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 봐! I LOVE 그림책
라울 콜론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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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봐 #라울콜론



미술관 앞을 매번 지나치기만 하던 소년은 문득 생각했어요.

‘오늘은 왠지 무언가 다른 것 같아... 한번 들어가 볼까?’

무슨 일이 꼭 생길 것만 같았지요.
처음으로 피카소와 루소와 마티스의 그림 앞에 섰을 때, 소년은 숨이 멎을 것처럼 놀랐어요.
그리고 상상에 곧 빠져들었어요.

마침내, 소년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을 모험이 시작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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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미술관으로 들어간 소년은, 세 작품을 보았어요. 그리고 곧 붉은 심장을 가진 이카루스와 3인의 악사들과 잠자는 집시를 깨우고 사자를 데리고선 미술관 밖으로 나왔어요.

우리 이제 다 같이 자유롭게 움직여봐요! 춤을 추듯이 날아갈 듯이, 온 거리를 돌아다니며 즐겨봐요~

전철과 놀이기구도 타고 높은 자유의 여신상에도 올라가보고, 배고플 땐 핫도그도 사먹지요.

공원에서 함께 노래도 부르고, 돌아갈 땐 다리 아프니 택시도 타고, 이제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가요.

안녕, 자유로운 그림 속 친구들!

이제 소년은 스케이트보드를 돌려받고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밖엔 해가 저물고 있지요.
그리고 집근처 아파트에 텅 빈 벽이 보여요. 소년의 뒷주머니엔 다양한 색깔의 색연필이 있었어요.

과연 소년은 빈 벽화를 보고, 색연필을 들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무엇을 했을까요? 상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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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세 악사>,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앙리 마티스의 <아키루스> 세 작품을 본 뒤 영감을 얻어 자유롭게 표현한, 글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책이에요.

 

 

작가 라울 콜론을 소개합니다.

 

 

 


저도 집 근처에 미술관이 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몇 번 간 적이 있어요. 미술관은 조용해야 한다고 연신 주의를 줬던 게 참 미안해져요. 아이들은 그림들을 보면서 작가처럼 다양하고 창의적인 상상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제가 그것을 못하게 막았으니까요.


이 책을 보며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이번엔 막지 말아야겠다 싶었어요.

 

 


 

아이에게 “와, 그림 속 친구들이 나와서 춤추고 있어. 누구랑 춤추고 싶어? 우리도 같이 춤춰볼까?” 하니, 그냥은 안되고 음악이 있어야 한대요. 흥이 나야 어깨춤이 절로 나니까요.


집에 있는 블록을 이용해서 피리처럼 길게 이어봤어요. 아이는 저에게도 나눠주고 아이 아빠에게도 나눠주네요. 악기 이름을 피리, 나팔하다가 트럼펫, 클라리넷까지 붙여보고 서로 연주하는 시늉을 했어요. 그러니 아이는 진짜 음악이 나오는 것처럼 춤을 추었지요.

 

 


 

이 책에서 그림 친구들과 공원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이 장면 자체로도 멋졌지만, 집시와 악사가 서로 악기를 바꿔들고 연주하는 모습은 자신의 것에만 고집을 부리지 않고 남에게도 권유하고 함께 즐기려는 화합의 모습이었어요.


강아지의 비눗방울, 사자의 풍선은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가장 즐길 수 있는 놀이도구에요. 혼자하는 것보다 모르는 친구가 옆에서 같이 뛰어다니고 노는 게 때로는 더 신나지요. 아이들이 어떤 걸 가장 좋아하는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게 느껴졌어요.


푸르름 가득한 공원에서 다람쥐와 새들도 평화로이 곁에서 지켜보고, 소년과 그림 속 친구들이 함께 노래를 지어 부르는 모습은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미술관에서 본 작품들 속 친구들과 노는 상상을 하는 걸로 끝나지 않았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년의 손에 색연필이 들리고 그가 취한 행동은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지요.

 

 

 


상상을 펼치고 그것을 표현해낸다는 것. 우리 아이들에게 했으면 하고 바라는 일이에요. 그림책 읽기를 많이 해주려고 노력하지만, 늘 교육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배우게 해야지 하고요.


그런데 이 책은 글없이 하나하나 장면 속의 그림만 보며 무한 상상을 펼치게 하지요. 소년의 상상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자극해주어 우리 아이들도 상상하는 즐거움, 표현의 자유로움을 얻길 바랍니다.


