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둘리 에세이 (톡)
아기공룡 둘리 원작 / 톡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무언가를 선택하지 말아요.

만약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요. (P38)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표지의 개구진 둘리 모습을 보자마자 귓가에 어릴 적 자주 듣던 둘리 주제곡이 자동적으로 재생되었다. 책 속 일러스트로 오랜만에 다시 만난 둘리와 친구들을 보니 마치 아주 오래전에 친했던 친구들을 다시 만난 기분이 든다.

억만 년 전에 태어나 엄마와 헤어지고 빙하를 타고 우리에게 온 아기공룡 둘리. 깐따비야별에서 온 도우너,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또치, 기타치고 있는 모습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백수 청년 마이콜, 그리고 둘리와 매일 싸우지만 알고 보면 마음 따뜻한 남자 고길동과 아기 희동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친숙한 얼굴들이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둘리를 매일 혼내는 고길동 아저씨를 보면서 왜 저렇게 매일 화를 낼까, 나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둘리의 장난에 고생하는 모습에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헌데 지금 다시 보니 고길동 아저씨는 사실 착한 사람이 아닌가. 영희가 데리고 온 둘리뿐만 아니라, 도우너와 또치라는 객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매일 장난에 당하면서도 결국 져주고 마는, 요즘으로 치자면 ‘츤데레’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성인이 되고 보니 어렸을 적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가 그때와는 다른 감상과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점이 신선하면서도 섭섭한 기분과 여전히 둘리와 그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반가운 마음이 이리저리 교차하는 기분이다.

둘리의 원작 만화로 구성되어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책 속에는 둘리와 친구들의 다양한 일러스트, 짤막한 만화와 함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따뜻한 말로 가득하다. 자신,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짧지만 마음 깊이 다가오는 말들에 어느 페이지를 펴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마음이 지치는 시간, 타인과의 관계가 힘에 부칠 때, 둘리가 나에게 조근조근한 말투로 해주는 위로의 말과 같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