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빛의 일기 - 상
박은령 원작, 손현경 각색 / 비채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백년된 안견의 <금강산도>가 발견되었다. 미술학계에서는 난리가 났고 권위있는 민정학 교수는 진품이라고 감정했다.

하지만 지윤의 눈에 그 금강산도는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했다. 위작임이 분명하다.

허나....교수가 되기 위해서 민교수 밑에서 온갖 뒤치닥꺼리를 도맡아 한 지윤이기에 섣불리 위작이라 밝힐수가 없었다.

미술작품에 탁월한 심미안을 가지고 있는 지윤. 그녀의 능력을 아는 민교수는 이탈리아 학회에 지윤과 동행해서는

말도안되는 모함으로 그녀를 쫓아낸다.

낯선 나라를 헤매다 마주친 서점에서 한 권의 책을 만나고, 책에 이끌려 가게된 고저택에서 한 점의 그림을 마주한 지윤.

그것들로 인해 그녀의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탈리아에서 얻은 오래된 고서 한 권.. 복원을 하고보니 그 책은 사임당의 일기였다.

그리고 지윤에게 사임당의 과거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치 내 전생처럼...

드라마 방영전부터 궁금하긴 했지만...출연자들이 마음에 안들어 보지 않았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다행히 소설로도 출간이 되어 글로 만나보게 되었다. (대부분 드라마보단 소설이 더 재미나기도 하고...)

사임당의 일기로 전해지는 어린시절부터의 사임당의 삶의 모습과 현재에 살고 있는 지윤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전개되는

소설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기존 소설들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읽혀졌다.

일단, 신사임당이라는 인물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도 신선했고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쉽게 접하지 못한 그녀의 어린시절부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그림에 탁월한 소질이 있던 사임당. 그녀와 마음의 정을 나눈 첫사랑이지만 이뤄질수는 없었던 사랑 이겸.

그리고 이겸을 마음에 품었고 훗날 휘임당이라 불리우는 또다른 소녀 석순.

사임당의 그림 한장으로 세사람은 비극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현재의 지윤 또한 힘든상황은 마찬가지. 사업에 실패하고 자취를 감춰버린 남편때문에 한순간 빈털털이가 되버린 지윤의 가족. 가정도 살려야 하고 잃어버린 명예도 찾아야 하는 지윤에게 유일한 희망은 손에 들어온 사임당의 일기.

그 일기엔 진짜 금강산도의 위치에 관한 힌트가 들어있을지도 모르고 더구나 자꾸 보이는 사임당의 과거때문에

더더욱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다.

드라마는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사임당과 휘임당, 그리고 이겸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진짜 금강산도는 찾을 수 있을지..

결말이 궁금하지만 보지 않을생각이다.

그 갈증은 곧 나올 <사임당 빛의 일기 하>를 읽는걸로 해소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개를 두손에 꼬~옥 쥐고 한없이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다니는 아기해달 보노보노.

생각해보니 여기저기서 보노보노라는 캐릭터를 본 적은 없지만 실제 만화를 본 적은 없는것 같다.

그래서 보노보노에 등장하는 동물들이 이렇게 다양한줄도 몰랐다.

이 만화책속에서 작가는 어떤것을 발견했기에 우리에게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귀여운 캐릭터에 이끌리고 작가의 전작이 마음에 들었기에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읽었다.

 

이 책은 어른이지만 어른이 되고싶지 않거나 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한 우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이만 먹었지, 사는게 서툴고 감정표현하는게 서툴고 자신을 솔직히 바라보는게 서툰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를 무심하게 툭! 던지고 있다.

보노보노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저마다 톡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모두 주변에서 볼 수있는 사람들을 투영하고 있다.

소심한 보노보노,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너부리, 혼자서도 잘 지내는 포로리, 태만과 자유, 잠을 사랑하는 야옹이 형..

서로다른 모습을 지니고 다른 생각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평화로운 숲과 바다에 살고있는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가 왜 보노보노에게 빠졌는지 알것같다. 그들의 대화속에서 위로를 받고 때로는 엉켜버린 실을 푼것처럼 답을 찾는다.

