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비룡소 클래식 38
빅토르 위고 지음, 귀스타브 브리옹 그림, 염명순 옮김 / 비룡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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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지음
귀스타브 브리옹 외 그림
염명순 옮김
비룡소 펴냄


레 미제라블. 불쌍한 사람들.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어린 시절 부터 참 많이도 접했던 이야기다. 영화와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명작. 위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두툼한 두께로 손에 묵직하게 잡히지만, 원작은 1900페이지에 달하는 묵직함을 자랑하는 더욱 방대한 작품이라고 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서 이 작품은 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룡소 클래식는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출간된 시리즈이기에 전체 작품 중 꼭 필요한 부분, 감동적인 부분을 추려서 읽기 쉬운 말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알고 있는 내용을 책으로 읽는 재미 또한 더해져서 두께가 주는 부담감에 비하면 훨씬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자비를 베푼 미리엘 주교, 가련한 팡틴과 코제트, 더이상 비정하고 악할 수 없는 테르나디에 부부,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보내고 준법이라는 틀에 갖힌 자베르 형사, 정의를 향한 열정을 품은 마리우스... 옮긴이는 이들이 모두 불쌍한 사람들이라 말한다. 당시 빈민이 주를 이뤘던 파리의 배경에서 비정함을 끼친자나, 비정함 때문에 가련해진 자나 모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빅토르 위고는 당시 라마르틴이라는 시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책에서 인간의 불행한 운명을 물리치고 노예제도를 금지하고, 가난을 몰아내고, 무지한 자를 깨우치고, 병든 자를 고쳐주고, 어둠을 밝히고, 증오를 증오하려 했다네. 바로 이게 내가 추구하는 바요, 바로 이게 내가 <레 미제라블>을 쓴 이유라네. 내가 생각하기에 <레 미제라블>은 동포애를 바닥으로 삼고 진보를 꼭대기로 삼은 책에 다름이 아니라네.

굶주리고 있는 조카들을 위해 빵 하나를 훔친 죄로 19년이라는 기가 막힌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게된 장발장. 출감했으나 비참할 대로 비참해진 장발장은 자신에게 기대조차 할 수 없는 미리엘 주교가 베풀어준 따뜻한 자비를 맛보았다. 이는, 비정함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자베르에 의해 목을 조여오듯 괴로운 자괴감과 불안감에 어쩔줄 모르는 그가, 모든 것을 넘어서서 새롭게 무릎을 세워 일으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향해 온정을 베풀 수 있는 힘을 얻게 해준다! 장발장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런 승리를 만끽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더이상 비참할 수 없는 현실과 비정한 사회, 한줄기 빛을 찾기 어려웠던 당시의 암울함을 그를 통해 고치고 치유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읽으면서 가슴을 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동안.. 이 작품의 인물 군상들을 살펴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당시와 그리 다를 바 없이, 뉴스를 통해 매일 들려오는 비정할대로 비정한 소식들을 접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에, 그 안에 존재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약하나마 누구에겐가 작은 선과 자비를 베풀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간다는 자들 중에서 공약만 남발할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들에게로 낮은 곳으로 임할 자세가 된 자들을 과연 찾을 수 있겠는가, 그들을 가려내는 안목이 있는가, 라는 질문이 떠오르게 된다. 과연....

6학년이 되는 딸내미는 이 책을 반 정도 읽었는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두꺼워서 부담됐으려나. 아님 흥미진진했으려나. 때때로 증오심이, 때때로 가련함에 눈물도 흘렸으려나.. 잠시 짬을 내어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좋은 작품들은 아이들과 나눌 좋은 대화거리가 되어준다. 명작이 주는 선물 중 하나다. 많이 읽고 나누고 싶다. 그러기엔 너무 바쁜 날들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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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인물 : 세종 대왕 - 소통, 융합, 혁신의 지도자 이야기 교과서 인물
이재승 외 지음, 이고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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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융합,혁신의 지도자 세종대왕

이재승, 이희철, 우종민 글
이고은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지은이를 살펴보니 세 분이다. 모두 국어교육을 전공하신 분들이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분들이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셨으리라 생각이 되고 그에 대한 내용이 책 속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느꼈다. 위인전이라 하면 보통 '업적'에 중점적으로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그야말로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즐겼는지, 뛰어난 재능이나 자질은 무엇인지, 성품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딱딱하지 않게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아버지 태종 이방원과 형님이자 세자였던 양녕대군 등과의 관계에서 효와 우애를 실천했던 점 등을 살펴보면서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살펴볼 수 있었다.

