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사회학의 거장 막스 베버 필독서 (총5권)
막스 베버 저/ 박성수, 이상률 역 / 문예출판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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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는 않지만 한번은 꼭 읽어보고 싶었던 막스 베버의 저서들을 드디어 이북으로 만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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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 - 맛깔나는 동서양 음식문화의 대향연
신재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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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식문화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미디어에서도 음식이나 식당에 대해 많이 다뤄지고, 맛집, 소울푸드, 먹방 등 음식에 관한 재미있는 단어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집밥’은 특히나 정겹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단어다.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셰프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는 조리학과 교수로 활동 중인 저자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들에 대한 유래, 역사, 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때로는 산보를 하듯이, 때로는 집에서 김치찌개처럼 편안한 집밥을 차리듯이 친숙한 느낌으로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있다. 소개하고 있는 음식의 조리법을 너무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어서 배가 고플 때 읽으면 아주 위험한 책이다.

[한 접시, 오늘은 뭘 먹지?] 떡국을 시작으로 [여섯 접시, 맛있는 음식에는 이유가 있다]를 거쳐 HMR(가정 대체식), 집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설거지를 하며]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당연스레 주식이라고 생각하는 밥은 삼국시대 무쇠솥이 보급되면서부터 일반화되었고, 우리 조상들은 밥보다도 떡을 먼저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떡국 역시 삼국시대에 이미 ‘병탕’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떡 하나도 한국, 중국, 일본, 나라마다 만드는 법도 다 다르고 형태도 다르지만, 세 나라 모두 신년에 떡국을 먹는 습관이 있는 것을 보면서 다시한번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 로마, 메소포타미아에서 비롯된 만두의 여러 가지로 유래에 대한 이야기나 삶기, 굽기, 튀기기 등 지역별로 다양한 족발 조리방식을 보면서 음식 재료 하나에도 나라마다의 다양한 역사와 음식문화가 존재한다는 것 역시 새삼 깨닫게 된다.

오랫동안 즐겨 먹었을 것이라 생각했던 음식 중에 의외로 역사가 길지 않은 음식도 보인다. 좋지 않은 고기라는 인식 때문에 돼지고기는 근대에 들어서야 많이 먹기 시작했고, 삼겹살은 사료의 수입과 주방기구의 발전으로 1980년대 초반에서야 즐겨 먹게 되었다고 한다, 김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고춧가루를 이용해 만드는 배추김치 역시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파된 조선 중기 170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그 모습을 갖추었다.

[네 접시, 사연 없는 음식 없다]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는 쌀국수, 아보카도, 바닷가재 등 복잡한 사연을 품고 있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단맛을 선호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단맛에 쉽게 유혹당하고 중독된다. 설탕이 귀하던 시대 1500만명 이상의 아프리카인들이 바다를 건너 사탕수수 농장으로 끌려갔고, 참혹한 처우와 강제노동 속에서 죽어갔던 노예무역은 인류 역사 상 가장 부끄러운 과거 중에 하나일 것이다. 디저트의 단맛 속의 달달하지 않은 과거 또한 잊지 말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겹고, 맛있고, 달콤쌉싸름한 음식 이야기의 마지막은 집밥의 미래이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네가지 유형의 가정 대체식 RTP(식품 성분을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 RTC(요리 후 빨리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 RTH(전자레인지 또는 이와 유사한 소형기구로 직접 조리할 수 있는 음식), RTE(포장을 제거한 직후 먹을 수 있는 음식)곤충, 배양육, 3D인쇄 식품 등 다양한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30~40년 전과 우리의 식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 그리고 정말 다양한 먹거리 속에 둘러쌓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미래 나는 과연 어떤 집밥과 함께 하고 있을까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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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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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에서 과학과 인문학, 사실과 가치의 교차를 일어내는 것은 두 문화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일이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인기 강좌인 대중 인문 교양 강연 시리즈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두 번째 이야기 [크로스 사이언스]는 과학과 인문학, 대중문화를 접목시켜 평소 다소 멀게 느껴지는 과학이라는 학문을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오게 만든다.

저자인 홍성욱 교수의 전공 ‘과학기술학’은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어 과학기술을 역사적, 철학적, 사회적으로 분석하는 학문 전반을 말한다.