이러면 안돼, 저러면 안돼하면서 움츠러들지 않고, 한계 없이 상상하며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했으면 해요.

 



작가의 말

“상상해 봐요! 한 소년은 좀처럼 믿기지 않는 놀라운 창조의 영역으로 모험 가득한 여행을 떠나기로 작정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소년의 머리에 불이 켜지고, 미술관 벽에서 본 몇몇의 상징적인 캐릭터들과 더불어 자신을 판타지 여행으로 이끄는 자기만의 비판적인 사고와 순수한 영감에 빠져들게 되지요. 그리고 실제로 또 다른 벽에 자신의 영감을 표현한 작품을 창조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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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부부생활 -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사랑과 결혼
이문균 지음 / 밥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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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부부생활 #이문균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사랑과 결혼’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끌렸던 책이다. 나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 남편과 사랑하며 화목하게 지내려 노력하지만, 때로는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어서 싸우기도 한다.
거장의 유명한 소설에 나오는 여러 쌍의 부부의 결혼 생활과 러시아 문학의 두 거장의 실제 결혼 생활을 통해 부부 사이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슬기로운 부부생활로 나아갈 수 있는지 같이 살펴보고 싶었다.


작가 이문균


은퇴 후에는 문학작품을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책을 쓰고 싶었다. 이번에 두 번째 작품인 이 책을 펴내기에 이르렀다.
작가는 몇 년 후면 결혼 50주년을 맞이한다. 50년라는 긴 세월을 이어오는 배경에는 나름의 ‘부부생활’이 있다. 부부가 함께 오랜 세월 잘 살아왔다는 것은 대견하고 축하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왜 어떤 부부는 불행했고, 어떤 부부는 행복했을까? 책을 읽다보면 그 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사는 것이 슬기로운 부부생활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깨닫고 터득한 것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부부 생활이 전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5쪽)


차례

 




이 책의 구성

1부에서는 <전쟁과 평화> 속의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하여 세 쌍의 부부의 결혼생활을 분석한다.
이 세 쌍의 부부 중에 첫 번째 부부는 꽤 괜찮은 외적이고 경제적인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으나 결국엔 불행한 결혼생활로 파국을 맞이한 것을 보여주며 어떻게 해야 현명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는지 마지막에 정리해 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부부는 첫 번째 부부와 달리 부부간에 어떤 차이가 있고 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가 생기더라도 현명하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삶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안나 카레니나> 속의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하여 두 쌍의 부부의 결혼생활을 분석한다.
첫 번째 부부는 부부생활 속에 찾아든 불륜의 엇갈린 사랑으로 결국 비극으로 치닫는 것을 정리하여 보여준다.
두 번째 부부는 가치관의 차이, 상상과 현실의 차이점 등으로 갈등을 빚을 수 있었으나 현명하게 극복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3부에서는 이 소설을 쓴 거장 톨스토이의 결혼생활의 모습과 함께 러시아에서 동시대를 살았지만 마주친 적 없었던 또 다른 문학의 거장인 도스토앱스키의 결혼생활을 비교하여 제시하며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지 제시하고 있다.


