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력 (양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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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다. 그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으면 타인이 여러 가지 단어를 언급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 더 답답한 경우가 있다. 그 단어가 왜 필요했었는지 대화의 흐름은 끊어지고 답답함만이 남는다. 이럴 때마다 어휘력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남편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에 '거시기'가 있다. 거시기 했지? 뭘 거시기 했다는 말인지 도통 몰라 쳐다보면 그렇게 말한 사람이 더 답답한 듯 날 쳐다본다.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말하지만 거시기에 이미 익숙해져있어 고치는게 쉽지 않다. 이렇든 저마다 사용하는 어휘는 어릴 때부터 습관화되어 잘 고쳐지지 않는다. 사투리를 사용하던 사람이 서울말을 사용하면 어딘가 어색하다. 고령의 어른과 이야기하다보면 못알아듣는 내용이 있다. 무슨 뜻인지 물어보면 당연하게 사용했던 단어라 설명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난감해 하실 때가 있다.

여러 가지 경우를 경험하고 부족한 어휘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받고자 유선경님의 '어른의 어휘력'을 선택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모르고 있는 어휘가 이렇게나 많구나라는 생각과 과연 이런 어휘를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충돌했다. 그 상황에 정확한 어휘를 사용하지만 그 어휘를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한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 상대방의 수준에 맞는 어휘를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가 문장에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들이 아무런 부가 설명없이 이 책이 출간되었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충분히 공감된다. 현실이 어휘력의 필용성에 대해서 둔감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실질문맹률이 높아지고 있는 걸 실감한다. 문장을 읽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지 못한다. 의미가 아닌 글자로만 보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더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신조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보면 신조어의 뜻을 묻는 퀴즈가 나오기도 한다. 어쩜 저련 표현들을 만들었을까 싶은 표현들도 많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조어들을 보면서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가끔 하교하는 딸을 만나기 위해 교문에서 기다릴 때가 있다. 여중생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듣기 거북한 욕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린다. 욕을 빼면 대화가 안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욕을 하지 않는 딸에게 친구들이 왜 욕을 사용하지 않냐며 신기해 할 정도라고 한다. 아름다운 우리 말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 말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고, 상대방을 공감하며 대화하는게 점점 더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까 두렵기까지 하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어휘를 접하며 우리나라 말이 참 어렵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반면에 참 아름다운 표현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휘는 계속 사용해야 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우리말의 표현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숙제가 남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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