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인터뷰 Posted at 2009/05/25 18:24
들판에 서 있는 나무 ..주문진에서 점심을 목포에서 저녁을 ....
물의 깊이를 알기 전에는 함부로 뛰어들지 않는다고 했던가? 홍하상 작가의 깊이는 그 끝이 어디인지를 알 수 없다.
다 큐멘터리 작가 28년을 하고, 이 나라 대통령부터 최고의 경제인 이라고 하는 삼성과 현대의 총수들을 취재해 글을 쓴 작가이니 말이다. 여기서 끝이라면 경제의 전문가구나 이러겠는데, 오사카 상인등 일본 상인을 철저히 연구해 글을 썼다. 이 시점에 이르면 일본 상인의 전문가구나 이러겠는데, 일본의 뒷골목까지 샅샅이 뒤져 그것을 또 책으로 엮어냈다. 여기서 또 끝이라면 취미가 이렇겠구나 할 터인데 그 영역이 프랑스를 넘어가 프랑스의 뒷골목까지 샅샅이 뒤졌다.
하 야..이번 소통인터뷰에서는 선생의 작가 세계를 논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선생과 가까이 있어야만 누릴 수 있는 개인적 친근함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이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운일 것이기 때문이다. 행운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우리는 선생님을 논픽션의 작가와 일본전문가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직접 듣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주로 어떤 책을 쓰셨나요?
홍하상 : 주로 경제경영 관련 논픽션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경영자인 박정희,이건희,이병철,정주영,삼성그룹의 CEO 등에 관해 많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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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일본의 상인정신에 주목하여 <오사카 상인들>,<도쿄 상인>,<아킨도-교토 상인> 등 26권을 썼고,며칠전 <일본 상도 대전>의 집필을 완료했습니다.
또 취미생활로 <일본 뒷골목>,<프랑스 뒷골목>,<지구촌 뒷골목 음식 한그릇>같은 현지여행기를 씁니다.요즘은 취미로 <스시>의 계보와 역사,명장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또 해마다 일본 혹은 유럽에 몇 번씩 가서 낮에는 취재,밤에는 술집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자료에만 근거해 쓰시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책을 쓰신다는 평인데요, 이 부분이 다른 작가와 차별화 된 것이겠죠?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다른 작가와의 차별화는 무엇일까요?
홍하상 : 블루오션에서 뛰고 있다는 부분일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차별화 된 것을 말하자면 전 세계를 다니면서 경제 현장을 봤다는 것이고. 일본에 관해서는 역사,경영,문화에 관해 20년간 공부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또 일본 현지 여행을 20년간 해마다 여러 차례 다녀, 현장을 좀 안다는 것이겠죠. 장차 저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나오길 바래요.
책을 내신다는 것은 독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내시는 것 일 텐데요, 선생님을 향한 독자들의 소리는 어떠한가요?
홍하상 : - 저는 홀로 일하기 때문에 누가 칭찬을 하는지,욕을 하는지 잘 모릅니다.그러나 독자들이 제 책을 읽고 독후감을 보내오시는 분이 많습니다.주로 격려의 글이 많고요, 대형 서점의 서평란에 제 책을 읽고 평한 내용을 보고 저에 대한 인상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삼성경제 연구소의 세리CEO(유료콘텐츠)에서 <상인열전-기업인>이라는 동영상 강의를 5년째 하고 있는데 거기에 올린 감상평도 봅니다. 역시 잘 보았다는 글이 대부분이죠.좋아하는 작가 책 읽고 보내는 독후감인데 싫은 소리들이야 직접하겠습니까? 허허허허
선생님은 독자들에게 어떠한 작가로 보여 진다고 생각합니까?
홍하상 : 미친 듯 뛰어다니며 신들린 듯 글을 쓰는 사람? ㅎㅎ
28년동안 논픽션,다큐멘타리 작가로 일하시면서 방송위원회 우수기획상을 수상하셨잖아요. 이외에도 수상경력이 있으신데, 말씀 좀 해주세요.
홍하상 : -MBC방송국에서 다큐멘타리 작가로 일할 때 방송대상 작가상을 받았고요,그리고 한국일보 백상출판문화상 등을 받았죠.
굉장히 큰 상이 잖아요? 그래도 3년 후 선생님이 하시는 활동이 사회공헌, 업적등을 인정받아 정부 또는 단체로부터 또 수상을 하신다면 어떤 이유로 상을 받게 되겠습니까?
