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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소년 1
임진주 지음, 임애주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 '나솔'을 혼자 키워온 고등학생 '나운'. 어려운 살림탓에 여러 아르바이트를 계속 해오던 운은 어느 날,
'카페 포푸리'란 곳에서 시급 12,000원이란 파급적인 조건의 아르바이트 모집광고를 발견하고 혹하지만, 채용대상이 무조건 여자란 점에서 좌절하고 만다.그러나, 평소 주위에서 여자보다 곱다는 추천(?)을 많이 들었던 터라 나운은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심정으로 여장을 한 채 당당히 면접을 보게되고 당장에 합격 및 카페 포푸리의 '포푸리양'으로 이름을 널리 알려 카페 주변의 인기인이 되고맙니다.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게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짭짤한 시급과 평소 포푸리를 자주 찾아오는 여신님 '류아'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나운. 어느 날, 카페에 가기 위해 화장실에 숨어 여장을 하던 나운은 그 모습을 여신님 류아에게 들키고 마는데...?!!
여자보다 예쁜 남자가 대세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좀 인기가 시들해진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금지소년>에서도 여자보다 예쁜 고등학생 소년이 등장합니다. 만약 예쁜 남자 대세시절에 이 만화가 나왔다면 '유행따라 만화가 나왔구나~' 했을 테지만, 지금은 딱히 그런 느낌을 받진 않네요. 오히려 그 시절에 나왔으면 유행에 편승해 인기를 누렸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예쁜남자 신드롬 같은 걸 등에 업지 않아도 <금지소년>은 재미와 더불어 인기가 높을 이유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선, <금지소년>을 그린 작가분들이 그 이유라고 봅니다. 임애주X임진주 작가님. 이름에서도 보이다 시피 친자매 작가님입니다. 글을 맡으신 임애주 작가님이 동생, 그림을 맡으신 임진주 작가님이 언니입니다. 이 분들의 전작이 바로 <몽환백서>라는 전 20권으로 완결된 인기만화입니다. 화려한 그림체와 판타지적 설정이 잘 조합된 국내에선 보기 힘들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준 만화죠. 이 만화의 팬들은(저도 포함입니다.) 작가분들의 후속작이 언제나 나올까 오매불망 기다렸기 때문에 신작<금지소년>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고 보여집니다. 더불어, 임애주, 임진주 작가님은 동인지 시장에서 '고교남자'로 명성을 떨치시기 때문에, 팬층이 넓은 작가분들이십니다. 작가분들의 네임밸류만으로도 <금지소년>은 인기를 누릴 수 밖에 없죠. 현재 온라인 서점에서도 <금지소년>은 인기상위에 랭크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작업을 통한 깔끔하고도 화려한 그림체는 시각적 재미를 완벽히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한 컷 한 컷이 대충그린 장면이 없고 모든 컷에 정성이 들어가있다는 것이 느껴질만큼 자세하고 화려하죠. 그래서 단점으로도 보이는 것이 있는데, 잡지 사이즈로 봤을 때(<금지소년>은 아이큐 점프 연재 중입니다.)는 멋지고 화려하고 예쁘고 좋았는데, 단행본 사이즈로 그림이 줄어드니, 조금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게하네요. 단순한 그림을 선호하신다면 이 <금지소년>은 좀 보시는데 어지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화력은 정말 최고수준입니다.
또 다른 부분으로, 남장여자 혹은 여장남자란 설정은 주변사람들에게 언제 들킬까?! 혹은 언제 고백할까?!가 작품의 주요내용이기도 했습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는 것도 있긴하지만, 뻔히 들킬위기를 요리조리 피해가는 답답한 모습도 많이 보여주기도 했는데, <금지소년>에선 1화만에 들켜버립니다.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소녀에게, 더군다나 그 소녀의 성격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성격이었고 나운의 약점을 잡아 자신이 원하는 걸 하게 하는 류아양의 모습에선 반전스러운 재미까지 주고 있습니다. 류아양이 나운에게 내린 미션은 바로 자신을 따라다니는 남자를 포푸리양의 모습으로 유혹할 것!! 순탄치 않은 앞 날을 예고하는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불어 위에서 언급했던 언제 들킬까?!란 것도 이어지게하는 만큼 조마조마하는 재미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거죠. 더불어 들키게 된다면 그 남자에게 나운은 어떤 봉변을 당할지...상상만으로도 즐겁고 또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장남자가 등장하거나 그 여장남자가 남자를 반하게 만들어야한다는 이런 설정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결코 심각하게나, 무겁고 진지하게 다가가는 부분이 아니라 밝고 유머스럽게 접근하는 만화기 때문에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만화라 생각합니다. 나운이 포푸리양으로 변장한채 남자에게 매력발산을 하는 상황들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금지소년>의 분위기를 한층 살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만화 속 귀여움을 담당하는 나솔과 류아의 강아지 럭키는 <금지소년>의 베스트 귀염둥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르바이트 자리를 지키기위해 여장을 한 채로 남자들이 자신에게 반하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나운. 이건 잘해고 문제고 잘못해도 문제네요. 과연 나운은 어떤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될 지... 나운의 위험천만한 아르바이트 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금지소년>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만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