인상깊은 부분

<전쟁과 평화> 속의 안드레이 공작와 공작부인 리자의 결혼생활은 꽤 괜찮은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를 저자는 특히나 남편인 안드레이 공작이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 아내인 리자를 존중하지 않고 배려하지 못한 것을 문제로 인식하였다.
외적인 조건이 좋더라도 인격적인 성숙함이 없는 이와의 결혼생활은 배우자를 얼마나 힘들고 절망에 빠뜨리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벗어나 지혜로운 부부생활을 하기 위해서 저자는 ‘퇴계 선생 이야기’를 통해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고 참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안나 카레니나> 속의 레빈과 키티 커플은 안나와 카레닌 그리고 브론스키, 이 세 사람의 비극적인 사랑을 간접적으로 지켜본 이들이다. 레빈과 키티 부부에게는 다행이도 불륜이라는 불같은 사랑에 빠져 버린 안나같은 불안함이나 그걸 방치하고 무시하던 카레닌 같은 위선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들 커플은 어쩌면 이상적인 모습같기도 했는데, 부부생활을 시작하며 상상과 달랐던 현실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삐걱이지 않고 현명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은 아내를 존중하였으나 부족한 점이 있다고 여겼었는데, 어떤 일을 계기로 자신보다 나은 아내의 위대한 모습을 보며 그것에 자존심 상해하지 않고 현명한 동반자로 인정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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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쌍의 부부생활을 보면서 결국 슬기로운 부부생활이란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가능해짐을 알 수 있다.
상대방의 장점을 깎아내리지 않고 자신보다 나은 능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배우자와 함께 속도를 맞춰 생활해야만 지혜로운 부부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결혼을 시작하고 부부로서 살기 시작하면서 물질적인 조건은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재산이 많고 유명했던 톨스토이와 그의 아내 소피아는 서로의 가치관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고 양보하지 않으며 불행한 결혼생활로 끝맺게 되었다.
대신에 도스토옙스키와 아내인 안나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났었고, 결혼생활 내내 큰 빚에 허덕였지만, 회고록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였노라고 써있다.
경제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가치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것은 사랑에 더하여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미덕의 가치들이다. 익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론 무시하던 그 가치들을 잊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영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을 생각했거나, 현재 결혼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현명하고 지혜롭게 상대방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한번이라도 고민한 적 있는 이들에게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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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의 뒷모습 책 먹는 고래 10
양연주 지음, 김지영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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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의뒷모습 #양연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눈물 버튼이 되는 책들이 있다. 보통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히나 아이들에게 별 것 아닌 걸로 크게 혼내거나 짜증을 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엄마를 사랑한다며 안겨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을 향해 미안한 마음이 커지고 마음에 켜켜이 쌓이고 있을 때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글썽해진다. 그리고 내 눈물 버튼 책을 한권 더 발견했다.


작가 소개



차례
이 책은 전체 7편으로 단편 동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봄이의 뒷모습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나무
통닭 맛과 치킨 맛
투덜쟁이 괭이의 행복한 뉴스
독수리 오 ‘행제’
행복이 알쏭달쏭
냥이들의 북카페, 이두


각각의 이야기는 ‘엄마와 딸, 삼대, 아버지와 아들, 마당마을 동물들, 다섯 형제, 행복한 가족, 집사와 길고양이’ 라는 구성원들과 그들의 관계를 다루며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봄이의 뒷모습 : 가족이 주는 서운함, 그래도 사랑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 책의 제목이 되는 첫 이야기인 <봄이의 뒷모습>은 엄마인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엄마가 딸에게 쓰는 편지 형식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외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외동딸인 엄마가 집으로 모셔오게 되고, 방을 혼자 쓰던 외동딸 봄이는 그런 상황을 불편해 했다. 지난 겨울 결국 외할아버지가 입원을 하게 되고 엄마는 병원에서 계속 간호에 매달려, 봄이의 생활을 잘 못챙겨주게 된다. 엄마는 봄이의 짜증과 투덜거림에 화를 냈지만, 그게 서운해서 그랬구나하고 뒤늦게 반성을 했다.

그리고 우연히 봄이의 일기장을 보고 엄마아빠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진 것 같아 속상해하는 걸 알게 되었다. 그 후에 잠깐 시간을 내서 단둘이 집근처 공원을 산책을 했는데 봄이가 정말 좋아했다. 학원 갈 시간이 되어 아쉽지만 집에 돌아오고, 엄마는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봄이가 학원에 가지 않고 병실에 있었다.

엄마는 외할아버지의 발을 씻겨주고 있는 봄이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계절이 바뀌어 봄을 느낄 수 있는 꽃도 옆에 놓여져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손녀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며 엄마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봄이는 뒷정리를 하고 얼른 학원으로 가느라 엄마를 발견하지 못했다.


“말은 하지 않으면서도 외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네 따뜻한 마음을, 외할아버지 발을 씻겨드리는 그 고운 손길을, 그 예쁜 뒷모습을 한없이 칭찬하고 싶단다.”
(20쪽)


외동딸인 엄마와 외동딸인 봄이. 봄이와 셋이서만 살던 집에서 상황이 바뀌게 되면서 가족간에 말 못할 서운함이 생기기도 하고, 또 가족이기에 왜 그것을 이해해주지 못할까 하는 속상한 마음들이 자리잡기도 하였다.

