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산본점 오픈

 

 

지난 6월 중순엔가 산본 중심상가 구 달포차 자리에 알라딘 중고서점 매장이 들어온다는 현수막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매일 아침 회사로 출퇴근하면서 언제나 오픈하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왔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차에 2013719일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첫날 퇴근길에 방문하면서 바로 세 권의 책을 구입했습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빅 픽처> 그리고 아주 고대해 마지않던 정미경 작가의 <프랑스식 세탁소> 이렇게 세권이었습니다.

 

 

, 그럼 본격적인 매장 구경에 나서 볼까요. 램프의 요정 아이콘이 지하 1층에 있는 알라딘 산본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반겨 줍니다.

 

 

다른 오프라인 서점들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거의 알라딘 중고서점의 아이콘처럼 되어 버린 한국 작가들의 이미지가 푸근하게 다가옵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이미지만 있는데, 하루키나 로맹 가리 혹은 댄 브라운 같이 대중적인 외국 작가들의 이미지도 함께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황석영 선생님하고 몇 년 전, 어느 출판사에서 마련한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서 직접 뵙기도 했는데 정말 조선 삼대구라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말씀을 무척 재미기헤 해주셨습니다. 대작가님하고 그런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입구 우측으로 서가에서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보이네요.

가장 먼저 영어 원서들을 만나볼 수가 있습니다. 제 서가의 반은 원서가 차지하고 있지만 선뜻 읽어볼 생각이 들지 못하답니다. 아무래도 우리글 서적처럼 책읽기 속도가 나지 않아서겠죠?

 

 

우리나라에서는 <바보들의 결탁>이라는 제목으로도 출간이 된 존 케네디 툴의 원서입니다.

산본점에서도 두 권이나 보유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계속해서 책이 순환되다 보니 항상 책이 있는 건 아니더라구요. 그러니까 탐나는 책이 눈에 띄게 되면 권총잡이가 권총을 뽑듯이 빨리 사야합니다. 그 책이 내일도 기다려 주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살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 다른 손님이 그 책을 사갈 수도 있구요.

 

 

책을 구입하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카운터입니다. 오픈 초기에는 책을 파시는 분들보다 책을 사시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었는데, 알라딘 산본점에서 책을 팔기도 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많은 분들이 트렁크에 책을 한가득 담아 가지고 팔러 오시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책을 팔러 오시기 전에 해당 책이 판매가능한 책인지 확인을 하셔야 하는데 무작정 가지고 오셨다가 다시 가져 가시거나 혹은 그냥 두고 가시는 경우도 종종 봤습니다.

 

책의 선순환이라는 차원에서 더 많은 분들이 소장하고 계신 책을 팔러 와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산본점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로맹 가리와 솔 벨로우의 책을 사냥 중에 있는데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대신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소개된 재레드 다이아먼드 교수의 <총균쇠>를 거의 매일 같이 드나 들면서 찾아냈을 때의 그 환희란 정말!!! 지난 주에는 유홍준 교수님의 답사기 일본 규슈편을 데려왔는데 역시나 즐겁게 독서 중에 있습니다.

 

 

한국소설 코너에서 찍은 컷입니다. 한국소설 역시 애정하고 있는데 정영문 작가의 <목신의 어떤 오후> 그리고 편혜영 작가의 <재와 빨강> 등 많은 책들과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한유주 작가의 신간도 제 사냥 리스트에 올라 있답니다.

 

 

작년에 뮤지컬로 만난 <김종욱 찾기>이 책으로 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영화 버전으로도 있다고 하는데,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의 전형이라고나 할까요.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뮤지컬-영화 그리고 책 그런 선순환 아주 마음에 드네요.

 

 

사실 알라딘 중고서점이 기존의 헌책방과 다른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런 검색 시스템입니다. 인천의 아벨서점, 신촌의 공씨책방이나 숨책 같은 경우에는 책이 엄청 많지만 검색을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그냥 얻어 걸리는 수를 기대할 수밖에요. 하지만 알라딘에서는 직원 분들께서 휴대용 PDA로 보이는 장비를 가지고 계속해서 책의 위치를 추적해서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보유하고 있는 장서의 유무 확인이 가능한 거지요.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너무나 좋을 따름입니다.

 

오픈 초반에는 와이파이 지원이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문제도 해결된 것 같습니다. 저는 보통 인터넷이나 와이파이로 검색을 한 다음에 원하는 책을 바로 구입하곤 한답니다. 물론 그렇지 않고 그냥 수시로 들러서 만나게 되는 수도 있지만요. 역시 중고서점의 재미가 그런 게 아닐까요.

 

 

알라딘 산본점의 가장 안쪽에는 이렇게 아이들이 마음 놓고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끔 책을 고르는데 아이들이 뛰어 다녀 눈살을 찌푸리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러니까 아이들이겠죠. 그래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 읽는데 정신이 팔려 있더라구요. 다만 책 읽고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가져다 두면 좋으련만 그냥 두고 가서 역시나 직원들이 스택하시느라 수고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아무 데나 꽂아 두는 것보다 그대로 두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도서관에서처럼 말이죠.

 

 

마지막으로 알라딘에서 파는 제품들의 모습입니다. 머그컵 그리고 이와이 슌지 감독의 DVD 세트 등 탐나는 아이템들로 가득합니다.

 

7월에 오픈한 이래 알라딘 산본점에 정말 자주 들르면서 도대체 몇 권의 책을 샀나 정리해 봤더니 자그마치 18권의 책을 샀네요. 그 중에서 바로 다 읽은 책도 있는가 하면, 두고 두고 읽기 위해 산 책도 있고, 또 지금 계속해서 읽고 있는 책도 있네요. 책쟁이 한 명으로 누구보다 알라딘 산본점의 오픈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책과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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