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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이야기 2 -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 ㅣ 일본인 이야기 2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일제의 강점으로부터 해방이 된 지도 이제 75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일본은 과거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다시 가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강제 징용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트집 잡아서 오히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필수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것입니다. 참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자유무역협정 등을 파기할 때는 찍소리도 못하다가 과거 일제의 만행에 대한 타국 대법원의 정당한 판결에 대해서 도리어 성을 냅니다.
그런데 일본이 이러한 황당한 일을 21세기의 우리에게 저지를수록,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라는 격언처럼 우리는 우리 역사는 물론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HK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16세기 전국시대부터 1945년 패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4세기를, 동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국제관계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총 다섯 권의 책으로 갈무리할 예정인 야심찬 시리즈의 두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1권이 다룬 전국 시대의 뒤를 이어 도쿠가와 막부가 지배한 약 250여 년간의 에도 시대를 다룹니다. 독특하게도 크게 ‘백성들의 이야기’와 ‘의사들의 이야기’로 나누어진 이 책은 우선 '에도 시대가 정말 진보의 시기였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시기 상인 계급이 성장하고 무사 계급이 서서히 몰락해 근대 일본의 자본주의 발달의 단초를 찾을 수 있지만, 에도와 오사카, 교토 등 당시 대도시를 제외한 일본 대부분 지역의 피지배민인 농민의 삶을 볼 때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즉 이 시기의 평화란 무사 계급 간 전쟁이 사라진 것일 뿐 쇼군의 독재 아래 신음하고 2809건에 대략 1년에 10건 꼴에 달하는 농민봉기를 일으킨 농민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였다는 것이죠.
또 하나의 화두로, 에도 시대 일본이 난학을 통해 네덜란드의 선진 문물 특히 의학 지식을 전수를 받아 큰 지식의 축적을 쌓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저자는 부정합니다. 센고쿠 시대 활발히 이어진 서양과의 교역은 오히려 독재 강화를 위한 쇼군가의 폐쇄 정책을 통해 급격히 축소됐으며 난학의 중요 성과로 평가받는 의학 발전의 효과 역시 극히 미미했다고 주장합니다.
서두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일본과 여러 가지 갈등을 가지면서도 정작 일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네덜란드를 통한 일본의 근대화 과정의 초기를 다룬 이 책은 여러 가지 자료와 그림 및 사진들을 제시하고 또 저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 같은 서술형식을 통해서, 상당히 자세하면서도 쉽게 일본의 역사와 일본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8777)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