홍하상 : - 한국의 기업인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책으로 해주어서 고맙다는 이유가 아닐는지요. 일본은 기업인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기업인에 대한 책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오죠. 우리나라는 아직 초보단계 수준입니다. 제가 발로 뛴 흔적으로 기업하는 사람들을 인식하는 문화가 달라진다면 나이가 더 들어 쏘맥 한잔할 때 회한보다는 그래도 위로가 안주가 되지 않을까 싶긴한데.. ㅎㅎㅎ
^^ 하나의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1등 기업뿐만 아니라 작은 기업에 대한 책도 나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즐거움과 신념을 갖고 마치 소명처럼 작가를 하신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선생님도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으셨는지요. 있다면 언제였습니까?
홍하상 : -올해 3월초, 교토의 400년 된 유명한 기모노 상점에 취재를 갔는데 문간에서 용건을 얘기하자 <됐네,이 사람아>하는 식으로 수위가 얘기하면서 나가라고 할 때 모욕감과 함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회의가 느껴지더군요.
휴우..이 말씀을 들으니 전 오히려 위로가 되는데요? 선생님도 이런 순간들을 겪으시는구나 싶어지면서 친근해 지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선생님을 일본으로 가게하고 원고지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게 하는 선생님을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입니까?
홍하상 : -쏘맥(소주+맥주),그리고 아침에 자주 가는 등산 겸 산보,
하느님,가족.그리고 해외 여행.독서,호기심.
이히히 ...쏘맥을 좋아하시는군요. 소탈하시구 낭만적이세요. 전 일본 술 이 나올 줄 알았어요? 선생님이 작가 생활을 하시는 철학이 있으시겠죠? 슬로건처럼 표현해 주시겠습니까?
홍하상 : -남의 장점만을 본다.
-남을 어떻게 하면 빛내줄 것인가를 연구한다.
-어떻게 하면 남과 나의 인생을 즐겁게 살까 연구한다.
휴우~~ 바짝 긴장했었는데 장점만 봐 주신다고 하시니 갑자기 무장해제가 되는 느낌입니다. 선생님 ! 선생님은 이미 브랜드를 갖고 계시잖아요? 이런 선생님도 브랜드의 확장을 위한 준비를 하시나요? 참 궁금해요.
홍하상 : -그럼요.. 글쟁이는 글을 쓸 때 가장 살아있음을 느낀답니다.
건강,취재자금 등 여건이 허락된다면 책을 100권만 더 쓰고 싶어요. 또,
-홍콩 페닌슐러 호텔 2층에 그 호텔을 방문한 전세계 100인의 명사 사진이붙어있는데 1위는 엘리자 베스 테일러 영국 여왕이고 100위는 메스딘 카운티의 다리를 쓴 소설가(이름은 잘 생각 안남)이었는데 거기에 101번째로 사진이 걸려있는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다우 .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써야하고, 현재 쓰고 싶은 책이 100권이 넘는답니다. ^^
와우...끈임 없는 도전이 선생님 흰머리와 안 어울리는 듯 너무 어울려요.
어느 때 가장 행복하세요?
홍하상 : -아침 등산길에 나무벤치에 누워서 하늘을 볼 때.
100권의 책을 쓰고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쉼 없이 일도 하시고 쏘맥을 즐기시기도 하시고 벤치에 누워 하늘도 보시는 선생님을 어떤 색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홍하상 : -북해도 겨울 바닷물에 내리는 폭설과 같은 풍경
혹은 바람 부는 호주 프레이저 아일랜드의 빨간 등대
네 ~~^^ 그렇죠? 딱 한 가지 색으론 절대로 선생님을 표현할 수 없다. 라고 저도 생각했습니다. 대비되는 색의 선명함이 꼭 선생님을 닮았습니다.
이제 제목 까지 붙여 주세요. 선생님은 어떤 사람입니까?
홍하상 : -사야(史野),들판에 서있는 나무,
캬~~~ 1년의 반을 해외에서 보내시고 발로 뛰면서 취재해 글을 쓰시는 선생님 답습니다. 이 한단어로는 선생님을 다 표현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이 단어만 듣고 끝내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생각나시는 대로 맘껏 선생님을 말씀해 주세요. 정리하시지 말고요.. 부~탁해요. (죄송죄송)
홍하상 : 작가 시바료타로,이노우에 야스시,마크 트웨인,헤밍웨이가 내면에 살고 있는 사람,
그 안에 해외의 풍경이 3천장 쯤 들어있는 사람,
주방장들과 얘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점심 먹으러 주문진 혹은 부여에 가고 저녁 먹으러 목포에 가는 사람.
