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클레이 아트 쉽게 배우기 - 고무인간 신난다의 쉽게 배우기 시리즈 2
신효진(신난다) 지음 / 홀로그램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클레이아티스트이자 인기 블로거인 신난다는 토이,모형, 수집 부문 2년 연속 네이버 파워블로거란다. 그녀의 작품들을 둘러보니 과연 그럴만했다. 클레이아티스트를 직업 삼아 살아가는 일엔 용기가 필요했을텐데 그녀는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개척해서 능력자(?)가 되었던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선택한 그녀의 용기에 감탄하며 첫번째 책에 이어 두번째 책인 [고무인간 신난다의 캐릭터 클레이아트]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기본 다섯가지 색인 흰색, 검정색,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을 섞어 이토록 다양한 색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첫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아기자기한 예쁜 클레이 캐릭터들은 어느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도 본 일이 없는 깜찍함이 묻혀져 있었다. 동화 속 주인공인 공주와 왕앚, 요정, 인어,견우와 직녀, 빨간모자뿐만 아니라 곰,사자,고양이, 강아지 등 귀여운 동물들도 스티커마냥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야구선수 및 요리사, 댄서 처럼 여러 직업군의 아이 캐릭터도 나름 깜찍했다. 뿐만 아니라 스쿠터의 번호판까지 신경쓴 세심함이라든가 꼬불꼬불 금발머리카락이 정말 잘 표현된 천사 캐릭터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특별한 날 선물해도 좋을 법한 웨딩 커플인형이나 전통혼례 인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과 갖고 싶은 두 개의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데 정말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그 과정이 보여지고 있어 당장이라도 클레이를 사다 나르고 싶게 만든다. 물론 전문가의 솜씨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당장 클레이를 구매하지는 못했지만 조금씩 다듬어가며 책을 교본삼아 하나씩 만들어 모아보고 싶다. 내 손으로 만드는 클레이 캐릭터들을 기존에 구매해왔던 작은 장식품들 사이에 놓는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고 원하는만큼 만들 수 있을때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만큼은 한번씩 다 만들어 보리라 결심했다.

 

2011년 하반기, 다이어리에 해야할 일 하나를 더 추가해넣는다. 핸드메이드 클레이 캐릭터 아트 완성품 만들기! 라고 길게 적어놓고 오래 뿌듯해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싱크홀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날 어쩌면....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바닥이 쑤욱 꺼져 건물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없어져도 더이상 놀랍지 않은 세상. 우리는 이미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건물이 무너지고 다리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휩쓸리듯 사라지는 사건들. 뉴스에서 영화에서 보여주던 그 모습들이 잔상으로 머릿속에 남아있어 정말 몇번쯤은 이런 일이 일어난 듯한 착각이 인다.

 

싱크홀. 작가 이재익의 일곱번째 소설은 대재앙을 소재로 우리를 밀어넣고 있는데, 헐리웃 식이 아니라 다분히 한국식이다. 헐리웃 식이라면 처음부터 팡!하고 재앙이 일어난 후 이들을 구조해내는 과정에서 사연들이 소개되겠지만 영화 해운대가 쓰나미 이전의 사람들 모습과 사연을 담아낸 것처럼 싱크홀도 어느날 사라질 사람들의 사연을 담아가며 먼저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들어놓는다. 그리고 그들이 저 바닥 밑으로 사라졌을때 간절히 구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만드는 것! 작가는 이것까지 계산해두었던 것일까.

 

잠시 빌려살고 있는 지구에선 별별일이 다 생긴다. 저 위에서 바라보면 그 다양함에 얼마나 놀라게 될까. 깊이를 알 수 없는 직경 200미터짜리 구멍 속으로 지상 123층, 지하 7층의 시저스 타워가 사라졌다. 타워 속 사람들을 함께 삼켜버린 고층의 바벨탑 속 생존자 구조를 위해 히말라야 14좌 중 11개봉을 정복한 산악인 김혁과 양회장의 아들 동호가 내려간다. 그들이 구해내야할 사람들 속엔 가족과 막 사랑을 시작한 애인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목숨을 건 위험한 추락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외 아수라장이 된 거대 무덤 속엔 파렴치한도 연쇄강간살인범도 살아남아 또 다른 만행들을 자행하고 있었다.

 

타워를 삼킨 건 부실공사탓이 아니라 싱크홀 탓이라고 했다.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면서 땅이 꺼져버리는 현상으로 기반암의 지붕 전체가 갑자기 무너지는 스토핑의 경우라고 했다. 재해 속 구조는 착하게 살아온 순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구해지고 누군가는 남겨졌지만 세상은 삶과 죽음에서조차 공평하지 못하고 또 불필요한 사람들을 세상으로 올려보내며 세상을 이롭게하는 사람들은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 점이 씁쓸함으로 남아 못내 아쉽다.