그러나 짜증내고 화를 내도 속마음은 그런 게 아니란 걸,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이란 걸 보여준 동화이다. 가족이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사실은 가장 마음 깊은 곳에서는 서로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 봄이가 이렇게 대견했었구나 싶은 엄마의 마음이, 미안함과 사랑스러움이 편지 속에 담겨 있는 동화이다.



행복이 알쏭달쏭 : 진정한 행복의 의미

<봄이의 뒷모습>만큼 인상깊게 본 동화이다.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으로 이걸 읽으면서 주인공 민주의 발표를 듣고 민주의 마음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났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방과 후 수업 때 선생님이 가족 이야기를 쓰라고 했다. 민주는 친구들의 질문에 선생님이 답해준 말대로 쓰기로 했다. 선생님이 기뻐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주의 발표.
우리집 가훈은 ‘행복한 우리집’이다. 그것처럼 아빠는 행복해지려고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회사에 나간다.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냐고 물어보니, “엄마와 너를 위해서”라고 하셨다.
그것은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집안일을 하고 유기농 채소로 요리하고 준비하며 고민한다. 엄마에게 왜 열심히 사냐고 물으니 “아빠와 너를 위해서”라고 하셨다.
나는 학원도 다니고 교육방송도 시청하고 시험기간엔 코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우수하여 칭찬을 받는다. 누가 나에게 왜 열심히 공부하냐고 묻는다면 “아빠와 엄마를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 같다.
우리 가족은 티비 시청도 외식 때도 서로가 원하는 것으로 하려고 한다. 우리 가족은 서로를 위해서 살기 때문에 모두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끝.

발표를 듣고 친구들은 민주에게 외식 때 뭘 먹고 싶었었는지 물어봤고 민주는잘 모르겠다면서 아마도 짜장면이 먹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들은 네가 먹고 싶어하는 걸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해줬고, 그 말을 들은 민주는 마음이 이상해지고 점점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 모든 발표를 다 듣고 선생님은 젤리를 나눠주셨고 민주에게도 골라보라고 하셨다. 민주는 어떻게 해야 선생님이 좋아할까 생각하다가 결국엔 짜장면 색깔과 비슷한 맛있는 초코맛 젤리를 골랐다. 여러 개 먹고 나니 마음이 좀 괜찮아졌다. 직접 골라먹으니까 더 맛있는 것 같았다.



민주는 양보와 배려가 몸에 배인 아이다. 이것은 민주의 아빠와 엄마도 가족을 위해 계속 일하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은연중에 민주 역시 그러한 눈치가 배인 것이다. 그러나 정작 모두가 서로를 위한 것만 생각하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뭔지 모르는 채로 살고 있다.

양보와 배려라는 미덕 뒤에 감춰진 희생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은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것을 누르고 남에게만 맞춰간다고 해서 모두가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첫째니까 동생들에게 양보해라, 이 말은 옛날 시대에 많이 들어온 말이다. 지금은 육아서에 첫째라서 무조건 양보하라고 가르치지 말라고 한다. 무조건이란 없다. 내가 원하는 걸 알고 행복해져야 다른 이의 행복도 보이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 뭔지, 아이나 어른이나 행복해지는 건 어떤 건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깨달아야 한다는 걸 생각해 보게 하는 동화이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나무 : 가족은 실처럼 이어진 것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빠 고향인 여여섬에서 집터만 남은 곳에 있던 감나무를 가지고 왔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감을 얻어먹고 맛있어서 감씨를 심은 게 자라서 된 나무라고 했다.
현우의 아버지는 어려서 동네 형들에게 맞고나서 감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꺾으며 화풀이도 했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일종의 가지치기가 된 것이다.
이제 감나무는 목수였던 할아버지의 손에서 다시 손자인 현우의 책상으로 될 것이라고 한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아버지 이야기까지 들으니 뭔가 줄이 그어지는 느낌이다. 가느다란 실 같은 줄이 나랑도 이어진 것 같다.
만질만질해진 나무를 쓰다듬어 보았다.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감 씨를 심고, 그 감이 자랐다. 그 할아버지의 아들인 우리 할아버지가 감을 따 먹고, 그 할아버지의 아들의 아들인 우리 아빠도 감을 따 먹고 자랐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나무를 만지고 있다.”

