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클래식 라이브러리 6
조지 오웰 지음, 배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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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동물농장'이다. 어릴 때는 단순한 동물들의 이야기로만 알았었는데 성인이 되어 저자의 의도를 알고 읽으니 전혀 다른 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동물농장'과 비슷한 정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1984'.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제서야 읽어본다.

책을 읽어갈수록 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1984년에 일어날 수 있는 내용인가라는 의문을 놓을 수가 없었다. 조지 오웰은 1949년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건강이 좋지 않았던 시기라고 알고 있는데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저자가 걱정하는 바가 느껴지는 듯 했다.

'1984'에는 빅 브라더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한다. 실제로 본 사람은 없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지전능한 인물로 소개된다. 현재 일어난 일을 토대로 과거 역사를 송두리째 바꾼다. 자신의 사상과 다른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텔레스크린과 마이크로폰으로 24시간 사람들을 감시하고, 사상을 주입시킨다. 사상 경찰을 심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든다. 남여간의 관계에도 노동력 창출을 위한 관계를 허용하되, 사랑에 의한 관계는 존재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윈스턴은 빅 브라더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인물도 그려진다. 같은 곳에서 일하는 줄리아를 알게 되고, 감시를 피해 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관계를 지속시켜 가고 죽음을 각오하고 빅 브라더의 반역의 무리와 접촉한다.

동지로 믿었던 이의 배신. 믿음은 사랑하는 여인을 배신하고 했고, 자신의 정신은 지배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무력화 시켰다. 실제 이런 일이 어딘가에서 일고 나고 있는건 아닌지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섬세하고, 집요하다. 예상되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을 읽었는데 안타까움이 마음을 짓누른다. 결말이 이렇게 끝나면 어떡하지? 무엇을 해야하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디스토피아 소설일 뿐이라고 합리화 시켜보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감시와는 다르지만 지금의 삶이 결코 자유함만 있다고 말할 수 없다. CCTV와 블랙박스, 스마트폰, 몰래카메라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에게 노출되고 있다. 삶의 여러 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과 겹쳐지는 듯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말의 힘을 익히 알고 있었던 지도층은 신어를 만들어 내며 먼저 생각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언어 말살정책으로 일본에게 당한 굴욕이 떠올랐다.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위해 행했던 수많은 악행들이 떠올랐다. 일어나지도 않은 전쟁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일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책에서 설정한 상황들이 무서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독서 토론을 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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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양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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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다. 그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으면 타인이 여러 가지 단어를 언급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 더 답답한 경우가 있다. 그 단어가 왜 필요했었는지 대화의 흐름은 끊어지고 답답함만이 남는다. 이럴 때마다 어휘력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남편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에 '거시기'가 있다. 거시기 했지? 뭘 거시기 했다는 말인지 도통 몰라 쳐다보면 그렇게 말한 사람이 더 답답한 듯 날 쳐다본다.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말하지만 거시기에 이미 익숙해져있어 고치는게 쉽지 않다. 이렇든 저마다 사용하는 어휘는 어릴 때부터 습관화되어 잘 고쳐지지 않는다. 사투리를 사용하던 사람이 서울말을 사용하면 어딘가 어색하다. 고령의 어른과 이야기하다보면 못알아듣는 내용이 있다. 무슨 뜻인지 물어보면 당연하게 사용했던 단어라 설명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난감해 하실 때가 있다.

여러 가지 경우를 경험하고 부족한 어휘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받고자 유선경님의 '어른의 어휘력'을 선택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모르고 있는 어휘가 이렇게나 많구나라는 생각과 과연 이런 어휘를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충돌했다. 그 상황에 정확한 어휘를 사용하지만 그 어휘를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한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 상대방의 수준에 맞는 어휘를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가 문장에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들이 아무런 부가 설명없이 이 책이 출간되었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충분히 공감된다. 현실이 어휘력의 필용성에 대해서 둔감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실질문맹률이 높아지고 있는 걸 실감한다. 문장을 읽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지 못한다. 의미가 아닌 글자로만 보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더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신조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보면 신조어의 뜻을 묻는 퀴즈가 나오기도 한다. 어쩜 저련 표현들을 만들었을까 싶은 표현들도 많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조어들을 보면서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가끔 하교하는 딸을 만나기 위해 교문에서 기다릴 때가 있다. 여중생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듣기 거북한 욕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린다. 욕을 빼면 대화가 안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욕을 하지 않는 딸에게 친구들이 왜 욕을 사용하지 않냐며 신기해 할 정도라고 한다. 아름다운 우리 말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 말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고, 상대방을 공감하며 대화하는게 점점 더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까 두렵기까지 하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어휘를 접하며 우리나라 말이 참 어렵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반면에 참 아름다운 표현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휘는 계속 사용해야 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우리말의 표현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숙제가 남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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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관계 수업 - 혼자가 되는 용기 + 타인과 연결되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송지현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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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아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하면 성적, 진로, 친구가 아닐까? 그 중에 틀어지면 다른 요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친구라고 생각한다. 둘째가 친구들과의 관계를 너무 힘들어 하던 시간이 있었다. 학교만 들어가면 가슴이 답답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록 등교를 힘들어 했다. 타지역으로 진학하면서 마음을 터놓을 친한 친구가 없다는게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안정적인 학교 생활이 되지 않으니 건강도 나빠지고, 진로도 정하지 못하고, 성적은 떨어지고, 수업 집중력도 떨어졌다. 중학교 친구들이 진학한 학교로 전학을 생각할 정도였다. 마음 맞는 친구 한 명 얻기가 이렇게 힘든게 요즘 10대들인 것 같다.

