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가짐 - 세상에 나로 서는 말하기의 힘
채자영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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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사람이란 말하는 스킬이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말의 스킬은 단지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생각이 좋다는 말이다. 그러니 말을 잘 하려면 먼저 생각이 바로 서야 한다. (...)’ 라고 말한다. 말의 스킬은 단지 하나의 요소라고 표현한 문구에서 생각의 전환이 일어난 순간이었다. 요즘은 자기 PR시대이다. 하다못해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하나로 내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말 잘하는 방법, 말 하는 스킬을 높이는 방법 등, 스피치에 관련한 도서들과 학원들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 말의 스킬에 대한 중요성만 언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채자영 작가의 말가짐은 다른 도서들과 달랐다. 저자는 말을 하기 위한 기술이 아닌 말하는 사람의 태도를 강조하며 나만의 언어와 세계를 만들고 언어의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언어의 자립을 이루었다는 건 좋은 이야기이던, 나쁜 이야기이던 그 이야기를 할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그 결정 역시 나의 몫이며 결정의 주체도 나 자신이다. 특히 나만의 생각과 표현 방식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타인과 대화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많이 와닿았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관계를 맺을 때는 대화의 방식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내 자신을 말로 표현하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표현할 때 내 자신의 내면에 대한 확신이 바로서야 비로소 단단한 말하기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로 내 자신을 보여주는 방법부터, 타인에 대한 배려와 건강하게 대화할 수 있는 말가짐에 대해 나는 그동안 어떻게 말 해왔는지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말하기의 스킬을 늘리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언어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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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해방의 괴물 - 팬데믹, 종말, 그리고 유토피아에 대한 철학적 사유
김형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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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좀비를 주제로 한 드라마와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는데, 코로나19가 흡사 좀비의 성격과 비슷해서 좀비 현실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좀비, 해방의 괴물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이건 무조건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는 좀비를 통해 재난과 재난 이후의 삶에 대해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재난위기를 맞은 이 시기에 현재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팬데믹 시대와 좀비, 그리고 종말과 관련한 해석이 잘 되어 있었는데 지금 이러한 팬데믹은 누구에게도 탓할 수 없는,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 초래한 결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즉 재난으로 인해 우리가 느끼던 일상의 소소함 들을 빼앗겼다고 말하지만 저자는 그 반대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이미 평범한 재난들로 가득한 일상을 살고 있었고, 이러한 일상이 쌓여서 재난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재난을 언급하며 저자는 종말과 자본주의를 함께 언급하는데 자본주의 자체가 망하냐, 망하지 않느냐와는 상관없이 우리가 자본주의의 종말을 받아들일 수 있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은 유토피아의 세계로까지 이어진다.

철학적으로 팬데믹의 세계와 종말, 그리고 유토피아까지 설명을 하고 있어서 초반에는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천천히 정독하면서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의 모습이 너무 잘 표현이 되어 있었고, 이러한 현실의 모습과 함께 미래에 대한 준비와 함께 희망을 찾을 수 있어서 중반부, 후반부로 갈수록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현재 우리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찾고, 다양한 견해와 시야를 가지고 싶다면 나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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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희곡선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박현섭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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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 서포터즈 이번 달 서평 도서 외 미션 도서가 추가로 더 있었는데 미션도서로 받은 도서는 을유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어 있는 체호프 희곡선이다. 이 책에는 체호프 4대의 희곡으로 꼽히는 대표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1. 갈매기 2. 바냐삼촌 3. 세 자매, 4. 벚나무 동산 총 4가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4가지 작품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작품을 그 시대에 쓸 수 있었던 건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체호프는 미래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대단했던 것인가. 현실과 이상을 자연스럽게 연결 지으며 체호프만의 필력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 같다.

갈매기작품 속 마흔세 살의 유명한 배우 아르카디나는 끊임없이 남들의 시선을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녀의 사생활이 가십거리가 되며 여기저기 퍼져나가고, 그녀의 아들은 어머니에게서 독립하여 극작가가 되기를 원한다. 아들은 어머니가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의 연인은 화려한 삶을 꿈꾸는 인물이다. ‘갈매기는 지금 우리의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가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냐 삼촌은 노동을 통해 솔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아온 바냐와 소냐 외 나머지 인물들은 허영심 많은 인물들로 그려졌는데, 체호프는 이들의 허영심과 자만심, 가식적인 면모를 비판한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간의 적대적인 감정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 자매라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현실과는 다른 삶을 지향하며 그들의 삶에 굉장히 부정적이다. 하지만 삶이라는 건 순리를 거스를 수 없지 않은가. 현재 주어진 삶에 안주하며, 부딪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의 자리를 지켜낸다면 다가올 미래는 밝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쉽지 않고, 수용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나는 현재 내 자리를 잘 지켜내고 있는 것인지 자문도 해보았다. 하지만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언젠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마지막 수록 작품 벚나무 동산은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 각자의 삶의 방식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방식에는 결점이 존재하고, 발전된 삶을 살기보다는 쳇바퀴 돌 듯 항상 똑같은 일상들을 반복하게 된다. 내용을 더 나열하자면 스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만 기재하였지만, 앞의 세 작품에 비해 벚나무 동산은 결말이 드러나는 작품인 것 같았다.

