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소녀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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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에서 한 10대 소녀가 사라졌다. 평범한 가출이라 생각했던 사건은 실종으로 바뀌고 마을은 뒤집혔다.

범인에 대한 어떤 증거나 목격자도 없는 소녀실종사건을 스타형사 포겔이 담당하게 된다.

사건해결에 언론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있는 포겔형사는 이번에도 미디어를 끌어들인다.

그리고...사건 발생 62일 후 포겔은 피투성이에 추레한 몰골로 교통사고현장에서 발견된다.

어떤상황에서도 패션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던 그인데...더구나 정신상태까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포겔.

그에게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건은 그렇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산악마을에서 일어난 빨강머리 10대 소녀의 실종사건은 마을자체에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감쪽같이 증발해 버린 소녀의 행방을 찾기위해 마을로 들어온 포겔형사는 사실 사건해결자체보다는

전에 맡았던 사건으로 인해 추락해버린 자신의 명예를 찾는게 더 급한 속물이다.

익히 미디어의 큰 영향을 알고있었기에 마을에 언론사를 끌어들이고 확실하지 않은 증언과 증거를 흘리고 다닌다.

사건은 전국으로 퍼지게 되고 대중들은 실종된 소녀의 가족을 위로하고 소녀의 행방을 찾기위해 산악마을을 찾아오고

덕분에 마을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게 된다.

군중심리를 잘 알고 있는 포겔은 자신의 의도대로 언론을 교묘히 이용하고 결국엔 자신의 상상력에 증거조작을 더해

애먼사람을 범인으로 몰고간다.

평범한 교사였다가 한순간에 범인으로 몰리게 된 남자의 신상은 탈탈털리고 그의 가족은 큰 상처를 받고 망가져버리고

결국에 그는 구속되고 만다.

끔찍하고 안타까운 사건조차도 자신의 명예를 위해 이용해먹고 한편의 쇼로 만들어버리는 포겔.

그도 처음부터 이렇게 타락하지 않았겠지만 미디어라는 거대한 힘의 맛을 알아버렸기에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책을 읽는내내 포겔의 행동에 욕이 나왔지만 그보다더 화가났던건 언론에 휩쓸려 이리저리 표류하는 대중들이었다.

진실은 외면한채 흥미위주의 자극적인 기사에 혹해 무고한 사람들을 마녀사냥하듯 몰아가버리는 행타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형사도 언론도 대중들도 모두 한통속으로 움직여 사건은 철저하게 조작되고 말았다.

그래도 포겔에게 최소한의 형사로서의 양심은 남아있었는지......흠......

'속삭이는 자'로 큰 충격을 안겨준 도나토 카리시 작가의 최신작 <안개 속 소녀>를 읽었다.

그동안의 스타일과는 다른 느낌의 소설이었기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작가의 가능성을 다시보게 되었다.

미디어의 영향력을 알고는 있지만 소설을 통해서 다시한번 그 악영향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낄 수 있었다.

안그래도 요새보는 프로그램속에서 미디어의 악편이 한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망쳐놓는지 실제로 보고있다.

아마 언론을 장악하고 조정하는 사람이 젤 큰 권력의 소유자가 아닐까..

그나저나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불쌍한 빨강머리 소녀는 도대체 어디있단 말인가??

그녀의 행방이 궁금하면...진실이 알고싶다면....끝까지 방심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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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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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을 고르는 기준중 하나가 서점대상과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특히 잘 모르는 작가의 작품이 나왔을 경우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책선정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번에 읽게 된 소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가 그런 케이스.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기존 소설을 거의 읽어본게 없기에 제 155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것 하나만 보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포함해 총 6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읽고나면 마음이 뭉클해지고 여운이 많이 남았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시간은 흘러 딸이 살아있었다면 성인식을 하였을 시기가 오고 남겨진 부모앞으로

성인식에 관한 안내장들이 우편으로 도착한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성인식을 할 수 없는 딸아이를 위해 특별한 결정을 내린 부모의 이야기 <성인식>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지만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고 치매마저 걸린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마음을 담은 이야기 <언젠가 왔던 길>

