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푸른빛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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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만난 조르주 바타유의 작품 <하늘의 푸른빛>.

처음에 읽은 <눈 이야기>가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이 책을 손에 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전작이 어린 소년소녀의 쾌락에 관한 집착과 그에따른 변태적 행위만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 읽은 하늘의 푸른빛은 그보단 좀더 어른의 세계이자 죽음에 대한 집착, 시대상황을 거부하려는 몸부림 같은게 느껴졌다.

남자 주인공인 트로프만. 그는 죽음에 성적 쾌락을 느낀다. 시간이라고 해야하나....

죽은 시체를 보면 흥분이 되기에 스쳐지나가는 여자들에게 시체 코스프레(?)를 요구하지만 직접 품지는 않는다.

버젓이 아내가 있지만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여자가 세명이 등장한다.

세 여자는 각자 다른 매력, 다른 신념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운이 감도는 1930~1940년대의 혼란스럽고 암울한 현실속에서 오직 쾌락만을 탐닉하고 술에 의존한채 하루하루를 버티는

트로프만..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의 유럽은 온갖 사상들로 넘쳐났고 각 계층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권리를 주장하느라 시끄러운 시국에 그는 이름의 뜻 처럼 그냥 잉여 인간으로 남은 상태로 세월을 흘려보내고 있다.

간혹 글을 쓰기도 하는 나름 지식인에 속해있으리라 보이는 그는 어째서 방탕한 삶을 택한것일까??

대놓고 노골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트로프만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절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짜피 전쟁의 서막을 올랐고, 발버둥쳐봐야 전쟁으로 수많은 목숨이 사라져가는게 당연하겠지.

트로프만은 전쟁속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희박함을 알기에 그저 죽기전까지 죽음을 동경하며 그렇게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것은 아닐까...살아남아 봤자 전쟁이 휩쓸고 간 뒤에 남은 폐허 속에서는 살아도 사는것이 아니기에..

그렇게 일찌감치 모든걸 내려놓고 죽기전까지 즐겨나 보자, 죽음조차도 그냥 사랑하자,뭐 이런속셈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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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트로드 모중석 스릴러 클럽 42
로리 로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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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에 살던 아서의 가족은 25년만에 고향 벤트로드로 돌아온다.

고향땅에서는 어머니와 누나 루스, 누나의 남편 레이가 그들을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이미 죽은 또 한명의 누나인 이브의 그림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도시에서 살던 아서의 가족들은 황량하고 낯선 시골마을이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들이 돌아오고 얼마지나지 않아 마을에서 어린 금발머리소녀 한명이 행방불명이 되고 사람들은 레이를 의심한다.

젊은시절, 이브를 사랑했지만 이브가 죽고 난후 그녀의 언니 루스와 결혼한 레이.

한동안 동네에서는 레이가 이브를 죽였다는 소문이 돌았고...그 일은 지금까지 레이의 뒤를 쫓아다녔다.

하필 소녀가 행방불명되던 날 레이의 행방이 묘연했기에 사람들은 당연스레 그를 범인으로 생각한다.

이브가 죽던 그날의 진실과 현재 일어난 유괴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조용하기에 더 수상한 그곳 벤트로드. 숨겨진 비밀이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로리 로이작가의 데뷔작인 소설 <벤트로드>를 읽었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 아무런 정보가 없었지만 애드거상 최우수 신인상이라는 타이틀이 작가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소설은 생각보다 쉽게 읽히질 않는다. 자극적인 장면이나 사건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캔자스주의 작은 마을 벤트로드에 일어나는 일들이 담담하게 전개되었다.

아서의 매형인 레이. 그는 어째서 사랑했던 여자 이브의 언니와 결혼을 했을까?? 루스를 통해 이브를 떠올린다고 하기에 두 자매는 닮은꼴이 아니다. 오히려 아서의 막내딸 에비가 어린시절 이브의 모습을 꼭 빼닮았다. 그래서 그런가...에비를 보는 레이의 눈빛이 어쩐지 심상치 않다.

바로전에 읽은 책에서도 느꼈지만 폐쇄적인 마을은 위험하다. 각 가정의 속사정까지 속속들이 알만큼 가깝기에 서로를 감시하고 의심하기도 쉽다. 소문은 순식간에 사실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마을사람들간의 암묵적인 침묵은 사건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되어버린다. 벤트로드도 마찬가지.

벤트로드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의 한가운데에 있는 레이. 거의 술에 취해있고, 그의 행동들은 어딘가 수상쩍으며 루스에게는 폭력까지 일삼는 그. 정말 레이는 모든일의 배후에 있는것일까...마을사람들의 의심어린 눈빛에도 아랑곳않는 레이.

당당한건지 체념한건지...그 마을안에서 버텨내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그의 속내는 이야기의 끝에가서 폭발하고 만다.

