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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ㅣ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7
루이스 캐럴 지음, 한상남 엮음, 리스베트 츠베르거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4월
평점 :
제목은 아주 익숙하지만 책의 내용이 세밀하게 기억나지 않는 책이 몇 권 있다. 그 중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다. 끝이 어떻게 끝났는지, 카드 여왕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토끼와 웃는 고양이와의 대화가 어떠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책은 나에게 어떤 느낌을 줄까.
어린이작가정신출판사에서 출간된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리즈베트 츠베르거 그림과 함께 앨리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이 이 책이 주고자 하는 상상의 나래를 한정짓는 단점이 있지만 이야기를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기억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림책이지만 내용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어 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겠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되지 않아서 오래도록 우리에게 사랑받고 있는 걸까. 170여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상상력이 풍부한 책이다. 잠자리 책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면 처음에는 그림을 보여주지 않고,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뺏지 마시길. 어떤 모습을 상상했는지, 다음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생각을 나눈 후 함께 그림을 보며 읽는다면 아이에게 멋진 이야기로 남지 않을까.
이번에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앨리스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애벌레에게 말하는 장면이 인상깊다. 애벌레는 혼란스러울게 뭐가 있냐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앨리스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앨리스가 애벌레에게 번데기, 나비로 자신의 모습도 변화될 거라고 말해준다. 경험해보지 않은 타인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애벌레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 책을 바로 넘기지 못했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였다. 같은 책을 읽을 때마다 그때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다른 포인트가 집중되는 느낌이 좋다. 책이 주는 큰 선물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책이구나에서 한 장면 한 장면 더 깊이 생각하며 읽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어른에게는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앨리스가 가지고 있었던 버섯이 나에게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