인적이 드문곳에 위치한 이발소와 늙은 이발사. 그에게 머리를 맡기기위해 먼곳에서 온 젊은이. 머리를 자르는 동안 이발사가 청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속에 담긴 전하지 못했던 진실을 그린 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일에 치여서 가족과 가정에 소홀한 남편에게 화가나 어린딸과 친정으로 가출한 아내. 친정집에서 찾은 과거 남편과 주고받았던 연애편지와 밤마다 도착하는 의문의 메세지로 인해 점차 변해가는 아내의 심경을 담은 <멀리서 온 편지>

갑작스런 이사로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소녀와 아빠에게 학대받는 어린소년이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

아버지의 분신이었던 시계를 유품으로 받은 아들. 고장난 그 시계를 고치기 위해 찾아간 시계방에서 듣는 시간의 소중함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때가 없는 시계>

6편의 이야기 모두 공통적으로 가족이라는 주제가 담겨져있다. 가장 가깝고 편한 사이지만 어쩌면 그래서 서로에게 진심으로 더 다가가고 사랑을 표현하기가 어색한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항상 애틋하다.

이 소설집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먼저 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전할수 없는 사랑에 가슴아프기도 했고 오랫만에 만난 소중한 사람에게 힘겹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그 심정에 뭉클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단편은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가족으로 인해 상처입은 어린아이들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그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싶었다. 사랑도, 상처도, 상실감도, 그리움도.. 가족에게 느낄수 있는 많은 감정들이 담긴 따스하고 감동적인 소설집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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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빛의 일기 - 하
박은령 원작, 손현경 각색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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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과 지윤, 전생과 현생의 그녀들의 힘들고 굴곡진 삶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사임당, 빛의 일기 - 상 >.

지윤은 우연히 손에 넣은 사임당의 일기를 복원하고 진짜 금강산도를 찾기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사임당은 한양으로 올라와 유민들과 함께 힘겹게 종이공방을 꾸려가고 있다.

여전히 그녀들은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고 여전히 방해꾼들은 그녀들을 훼방놓고 있다.

민교수는 금강산도가 가짜임이 밝혀질까봐 진실을 알고있는 지윤을 온갖 치사한 방법으로 압박해온다.

지윤은 동료들과 은밀하게 사임당의 일기를 조금씩 복원해나가면서 마침내 진짜 금강산도를 발견하게 된다.

이제 전세는 역전되었고 진실을 밝힐 기회를 엿보는 지윤, 하지만 민교수의 방해또한 만만치 않다.

여전히 사임당을 시기질투하는 휘음당. 부와 권력을 이용해 사임당을 옥죄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사임당은 더욱 고고해지고

의연해진다. 어떤 방법을 써도 사임당을 뛰어넘을수 없다는 자신만 발견하게 되는 휘음당은 점점 더 악에 받치게 된다.

갖지 못한것을 욕심내는 비뚤어진 욕망때문에 망가져가는 휘음당의 모습은 한편으론 애처롭다.

그녀도 단지 한 여인으로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그 사랑이 무엇이건데 한 여인의 인생을 이리도 망쳐놓은 것일까..

사임당과 휘음당이 바라보는 남자 이겸. 사임당이 떠나야만 했던 그날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 이겸은

더욱더 사임당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그녀를 지키고자 한다. 그들의 안타까운 관계는 어떤 결말을 보여주려나..

위기의 순간에 전생과 현생을 뛰어넘어 서로 교감하게 되는 사임당과 지윤.

어둠이 아무리 까맣다 한들 한줄기 빛조차 가리지는 못하는 법. 한치 앞이 안보이는 힘든 삶일지라도 그 앞날엔 희망이 있기에

그렇게 지윤과 사임당은 자신을 위해 ,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앞으로 나아간다.

