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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물고기
황시내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누대 부자와 벼락 졸부는 왜 그런 지는 모르나 티가 난답니다.ㅎㅎ
의자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사장 님과 과장은 저절로 태도나 분위기가 달라지지요.
비유가 상당히 속되긴 해도 정신적 깊이나 문화적 영양도
그 내공과 연륜에 따라 슬며시 격을 달리 하는 것같습니다.
오래 전 황동규 시인 님의 글을 읽으면서
사춘기 무렵부터 그만큼 문인스러운 가정에서 자라셨으니
그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하실까 하는 선망을 품은 적이 있습니다.
하물며 그 분의 장녀시라면 십중팔구 명문에 다방면의 예인일 줄은 그저 척 감지됩니다.
어제 밤을 새워 읽은 황시내 님의 첫 산문집 '황금 물고기'는
과연 부조의 명망을 돋보여주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음악과 미술,문학에 대한 지식과 감각이 탁월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유럽과 미국을 홀로 다니며 그 힘든 공부를 하면서도
마음 결 은은한 무늬와 여유를 잃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독일 면학기를 읽을 적에는 고 전혜린 님이 연상되고
탁월한 재색을 기린다면 외람되나마 얼마 전 종영된 황진이가 연상되더군요.
부친과 같은 이름자를 지닌 신랑과 시카고에서 다정하게 살아가고 있는 작가는
바이마르에서 만난 괴테와 실러 중 특히 괴테의 후예인지도 모릅니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괴테는 평생 영화를 누리며 풍성한 글을 남기고 근사한 정치를 했지요.
여성 문인들 중에서도 아주 다복한 운명의 별 아래 태어나신 것같습니다.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지와 정을 두루 갖춘 글과 정밀하지만 풍정 있는 그림과
음악,미술에 대한 박학다식이 놀랍습니다.
띠지의 그림,폴 클레의 황금 물고기같이 눈 부시게 빛나는 분이시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