(27쪽)


감나무가 쓰임이 다해도 없어지는 게 아니라 나중엔 책상으로 변하여 여전히 현우의 가족 곁에서 함께 하는 것처럼, 가족이란 건 죽는다고 없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세대를 통해 끊어지지 않고 이어 내려온다는 이야기다.
우리집은 제사를 지내진 않지만 할머니의 기일에는 친척끼리 시간을 맞춰서 모여 밥을 같이 먹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는 제사를 지낸다. 나도 내 아이들도 돌아가신 분들의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그분들은 그분들의 자손인 나의 남편을 통해 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동요 <할아버지의 시계>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가사 속에서도 할아버지를 추억할 시계가 남아있기에 할아버지를 계속 떠올릴 수 있는 것처럼 가족이란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추천하고 싶은 이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반성하는 부모들이 읽기에 좋을 듯하다. 우린 모두 마음 속에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착했던 우리 아이가 왜 말을 안들을까 하고 걱정하는 부모와 아이들에게도 보면 좋을 것이다. 행복이라는 건 누군가의 희생이나 강요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란 걸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를 같이 읽고 싶다면 <봄이의 뒷모습>을 추천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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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엄마, 제발 좀 사가세요!
한세경 지음, 이연정 그림 / 스토리-i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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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엄마제발좀사가세요 #한세경

 



지금은 어지간한 일상에서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대에요. 온라인 앱으로 손쉽게 상태 좋은 물건을 찾아서 사요.
저 역시 결혼 후 임신하게 되면서 짧은 기간동안 쓸 육아용품을 중고로 구입하는 것으로 중고 거래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아이를 키우면서 옷이나 그림책 등을 중고로 구입하지요. 제 생활 속에서도 중고가 참 익숙해요.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주인공 아이의 눈에 비친 아이의 엄마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아이가 사랑하는 자기 엄마를 사가라고 하는 건지 궁금해졌어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가 이런 마음을 품은 것을 보니, 이 아이가 어떤 상황이고 어떤 감정을 가진 건지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동화 작가 한세경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작가가 되었고, 31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습니다.
명예퇴직 후,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줄거리

중고물품을 자주 사는 엄마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에게 창피를 당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없던 시후.
2학년이 되어 전학 온 미루와 짝이 되고 생일날 초대를 받아서 엄마에게 선물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엄마에게 신신당부했지만 미루에게 선물로 준 가방의 끈이 그만 끊어지고 마는데요.
설마 이것마저도 중고물품?!
좋아하는 친구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낀 시후는 집에 돌아온 후 엄마가 애용하는 중고마켓앱을 보게 되고 중고 엄마를 판다는 글을 올리고 맙니다. 그리고 그런 엄마를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는데..
과연 시후는 원하는 대로 엄마를 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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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와 <신상품>, 둘을 바라보는 시각

중고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아요. 1. 이미 사용하였거나 오래됨 2. 좀 오래되거나 낡은 물건. 이미 사용하였기에 새 것이 아닌 헌 것이고, 오래되었기에 새 물건이 아니라 낡은 물건입니다.

‘신상품’은 말 그대로 새 것이지요. 이것은 미루의 생일날, 선물로 건넨 가죽지갑처럼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반짝거리고 예쁘며 비싼 물건일 수도 있어요.
그것에 비한다면 ‘중고’는 “싫증나서 일부러 버린 것을 주웠고, 남이 쓰던 걸 사용하니 찝찝하다”고 수근거리고 비웃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신상품과 중고를 나누는 건, 오래되고 낡은 헌 것은 값어치가 없다는 시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까지도 차별하지요.
동등한 인격체로 보는 게 아니라 물건처럼 환산하여 등급을 매기는 것입니다. 이게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실은 그것은 그 아이들의 아이들의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부정적인 시각에서 시작한 것이지요.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니까요.


하지만 시후의 엄마에게 ‘중고’는 다른 의미입니다.

“새 것만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아줌마는,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버리는 건 흠, 뭐랄까......”
엄마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말을 이었어요.
“사람으로 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억지로 그만두게 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 물건은 그 쓰임이 다할 때까지 사용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74쪽)

이 때의 ‘중고’란 여전히 쓸모있고 더 필요한 이에게서 계속 이어저 쓰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래되어도 빛나는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이 살아숨쉬는 것들을 떠올려보면 낡고 오래되어도 가치있게 빛나며 그것을 사용하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동등하게 인정받고 있습니다.
중고란 건 버려지는 물건이 아니라 여전히 값어치있게 빛나고 쓰임이 계속된다는 것이지요.

