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짓말 안하고 살 수는 없을까?

그런 세상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의도가 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묵묵히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오해와 거짓을 불러일으킬 세상을 살고 있다보니...인간의 한 평생 속에서 거짓을 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졌다. 그래서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 키드먼 주연의 HBO드라마 원작소설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무척이나 구미가 당기는 요소요소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P35  이곳을 분명히 사랑하게 될 거예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우리네 속담 하나가 떠올려지는 이 제목을 발견한 순간, 대체 어떤 사건이 일어나며 몇명이나 연결되어 있는 거짓말에 몇명이 죽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한  마을에 모인 세 명의 여인들. 각자의 인생이 한 데 얽힐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기에 바빴던 그녀들에게 그날이 왔다. 드디어.

 

제인. 가장 평범한 이름이면서 가장 눈에 띄지 않게 살려고 애쓰는 여인이 가져온 비밀. 싱글맘으로 살아온 그녀는 6개월이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원나잇스탠드로 아들을 임신한 그녀는 그 과정에서 난생처음 폭력을 경험했는데 목이 졸리고 숨이 막히는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그는 마치 그녀를 쓰레기조각처럼 쫓아내어 버렸다. 수치심으로 연소하고 싶었을 그녀에게 하늘은 아이를 점지했고 낙태가 아닌 출산을 선택한 그녀는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역마살이 있는 여자처럼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곳에 닿을 내렸으나...그 곳에 그 남자가 살고 있었다.

 

매들린. 이미 한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남편과의 이별이 아니라 전남편이 새식구들과 같은 동네에 살게 되었다는 것. 아이들 또한 한 동네, 같은 학교에서 함께 자라게 되도록 정착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사춘기 딸의 삐딱한 행동은 하루하루 무너지는 매들린의 마음을 깨고 또 깨어부수면서 주저앉게 만들고 있었다. 바로 그 시점에 상처입은 새처럼 등장한 제인모자를 보고 그녀는 그들을 돕기로 마음 먹으면서 마음 속 에너지를 다시 끌어모아보려 애쓰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전남편의 새부인 보니가 모두의 눈 앞에서 한 남자를 밀어버렸다. 죽음 속으로-.

 

셀레스트. 피리위 반도에서 걱정 없어 보이는 부부가 바로 이들 부부였다. 멋진 배우자와 넉넉한 생활. 무엇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어 보이는 부부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셀레스트를 옭죄고 있었을 줄이야. 부유하고 멋진 남편은 보이지 않는 곳만 골라 때려놓고서는 곧장 보상을 안긴다. 하지만 고통스럽고 숨이 막힐 것 같은 가정에서 탈출하고 싶은 셀레스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엄마들간의 치사한 편가르기가 시작될때까지만 해도 셀레스트는 그 화살의 결말이자 시작점이 자신의 가정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겉으로는 평화스러워보이는 지역에서 꽁꽁 숨겨진 가정사. 그리고 학부모의 입장에서 제 자자식만 감싸려는 엄마, 자식을 통제하지 못하는 엄마, 자식에게 나쁜 유전적 인자가 있을까봐 걱정하는 엄마....들이 감추고 숨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오롯이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그 권력의 속성을 체험해야 했다면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익숙한 이웃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사는지!!! 타인의 인생에 왈가왈부할 자격이 감히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이곳을 분명 사랑하게 될 거에요' 라는 평범한 한 문장이 마지막까지 따라 붙으며 그 의미를 달리하게 될지 미처 몰랐었기에 곱씹고 곱씹어 볼 수록 한 판의 뒤집는 케미를 선물한 리안 모리아티의 이번 소설에 전작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허즈번드 시크릿>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ig Little Lies : The No.1 bestseller behind the award-winning TV series (Paperback) -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원서
리안 모리아티 / Penguin Books Ltd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짓말 안하고 살 수는 없을까?

그런 세상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의도가 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묵묵히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오해와 거짓을 불러일으킬 세상을 살고 있다보니...인간의 한 평생 속에서 거짓을 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졌다. 그래서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 키드먼 주연의 HBO드라마 원작소설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무척이나 구미가 당기는 요소요소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P35  이곳을 분명히 사랑하게 될 거예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우리네 속담 하나가 떠올려지는 이 제목을 발견한 순간, 대체 어떤 사건이 일어나며 몇명이나 연결되어 있는 거짓말에 몇명이 죽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한  마을에 모인 세 명의 여인들. 각자의 인생이 한 데 얽힐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기에 바빴던 그녀들에게 그날이 왔다. 드디어.

