굽어살피고 구할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뭔가 역사적이고대단히 위대한 일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명치께가 뻐근해지기도 했다.
"꾸물거리지 말고 바로바로 이어서, 시작!"
스펀지 조각이 가득한 풀을 바라보며 보드 뒤쪽으로 줄을섰다. 기재 코치의 눈빛이 평소와 달리 매섭게 변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동안 연마하던 동작을 검사받는 시간이었다. 늘하던 일과 중 하나인데도 매번 떨리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올라서는 다이빙대 높이는 점점 높아지는데 그에 비례해서 내 간은 점점 쪼그라드는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 뛰기, 앞으로 서서 반대로 뛰기, 뒤로 굴러 앞으로뛰기, 뒤로 뛰기, 트위스트, 암스탠드・・・・・・ 현란한 동작들이 초단위로 빠르게 이어졌다.
권재훈 차례였다. 물구나무서서 뛰기를 시도한 모습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졌다. 다이빙대에서 몸이 떨어지는 순간 녀석이 얼마나 이를 악물고 뛰었는지 알 수 있었다. 어깨

다 식어빠진 수육과 녹두전을 먹었다. 식었지만 맛이 좋았다. 음식 데워줄까, 라고 묻지도 않는 레게 사내는 가벼워서좋았다. 기재 코치에게 내 이야기를 들었을까 궁금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두 사람이 내 앞에서 함께 다이빙하던 시절을 랩처럼 늘어놓았다. 훈련은 예나 지금이나 힘들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경쟁하고 함께 기합받고 울고웃고 싸웠다가 화해도 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생활의 반복이 영화 장면처럼 연상됐다.
"쿨한 척했지만 시기와 질투가 늘 엉망으로 뒤섞여 있던나이였지, 열일곱, 열여덟은 그런 나이야. 잘하고 싶은데 몸이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런데 어느 날 나보다 못한 녀석이 갑

갑자기 치고 올라오는 걸 보며 애써 외면하지. 우연이야. 재우연일 거야, 이번은. 그런데 그게 우연이 아니란 걸 깨닫는 순간 멘털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산산조각 나는 거지. 어제까지친구고 동료였는데 꼴도 보기 싫고, 분명 상대방 잘못이 아닌것을 뻔히 아는데도 마음이 아직 여물지 않아서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거야."

여물지 않은 마음…………. 젓가락질하다 말고 가슴팍을 주먹으로 슬쩍 문질렀다.
"그런데 웃기는 건 다이빙했던 십대 때나 지금이나 시기와 질투는 늘 따라다녀. 왜 그런지 아냐? 잘 살고 싶거든. 기왕사는 인생, 뭐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너나 재훈이나 다들 잘하고 있는 거야, 지금."
콧구멍 평수가 늘어났다. 코에 자꾸 힘이 들어갔다. 입술에경련이 일었다. 얼얼했다. 양념장에 청양고추를 넣은 탓이다.
"너 여기서 울면 네 코치 놈이 평생 놀린다. 내가 산증인이야. 넣어둬, 눈물 따윈."
미지근해진 물을 권하는 레게 사내가 고마웠다. 레게 사내가 운영하는 <모집>은 정말 맛집이었다. 상처 입은 마음에 새살이 돋게 만드는 건 음식이 아니라 주인장의 유쾌함이었다.
미적지근한 물을 마시는 내게 "수영장 물보다 훨씬 낫지?"라들렸다. 졸지에 코로 물을 마


나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위해 스스럼없이 자신을 내던지는 사람들의 땀과 노력, 신념을 나만의 방식으로 응원하기로 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무원이가 새로운 도전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기를, 은강이가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법이 없기를, 권재훈이 조금은 홀가분해질 수 있기를, 구본희가 이세상 어디든지 스며드는 것에 겁먹지 않기를 바랐다.

작품을 쓰는 동안, 
아이유의 <Strawberry Moon>을 하루도 빠짐없이 들었다.
‘삶이 어떻게 더 완벽해‘

주문 같은 가사였다. 
완벽한 삶을 꿈꾸지도, 완벽한 삶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지도 않았으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하루하루는 완벽했으면 했다. 
자신의 꿈을 향해 일만 번 그 이상을 뛰어내리는 열일곱의 미완들, 그들의 용기 있는 비상과 추락이 완벽하지 않다면 
세상 그 무엇을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까.

여름이 오고 있다. 수많은 오늘을 묵묵히 살아가는 무원,
재훈, 은강, 그리고 수많은 우리들에게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완벽한 삶이 슬쩍 다가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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