과학은 어느새 우리생활 깊숙이 다가와 있다. 책 속에서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온 날 종일 불안하다면 그 사람은 이미 사이보그화 되어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생각해보면 나의 일상은 이미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편한 지경에 이르렀다. 교통, 쇼핑, 은행거래, 미디어, SNS소통 등 생활전반을 의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생각해보면 다양한 과학기술의 집합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어렵고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학문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학이라는 학문을 영화, 소설 등 대중문화와 예술을 통해 거리감을 좁혀 온다.

예전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면서 인간보다도 더 인간다웠던, 인간에게 만들어지고 부정당하는 존재인 프랑켄슈타인을 보면서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일까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저자의 시각을 통해 소설 속 과학적인 요소, 관점들을 통해 그때와는 또 다른 시점으로 프랑켄슈타인을 만날 수 있었다. 문학을 나와 또 다른 시점으로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인 것 같다.

부모도 모르는 고등학생 딸의 임신사실을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상품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낸 슈퍼마켓 체인의 홍보전단지를 통해 알게 된 사건과 조지 오웰의 <1984>를 통해 편리함과 감시, 통제라는 상반되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빅데이터, SNS, CCTV같은 과학기술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요즘은 어딘가 장소에 가면 스마트폰의 GPS기능으로 장소를 인식하고 식당, 여가시설에 대한 추천 알림이 울리고, 인터넷으로 상품 검색을 하면 다음에 인터넷을 할 때 자동으로 비슷한 추천 상품들에 대한 창이 뜬다. 2013년도에 개봉했던 ‘감시자들’이라는 영화 속에서 용의자를 추적할 때 용의자가 편의점에서 사용했던 T머니를 추적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흔적을 통해 생활반경을 찾아내는 장면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다. 감시는 범죄를 억제하고 추적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만약 내가 그 대상이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과학의 이름으로 차이를 위계적으로 고정시키려는 시도들에 대한 경계의 시선을 놓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차이에 대한 소위 ‘과학적인’ 근거를 이용해서 자신의 차별을 정당화해왔기 때문이다. (P95)

남녀의 차이, 동물, 인종 등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던 차별들 역시 과거의 일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생각 역시 들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과거 차별의 근거로 사용되었던 내용들에 대한 과학적 부정의 증거들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 발달은 인간게놈프로젝트로 유전자지도를 완성하고, 유전자가위를 통해 유전자를 선별해 디자인 베이비를 만들 수 있는 기술 같이 차별을 만들 수 있는 기술 역시 손에 넣었다. 그것을 어떻게 옳은 방향으로 사용해나갈지가 우리가 앞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와 책, 예술과 과학을 넘나들며 저자의 폭 넓은 지식을 통해 과학과 문화, 인문이라는 경계 없이 다양한 주제를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과학이 자신과 멀게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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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둘리 에세이 (톡)
아기공룡 둘리 원작 / 톡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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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무언가를 선택하지 말아요.

만약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요. (P38)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표지의 개구진 둘리 모습을 보자마자 귓가에 어릴 적 자주 듣던 둘리 주제곡이 자동적으로 재생되었다. 책 속 일러스트로 오랜만에 다시 만난 둘리와 친구들을 보니 마치 아주 오래전에 친했던 친구들을 다시 만난 기분이 든다.

억만 년 전에 태어나 엄마와 헤어지고 빙하를 타고 우리에게 온 아기공룡 둘리. 깐따비야별에서 온 도우너,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또치, 기타치고 있는 모습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백수 청년 마이콜, 그리고 둘리와 매일 싸우지만 알고 보면 마음 따뜻한 남자 고길동과 아기 희동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친숙한 얼굴들이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둘리를 매일 혼내는 고길동 아저씨를 보면서 왜 저렇게 매일 화를 낼까, 나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둘리의 장난에 고생하는 모습에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헌데 지금 다시 보니 고길동 아저씨는 사실 착한 사람이 아닌가. 영희가 데리고 온 둘리뿐만 아니라, 도우너와 또치라는 객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매일 장난에 당하면서도 결국 져주고 마는, 요즘으로 치자면 ‘츤데레’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성인이 되고 보니 어렸을 적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가 그때와는 다른 감상과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점이 신선하면서도 섭섭한 기분과 여전히 둘리와 그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반가운 마음이 이리저리 교차하는 기분이다.