네 작품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즉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갈등과 비판들의 분명히 존재한다. 결국 체호프는 인간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희곡은 마냥 재미로만 보기에는 전달하는 울림의 메시지가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희곡의 매력을 꼭 알려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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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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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제목만 봐도 슬픔이 느껴졌다. 급행열차 한 대가 탈선하면서 6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사고가 난 근처 역에 가면 유령이 나타나서 사고가 난 열차에 탑승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소문이 퍼진다. 이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주저 없이 열차에 탑승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책은 1화는 연인에게, 2화 아버지에게, 3화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4화 남편에게 이렇게 총 4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의 제목만 봐도 과연 어느 누가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칠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기 위해 기차를 타기 위한 조건으로는 4가지가 있었는데, 이 중에서 마지막 네 번째 조건이 제일 마음이 아팠다.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 시키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면 열차에서 당장 하차시키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사랑하는 사람은 죽었고, 다시 열차를 타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는 조건이 괜스레 마음이 아팠다. 마지막으로 만나게 된다면 하고 싶었던 말,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다 전해야 할 것만 같다. 

책을 다 읽고 가장 슬프기도 하고 공감이 많이 갔던 챕터는 ‘아버지에게’였다. 아들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를 부끄러워하고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다며 집을 나왔지만 현실은 녹록지않고, 주인공에게 닥치는 일들은 전부 절망적이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아들을 묵묵히 지켜봐 주고 뒤에서 물심양면 도와주고 계시는 모습에 이것이 바로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마음일까 싶어서 새삼스레 코끝이 찡했다. 마지막 기차역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났지만 아버지가 다시 살아 돌아오시진 않는다.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챕터였다. 

주변 사람들, 혹은 가족, 연인 등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오히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표현하고 하루를 소중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옆에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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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 개정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이혜승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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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을유문화사 서포터즈 도서의 카테고리는 ‘문학’이다. 간혹 문학 도서를 읽다 보면 나보코프의 간략한 평들을 볼 수 있는데 이번 을유문화사를 통해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개정판을 만날 수 있었다. 러시아 문학은 대부분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에 해당하는 시기에 대작들이 많이 탄생했으며 위대한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었던 시기이다.

이 책에는 니콜라이 고골, 이반 투르게네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레프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막심 고리키 총 6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실려있고, 나보코프는 이 작가들의 작품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냉철하게 분석한다. 이 중 나보코프는 가장 위대한 소설가 1위로 ‘톨스토이’를 꼽았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작품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분석하는데 ‘안나’라는 여주인공을 세계 문학사 중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꼽기도 했다. 

사실 나는 러시아 문학의 작가하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나지만, 나보코프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훌륭한 유머가 번득이긴 하나 문학적 진부함이라는 황량함을 지닌 평범한 작가에 불과하다며 위대한 작가는 아니라고 비평한다. 약간의 충격이었다. 러시아 문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가 중에 한 명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가 아닌가. 그동안 내가 러시아 문학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시선들이 편협한 시선이었던 걸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톨스토이’작가가 1위룰 차지한 건 나 역시 동감한다. 톨스토이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무언가 이끌리듯이 읽히는 그런 묘한 끌림이 느껴지기도 했다.

체호프 작가 역시 나보코프가 위대한 소설가 3위로 꼽을 만큼 예찬하는 작가인데 모든 형태의 불의의 저항한 인물이라고 설명하면서 체호프의 작품을 여러 번 읽을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나는 문학에 대해 깊이 공부해 본 적이 없을뿐더러, 강의 형식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처음 책을 읽어나갈 때는 조금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나도 모르게 러시아 문학에 대해 빠져들고 있음을 느꼈고,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구성의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내가 만나보지 못했던 러시아 문학 소설의 작품을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러시아 문학에 대한 시선을 좀 더 넓힌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다양한 러시아 문학의 작품들을 읽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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