중고라고 하여 함부로 대하는 이들은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을 평등하지 않고 인간답지 못하게 대할 수 있어 그런 어른들을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육아하는 입장에서 본 아이와 엄마의 관계


 ‘학교갈 때, 집에 올 때 나를 반겨줘요. 간식을 잘 챙겨줘요. 성격이 좋아요. 잘 웃어요. 집안일을 잘 해요. 공부하라고 윽박지르지 않아요.’ 이건 시후에 중고 엄마를 판매하려고 할 때 썼던 엄마의 장점이에요. 시후는 평소에 엄마랑 사이도 좋고, 엄마도 사랑하고 있어요. 그러니 많은 장점을 떠올릴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시후는 중고 학용품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상처를 받았지만, 엄마에게 심하게 화를 내거나 탓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부터는 새 것으로 가지고 싶다고 말하며 속상함은 속으로 삼켰어요. 이는 아빠의 부재로 엄마의 마음을 힘들지 않게 하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보았습니다. 어리지만 의젓한 아이인 것이지요.

그러나 아이 나름의 상처가 있는데 이것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는 게 많이 안타까웠어요. 초등학교 2학년일 뿐인데, 어깨에 책임감을 지고 있으니까요.

엄마는 시후의 표정을 보고 상황을 짐작하지만, 나중에 친구들을 모아놓고 중고물품의 의미도 알려주고, 시후와 친구들와의 관계 회복에 힘써주는데요.

다만 더 일찍부터 엄마가 중고물품을 계속 사는 것에 대해 그리고 시후가 받았던 상처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었어요.

동화의 내용 흐름상 극적으로 해결방법이 나와서 재미있긴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시후의 엄마의 태도가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에요.


작가의 말

중고앱에는 파는 물건만 올라오는 게 아니라 기부하는 물건들도 많아요.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요.
그래도 새 물건을 갖고 싶다고요?
맞아요, 헌 것보단 새 것이 좋지요.
하지만 오늘 산 새 물건도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중고가 된다는 걸 알아야 해요.
새 물건이든 중고 물건이든 내 손에 들어온 물건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만은 잊지 말기로 해요.

(81쪽)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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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답사 여행 - 역사의 물길을 바꾼 결정적 장면들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4
정명섭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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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 스토리 답사 여행


어려서 학창 시절에는 수학여행을 가도 경주로 가고, 대학 시절에 들었던 교양 수업에서도 우리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장소들을 답사해보며 레포트를 제출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성인이 되어 전국을 놀러 다녀도 역사와 관련된 곳을 직접 찾아가기는 쉽지 않게 되었고,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시대가 흉흉한 지라 타지역을 이동하기란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때마침 이 책을 알게 되면서 조선을 뒤흔든 9가지 사건들을 찾아가며 스토리로 만나고 답사로 익힌다는 이 소개가 마음에 들었다.
‘역사의 물길을 바꾼 결정적 장면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청소년 역사 입문서인 #스토리답사여행. 작가님의 안내에 따라 방구석에서부터 같이 떠나고 싶어졌다.


작가 소개
#정명섭



목차




글의 구성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해서 역사를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배려한 점이 나타난다. 바로 과거의 이야기를 재연한 도입부가 그것이다. 티비의 재연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소설의 한 장면을 읽는 것처럼 생생하고 재밌는 도입부가 흥미를 이끈다. 이는 저자가 역사추리소설을 썼었기에 가능한 도입부라고 본다.

다음에는 소제목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한다. 당시에 벌어진 시대적 상황이나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주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역사적인 기록에 입각하여 설명되는 스토리는 아주 생생하고, 인기있는 강사에게 한국사 수업을 듣는 것처럼 집중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1장의 ‘신미양요’나 ‘명량해전’의 경우에는 당대 외국의 기록들도 찾아서 같이 알려준다. 그러면서 이 결정적인 장면들, 각 사건에 대한 견해도 조금씩 서술하여 저자의 생각을 함께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떻게 돌아봐야 할까>라고 해서 이 사건에 대해 현재 지명에서 어떤 식으로 돌아다니며 관련 지역이나 유적들을 살펴볼 수 있는지 이동 경로가 소개되어 있다. 바로 이 점이 인상깊고 좋았는데, 지도를 펼쳐놓고 같이 걸어가거나 움직이는 것처럼 구체적인 상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밟고 있는 땅에서 이러이러하게 움직이면 된다고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표지판 같아서 매력적이었다.