 

싱크홀은 기존에 읽어온 작가의 앞 작품들에 비해 쉽고 재미나고 스케일이 크다. 한 사람,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건으로 엮인 많은 사람들의 오늘을 다루기 때문이다. 대재앙을 다룬 소설이지만 죽어간다는 것이 아닌 살아간다는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묘한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도시 이야기 다락원 스파크노트(sparknotes) 명저노트 34
찰스 디킨스 지음 / 다락원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중의 힘은 무섭다. 회초리가 한 개일땐 잘 부러지지만 다발일때엔 부러뜨리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뭉친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큰 힘을 가진 행위가 된다. 잘 뭉쳐지면 참 좋은데, 자칫 어긋난 방향으로 뭉쳐졌을때의 파급효과는 사회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두 도시 이야기]에서처럼.

왕정이 무너지고 시민정치가 도립되면서 그 과정에서 야기된 혼란은 겪어보지 않아도 실로 대단한 것이라 사려된다. 배경이 되는 영국과 프랑스는 1775년 각각 최악의 절망을 겪으며 현대사회를 정립해냈다. 아픔 뒤에 성숙이 오는 것처럼 시행착오 가운데 한 가족의 비극이 휩쓸려 있었는데, 프랑스에서 귀족의 삶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며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했던 에브레몽드 후작이 바로 그 시발점이 된 사람이다.

그는 탐욕스럽고 음흉하기 짝이 없는 작자로 자신의 마차에 치인 어린 아이에게 위로와 사과대신 금화 한 닢을 던져주며 부모가 아이 간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자신을 귀찮게 한다고 생명을 경시하는 발언을 일삼는 작자였다. 과거에도 누가 되었건 원하는 여자는 손에 넣고야 마는 못된 습성으로 한 소작농 일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결국 그는 잠자던 중 칼에 찔려 비명횡사하고야 말았다.

그 뒤를 이어 에브레몽드 후작에 올라야할 샤를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 남자들로 둘러싸인 가문이 싫어 작위와 가문을 버린 채 영국으로 건너가 샤를 다네라는 이름으로 평범하게 살게 되었고 그러던 중 아름다운 여인 루시 마네뜨를 만나 가정을 이루었는데 그녀는 바로 한 처녀를 범한 후작이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억울하게 감옥으로 보낸 알렉상드르 마네뜨 박사의 외동딸이었다. 운명의 잔인함으로 묶인 그들의 과거를 들춰낸 것이 바로 프랑스에서 일어난 혁명이었으며 자신ㅇ르 대신해 소작농들을 돌보던 늙은 하인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한 샤를은 재판에 회부된다.

두 번의 재판 중 한번은 승소하였으나 다른 한 번은 패소하여 사형에 처해질 위기에서 구해져 가족과 함께 멀리 도망가게 된 샤를과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요틴에 걸고 희생한 시드니 카튼의 숭고함은 복수심에 불타 군중울 자극하고 원수 에브레몽드 후작과 다를바 없는 행동을 일삼은 드파르쥬 부인과 대조된다.

후작에 의해 언니가 유린당하고 가족이 난도질 당한 드파르쥬 부인은 혁명세력과 더불어 민중을 폭도로 몰아가며 자신의 개인 복수를 완성했으며 결국 그녀 또한 마네뜨 가의 하녀 미스 프로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고보면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이며, 뭉쳐진 힘이 자칫 휩쓸려갈 경우 작은 진실도 뒤덮어 버릴 수 있는데 그 순간 민중은 폭도로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무서운 이 소설은 찰스 디킨스 작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올리버 트위스트]보다 더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내겐 앞의 두 작품이 개인적으로 더 가슴에 와 닿는 작품들이었다. 물론 훌륭한 소설이지만 두 도시를 오가며 얽힌 사람들의 역사보다 한 인간을 구원해내고 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작품에 더 찬사를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사회에 다녀왔다. 얼마전 일이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 시사회 초대를 받고 친구와 함께 동행했는데, 아이가 있는 친구는 이미 원작을 읽은 상태였다.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었던 나와 원작을 알고 있던 친구의 감동은 그 깊이차가 얼마나 되었을까. 

마지막에 "나를 먹어"라는 암탉의 슬픈 대사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몰랐던 나를 친구가 일으켜세웠다. 원작ㅇ르 보면 닭장을 나오기전까지가 참 처절하게 묘사되어 있다며 원작을 권하면서. 그렇게 친구의 권유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원작을 읽기 시작했는데, 원작은 애니메이션보다 많은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 비록 유머의 달인 달수씨가 없어 서운했지만.

잎싹은 아파트같은 닭장 안에서 매일 알을 낳아야하는 암탉이었다. 조금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마당을 동경한 나머지 독한 마음을 품고 곡기를 끊어 마당으로 탈출하는데는 성공했으나 보금자리를 잃은 그녀에게 쉼터를 내줄만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때마다 주어지던 끼니조차 스스로 해결해야할 판이었다. 