완벽한 비밀은 없다. 언젠가는 진실이 드러나는 법. 그토록 애써가며 숨겨왔던 이야기가 드러났을때, 그들의 침묵속에서 희생되어야만 했던 사람이 받게 될 충격의 파괴력은 어마어마 할것이다.

휘몰아치는 전개는 아니지만 그래서 마지막이 더 강렬한 소설 <벤트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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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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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은 책소개 문구에 혹해서 읽게되었다.

'그 앤 이제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비밀을 갖게 됐어.' 라는 자극적 문구에 여고생과 선생님의 섹스스캔들이라니..

더구나 두번째 작품으로 맨부커 상을 수상한 작가의 데뷔작품이라는 사실이 이 책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23세에 쓴 소설이라는데....그 나이때 이렇게 복잡하고 난해한 소설을 쓸수가 있는건가??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요일도 뒤죽박죽, 월도 뒤죽박죽, 현실과 연극의 세계도 도무지 구분이 안가는 이 소설...참 읽기 힘들었다.


언니 빅토리아가 선생님과의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다. 어른들은 그일을 빨리 처리하려고만 하지만

학생들은 빅토리아에게 호기심과 질투를 동시에 느낀다.

빅토리아의 동생 이솔드도 마찬가지....

한편 스탠리라는 남학생은 빅토리아의 섹스 스캔들을 주제로 한 연극을 올리려고 준비한다.

선생님들의 주목을 받기위해


이 소설은 절대 친절하지 않다. 독자에게 도전한다는듯한 인상도 준다.

난 내멋대로 쓸테니 이해하려면 이해해봐,,,,,,

그도 그럴것이  이 소설엔 시간개념이라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듯 하다.

소재는 자극적이지만 이야기는 굉장히 잔잔하게 하지만 제멋대로 진행된다.

10대시절의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것 같은데 나의 문학적인 이해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여러모로 힘든 소설이었다..

놀랍도록 발칙한 데뷔작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정말 놀랍도록 어렵고 도전의식 강한 발칙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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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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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대부분이 몇십년에 걸쳐 대대로 한 마을에 터를 잡고 살다보면 그들사이에 안보이는 끈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마을공동체는 폐쇄적인 성격을 갖게 되고 이웃집 숟가락 갯수가 몇개인지까지 속속들이 알게된기 마련이다.

그런 마을에 새로 누군가가 이사라도 오게 되면 마을사람들은 그들을 철저하게 이방인 취급한다.

혹시라도 누군가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면,,,그 뒤에 어떤일이 일어날까??

타우누스시리즈의 여덟번째 이야기 <여우가 잠든 숲>에서 주인공 보덴슈타인은 어린시절 이방인 친구를 사귄다.

원래 같이 놀던 무리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행동과 강압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보덴슈타인.

마침 구소련에서 이사온 소년 아르투어와 급속도로 친해진다.

우연히 발견하여 길들이게 된 여우 막시와 아르투어, 보덴슈타인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평온하게 지냈지만

보덴슈타인의 다른 친구들무리는 그런 아르투어와 막시를 질투하고 미워하게된다.

그리고 어느날 저녁, 아르투어와 막시는 행방불명이 되어 다시는 마을로 돌아오지 못한다.

 

42년이 흐른 현재, 강력계 형사반장인 보덴슈타인은 몹시도 지친상태라 1년의 안식년을 갖기로 하고 휴직을 신청했다.

하지만 마을안에서는 또다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은 보덴슈타인을 쉬지 못하게 한다.

방화로 인해 한 사람이 불타죽고, 요양원에서 임종을 기다리던 노부인이 질식사를 하게 되고, 마을 신부는 자살로 위장된채 시체로 발견이 된다.

하루이틀사이에 연이어 발생하는 끔찍한 살인사건과 살인미수사건까지...

보덴슈타인과 피아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조사를 하고 그 와중에 보덴슈타인은 일련의 사건들이

42년전에 발생한 아르투어의 실종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는 결국 아르투어와 여우 막시의 유골을 발견하고 극도의 흥분과 분노를 느낀다.

항상 아르투어를 바래다 주던 그였지만 그가 실종되던 날은 그러질 못했고 그 사실은 보덴슈타인에게 끝없는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희미해지던 기억과 아물어가던 상처였는데...온몸의 뼈가 골절된 채로 발견된 옛친구의 유골을 보는 보덴슈타인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경찰이 수사에서 가장 조심해야할것이 바로 개인적인 감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한 판단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하지만 보덴슈타인은 42년만에 드러나는 진실과 친구라고 믿었던 인간들의 끔찍하고 위선가득한 비밀을 마주하면서 사건을 주관적으로 볼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사건해결을 위해 직접 뛰는것을 포기한다.

피아와 동료들, 마을사람들의 도움으로 숨겨졌던 진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가운데 범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지만

분노와 복수심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그쪽으로만 생각했던 보덴슈타인은 진범을 잡고 평온을 찾을수 있을까??