 

제인. 가장 평범한 이름이면서 가장 눈에 띄지 않게 살려고 애쓰는 여인이 가져온 비밀. 싱글맘으로 살아온 그녀는 6개월이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원나잇스탠드로 아들을 임신한 그녀는 그 과정에서 난생처음 폭력을 경험했는데 목이 졸리고 숨이 막히는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그는 마치 그녀를 쓰레기조각처럼 쫓아내어 버렸다. 수치심으로 연소하고 싶었을 그녀에게 하늘은 아이를 점지했고 낙태가 아닌 출산을 선택한 그녀는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역마살이 있는 여자처럼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곳에 닿을 내렸으나...그 곳에 그 남자가 살고 있었다.

 

매들린. 이미 한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남편과의 이별이 아니라 전남편이 새식구들과 같은 동네에 살게 되었다는 것. 아이들 또한 한 동네, 같은 학교에서 함께 자라게 되도록 정착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사춘기 딸의 삐딱한 행동은 하루하루 무너지는 매들린의 마음을 깨고 또 깨어부수면서 주저앉게 만들고 있었다. 바로 그 시점에 상처입은 새처럼 등장한 제인모자를 보고 그녀는 그들을 돕기로 마음 먹으면서 마음 속 에너지를 다시 끌어모아보려 애쓰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전남편의 새부인 보니가 모두의 눈 앞에서 한 남자를 밀어버렸다. 죽음 속으로-.

 

셀레스트. 피리위 반도에서 걱정 없어 보이는 부부가 바로 이들 부부였다. 멋진 배우자와 넉넉한 생활. 무엇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어 보이는 부부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셀레스트를 옭죄고 있었을 줄이야. 부유하고 멋진 남편은 보이지 않는 곳만 골라 때려놓고서는 곧장 보상을 안긴다. 하지만 고통스럽고 숨이 막힐 것 같은 가정에서 탈출하고 싶은 셀레스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엄마들간의 치사한 편가르기가 시작될때까지만 해도 셀레스트는 그 화살의 결말이자 시작점이 자신의 가정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겉으로는 평화스러워보이는 지역에서 꽁꽁 숨겨진 가정사. 그리고 학부모의 입장에서 제 자자식만 감싸려는 엄마, 자식을 통제하지 못하는 엄마, 자식에게 나쁜 유전적 인자가 있을까봐 걱정하는 엄마....들이 감추고 숨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오롯이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그 권력의 속성을 체험해야 했다면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익숙한 이웃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사는지!!! 타인의 인생에 왈가왈부할 자격이 감히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이곳을 분명 사랑하게 될 거에요' 라는 평범한 한 문장이 마지막까지 따라 붙으며 그 의미를 달리하게 될지 미처 몰랐었기에 곱씹고 곱씹어 볼 수록 한 판의 뒤집는 케미를 선물한 리안 모리아티의 이번 소설에 전작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허즈번드 시크릿>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요일이 좋아!
프란 프레스톤 개논 글.그림, 이영란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리스 샌닥과 한달 동안 코네티컷에 있는 작업실에서 그림책 작업을 함께 하였다는 프란 프레스톤 개논.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그녀의 동화는 심플하면서도 귀엽고 다정다감했다. 짧은 이야기여서 쉬웠고 그로 인해 나이가 아주 어린 영유아에게 이야기를 읽어주기에도 좋은 동화책 한 권.

 

어른이 되고나면 왜 이런 이야기들과 멀어져 다소 복잡하고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이야기들에 빠져들게 되고마는지....서른이 넘어 다시 동화책 읽기를 시작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다. 마음의 치유. 동화 읽기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그 덕분에 [까만코다]처럼 가슴 뭉클한 동화도 발견할 수 있었고 [빨강이 어때서] 같은 유쾌한 동화와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짧고 심플하면서도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가져다 줄 동화가 세상에 몇 편이나 존재하는 것일까. 아이들이 화려한 색감을 좋아하는 것을 알텐데도 작가는 동화책을 시커먼 색으로 선택했다. 다소 무섭게 느껴질까? 싶어 우려가 되기도 했는데 왠 걸~ 바탕이 까만색이라 하얀 글씨들이 더 도드라져보였고 하얀 포와 회색빛깔의 페퍼가 더 눈에 잘 띄였다. 검은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찍으면 인물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처럼.

