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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릴 수 없는 배 - 세월호로 드러난 부끄러운 대한민국을 말하다
우석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왜 우리는 일본이 타다 넘긴 배를 타게 되었는가 -우석훈-
경제학자들은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는 작업을 종종 한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우리가 일본보다 못 살았는데 이제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배, 조선업과 관련해서는 이 관계가 좀 더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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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전,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선박시장에서 1시장이었다. 새 배를 만들어서 타는 나라를 1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보다 못 살던 시절에도 일본의 중고배를 사다가 운행해야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선령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후, 한국의 연안여객은 일본의 2시장이 됐다. 심지어 중국은 선령이 28년이기 때문에, 기계적인 수치만 비교하면 한국은 현재 중국보다도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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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한국에는 시장을 신봉하고, 기업을 숭배하는 흐름이 주류였다. 이 흐름은 10년의 민주정권 대신 이명박정부를 국민들이 선택할 때 집단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흐름이 이러니 정부는 기업의 건의를 받아들여서 승객들의 위험을 담보로, 승객들이 그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정부에서 박근혜정부에 이르기까지 이 흐름은 계속되어 왔고, 이제는 그게 원칙인 것처럼 착각까지 하고 있다.
122~127, 우석훈, 내릴 수 없는 배,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