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뱅크가 온다

아마존 뱅크가 온다 - 2025 미래 금융 시나리오
다나카 미치아키 지음, 류두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예전에 아마존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단순한 인터넷 서점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아마존의 창업 경영자 베조스의 철학에 따라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라 불리며 그 영역을 끝없이 넓혀가며 서적을 넘어서 팔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을 팔고 배달하는 종합 판매 및 물류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복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페이, 아마존캐시, 아마존렌딩 등이 그 예인데 이 책은 바로 아마존을 비롯한 타이탄 기업들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를 통해 변화하게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차세대 금융을 ‘금융 4.0’이라 명명한 점입니다. 저자는 대면형이었던 금융을 ‘금융 1.0’, 인터넷이 도입된 금융을 ‘금융 2.0’, 스마트폰이 중심이 되어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이 주도하고 현재도 진화 중인 금융을 ‘금융 3.0’이라 하고 더 나아가 분산형 테크놀로지인 블록체인이 전반적으로 활용되어 새로운 평가 경제의 인프라가 된 금융을 ‘금융 4.0’이라고 부릅니다.

저자는 나아가 금융 4.0은 금융의 존재 의의를 새롭게 묻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선 P2P, C2C가 중요해지고 새로운 경제 참여자들도 생겨날 것이고,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 대량 맞춤 생산)이 가능해지는 등 그 구체적인 변화상을 하나씩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융4.0은 누가 선점 및 지배할 것인지에 대해서 저자는 기존 금융 업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테크놀로지 기업들의 전략과 이에 맞서는 기존 메가뱅크들의 반격을 두루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금융 가치, 변화 시나리오를 치밀하고 집요하게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야후재팬’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경영통합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큰 화제였는데 이는 구글에 맞서는 IT 산업의 빅뱅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빅딜을 통해서 우선 금융 서비스의 측면에서 보면 업계 1위를 다투던 야후재팬의 ‘페이페이’와 라인의 ‘라인페이’가 통합되면서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줄일 수 있게 되었고, 이 둘의 통합으로 ‘검색→커머스→결제’로 이어지는 3각 밸류체인 구도도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즉 이 통합을 통해서 양측은 각자가 절실히 원하던 바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처럼 하나의 플랫폼이 다양한 서비스를 수직 통합하면 상류, 금류, 물류와 관련된 빅테이터를 축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메가 플랫폼으로서의 선순환이 일어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 기존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거대 플랫폼에 맞서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따라서 서로의 장단점을 교환, 보완할 수 있는 제휴, 통합의 사례는 더욱 늘어 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금융의 세계적인 흐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