매일 뭔가를 읽지 않으면 답답해하는 사람.
매일 해외여행갈 계획을 세우는 사람(요즘은 스페인 산티아고).
잠 들기 전 남이 쓴 해외 여행기를 주로 보는 사람.
4월이면 서산의 보원사 폐사지에 들꽃을 보러 15년간 가는 사람,
1주일만 여행을 한 번도 안하면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
해외여행지에서 아들 ,딸 , 친구들에게 그림엽서를 하루 최대 12장까지 쓰는 사람,
귀국선물로 늘 연필과 볼펜을 사다주는 사람,
술이 약해 늘 자주 취하는 사람.
유럽에서 시속 200킬로로 자동차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는 사람.
전 세계의 화장실 사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일본<메이지 유신> 연구를 즐기는 사람.
일본의 상인 연구를 하는 사람.
듣고 있는 제가 숨이 차오릅니다. 어찌 나이가 드시나이까? 혹 점점 더 젊어지시는 것 아니세요? 주문진에서 점심 드시고 목포에 가서 저녁 드시려면 체력이 만만치 않으실 것 같습니다, 누구와 있을 때 가장 행복하세요? 또 , 어떤 모임을 가장 아끼시는지요?
홍하상 : -가까운 친구들과 술잔을 놓고 토론할 때.
-시에라40과 같은 회원님들과 사심없이 어울릴 때.
-가족들과 외국에서 목적지 없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닐 때.
특히, 홍콩 뒷골목의 식당을 아들손을 잡고 어슬렁 거릴 때,
호주에 살 때 아들,딸과 브리스벤의 보타닉 공원에서 럭비할 때
참~~ 행복했습니다.
그 때 놓인 술잔은 역시 쏘맥 이십니까? 하하하
근데 선생님 그렇게 많은 나라를 다니시고 기라성 같은 사람을 만나도 역시 가슴이 통하는 친구와 가족이 행복의 근원인가 봐요. 열정적인 선생님의 40이 궁금합니다. 어떠셨나요?
홍하상 : -왕성한 호기심으로 전 세계에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방송국에서 다큐멘타리를 만드느라고 밤을 자주 새웠습니다. 정신없이 바빴지만, 그래도 매달 책을 30권 정도 읽었습니다.
매달 30권? 저 바로 반성모드로 들어갑니다. 참 대단하세요. 그러한 힘이 선생님의오늘을 있게 한 것이겠죠? 마직막으로 시에라 40에 대한 선생님의 비전을 말씀해 주세요.
홍하상 : -인생을 마칠 때까지 서로서로 늘 보고 싶은 친구, 선배, 후배가 되었으면합니다. 이익이 적다고 회사가 쓰러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신뢰를 잃으면 장사는 거기서 끝이 나지요. 제가 100년이 넘는 가게의 일본인 상인들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랍니다. 우리 사는 세상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직업은 자기완성으로 나아가는 길인만큼 불완전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산맥을 이루어 나가는 시에라40 모임이 시간을 더해가면서 신뢰가 쌓이고 웅장한 산맥으로 오래도록 이어가기를 바래봅니다.
다큐멘터리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그 나라의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지칠 줄 모르는 홍하상 작가와 소통 인터뷰는 이렇게 끝이 났다.
우 리들도 여행지 어디에서 뒷골목을 다녔을 터이고 술집에서 술잔도 기울였으리라. 같은 곳을 같이 여행했을지라도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관심을 놓치지 않고 흥미가득한 책으로 엮어냄이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허나 선생은 아직 쓰고 싶은 책이 많 댄다. 그 욕심으로 머리가 하얗게 세신 것은 아닐까? 다 세셨으니 더 이상 하얘지실 것도 없다. ^^ 이젠 그 젊은 열정으로 검어지시려나?
한 사람을 취재해서 책을 쓰기 위해선 수백 번도 더 그 사람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홍하상 선생의 가슴엔 박정희가, 이건희가, 정주영이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장인정신에 빛나는 일본의 상인들이 살아 있다. 그런 선생이기에 한 가지 색으로 , 하나의 단어로만 설명될 수 없었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가 살아온 시간을 만나는 것 .. 내가 선생을 만났다는 것이 벅찬 희열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