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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기억해내...10년 동안 잊지 못했던 남자잖아..."
라고 독촉하고 있었다. 어느새.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가 기억해내길 바랬다. 하지만 사실 시작부터 불길한
조짐은 눈치채고 있었고 누가 죽고 누가 범인일지 짐작도 갔다. 하지만 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안타까웠을 뿐. 그토록 잊지 못해 몸부림쳤던
남자라면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먼저 연락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그의 소식을 듣게
된다든지...!
또한 10년이나 연락을 끊고 살았던 친구라면 갑자기 날아온 싱글 파티 초대를 거절해도
좋지 않았을까. 타인의 시선은 어차피 상관없는 것이었을 것이고. 덫일 줄 알면서 끌려들어가는 모양새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소설이어서 그랬을 뿐 만약 실제였다면 어리석은 선택을 타박하기 앞서 선택 후
결과를 책임져야할 사람은 너 자신이라는 주지시켜주었을 거다. 감정에 충실하라면서. 하지만 소설이기에 이 불길한 기운이 찝찝했고 예상되는
시나리오로 흘러가는 소설에 한숨이 지어졌다. 그만.
노라는 10년 전 친구들 사이에서 '리'라고 불렸다. 단 한 사람 제임스만 빼고.
연인이었던 제임스는 그녀를 '리오'라고 불렀고 오해로 헤어지고 나서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나 여전히 그의 목소리, 그가 불렀던 호칭이
그리웠던 노라는 이메일 초대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삶이 연기인 클레어와 결혼할 남자가 제임스라는 것도 모른채. 당황하면 말을 더듬곤
하던 수줍은 소녀 '리'는 사라졌고 성공한 소설가인 '노라'로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온듯 노라는 이곳에서
'리'가 되고 말았다.
갓난 아이가 걱정되어 금새 돌아가버린 동창이 떠날 때 그녀도 같이 나섰어야만 했다.
그랬다면 덫에 걸리지 않았을텐데.....! 남들의 입방아를 걱정하다가 그만 타이밍을 놓쳤고 제임스를 죽인 범인으로 낙인찍혀버렸던 것이다. 병원에
누워 노라는 계속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모든 정황들이 그리고 증거들이 노라를 가리키고 있었고 그녀는 곧 체포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누가 노라를 위험에 빠지게 만든 것일까. 누가 공포탄과 실탄을 바꿔치기했던 것일까.
전화도 문자도 되지 않는 외딴 집에서 일어난 사건은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호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에 대한 경계와 주의가 왜 어리석은 일이 아닌지를 깨닫게 만든다. 도심에 살든 시골에 살든 섬에
살든....안다고 생각하며 산 사람이든, 새로운 사람이든 간에 '사람'이 가장 무섭다. 요즘같은 세상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