저자는 10대들이 마주치는 전환점에서 친구와의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말하며 친구와의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 저자가 10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책의 곳곳에서 느껴졌다. 먼저 그 시간을 겪은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10대들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한 지식과 지혜를 전달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부모의 입장에서 최대한 마음 다치지 않고,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교훈들을 담아 내고 있다.

실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이론적이고 원록적인 이야기가 적용이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누구와 만나느냐에 따라서 180도 다른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일본의 문화 차이인지, 저자의 생각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의 정서와 조금 안맞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고려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청소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친구라는 존재를 정의해보고, 마음 맞는 친구를 어떻게 사귈 수 있을지 들어보고, 어떤 경우에는 혼자가 되는 용기를 가져가 할 때도 있음을 알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방법을 알고, 왜 내 주변에는 친구가 없는지 원인을 점검하는 시간도 가져 보고, 싫은 친구가 있다면 끌려다니지 말고 정확하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시간을 선물받기를 바란다.

10대때 관계가 중요한 만큼 소중한 친구와 함께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같은 취미를 가지고,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며 마음이 맞닿도록 서로의 존재를 다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 저자는 '늘 붙어 있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한다고 믿음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상태' 그것이 친구사이에서 좋은 거리감이라고 말한다. 너무 애착 관계에 있는건 아닌지, 진심으로 친구를 대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딸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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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7
루이스 캐럴 지음, 한상남 엮음, 리스베트 츠베르거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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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아주 익숙하지만 책의 내용이 세밀하게 기억나지 않는 책이 몇 권 있다. 그 중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다. 끝이 어떻게 끝났는지, 카드 여왕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토끼와 웃는 고양이와의 대화가 어떠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책은 나에게 어떤 느낌을 줄까.

어린이작가정신출판사에서 출간된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리즈베트 츠베르거 그림과 함께 앨리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이 이 책이 주고자 하는 상상의 나래를 한정짓는 단점이 있지만 이야기를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기억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림책이지만 내용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어 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겠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되지 않아서 오래도록 우리에게 사랑받고 있는 걸까. 170여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상상력이 풍부한 책이다. 잠자리 책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면 처음에는 그림을 보여주지 않고,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뺏지 마시길. 어떤 모습을 상상했는지, 다음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생각을 나눈 후 함께 그림을 보며 읽는다면 아이에게 멋진 이야기로 남지 않을까.

이번에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앨리스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애벌레에게 말하는 장면이 인상깊다. 애벌레는 혼란스러울게 뭐가 있냐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앨리스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앨리스가 애벌레에게 번데기, 나비로 자신의 모습도 변화될 거라고 말해준다. 경험해보지 않은 타인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애벌레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 책을 바로 넘기지 못했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였다. 같은 책을 읽을 때마다 그때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다른 포인트가 집중되는 느낌이 좋다. 책이 주는 큰 선물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책이구나에서 한 장면 한 장면 더 깊이 생각하며 읽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어른에게는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앨리스가 가지고 있었던 버섯이 나에게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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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 웅진 세계그림책 240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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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지금 대학교 2학년이 된 첫째 때부터 막내까지 함께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해서 전시회도 가고, 뮤지컬 공연도 보러 갔었다. 오랜만에 저자에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이름을 보니 아이들 어릴때 생각도 나고 마냥 기뻐 선택했다.

바닷가 마을에 사는 대니는 심심한 나날을 보낸다. 마이크 형과 놀고 싶은데 형은 친구들을 만나러 외출했고, 엄마는 바쁘시다. 대니 옆에는 스크러피만 있다. 스크러피는 대니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이다. 책표지에 대니와 스크러피가 바닷가에 함께 있는 모습이 있다. 이런 날이 둘에게는 평범한 일상처럼 보인다. 이 날도 둘은 바닷가를 찾아 대니가 나무 낙대기를 던지면 스크러피가 물어오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날은 똑같았던 조약돌이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하기도 하며 조금은 다른 바다 산책을 했다. 바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손을 흔드는 모습을 발견한다. 다른 사람들과 대니도 손을 흔들어 준다. 보통의 하루였던 이 날 대니와 스크러피에게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 손을 흔드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먼 바다에서 왜 손을 흔들고 있었을까? 평범한 일상에 기적이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책을 소개하는데 이들에게 어떤 기적이 일어났을까?

책의 내용은 정말 간단하다. 응? 이렇게 끝난다고? 기대가 커서인지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움 가득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보면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이 책도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의 하늘의 모습과 기적이 일어나고 난 뒤의 하늘의 모습이 다르다. 저자가 한 획, 한 획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어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림책은 이야기뿐 아니라 그림에 담겨 있는 저자의 의도를 알아내는 재미도 크다. 여러번 보면서 아이와 함께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처음에 몰랐는데 변화를 듣고 보니 이 책이 새롭게 느껴진다며 몇번을 다시 봤다. 이런게 그림책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용이 너무 짧아 아쉬웠지만 앤서니 브라운저자의 책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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