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2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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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재미있고 원작이 재미있다.

물론 드라마와 원작은 차이가 있다. 어느쪽이 더 재미있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같은 뿌리지만 다른 재미를 구사하고 있으니까.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성균관 스캔들]이 시작하기 전부터 그 인기가 대단했었다. 그래서 더 드라마를 본 후 원작을 읽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원작을 읽어나가면서 대본과 다른점도 찾아내고 더 잘 잡혀 있는 캐릭터들의 감질맛 나는 대사나 상황들도 원작 속에서는 또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1권에서 세상에는 멋진 남자는 있어도 착한 남자는 없다고 했던가...내 눈에 그들 꽃돌이들은 멋지면서도 착한 남자들이었다. 시류에 고민할 줄 알고 벗을 아낄 줄 알며 자신에게 주어진 오늘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현실에는 없을 법한 그들의 멋진 모습에 더 열광하게 되는 까닭도 바로 그때문이 아닐까 싶어진다. 가랑과 대물의 혼인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그들의 혼인날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 이야기는 그들을 또 규장각으로 모으는 것일까.

 

그들이 규장각 각신이 되어 알콩달콩하게 벌일 에피소드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젠 김윤식이 윤희임을 아는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그녀의 공공연한 비밀은 계속해서 지켜질 것인지......

 

드라마를 기다리면서 한편으론 책의 그 다음권이 도착하기를 애타게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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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문학대상 수상작품집 : 2001~2007 - 제1회~제7회 토지문학제 나남신서 741
엄현주 외 지음 / 나남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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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치열함을 배우는 것입니다....

라고 전 21권의 양장본에 대한 소개는 시작되고 있었다. 
토지. 어린시절 드라마로 봤던 기억이 얼금얼금...책으로 봤던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봤던 [미망] 이나  [장길산]보다 더 기억에 각인되어 있는 소설이 바로 토지다. 토지는 근현대사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한국 문학과 삶의 뿌리라고 말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 

그런 작가 박경리를 기리기 위한 응모전이 있었는데 바로 [평사리 문학대상]이다. 토지문학제로 불리기도 하는 그 글축제 7년간의 수상작 모음집이 있다는 말에 두 말없이 달려가 책을 안아들었을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소설/수필/시의 수상작들과 그 당선소감은 투고작가의 마음으로, 심사평은 심사위원의 마음이 되어 읽어나갔다. 어느 해의 작품은 지루함에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고, 또 어느 해의 작품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궁지에 몰린 닭처럼 머리를 콕 쳐박고 읽어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 권을 완전정복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03년 작 소설인 [끝섬]이었다. 

첫문장으로 독자를 사로잡아라...는 작법서의 외침이 틀리지 않았던 것을 이 작품을 통해 경험하게 된 이유는 바로 그 문제의 첫문장 때문이었다.

"죽은 그림이군요. 남자를 옭아맨 말이다"라는 시작은 궁금증과 함께 가슴 밑바닥에 저며 있는 그 무엇을 올라오게 만드는 힘을 가진 문장이었다. 여자의 말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남자의 고백처럼 읽는 내내 내게도 그 첫문장은 지워지지 않았다. 혼탁하고 어지러운 장면들 속에서 착붙어 읽게 만드는 속도감은 작가의 문장감에 있었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쓴다 를 구경하고 싶어 읽기 시작했으나 어떻게 쓴다 의 답을 구하지 못한 채 책을 덮게 되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까닭은 몇몇 작품이 보여준 재미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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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 - 박완서 외 9인 소설집
박완서 외 지음 / 예감출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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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자네 집 ] 은 슬픈 운명이 담긴 소설이다. 어쩌지 못하는 사회적인 상황이 인간의 운명을 얼만큼 비틀어 놓을 수 있는지 통감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그 여자의 집이라는 시 한 편이 떠오르게 만든 누군가의 운명은 세월이 지나까지 그 소식이 이어져 듣는 이의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지금 나는 사랑하러 갑니다]를 선물받으면서 가장 먼저 찾아본 소설이 바로 [ 그 여자네 집 ]이었다. 그동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지 못했던 소설이었기에 무척이나 반가웠고, 작가의 포근한 문체에 묻혀 슬픔이 줄어들기를 바라면서 읽어내려가는 시간 또한 무척이나 소중하게 여겨졌다. 

[미망]의 박완서 작가외에도 9인의 작가가 담아낸 진솔한 사랑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는데 [정혜]의 경우는 영화의 원작이라 보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만든다. 

여성 작가들이 들려주는 그녀들의 이야기 속엔 여러 소재 속에서도 아련한 봄 아지랭이 같은 그리움이 녹아나 있는데, 그 대상은 때론 사람이 때론 시간이 때론 또다른 그 무언가로 남아 감동에 여운을 보탠다. 

동성의 사랑이든 불륜의 사랑이든 중년의 사랑이든 풋사랑이든 사랑이라는 이름은 그리움과 안타까움 외에 각자의 양념을 더하면서 항상 우리에게 무언가를 남기는 종류의 병인가보다. 그 상처가 딱지가 되어 떨어져 나가버려도 그 자리에는 그 크기만큼의 멍이 남아 오늘날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구석이 있다. 

