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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1
모리 코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살아갈 의무를 포기하고, 자살을 반복하는 '상습 지정자'들이 보내지는 섬 - 자살도
주인공 세이와 같이 같은 섬에 보내진 자살미수자들의 살려는(?) 모습이 그려지는 만화 '아일랜드'
'아일랜드'의 일본 원제는 만화 속에도 등장하는 '자살도'이다. 한국어판으로 정식발매되면서 '아일랜드'란 제목으로 바뀌어 출간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자살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만큼 꺼림칙하게 느껴질 수 도 있었다고 본다.
아일랜드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 중에 작가인 모리코우지의 전작인 '홀리랜드'의 영향이 없지는 않았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해본다.(하지만 홀리랜드는 본 적이 없다는 것...왜 이리 안 본 만화가 많냐..-_-;;)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살도는 일본 내에서 해마다 자살미수자들이 증가하게 되고, 그로인해 발생하는 처리비용을 감당하지못해 본인의 모든 정보를 삭제시키고, 그들이 원하는 자유로운 삶을 위해 반강제로 보내지는 섬인 것이다. 이 섬에서는 법도 없으며 죽고 싶으면 마음대로 죽어도 되고, 죽이고 싶으면 죽여도 되는 무법천지인 장소인 것이다.
이런 장소에 겁 많아보이는 주인공 세이와 수 많은 자살 미수자들이 섬에 고립되어 생활하게 되고 자살도에서 모인 그들은 바로 눈 앞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게된다. 그러면서 서서히 패닉에 빠지는 상황을 맞게되며, 자신들은 진짜 죽기를 원했던 건지, 내가 죽기 원하는 장소가 이런 곳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고 일단 힘을 모아 이 섬에서 살아가는 것에만 집중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도 생기고 사람들의 감정의 골도 깊어지게 되는데...
소재의 특성답게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많이 어둡다. 침울한 만화를 싫어하는 분들은 절대 재밌게 읽지 못할 만화다. 말 속에 재밌는 농담이 있다던가, 재밌는 장면이 있다던가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곳은 전무하다. 사실,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만화 자체가 이상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넣을 수도 없을 것이고, 만화의 몰입도도 확 낮추게 될 것이다.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만화에 심장 벌렁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자살이란 걸 생각지 않았기에 자살미수자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일랜드의 작가 역시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은 아닐테니, 만화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느끼는 데 어려움은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작가가 참고문헌을 많이 읽었다고 보여지는데, 일본 STAFF 소개 페이지에 여러 참고자료가 나열되어 있다. (일본어라 해석은 못했지만..-_-;;)
아일랜드는 15세 이상 판정을 받은 만화이다. 사실 학생들이 보기엔 조금 안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재판에선 중형을 받을 범죄이지만 자살도 내에선 아무런 규제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되고, 살기 싫어지면 죽으면 되는 그런 장소라는 것이다. 1권 내에서만 보여진 모습으로도 자살도 내에선 본능이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살이란 무거운 소재의 만화 '아일랜드'.
가벼운 마음으로 이 만화에 손을 댔다간 그리 좋은 기억이 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잔인한 장면도, 무서운 장면도 1권에선 많이 나오진 않는다. 하지만 다소 어두운 그림체와 심리를 파고드는 대사 한 마디를 집중해서 읽는다면, 사람이란 얼마나 무서운 면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아일랜드란 만화가 자살에만 초첨을 맞춘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살도에 모인 사람들이 자연스리 힘을 모으거나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살이 목적은 아니다란 메시지를 담아놓았다고 보여진다.
자살미수자들이 보내진 자살도에서 죽는게 아닌 생존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는 만화. '아일랜드'
우리에게 삶에 대한 메시지를 남겨줄 수 있는 만화가 될 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