족제비의 공격에서 구해준 청둥오리 나그네에게도 의지할 수 없던 그녀에게 소망을 이룰 순간이 다가왔다.  짝을 잃은 이웃, 이웃 청둥오리의 알을 대신 품어주면서 그토록 꿈꾸던 엄마가 된 잎싹이. 하지만 그 이웃조차 배고픈 족제비에게 잡혀가고 갓 부화한 새끼 "초록머리"와 터전을 옮겨가며 살아가지만 세월은 어쩔 수 없어 사춘기에 접어든 초록머리는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엄마를 멀리한다.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바싹 말라가던 잎싹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초록머리를 마당에서 구해내면서 극적으로 화해했으나 곧 무리에 속해 땅을 떠나는 청둥오리와 안녕하는 순간 잎싹은 족제비의 먹이가 된다. 

애니메이션과 원작. 둘 다를 보면서 극 속에서 가장 잔인한 존재는 인간이었다. 그토록 미웠던 족제비조차 제 새끼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또한 자신의 배고픔을 위해서만 사냥을 하지만 인간은 넉넉하면서도 더 욕심을 부리며 자연의 생물조차 날개를 꺾어 제 마당에 두려했다. 어쩔 수 없어가 아닌 더 갖고 싶어서 다른 생명을 해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는 것일까. 

주어진 것에 순응하며 살기보다 자신의 이상향을 향해 살다간 잎싹은 마지막 순간 후회가 없었을까. 배고픔 없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닭장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어느 광고에서처럼 "개고생"이 시작되었지만 줄곳 신나했던 잎싹.  원하던 삶을 살게 된 잎싹에게 배고픔과 외로움은 훗날의 걱정거리일 뿐이었지만 곁에서 바라본 나는 이 암탉이 참 안쓰럽게 느껴졌다. 

자유의 댓가가 고생과 죽음이라니.....!!!
디즈니 원작의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이 목욕통을 타고 바다를 건너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행복을 찾을 것처럼 잎싹도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만은 안타까움만 가득묻혀 놓은 채 사라진 이 암탉에 대한 연민은 어디에서 식혀야 좋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자연의 섭리, 약육강식 을 들어 동화의 정당성을 말하려는 이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이 동화는 그보다는 좀 더 따뜻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한 암탉의 꿈과 모험이 담긴 동화임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행복의 길이가 아닌 행복의 깊이를 알다간 이의 삶으로 이해해보면 어떨까. 

아픈 마음이 잦아들면 극장을 다시 찾아 좀 더 찬찬히 애니메이션을 구경해야겠다. 좋은 작품은 두번, 세번 봐도 좋듯 이 동화는 두 번, 세번 봐질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울, 밤의 산책자들 현대문학 테마 소설집 2
전경린 외 지음 / 강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의 제 1 행정도시 "서울"은 수도의 이미지 그대로 세련되고 활기찬 도시이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많아 복잡하고 삭막한 느낌도 동시에 전달하는 곳이다. 일반 사람들이 서울에 대한 인식을 그렇게 갖고 있다면 일반인 보다 조금쯤은 더 예민하고 조금쯤은 시야가 한발 더 틔여있는 작가들의 눈엔 서울이라는 도시는 어떤 공간일까.

궁금증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서울, 밤의 산책자들]을 통해서...
[풀밭 위의 식사]의 전경린, [여덟 번째 방]의 김미월, [마더]의 황정은, [큰 늑대 파랑]의 윤이형,[성탄 피크닉]의 이홍, [제니]의 기준영. 이렇게 가장 핫한 여성작가 6인이 바라보는 서울은 가지각색이었다.

익명성이 보장된 도시에서 "서울"은 누군가에겐 놀라운 곳으로, 다른 누군가에겐 생각이 다른 이웃을 해하는 무서운 곳으로,  또 누군가에겐 자신의 불행한 삶과는 달리 아름다운 곳으로 추억의 한 자락을 물들여 가는 서울.

나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기회의 도시였지만 바쁘고 지치고 힘든 도시로 기억하며 서울의 삶을 접었는데 내게 모순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이면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끌어안는 모습도 있었음을 소설을 통해 다시 바라보고 있다.

하나의 도시를 두고 각자의 이야기거리를 풀어낸 테마 소설집 2권으로 출판된 이 소설집은 도시에서 마음이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을만큼 소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 자체로 빛나지는 않지만 그 곳곳을 빛나게 채워진 사람들의 사연은 그리 아름다운 것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읽을거리가 됨을 보여주는 묘미를 단편이 가지고 있다면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작가 6인방이 풀어놓은 이야기는 그 이상의 무엇을 발견하게 만들고 있다.

단편들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언어로.
그래서 서울은 다시 내겐 살아잇는 도시로 기억되고 다시금 기회가 주어진다면 살아보고픈 도시로 변모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