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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상담소 - 555번지 사람들
구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최선아씨는 1층에 2가구, 2층에 2가구, 3층에 주인 집, 옥상에 작은 옥탑방이 있는 건물을 구입해서 이사를 한다. 그 곳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이사를 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곳이 옥상이다. 각종 화분과 파라솔, 의자를 두고 차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하늘을 보며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곳이었으나 한 두사람이 그 곳을 방문하며 대나무숲 카페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쏟아 놓아도, 주저리 주저리 그 순간의 감정을 쏟아내도 눈치 보이거나 불편함이 없는 공간이 되었다. 정답을 얻지 못했음에도 의자에 앉기 전과 마음의 상태가 많이 달라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삶을 응원하는 곳이 된다.
작은 동네에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평생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의 노년의 삶을, 젊은 이들의 사랑을, 이웃과의 분쟁과 따뜻한 나눔과 배려를 만날 수 있다. 어떤 이는 더 이상의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이웃과의 거리를 좁히지 않고, 자신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걸 거부하는 이도 있다. 555번지에서 일어나는 작고, 큰 일을 보며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책이다. 민낯 그대로 이기적인 모습도 보이고, 내 일처럼 걱정하는 가족같은 모습도 보인다.
상황마다 너무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그 장면 안에 들어가 있는 듯 착각 할 정도다. 모든 모습을 자세하게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어떤 순간은 이 부분은 이렇게까지 표현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이야기도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쇄의 문제인지 고르지 않은 부분이 있어 눈의 피로감이 조금 느껴졌다.
예전에 어릴 때 집에 가면 이웃 어른들이 늘 계셨다. 집집마다 대문을 열어 놓고, 반찬을 서로 나눠 먹기도 하고, 어떤 집에 일이 생기면 자신의 일처럼 걱정 해주고 함께 해결해주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이 그 때의 좋았던 기억을 회상시킨다. 각박한 삶에서 이웃을 생각하게 하고, 함께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