둘리의 원작 만화로 구성되어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책 속에는 둘리와 친구들의 다양한 일러스트, 짤막한 만화와 함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따뜻한 말로 가득하다. 자신,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짧지만 마음 깊이 다가오는 말들에 어느 페이지를 펴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마음이 지치는 시간, 타인과의 관계가 힘에 부칠 때, 둘리가 나에게 조근조근한 말투로 해주는 위로의 말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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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걸스 1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3
마샤 홀 켈리 지음, 진선미 옮김 / 걷는사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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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란 인류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순간에 일상이 사라지고, 학살, 약탈, 고문, 인체실험 같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잔인한 일들이 수없이 벌어진다. 그 한없이 참혹한 시간 속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 세 여인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에 묵직한 물음과 울림을 준다.

제2차 세계대전과 폴란드의 여성전용 수용소인 라벤스브뤼크 수용소를 배경으로

미국 브로드웨이 배우이자, 은퇴한 후 프랑스 영사관에서 전쟁 피해자들을 돕는 ‘캐롤라인’

폴란드 루블린에서 가족과 평화로운 삶을 살던 어느 날 독일의 침공을 받고 반나치 활동에 참여하다 어머니, 언니 수산나와 함께 라벤스브뤼크 수용소로 끌려간 소녀 ‘카샤’

그리고 여성으로서 쉽지 않은 의사의 길을 걷기 위해 그 수용소에 근무하는 독일인 의사 ‘헤르타’.

1939년부터 1959년까지의 시간 속 세 여인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쟁, 고통, 자유, 용서와 사랑의 순간들을 풀어나간다.

카샤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수용소의 삶을 참혹하다. 수용소로 끌려간 카샤는 어머니와 떨어져 언니 수산나와 함께 인체실험을 당하고 ‘래빗’이 된다. 나치의 실험토끼이며, 수술 받은 후 수용소를 껑충거리며 뛰어다녔기 때문에 래빗이라고 불려진 소녀들. 평화가 당연했던 하루하루가 한 순간 파괴되고 가혹한 수용소 환경 속에서 소중한 것을 하나씩 하나씩 잃어간 카샤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언니와 수용소를 탈출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도 치유되지 못한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동화 속 해피엔딩처럼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또 다른 가혹한 상황들이 눈앞에 들이닥친다. 전쟁이 끝난 후 카샤가 겪는 고통, 후회, 죄책감은 그녀의 삶을 계속해서 고통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는 고통에 굴복하지 않고, 고통의 상징이기도 한 헤르타를 만나러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용소에 도착한 날 수용소 여인에게 극약 주사 놓기를 주저하던 헤르타가 경제적인 이유로 수용소에서 근무하기로 결정 한 후 점점 무감각하게 생체실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떠올랐다. 독일 외에 다른 민족들을 증오해서, 원한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일이기 때문에 묵묵히 생체실험을 하고, 사람을 죽이면서도 점점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는 헤르타의 모습은 무섭기까지 하다.

전쟁 중에도 끊임없이 피해자들을 돕고, 카샤를 비롯한 74명의 래빗이라 불리었던 여성들을 도왔던 캐롤라인의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실제 인물이자 저자가 이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던 그녀의 삶은 그녀의 저택 코네티컷 베들레헴의 ‘더 헤이’의 라일락이 가득한 정원 속 라일락처럼 강하고 아름답다.

“그렇지만 나는 한 면만을 생각했던 거야. 아버지는 라일락이 거친 겨울을 지낸 후에만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사랑하셨어.”

캐롤라인은 손을 뻗어, 내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엄마도 아주 자주 이렇게 해주셨다. “그런 어려움을 거친 후에야 이 모든 아름다움이 나타나게 되니 기적이지. 그렇지 않아?” (P282-283)

캐롤라인, 헤르타는 실존 인물이고, 카샤와 수산나 역시 실재 수용소에서 인체실험을 당했던 자매를 모델로 쓰여졌다고 한다. 실화를 토대로 한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책을 읽는 동안 그녀들의 고통, 힘겨웠던 시간들이 더 마음깊이 가다왔다. 하지만 소설의 제목처럼 카샤와 수산나, 캐롤라인, 그리고 그 시간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의 라일락과 같이 괴로운 시기에 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 강인함에 나 역시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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