소통, 융합, 혁신의 지도자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세종은 '조선'이라는 당대에서 보기 힘든 뛰어난 지도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신하들과의 소통 뿐만 아니라 백성들과의 소통을 했을 만큼 그의 따뜻한 인품도 느낄 수가 있다. 그가 노비출신의 장영실을 등용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재를 보는 눈 또한 가졌던 것을 알 수 있다. 한글 창제,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명, 영토 확장, 음악에 있어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과 같은 여러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셨다. 그의 이러한 다방면에 있어서의 안목과 지도력과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해왔던 엄청난 양의 독서에서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백성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세금제도를 고쳤으며, 의학책과 농학책까지 펴 냈던 것을 보면 그가 어떤 분이었는지 다시 한 번 느껴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 분과 관련된 유적에 대한 소개와 '역사 한 고개'라는 코너를 통해 당시의 관련된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해 놓은 부분은, 이 분의 이런 면모를 살펴보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세종대왕 위인전'은 이전에도 많이 읽어보았겠지만, 이 책을 통해그의 인간적인 성품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역사책을 접하게 되는 초등 4학년 이상 친구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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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의 비밀 후원 작전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67
힐러리 매케이 지음, 지혜연 옮김, 김영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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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의 비밀 후원 작전

힐러리 메케이 지음
김영미 그림
지혜연 옮김

나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은 <책벌레들의 책 없는 방학>의 후속 작품이라고 한다. 루스, 나오미, 레이첼, 피비 네 명의 자매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만들어내는 '사건, 사고'들이 기발하고 엉뚱하기도 하고 참 재미나다. 작가인 힐러리 메케이는 이 작품 서문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했는데 '나는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 여러분은 그 이야기를 읽으며 내 우스갯소리에 웃어주세요. 그러면 우리는 함께 어느 가족을 방문하고 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하며 독자들과 공감대를 맺기를 바람을 전해왔다. 맞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작가가 내보인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작독자가 그 세계에 놀러가고 서로가 만나는 것이 아니겠나. 유쾌한 경험일 수도 있고, 슬프고 아픈 경험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경험을 하게 해준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궁금했었다. 비밀 후원 작전이라니? 뭘까...
맏이인 루스는 개학 첫날 잠옷을 입은 채 학교에 가는 우스꽝스런 일이 벌어지고, 그래서 도서관에 틀어박혀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자는 후원 광고를 보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던 루스는 한 달에 10파운드를 후원하는 일에 동참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미성년자인 루스는 사실 이 후원에 동참할 수 없는 규칙이 있다. 18세가 되어야 참여할 수 있는데, 아직 13세인 것. 루스는 13이라는 숫자를 교묘하게 18처럼 써서 신청서를 낸다. 마침내 주사위는 던져졌다!

일단 부모님에게는 비밀로 하는 일인지라, 수두에 걸린 루스는 둘째인 나오미에게 관련 우편물을 몰래 받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조섹이라는 아프리카 남자아이를 후원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네 명의 자매가 공동의 후원자가 되어 아기 돌보기, 잔돈 찾아내기, 용돈 아껴쓰기, 이웃의 정원 가꾸기, 개 집에서 샌드위치 만들어 팔기 등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돈을 모으게 된다! 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기특한 일인지...! 한 명의 딸내미를 키우는 것도 손이 가게 마련인데, 네 명의 자매들이 함께 어울려 자라는 데는 그 네 배 이상의 '사건 사고'가 있게 마련. 그들이 뿜어내는 재치와 유머와 충돌?은 독자들이 함께 깔깔거리기에 아주 충분했다!

비밀 후원을 진행하면서 이웃인 토비 할아버지, 엠마 할머니와 우정을 나누게 되는 점과 또 이 네 자매를 사랑하고 늘 격려해주시는 왕할머니와의 교감이 참 따뜻하고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나도 아이들을 잘 이해해주고 친구 같은 할머니로 늙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나이 들면서 배움의 문을 닫아버리면 꽉 막힌 꼰대밖에 더 되겠는가. 마음을 열고 열심히 운동하여 몸과 마음이 '젊은'할머니가 되는 것이 노년의 꿈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나 할까. 지각하는 자매들을 위해 매일 스쿨버스 출발을 지연시켜주는 마틴의 존재도 참 따뜻하고.. 이리저리 밀리고 밀리는 만원버스에서 덕선이를 지켜주려 팔뚝에 힘줄을 드러내던 응팔의 정환이도 생각나고..^^ 유쾌하고도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자매들이 많은 집의 아이들, 외동인 아이들 조금씩 느껴지는 바가 다르겠지만 재미있게 읽겠다 싶다. 음.. 근데 남자아이들보다는 여자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책이라고 해야할 듯. 남자 아이들도 아이들 나름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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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샘과 시바클럽 시공 청소년 문학
한정영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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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샘과 시바클럽