감추고 싶은것들, 울고 싶은 나날들, 그 모든순간들을 어쩜 이렇게 콕찝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작가의 글 하나하나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보노보노가 이렇게 심오한 만화였던가!!!!

짤막한 보노보노만화를 읽고 이러한 깊은 울림을 주는 글을 써준 작가가 고맙다.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만화는 덤인 예쁜 에세이. 아직 서툴고 여전히 서툴고 싶은 나에게 큰 힘을 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연
에스더 헤르호프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독한 난산끝에 아이를 출산한 여자가 있다. 남편과 디디는 아이를 원치 않았지만 임신이 되었기에 행복한가정을 꾸리기로 다짐하지만 임신중에 후유증으로 그녀는 휠체어 신세가 되었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몸음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녀의 몸과 태어난 아이를 돌봐줄 산후도우미를 구했다.

디디의 집에 도우미로 들어온 헤네퀸. 그녀의 행동이 조금 수상하다. 산후도우미 자격증을 위조하여 디디의 집으로 들어왔고

디디의 남편을 은밀히 유혹하는가 하면 아기와 산모에게도 티나지 않게 몹쓸짓을 하고있다.

그녀의 목적은 무엇일까?? 왜 평범한 가정에 스며들어 그들을 조금씩 흔들어 놓는것인가??

 

또 한명의 여자, 경찰 미리엄은 계단에서 추락해 갑작스런 오빠의 죽음을 단순 사고사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녀는 오빠의 아내였던 헤네퀸을 의심하고 몰래 그녀의 뒷조사를 하고있었고 그녀가 산후도우미로 어떤 가정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미리엄이 알기에 헤네퀸은 컴퓨터 관련일을 하고있었는데 산후도우미라니...

그녀의 행동에 의구심이 들지만 딱히 수상한 행동은 하지 않기에 일단 지켜보기만 하면서 헤네퀸의 과거를 조사한다.

그리고 헤네퀸의 과거속에서 죽은 사람들이 발견되고 이름을 바꾼 흔적도 발견되면서 본격적으로 그녀를 감시하는데...

한편, 디디의 남편은 칭얼대는 아기와 움직이지 못하는 아내가 있는 삶속에서 점점 힘들어하는 틈을 파고든 헤네퀸의 유혹에 굴복하고 얼마후 행방불명이 된다.

사건의 범인을 드러내놓고 그녀가 왜그래야만 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 <악연>.

미리엄과 디디, 그리고 헤네퀸. 세 여자는 과거 어떤 인연,아니 악연으로 얽혀있는 것일까??

주변에서 만류했음에도 헤네퀸에게로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 미리암.

디디의 가정을 파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헤네퀸.

극적인 긴장감을 주진 않지만 세여자의 심리 변화를 치밀하게 묘사한 소설은 뒤로 갈수록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과거를 지우고 싶었던 소녀, 인정받고 싶었던 소녀가 선택한 방법이 복수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잘못된 선택으로인해 자신을 벼랑끝까지 몰아가게 만들고 결국 그 끝은 뻔했으니까...

뒤늦은 후회와 용서만으로는 그 많은 죄값을 치룰수 없으니 어쩌면 그러한 마지막이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 후에 밝혀진 사실. 헤네퀸을 악녀로 각성시킨 그 사건의 진실은 끔찍했다.

어린아이의 사소한 거짓말로 넘어가기엔 그 파장이 어마무시하게 컸으므로.....

무심코 던진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고!

긴장감이 적어 장르소설매니아에겐 조금 심심할지도 모르지만 나름 매력있는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어쩌자고 열 여섯살의 두 소년 소녀는 세상 존재하는 많고 많은 것들중에 하필 성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물론 십대들이 성에 눈을 뜨며 호기심을 갖는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은 또래아이들과는 너무도 달랐다.

만난지 사흘 만에 서로의 은밀한 곳을 탐하며 전율감과 동질감을 느낀 그들은

점점 비정상적이고 파괴적인 성적 쾌락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끼는것 처럼 끝없이 더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려는 소년과 소녀.그리고 그들의 후원자...

에로티즘의 거장 조르주 바타유의 자전적 첫 소설 <눈 이야기>를 읽었다.

