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괴짜들 - 비즈니스의 경계를 허문
칩 콘리 지음, 홍정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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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마케팅 구루 중의 한 명인 세스 고딘. 그리고 그의 책 중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칩 콘리와 피닉스 호텔을 처음 만났다. 쓰러져가는 모텔을 만인의 반대 속에서 구매하고 그것을 '부티크 호텔'이라는 새로운 컨셉을 통해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들을 고객으로 받았고, 결국 그 효과로 지금은 최고의 부티크 호텔로서 거대 기업으로 일군 칩 콘리. 혁신적인 기업들을 가득 다루고 있던 '보랏빛 소가 온다' 내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스 중 하나였다. 다른 기업에 비해 개인적으로 잘 몰랐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그야말로 세스 고딘식 '리마커블(Remarkable)'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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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쁨'이라는 독특한 사명을 가진 칩 콘리의 호텔 체인. 그와의 첫 만남은 유쾌함이었다




그런 그가 꽤 여럿의 책을 써냈고, 또 그 책들이 상당한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은 그의 최신 저작, '경영의 괴짜들(원제 :  Rebel Rules)'을 읽게 된 후였다. 그리고 놀랐다. MBA 출신의 고학력이었고, 그간의 여러 경험 속에서 굉장히 해박한 내용을 갖추고 있음에 말이다. 솔직히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무대뽀 정신'으로 무장한 뭔가 운이 크게 작용했던 그런 결과로 치부하고 있었던 나 자신의 졸렬하고 막연한 생각이 확 날아간 느낌이랄까. 그 만큼 이 책, '경영의 괴짜들'은 묵직하고 제대로 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영서다.



'괴짜'라고 번역된 Rebel은 반항의 끼가 가득 담긴 단어다. 스타워즈의 반란군이며, 은하영웅전설의 자유행성동맹군이다. 그런만큼, '이유없는 반항'이 아닌 '이유있는 반항'의 뉘앙스가 가득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기업가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바디샵의 아니타 로딕,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등은 그저 반항아가 아닌, '이유있는 반항'을 통해 굴지의 회사를 만들어낸 그런 사람들. 한 마디로 어쩌면 모두 똑같은 길을 열심히 뛰고 있을 때, 자신만의 Remarkable을 무기로 다른 방향으로 뛰었기(혹은 걸었기) 때문에 성공했던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리마커블한 차별화'랄까. 사실 GE의 CEO로 유명한 '잭 웰치'까지도 이 책 안에 있다는 것, 그를 '괴짜' 혹은 'Rebel'이라 포함하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유있는 반항'에 의한 '리마커블'을 창조해냈기 때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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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의 '메이저'라고 부를 수 있는 GE의 잭 웰치. 그가 '괴짜'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어 있다는 것. 어쩌면 참 재미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어쩌면 최근 '혁신'과 '차별화'를 부르짖는 수많은 경영서들을 생각하면 재미있게도 이 책의컨셉인 '괴짜'는 오히려 진부해진다. 워낙 달라야 한다가 최근 경영서의 트랜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대단한 것은 실제 그렇게 성공해온 '괴짜'가 내놓은 책이며, 또 내용이 충실하고 비범하기 때문이다. 사실 달라야 한다를 부르짖는 수많은 경영서들 덕에, 그리고 '달라서 성공한' 기업들이 워낙 많아진 덕에 어떻게 달라야 할지, 자신만의 다름을 어떻게 창조해낼지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리마커블한 혁신'이 이미 레드 오션이 되었달까?
하지만, 칩 콘리, 그렇게 이 시장의 '리마커블한 혁신'을 레드오션화한 장본인 중 한 사람은, 독자 자신만의 혁신을 만들어내는 데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정리하고 또 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에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있다.

괴짜 기업들의 사례에 멈추지 않고, 자기 기업이 그간 펼쳐왔던 다양한 사례들, 그리고 그 사례를 독자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을 아낌없이 가르쳐준다는 점, 그리고 그를 통해 고민을 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조금 다르게', '조금 더 리마커블하게' 사고하게 된다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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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실전 팁과 고민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들. 그저 '이렇게 해라'가 아닌 '너라면 어떻게 하겠는가'에 가까운 이 책 속의 풍부한 고민거리들이 이 책 최고의 강점이라는 느낌



자꾸 세스 고딘 이야기를 하게 되지만(그의 책에서 칩 콘리의 이야기를 처음 보기도 했지만, 이 책에서도 친한 친구로 자주 등장하며, 또 왠지 세스 고딘의 책 속에서 등장한 기업가들과 이 책에서 등장하는 기업가들이 많이 겹치는 경향이 있다. 유유상종일까), 이 책에 대한 그의 추천사는 '미래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원칙들을 익히고 이를 추진하는 괴짜들의 것이다'라는 것. 개인적으로도 동의한다. 최근 세상을 놀라게 했던 수많은 혁신적 기업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나 자신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래서 새로운 괴짜의 새로운 리마커블을 창조할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 담긴 책이다. 비슷한 길을 가느라 숨이 턱에까지 찬 수많은 경영자들, 그리고 앞으로 나 자신만의 독특함을 살린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언젠가 이런 '리마커블한' 책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이름도 볼 수 있는 날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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