한정영 지음

조용석 그림

시공사 펴냄



5학년 딸아이를 둔 엄마인 나는, 요즘 청소년 소설을 자주 읽는다. 아이가 점점 커 감에 따라 자연스레 내가 같이 읽는 책이 청소년 대상의 책이 된 이유도 있겠지만, 자꾸 읽게 되는 건,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청소년 시절을 떠올리며 되돌아 보게 되기도 하딸아이를 비롯한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하게 되고 응원을 해주고 싶은 따뜻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한국 엄마'고 영락없이 잔소리와 훈계로 내 사고방식에 아이를 끼워맞추려는 경향이 다분한 어른이다. 나는 드라마 응팔(응답하라 1988)의 끝자락 세대인데 그때는 정말 학생들에게 '가만 있으라'는 방식의 교육이 주로 통하는 시대였기에, 그렇게 가르침을 받아왔기에,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아이의 선택을 지지하며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며 아이를 폭넓게 이해주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드라마 응팔(응답하라 1988)에서 나오는 캐릭터 중에서 보면 덕선의 장학생으로 장학금을 받고 서울대를 간 보라나 바둑의 길로 들어서서 기사의 꿈을 꾸는 택이처럼, 공부를 성공적으로 해내거나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선택하여 소신있게 진로를 개척하거나 하는 지향점이 나에겐 부족했던 것 같다. 큰 거부감 없이 학교 중심으로 해당 학년의 공부 과제를 해나갔던 정도.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 친구와의 소통도 불완전했던 것이 정말 둘도 없을 것 같은 친구였다가도 (서로가 불안한? 시기였기에) 서로 토라지고 갈등을 겪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내 속내를 보여줄 수 있고 위로해주며 공감해줄 수 있는 어떤 존재가 (그것이 사람이든 책이든 음악이든 그 무엇이든)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요즘 많이들 하는 말로 '멘토'라고 해야하나..


청소년 소설들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들이 아이들에게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소년 문학은 스토리를 통해 '그들에게 포커스를 맞추어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기에 청소년들이 친구 삼아 가까이 두고 즐겨보기에 더할 나위 없지 않냐는 거다. 멋진 나비가 되기 까지, 껍질을 깨고 나오기 까지 부딪히고 상처나는 과정들을 이겨나가는 아이들에게 쉼터 같은 존재가 돼줄 수 있지 않겠나. 과연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청소년 소설을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찾으면 찾으리라. 구하면 받으리라. 문을 두드리면 열리리라.' 한 곳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어떤 존재가 나에게 눈맞춤을 해줄지 두루 살펴보았으면 한다.


『짝퉁샘과 시바클럽』제목도 참 강렬하다! '시바클럽'이라니. 눈에 확 들어오는 이 구미 당기는 제목. 자꾸 제목을 읽어 보고 싶은 제목이 아닐까? 아님 말고.. 아마 어떤 독자는 제목을 읽으면서 짜릿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평소에 바르고 고운 말을 즐겨쓰는 독자일수록 말이다. 아까 청소년 문학을 멘토같은 존재라고 애기했지만, 멘토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꼰대 스타일을 상상해선 안된다. 그래서야 어떻게 이 시대에 청소년의 멘토가 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음을 몸소 제목에서 보여준 작품이 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시바클럽'은 시바클럽이고, 짝퉁샘은 뭐란 말인가. 짜릿함과 뭔가 캐고 싶은 느낌을 한꺼번에 던져주는 이 소설은 카툰 스타일의 일러스트로 한 번 더 읽고 싶은 마음을 땡겨준다.


