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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야간매점
KBS <해피투게더> 제작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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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투게더-야간매점' 인기 덕분에 태어난 책이다. 알라딘 평가단 도서로 간택되지 않기를 빌었지만 대세는 어쩔 수 없었다.

책을 받아두고도 읽어 볼 짬이 없어 꼼꼼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이웃 대학원생이 요리책을 몽땅 빌리러 왔기에 '야간매점'도 권했더니 "나무에게 미안한 책을 왜 만들어요? 인터넷만 검색하면 엄청 뜨는데..." 하면서 단칼에 거절했다. 물론 나도 이 책에 호감을 갖지는 않았지만 읽어보지도 않고 폄훼하지는 말자는 생각에 꼼꼼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평가단 임무를 다하고자 기간 연장까지 했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 리뷰는 쓸 수 없더라는....ㅠ

 

책을 보면서, 내가 놀란 건 두 가지였다.

1.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음식을 먹고 사는 거야?

2. 밤참으로 왜 이런 음식을 먹어야 하지?

대체 왜....  
요즘 젊은이들의 입맛을 잘 모르는 부모들이 보면 도움이 되겠고, 이런 음식에 길들여지기 쉬운 청소년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손수 음식을 해먹는 게 생활화 된 젊은이라면 간편요리를 참고해 몸에 좋은 요리로 응용의 묘를 발휘하면 좋겠고.

 

야간매점의 컨셉이'추억의 음식, 초간단 음식,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지만, 오십줄이 넘은 내가 보기엔 방송의 재미를 위해 음식 갖고 장난친다는 느낌도 들었고, 식재료부터가 인스턴트에 마요네즈나 버터, 치즈 등 느끼한 것들의 범벅이라 호감이 가지 않았다. 요즘엔 끼니를 챙겨 음식을 해먹기 보다는 밖에서 먹을 때가 많고, 하루 두끼 먹는 생활이라 아침을 거르고 책을 보다가 빈 속이 느끼해서, 기어이 김치라면을 끓여 속을 달래야 했다.ㅋㅋ

 

우리집 젊은 아그들은 다 집을 떠나 있어, 야간매점에 나온 음식들을 먹고 싶은지는 알아보지 못했다.

군대에서 첫 휴가왔던 아들은 먹고 싶은 음식으로 '달달한 것, 피자, 치킨, 족발.... ' 등을 메모해 와서 챙겨 먹고 갔었는데, 두번 째 휴가와서는 별로 땡기지 않는다며 스프를 빼고 끓여준 칼칼한 김치라면을 맛있게 먹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진은 어제 내가 끓여먹은 김치라면이다. 스프를 넣지 않고 김치양으로 간을 맞추고, 달걀 대신 두부를 넣고 냉장고에 있는 채소류를 썰어 얹으면 끝! 야간매점에 나온 느끼한 라면류보다 칼칼한 김치라면이 더 몸에도 좋고 입에도 좋지 않을까...^^

 

   

 

심야매점에 등록된 밤참의 다양한 메뉴와 아이디어가 돋보인 음식도 있고,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음식도 있다. 다이어트를 생각해 저칼로리 음식도 있고, 쉽고 간편하다는 것만 부각된 인스턴트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도 많았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마음에 끌렸던 음식은 정경미의 '묵볶이', 이다혜의 '황도 시집가는 날', 양희은의 '봄설기', 김동완의 '골빔면', 전문가 셰프 레이먼 킴의 '나초 오믈렛'과 강레오의 '짜플' 정도였다. 김동완의 골빔면이 액상 스프를 사용한 건 맘에 안들었지만...

 

      


오히려 야간매점에 등록된 음식의 응용요리에 더 호감이 갔고, 맛보다 웃음을 선사한 황당메뉴를 보는 것도 재밌었다.

 

    

 

방송 인기에 영합한 책이지만 공을 더 들였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TV 화면을 캡처한 레시피가 전부인 요리책이라니 어이상실이다. 최소한 독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요리책으로서 기본과 양심은 있어야 하지 않나? 가격도 11,500원이나 하는데... 굳이 이런  정도, 이런 수준의 책을 꼭 내야만 했을까? 출연자의 캐릭터는 하나씩 살려냈지만, 시식단 캐틱터는 맛을 평가한 출연자와 관계없이 일괄적인 캐릭터를 배치한 것도 성의없이 느껴졌다. 방송인기에 편승한 돈벌이 요리책, 혹은 해피투게더 야간매점 시청율을 높이기 위한 요리책으로 읽혔다.

 

'추억의 음식, 초간단 음식, 맛있는 음식'이라는 야간매점 컨셉에 맞춘 요리책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으면 나쁘지 않을 듯. 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썩 좋은 요리로 추천하기는 어렵겠다.

 

허영만은 <식객>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어머니의 숫자와 같다' 고 말한다. '맛은 혀끝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 이기 때문이라고... 물론 요즘 어머니들은 가사에만 전념하는 게 아니라, 나부터 사회생활하면서 시간과 정성을 들인 요리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인스턴트 음식이 판을 치고, 시간을 많이 들인 정성스런 요리보다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살지만, 방송에서까지 이런 음식문화를 부추겨야 하는가? 우리네 사랑이나 인생도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화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음식과 사랑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면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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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0-29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백배요.
음식만은 멋, 편리, 이런 것보다 정말 영양을 생각해서 챙겨 먹었으면 좋겠어요.
간편하고도 몸에 나쁘지 않은 메뉴였다면 좋았을 기획인데, 먹거리까지 시청률에 한 몫 하게 하는 것까진 그냥 그렇다 치고, 거기서 모자라 책까지 나올건 없지 않나 싶네요.

순오기 2013-10-30 09:16   좋아요 0 | URL
건강에 좋은 음식, 사랑과 정성이 깃든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엄마라서 무조건 좋다 할 수 없었어요.ㅠ

꿀꿀페파 2013-10-3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고 갑니다!!!

순오기 2013-10-30 09: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2013-11-05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05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3-11-1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식을 먹지 않아서, 왜 이런 책이 나와 몸에도 안좋은 야식을 부추기나 모르겠네요.
밤새는 올빼미족들이 이런 걸 먹고 더 건강 해치는 게 아닐까요.

순오기 2013-11-19 17:27   좋아요 0 | URL
공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