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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ㅣ 작가특보
도대체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0월
평점 :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를 읽고 엄청 위로 받았더랬다. 너무 좋은 구절이 많아 친구에게도 추천했는데, 지금도 책장이 아닌 책상 옆에 놓고 수시로 들춰볼 정도로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그런데 도대체 작가의 다른 책을 발견했다. 책 표지를 보니 고양이 한 마리, 강아지 한 마리를 반려하고 있나본데, 네이버 웹툰에서 가끔 보곤 했던 '태수는 도련님'이 도대체 작가의 웹툰이었던 것. 그동안 모르고 몇 번 본 게 다지만, 날 잡아서 첫 회부터 정독해야겠다. 강아지 외에도 고양이 한 마리를 반려하고 있다는 작가는 여러 군데 연재 중이라 너무 바쁠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또 책까지 썼는지.....알고 있는 프리랜서 중 가장 부지런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주변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찌고 글쓰는 사람, 공방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 등등 손재주가 업인 사람들이 많은데, 나를 포함한 보통의 우리들은 게으른 편이다. 최대한 미루고 미루어 두었다가 마감에 임박해서 집중력을 200% 발휘해가며 숙제하듯 끝내기 일쑤다. 그나마 컨디션이 따라줄 때 얘기다.
그런데 이 부지런한 작가도 '체력' 앞에서는 STOP할 때가 있나보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체력이 있어야 뀁니다'라는 페이지의 제목을 보면서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작은 대목에 생긴 공감이지만 그만큼 애정도도 높아진다. 특히 '하루 집중해서 일하면 다음 날은 쉬어야 체력이 돌아온다'는 걸 보면 비슷한 연배인듯한데, 일이든 여행이든 외출이든 간에 집중한 후엔 꼭 일정시간 휴지를 두는 것 또한 비슷했다. 그래서 세상에 나만 체력 앞에서 멈추는 게 아니구나 싶어져서 묘하게 위로가 된다.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진솔하게 쓰여졌다. 일기처럼 편하게 읽히지만 여운이 오래오래 남는 책. 도대체 작가의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들렸어>다. 전작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제목부터 독특하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웃기도 많이 웃었다. 힐링북 한 권 더 발견한 느낌이랄까. 머리 맡에 두고 주구장창 펼쳐야겠다. 즐거운 하루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