누구의 어머니가 아닌 여인 사임당을 재조명한 소설 <사임당, 빛의 일기 -상,하>.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아온 그녀의 모습은 훌륭했지만 자기자신을 위해 그림에도, 사랑에 있어서도 조금더 욕심내어서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여운으로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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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노래
장연정 지음, 신정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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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와 함께 가사를 귀로 들었을때와 음악없이 가사를 눈으로 읽었을때 느끼는 감정은 차이가 크다.

글로 읽었을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귀로 듣는 순간 가슴을 울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음악자체가 너무 좋아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았으나 음악없이 오롯이 글로만 가사를 읽었을때 마음에 와닿는 때도 있다.

이번에 만난 책 <밤과 노래>는 글로 적힌 노랫말속에 담긴 감성충만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었다.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웠지만 어쩐지 잠이 오지 않는 밤...그럴때면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가벼운 독서로 잠을 부르곤 한다. 이 책도 왠지 자기전에 읽어줘야 할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잠자리에 누워 첫페이지를 펼쳤다.

가장 먼저 만난 가사는 '수고했어 오늘도'. 지나가다 한번쯤은 흘려들은 노래로 기억이 되지만 노래전체를 알진 못한다.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널 응원해

하루의 끝에 듣는 말 중에 이보다 더 힘이되는 말이 있을까....순간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나조차도 나에게 쉽게 하지 못하는 말을 이렇게 듣게 될줄이야..바로 핸드폰으로 노래를 재생하고 반복해 들었다..

그렇게 글과 노래로 위로받으며 그날밤 잠이 들었던것 같다.

그후 매일밤 자기전에 이 책속 노랫말을 읽고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음악을 들었다.

아는 노래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몰랐던 노래는 새로운 발견이 되는 시간이었다.

물론 정말 내 취향이 아닌 노래도 있었지만...가사만큼은 다 너무나도 좋았다.

어쩜 이리도 주옥같은 노랫말만 쏙쏙 모아놓았을까. 게다가 노랫말과 어울리는 작가의 에세이는 공감 그자체였다.

우리모두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음악에 스며들어 있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이제 이 책을 손에 쥔다. 아무페이지나 펼쳐서 가삿말을 담은 노래를 들으며

작가의 이야기를 조용히 읽어나가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뇌가 말랑해지면서 감성이 지배하는 밤의 시간을

느긋하게 즐길수 있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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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내공 - 이 한 문장으로 나는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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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만큼 짧은 시간안에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주는 행위는 없을것이다.

책을 읽다 발견하는 마음을 울리는 글귀 한 구절, 눈에 확 들어오는 문장 한 줄.

이렇게 하나둘씩 모아놓은 문장의 힘을 알려주는 <한 줄 내공>을 읽었다.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 일본작가 사이토 다카시. 그가 힘들었던 시절에 지탱할수 있는 힘이 되어준

단 한 줄의 문장들에 대한 감상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수천개의 문장속에서 유독눈에 띄이는 한 문장. 책을 읽을 당시의 상황이 반영이 되어 유독 울림을 주는

문장들을 나역시 발견할때가 간혹 있다. 하지만 굳이 그 문장을 다시 적어놓거나 다시 찾아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작가는 그러한 문장들을 발견할때면 따로 필사를 해두고 나만의 명언집을 만들어서 두고두고 활용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어마어마한 독서량에 놀랐고, 그의 가슴을 울린 한 줄의 문장과 그와 관련된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있노라면 새삼 글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꼭 책이 아니어도, 영화속 대사에서도, 인터넷에서 마주한 글 속에서도, 가슴을 울리는 노랫말의 한 구절에서도 작가는 인생의 길을 알려주고 빛이 되어주며 힘을 주는 한 줄을 만났다.

책을 읽으며 유독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 하나

'인간에게는 인생을 실패할 권리가 있거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지내고 있는 내 현실을 위로해주는 느낌이 강하게 든 문장이다.

작가의 말처럼 지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힘을 주는 강한 내공의 한 줄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나도 나만의 한줄을 위한 노트를 작성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 마음에 힘을주고 나를 이끌어줄 단 한 줄의 문장들이 모였을때 나는 조금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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