 

1920년대에 쓰여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적나라한 표현이 고스란히 담긴 이 소설은

친절한 설명도 없이 오직 끝없는 쾌락만을 원하는 주인공들의 모습만을 담아내고 있다.

그어떤 아름다움도 보이지 않는다. 비정상적이고 잔인하고 엽기적인 모습들만이 활자화되어 종이위를 채우고 있을뿐.

극한의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해 다른이의 명예를 더럽히고 살인까지 마다않는 그들의 행동은 잔인하긴했지만

평소보던 소설들에서도 접할수 있었던 설정들이기에 그럭저럭 넘어갈수 있었지만...

읽는동안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더러움'과 '수치심'이었다.

장면마다 등장하는 오줌싸는 행위. 배설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를 남에게 그토록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성행위 후 오줌을 배출해내야 진정한 쾌락에 도달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상대방을 더럽히고 싶어서 그러는것일까?? 그 축축함이 자신의 부위를 깨닫게 할것이기 때문인가??

해설을 읽어봐도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나는 더.럽.다.고 느껴질뿐...

책 제목에 등장하는 눈. 제목만 보고는 눈(snow)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눈(eye)이다.

달걀, 소의 불알, 도려낸 눈으로 연결된 그 물체들은 주인공 소녀 시몬과 만나면서 음란함과 혐오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것들을 이용해 그들이 얻고자 했던 쾌락. 그 매끈하고 동글동글한 물체들이 깨지고 터졌을때 주는 희열감.

기이한 모습으로 기이하게 서로를 만족시켜주는 소년과 소녀, 그리고 후원자의 행태를 보고있자니 욕지기가 나왔다.

하지만 그들이 맞이할 파멸이 궁금하기에, 그들은 반드시 파괴되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을수는 없었다.

아직은 젊고 싱싱하게 꽃이 핀 육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것이 그렇듯 그들도 시들겠지.

그들은 혹시 다가오는 죽음이 싫어서 먼저 죽음으로 뛰어들기 위해,

어짜피 죽어 없어질 몸. 사는동안 마음껏 그 육체를 탐하기 위해 그렇듯 무모하고 잔인한 행위를 일삼는게 아닐까...

여러모로 충격적인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북한작가가 목숨걸고 밀반출한 원고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관심을 받은 소설 <고발>.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 그곳의 실상을 볼 수 있다기에 더 궁금했던 소설 <고발>을 읽었다.

작가 반디는 무슨말을 하고싶었고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위험을 감수하고서까지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을까?

그의 간절함 외침을 외면할수 없었기에 책을 들었다.

 

탈북기, 유령의 도시, 준마의 일생, 지척만리, 복마전, 무대, 빨간 버섯.

총 7편의 단편소설안에 묘사된 북한사회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지독했다.

물론, 요즘엔 극내에 자리잡은 탈북자들의 수도 많고 그들이 방송에나와 북한의 실체를 많이 까발려주었기에

그들이 어떤모습으로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대략 알고있긴 하지만

글로써, 소설속에 교묘히 묘사된 모습으로 마주한 북한은 또 다르게 다가왔다.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사진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아기때문에 창문에 덧커튼을 쳤다는 이유로 추방을 당하고

여행증이 없다는 이유로 위독하신 어머니를 뵈러갈수도 없는 사회.

아니 도대체가 다른도시로 가는데도 여행증이 필요하다는것부터가 이해가 안된다.

고향땅을 밟는데도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나라안에서 무슨 희망이 존재할것인가!!!

기차길 경치가 좋으면 기차타고 가다가 도로경치가 좋으면 차로 옮겨타는 수령님의 변덕때문에

가시는길 방해될까 역사안에서 꼼짝도 못하고 통행금지가 해제될때만을 몇날 며칠이고 기다려야하는 불쌍한 사람들...

이것이 현실인지 픽션인지... 애매한 경계안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있는 작가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런 비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밖으로 알려야만 했던, 그렇게 세상을 향해 처참한 현실속에 사는

북한주민들의 사연을 전해야만 했던 반디 작가.

같은 하늘아래 사는 같은 민족의 아픔이라 그런가 소설이 현실로 읽혀지는 그런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