 

포가 오기 전까지 집안에서 유일한 고양이였다는 '페퍼'는 회색빛의 몽실몽실한 낮잠쟁이 고양이. 꼭 함께 살고 있는 나의 고양이 마요마요랑 닮아서 첫장부터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 녀석. 그런 페퍼 앞을 알짱알짱대며 페퍼를 쫓아다니는 쪼그마한 아기 고양이 포는 얼마전부터 함께 살기 시작한 나랑이라는 나의 고양이의 모습과 닮아있어서 또 웃음 큭큭나기 시작했고.

 

고양이 두 마리가 등장하는데 왜 제목은 [일요일이 좋아]일까? 궁금했는데 페퍼는 일요일을 좋아했고 월요일도 맘에 들어 했으며 화요일도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수요일엔 뭔가 달라져서 기분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바로 수요일에 집사가 아기 고야이 포를 데려왔기 때문에. '너를 위해서 데려왔어'라는 집사와 '싫은데'라며 표정이 굳어진 페퍼. 제 장난감을 멋대로 가지고 놀고 전용 쿠션에 올라가 발라당 누워 있고 사료도 같이 야금야금 먹는 포 때문에 목요일부터 기분을 망친 페퍼는 토요일에 급기야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쫄랑쫄랑 따라다니는 포를 피해서. 우다다하는 도중 물건들이 흩어지고 엉망이되고...그 사이에 떨어져 겁을 먹고 있는 아기 고양이 포를 보면서야 페퍼는 '겁먹지마'라고 한마디 건낼 수 있었는데  그때 돌아온 집사가 대체 누가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냐고 묻자 동시에 개를 가리키며 '쟤가요"해 버린 죽이 척척 맞는 고양이 두마리.

 

결국 그래서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나빴던 기분은 하늘로 다 날려 버리고 페퍼와 포는 다시 일요일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한 마리 이상 고양이를 키워 본 집사라면 자신들의 고양이 합사를 떠올리며 '맞아! 이랬지'라고 무릎을 칠만한 작은 에피소드가 한 권의 훌륭한 동화책으로 완성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감격하며 나는 이 책을 고양이 서가에 꽂아두었다. 두고두고 나의 고양이들에게 읽어주기 위해서. 특히 잠투정을 하는 호랑이나 나랑이에게 고양이 동화책을 읽어주며 쓰담쓰담 등을 긁어주는 일은 고양이를 반려하면서 생긴 즐거운 저녁 일과 중 하나가 되어 버렸으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막에서 연어낚시
폴 토데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아,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할지 새드무비로 끝나버렸다고 해야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만드는 [사막에서 연어낚시]는 매우 엉뚱하면서도 특이한 소설이다. 영국 최고 문학상인 '볼린저 에브리맨 우드하우스상'과 '웨버튼 굿 리드 상'을 수상했다는 이 작품은 이완 맥그리거 주연으로 영화화된 작품의 원작. 59세 늦깎이로 소설가가 된 저자 폴 토데이는 1946년 생이던데 번역이 그 매력을 잘 살려서인지 전혀 올드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어로 원작을 보진 못했지만 막힘없이 술술 읽히고 그 장면묘사가 머릿 속에 잘 된다면 독자로서 그건 잘 된 번역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 번역이 딱딱해서 읽기 힘들거나 왠지 모르게 가독성이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정말 원작이 그러한지 아님 번역자와 내가 안 맞는 것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중간에 번역자가 바뀌었는데 1권의 번역은 아주 그 두께를 가늠하지 못할만큼 LTE급으로 읽혀지던 반면 시리즈 후반부 번역자의 번역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처럼.

 

 