소설은 꾸며진 이야기지만 소설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이야기를 되돌아보게 된다. 같은 상황 같은 느낌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언제나 그 속의 누군가가 되어 함께 공감하는 마음을 울려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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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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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이토록 이상한 날들이 찾아오는 날도 있지 않을까. 
날카롭게 폐부를 찌르는 작가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는 그 긴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주인공 "나"의 머피의 법칙 속 하루는 면도기가 부러지면서부터 시작된다. 
출근 준비 중 면도기가 부러져 한쪽만 면도가 된 상태에서 집을 나서는 "나".
엘리베이터 오층 쯤에 낀 남자를 발견하지만 휴대폰이 없어 바로 신고를 할 수 없다. 버스를 탔더니 버스카드와 지갑을 집에 두고 와서 버스 기사와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이게 되고 급기야 버스는 트럭과 충돌하면서 교통사고 차량이 된다. 그 와중에 달려온 119에게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를 신고하지만 묵살당하며...가까스로 도착한 회사에서는 또 엘리베이터에 갇혀 결국 지각을 하고 만다.  만신창이가 되어 출근했더니 잡상인 취급을 당하질 않나 늦었지만 마음이 찜찜하여 119에 다시 전화해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를 구해달라고 구조요청을 했지만 또 다시 무시 당하고 .....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면서 보니 엘리베이터는 정상작동되고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 남자 정말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증이 남는 가운데 "나"의 이상하고 불행했던 하루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짧은 비판이 담겨 있는 소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는 역시 작가 김영하만의 독특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결국 그 남자가 궁금해진 것이 아니라 그 남자를 구하려고 애썼지만 불발로 끝난 "나"의 이상한 하루를 구경하고 만 단편소설은 또 한편의 김영하 식 소설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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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들의 귀환 - 1636년 고립된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3
허수정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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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년, 고립된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는 까마귀 그림의 표지를 보지 않아도 왠지 섬뜩하게 느껴진다. [극락도 살인사건]이나 긴다이치 코스케식의 살인 사건에 익숙해져 있지만 [혈의 누] 이래 가장 이상하고 무서운 마을의 미스터리라는데 의의를 달지 못했다. 

38년전, 무엇이 그 마을을 지옥도로 만들었던 것일까.

일본풍의 성황당이 서 있는 까마귀촌은 확실히 이상한 마을이었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도 그러하거니와 어느 동네건 마을 구석구석을 채우며 뛰어다닐 아이들도 없었고, 삼삼오오 모여 남편이나 시어머니의 흉을 볼법한 아낙네들의 모습도 보이질 않았다. 미친 노파 하나만 "귀신이 잡아갔다"를 외치며 뛰어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사람을 절개하여 오장육부를 몽땅 드러낸 가죽만 남긴 목 없는 시체 또한 조선탐정 박명준의 궁금증을 일게 만들었다.

 

계속되는 연쇄살인의 증거 끝에 찝찝한 채로 지목되고 있는 까마귀촌. 비밀만 가득한 채 아무도 속시원히 알려주는 이 없고, 사건외에는 입다물어버린 소문 속에서 명준에게 꼽추가 해 준 말은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다.

 

휩쓸리지 마시오. 어느 누구도 믿지 마시오. 나는 당신이 우리 마을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라고.

 

 

입구가 다물어진 마을은 언제나 마을전체가 비밀을 함구하고 있는 형태였는데, 얼마전 개봉한 영화 [이끼]나 작가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처럼 까마귀촌도 그들만의 비밀을 위해 입을 다물고 있는 마을이었다. 그들이 간직한 비밀에 주목하며 박명준과 같은 시선으로 이야기를 답습해 나가면서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들을 읽을때와 같은 느낌을 받곤 했는데, 잘 짜맞추어진 스토리 라인과 인물들이 주는 분위기, 그리고 계속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요소요소들이 그러한 느낌을 이어가게 만드는 듯 했다.

 

 

결국 윤성호에 의해 모든 사건이 계획되었지만 결과적으론 정유년 재침때 참전해다 낙오된 일본군들이 귀환하지 않고 까마귀 촌에 남아 마을 주민들을 통제하고 살면서 생긴 비극들이 그 시작점이었다. 마을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지배계층과 핍박민으로 나뉘며 지옥도가 되어 갔고 연쇄살인은 그 비밀의 물고를 틀 열쇠였던 셈이었다.

 

 

왜관은 본시 조선시대 일본인의 입국 및 교역을 위하여 설치하였던 장소였으나 현재는 지역의 지명으로 남아 소설의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는 대구, 팔공산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상상의 터전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망령들이나 귀신의 존재가 아니라 역시 사람과 그 사람들의 마음 속 욕심임을 깨달으면서 악의적인 사람 하나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생을 어떻게 틀어가고 있는지 소설을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1636년, 고립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은 마을의 비극적 역사가 밝혀지며 그렇게 종결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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