표지에 등장하는 이 네 명의 캐릭터들은 누구며, 짝퉁샘과는 어떤 관계일까? 하는 궁금함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그래, 처음부터 알아봤지. 미소는 '의심을 품고' 태극이의 뒤를 밟는 캐릭터지만 왠지 미소에게는 '정의'이라는 오지랖의 탈을 쓴 온정적인 마음이 있다는 것을. 태권도를 같이 다니면서 단짝처럼 붙어다니던 태극이는 왜 변한 것인가? 그것도 일진으로 온갖 '불법'을 다 저지르면서. 태극이를 쫓으면 쫓을수록 미소는 태극이를 더욱 더 이해하게 된다. 미소의 이런 마음이 이 작품을 이끌어 가는 힘이 아니었을까?


비비탄 총 덕후인데다 '잡기'에 능한 다림이, 왕따에서 태극이 셔틀로, 그리고 반장까지 하면서 파란만장한 경험을 쌓은 세민이. 아내를 떠나 보내고 분식집을 운영하는 미소 아빠. 그런데 그냥 단순한 분식집이 아니다. 특별한 손님을 모실 때면 늘 메뉴판에 없는, 본전도 안 나올 새로운 스타일의 메뉴를 내놓기 때문. '솊'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듯한 분식집 주인이다. 단골 손님으로는 다림이, 세민이, 담임선생님 등등..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트렌디한 문화 코드에 맞고 굉장히 특색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태극이와 짝퉁샘의 관계. 태극이를 무조건적으로 감싸주는 짝퉁샘은 연세가 지긋한 영어 선생님이다. 영어 발음을 70년대 스타일로 유지하고 계시기 때문에 짝퉁샘이란 별명을 얻게 되신 것. 꼰대여도 굉장한 꼰대일 만큼의 연세를 잡수신 분인데, 유독 태극이한테만은 천사가 따로 없을 만큼 애정을 갖고 계시다. 왜 그럴까? 그것은 태극이와 짝퉁샘에게는 '베트남'이라는 교집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더 이상 낯선 경계의 대상으로만 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들은 한국말을 하고 한국음식을 즐기고 우리 문화를 함께 나누는 이들이다. 더불어 살아야할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이제라도 따가운 시선 때문에 아픔과 상처를 가진 그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면 안될까? 오지랖 넓은 미소처럼 말이다. 누군들 낯선 곳에 가면 차가운 시선을 받지 않겠나. 상대의 마음을 보듬어줄 때 서로의 마음은 통한다. 다른 것을 인정해주고 받아들일 때 소통의 폭이 넓어지고 풍성해진다. 미소가 태극이를 의심하다가 이해하는 지점에서 세민이와 다림이는 황당해한다. 그러나 태극이의 상황을 알게되고 그동안의 태극이의 '비행'의 앞뒤 사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모두가 힘을 합치게 되고, 곤경에 빠진 태극이의 엄마를 구할 수 있었다.


미소가 태극이를 이해하는 과정에 시종일관 공감하며 읽어내려갔다. 스토리의 전개는 매우 박진감 넘치고 유머러스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아주 최적화 되어있다. 미소의 태극이에 대한 '이해'가 극도로 부정하는'애정'으로 바뀌는 달달한 결말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어디 청소년들만의 이야기겠는가. 서로 다른 것을 불편해하고 외면하며 심지어는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어른들을 꼬집는게 아니고 무엇이겠나. 그러나 어딘가에는 천사가 있다. 나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존재. 나를 향해 마음을 열어주는 친구. 알고보면 매우 따뜻한 이야기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현실적인 아픔과 위기를 가진 인물, 그리고 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받아주는 멘토, 정의로 포장된 숨겨진 애정을 가지고 추적하는 친구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었다.


이 책을 읽을 무렵, 서천석 선생님(소아정신과 전문의)의 포스팅을 같이 읽게 되면서 와 닿은 문구가 있다. 아이와 부모를 두고 하신 말씀 같은데.. '너와 나'와의 관계로 생각하고 읽어보면 어떨까. 『짝퉁샘과 시바클럽』을 읽고 느낀 감동이 뭉클하게 정리가 된다...


아이만 잘못하지 않는다.
나 역시 늘 잘못한다.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가까운 관계란 결국
어둠 속에서 손을 잡고 ...

격려하며 나아가는 사이다.
어둠 속에 있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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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편지 생각책 1~5 세트 - 전5권 - 스스로 생각하고 놀면서 공부하는 역사 워크북 12살부터 읽는 책과함께 역사편지
박은봉.생각샘 지음, 김중석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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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한국사 필독서!! 여러 시리즈를 읽어봤지만, 물론 다 장점들이 있지만..
결국은 이 책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되더라구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복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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