[사막에서 연어낚시]는 시작부터 편지들이 오가고 날짜별로 이야기가 전개 되다가 다시 편지글로 이어지는 등 지루하게 보일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호기심 가득 갖고 지켜보게 만든다. 정치적인 것들, 학문적인 것들은 저 멀리서 프레드와 메리, 해리엇과 로버트, 수상과 족장 등등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가까이서 마치 연극 무대의 관객처럼 그 거리를 당겼다가 늘렸다가 하면서 밀당하듯 읽게 만든 소설이 바로 이 책이었다. 그래서 그 재미가 더 쏠쏠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엄청난 재력가인 의뢰인은 예멘에서 연어낚시를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회유성인 연어의 산란을 위해서는 우선 산소가 풍부한 차가운 물이 필요하며 산란 직후의 어린 연어가 먹을 파리 과 곤충도 있어야 하고 스몰트로 성장단계에서는 섭씨 3~5도가 유지되는 바다가 필요한데 예멘이는 그 어느 것도 갖추어지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답장을 알프레드 존스 박사는 보냈다. 분명. 하지만 권력과 정치, 재력은 그를 예멘 프로젝트의 한 가운데 서게 만들었고 자신의 커리어만 강조하는 아내 메리와 떨어져 해리엇과 함께 프로젝트 진행에 나서게 되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외쳤던 예멘에 연어를 데려오고 번식시키는 프로젝트는 과학적으로는 성공했다. 그러나 하필 자금을 대던 족장과 정치인 제이 벤트, 낚시 안내인 콜린 맥퍼슨은 플러그에 휩쓸려 버렸다. 3미터나 되는 기차급 빠르기의 물기둥이 그의 성공과 미래를 함께 앗아가 버린 것이다. 바로 코 앞에서.

 

 

P402 족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우리는 믿었습니다. 족장님이 저에게 믿는 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프로젝트 후 독일에 있는 아내 메리와 떨어져 산 속에서 생활하지만 예전과 달리 행복했다. 연어 부화장에서 일하면서도, 텔레비젼을 보지 못해 닥치는대로 읽을거리들을 읽고 있지만, 새 책을 살 형편이 되지 않아 헌책방에서 읽은 책들을 교환해가며 읽는 처지가 되었어도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불가능하니까 믿는다는 그 말이 좋다고 고백하고 있다.

 

 

행복해지는데는 많은 것들이 필요치 않음을 소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는데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 많거나 가진 것이 많거나 기회가 많거나 성공을 했느냐 아니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만족감.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소설을 마지막에 팁처럼 알려주고 있었다. 예멘에서 연어 낚시가 가능할까? 진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읽다가 말미에는 그러든가 말든가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이 결말이 왜 이렇게 유쾌한지 모르겠다. 나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여행을 하는 소재는 많았다. 소녀가 같은 시간대로  계속 돌아가는 내용도 있었고 시간 여행자의 아내로 살면서 한 남자와 특별한 사랑을 이어간 여자도 있었다. 그래서 시간 여행자에 관한 소재가 뭐 더 특별할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멋지게 뒤집어주는 소설 하나가 눈에 띄였다.

 

 

p22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동시에 작가아지 저널리스트인 로런 뷰커스가 쓴 [샤이닝 걸스]였다. 특이하게도 운명은 시간 여행자에게 '살인자' 멍에를 씌웠는데, 덱스터처럼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을 소탕하는데 그를 쓰지 않고 반짝반짝 빛나는 어린 소녀나 젊은 여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데 그를 도구로 쓰고 말았다. 그래서 대공황 시대 시카고에서 '더 하우스'의 열쇠를 얻게 된 하퍼는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잔혹한 기회의 시간 여행자로 남겨졌다.

 

진숙, 조라, 윌리, 커비, 마고, 줄리아, 캐서린, 앨리스 미샤....줄줄이 이어진 이름들은 그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여자들의 이름이다. 그 중에서 단 한 여자 커비는 극적으로 살아남았고 신문사의 인턴으로 들어가 그 살인자를 쫓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이 놓친 어린양을 제대로 죽이기 위해 그는 다시 1980년 9월로 돌아가 어린 커비를 노리고 있다. 그 시각 커비가 더 하우스에 잠입한 것을 모른 채. 분노의 방아쇠는 당겨졌지만 하우스는 살아남아 다음 타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살인자 하퍼가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p382  패턴이라는 것은 우리가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하퍼가 일반적인 연쇄살인범이라면 크리미널 마인드의 프로파일러들이 분석하듯 그 패턴이 일정하게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살인의 시작과 끝이 하퍼라는 사람이 아닌 '더 하우스'라는 장소가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누구나 살인범의 키를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데스노트를 부여받는 느낌이랄까. 사람을 살인자로 만드는 이 장소는 그래서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무서움과 두려움을 배가 시키고 있다. 시간을 여행하는 살인마와 살아남은 소녀의 대결은 끝이 분명 했지만 남겨진 이야기가 섬찟해지는 까닭은 영화 [링]에서처럼 그 반복에 있다.

 

이 매력적인 스토리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의해 TV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이 확정 되었다고 하니 영상으로 옮겨질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만 하면 될 듯 싶다. 하지만 [옵서버]의 평처럼 [나를 찾아줘]를 잊을만큼은 아니었다. 이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