재미있고 신나는 역사 여행의 <길>위에서

이 청소년을 위한 #스토리답사여행 전체 주제는 바로 <길>이다.

책을 읽게 되면 어느 책이나 첫 페이지가 어떤 내용으로 시작할지 궁금해진다. 첫 페이지에 이 글이 나온 이유, 그 글을 배치한 작가님의 의도가 있을 테니 말이다.
서울은 조선의 수도였기에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지역이며 또한 저자 역시 서울 출생이라 익숙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경복궁에서 시작하여 벌어진 일이 가장 먼저 제시된 게 아닐까 싶다.


1장,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결정적 장면은 ‘아관파천’이다.


서울은 조선의 수도였기에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지역이며 또한 저자 역시 서울 출생이라 익숙한 공간이기도 하다. 고종이 경복궁에서 나와 러시아 공사관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기록에 의하면 그리 길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도 걸어서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거리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길은 고종에게는 1896년 2월 겨울의 새벽, 궁녀의 사인교 가마에 세자와 함께 뒤에 숨어 타고 몰래 나와서 가야만 했던 필사의 여정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 역시 왜 이 역사적 사건을 마지막으로 하여 이야기를 맺고 싶었을지 생각해본다.
나라의 국권이 흔들리고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웠을 때, 의연히 일어난 의병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건이다.
의병 이야기는 내가 학창시절에서는 교과서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부분이었다. 몇 년 전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의병을 다루었고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 배우가 드라마를 통해 의병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 말이 회자되기도 했었다.
이 의병들이 결국 독립군의 모태가 되고 그들의 노력이 더해져 광복을 이루게 하였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단순히 재미만을 느끼게 위한 답사 여행이 아니라 의미있는 역사 여행이었던 것이다.


3장,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결정적 장면은 ‘서울진공작전’이다.

이 사건은 9가지 사건 중에 가장 먼저 나왔던 ‘아관파천’과도 이어져 있다. 한 나라의 왕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이 벌어지면서 지방 유림들을 주축으로 한 을미의병이 일어나고, 뒤이어 아관파천이 벌어지면서 을미의병은 끝이 난다.
그리고 10년 뒤인 1905년에 을사의병이 일어나는데 이 때에는 평민 의병장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격파되며 기세다 꺾인다. 그 뒤 1907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고종의 헤이그 밀사 파견, 그로 인한 고종의 강제 퇴위와 고종이 양성한 시위대 해산. 그에 반발하여 병사들이 서울에서 시가전을 벌이다가 탈출하여 각지로 흩어져 의병대에 가담하게 된다.
이 의병대들은 해산 군인들까지 합세함으로서 기존의 의병들과 달리 일본을 몰아낼 힘이 강해졌고, 13도 창의군이라 불리며 일본군과 전투하지만 결국 각개격파 당한다.
그러나 큰 피해를 입은 의병들이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어 간도로 이동하면서 독립군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패배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물러났지만 좌절하지 않았던 의병들의 저항이 기나긴 고통의 시간 끝에 결국 광복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35쪽)


그 길의 시작부터 끝까지 저자는 그 길을 직접 걸어다니며 설명을 한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사건 속의 당대 인물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같이 느낄 수 있게 한다.
예전과 지금은 건물은 달라지고 사람도 변했지만, 길은 여전하다. 누가 지나갔는지 소리쳐 알려주진 않지만 흔적은 남아있다. 스토리 답사 여행은 이렇게 현재 속에서도 역사는 언제든 생생히 우리 곁에 있고 우리는 그 역사 위에서 동떨어지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작가의 말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길에는 이렇게 역사가 처연한 흔적을 남긴 채 묵묵히 세월을 견뎌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당장 여행을 떠나기는 힘들어졌다. 우선은 책으로라도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다.
(중략)
우리가 문화유적을 보면서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건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그 시대 사람들이 그 길을 가야 했는지 알게 된다면 길가에 있는 표지석 하나, 옛 건물 하나가 달리 보일 것이다. 우리가 딛거 있는 이 길은 수백 년간의 역사가 만들어 낸 또 다른 역사이기 때문이다
."
(8~9쪽)

 

 

 

 

이 책은 문화충전200%카페에서 추천받고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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