어마어마한 등장인물로 읽는동안 인물소개를 몇번이고 펼쳐봐야 했지만 타우누스 시리즈중 가장 재밌게 읽은

<여우가 잠든 숲>. 두 권의 책이 순식간에 읽혀졌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보덴슈타인의 사건. 그와 직접 관계된 사건이라 더 가슴이 아팠다.

어린시절의 장난이라고는 하지만 잔인하기 그지없었던 철부지 소년소녀들의 행동. 몇십년을 불안감에 떨며 비밀이 드러나질 않길 바라기만 했을 그들의 삶은 지옥이나 다를바 없었겠지만 그래도 아무런 죄없이 숨을 거둔 아이의 비극에 비하면

그들이 받은 벌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마을사람들의 유대감이 강한건 알겠는데...며느리될 여자가 알고보니 외도로 태어난 자식이라는 사실은 쫌 너무하지 않나?? 이건 뭐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여기저기서 등장하는 배다른 형제들의 설정은 좀 웃겼다.

타우누스 강력반 형사들의 진한 파트너쉽과 특히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유대감이 빛을 발했고

새로 등장한 신참내기 형사이자 사진기억력을 가진 타리크의 활약도 돋보였던 이번 작품.

안식년을 끝내고 보덴슈타인은 다시 돌아올런지.....기다리고 있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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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X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박현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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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승이 있다. 그의 밑에 촉망받는 두 제자가 있다. 마쓰오와 사와타리.

선과 악의 대척점에 있는 그들에게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어떤 매력이 있다.

그리고 스승의 음모에 희생양이 된 두 제자는 각각 다른길을 가게된다....

종교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모임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과 뜻하지 않는 기적을 보여주는 교주 마쓰오.

철저하게 몸의 해방과 쾌락을 추구하며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이비 종교 교단 X와 교주 사와타리.

자신의 곁에서 갑자기 사라진 여자를 찾아나선 남자의 행동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600쪽이 조금 못되는 제법 두꺼운 소설 <교단X>를 읽었다.

사라진 여자를 찾기위해 마쓰오의 모임에 찾아온 나라자키는 그곳을 나오는 길에 교단 X에 납치된다.

그곳에서 그는 거의 한달동안 성적 쾌락속에 파묻혀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있다.

세간에서 교단X라 불리우는 사이비 종교. 신자들이 하는일은 대부분이 섹스뿐이다.

새신자가 들어오면 극한의 성적 만족감을 줌으로써 수치심을 없애고 교단에 동화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정점에 있는 교주 사와타리. 짙은 어둠속에 파묻혀 있는 그는 세상을 상대로 비밀스런 계획을 세운다.

한편, 교단 X의 2인자인 다카하라는 남몰래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믿을수있는 신자들과 비밀스런 움직임을 보인다.

사와타리와 다카하라가 각각 마음속에 품은 흑심은 무엇일까??

나라자키는 사라진 그녀를 무사히 찾아올수 있을까??

끝없는 물음이 이어지는 소설이지만 생각보다 진도는 더디게 나갔다.

중간중간 마쓰오의 설교가 나오는데 이 지점이 이 책을 계속읽을지 아님 덮어버릴지를 결정하게 만들것같았다.

원자부터 우주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설파하는 마쓰오의 설교는 솔직히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생각보다 잔잔했다.이름부터 무시무시한 교단X. 그 사이비 종교가 어떤짓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그들이 하는일이라고는 오로지 섹스뿐. 더구나 매주 월요일에 행해지는 의식은 소설 향수의 집단 난교를 떠오르게 했다.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는 교단인지...그 실체와 교주의 궁극적 목적을 진심으로 알고싶어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그 끝에 남은건....

사람의 마음은 강한것 같으면서도 한없이 약하다. 내가 처한 현실이 암담할때는 정말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라고 잡고 싶은게 사람이다. 그 틈을 뱀같이 교묘히 파고드는 사이비 종교들...

잘못된 해석과 맹목적인 믿음은 평범한 사람도 괴물로 만들고 결국 파멸에 이르게 한다.

교단 X가 선택한 틈은 바로 쾌락. 태초에 인간들은 선악과를 먹기 전까진 부끄러움을 모른체 나체로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다. 그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본능을 이용해 신자들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사와타리라는 인물.

마주보기만해도 그 어둠에 삼켜질것같은 끝을 모르는 악의를 온몸으로 풍기고 있지만 그인간의 머리속에 남은건 채울길이 없는 텅빈 공허함뿐이다.

그와 반대되는 인물 마쓰오. 개구장이 같은 행동에 기묘한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괴짜노인같은 그는

모든이의 행복을 바란다. 그 선한 마음에 저절로 사람들이 주변에 모인다.

사기를 당하고 몸이 마비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용서하고 포용한다.

소설은 신의 존재여부를 묻는다. 신은 존재하는가??그렇담 사와타리 같은 악인과 마쓰오 같은 선인의 끝은

분명 달라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니까...그래서 신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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